내놓고 들이민다고 보일리가 없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기어코 들여다 본다. 숨쉬고자는 본능에 충실한 행위다.

가는지 오는지 알 수도 없다. 하여, 무엇을 확인하자는 것이 아니다. 내 존재를 증명하는 절차일 뿐이다. 그래도 무슨 미련이 있어 좁은 틈으로 가는눈 부릅뜨고 고개 들이미는 것일까?

마음에 구멍을 뚫어 창窓을 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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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박'
여리디 여린 것이 다른 것에 의지해 무성하게 번진다. 꽃의 크기가 곧 열매 크기를 결정하는지 크기가 비슷하다. 앙증맞은 것이 손에 쥐고 심심풀이 장난감 삼아도 좋겠다.


애달아 하지 않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속삭여주는 듯 때가 되니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이렇듯 식물은 내게 벗이자 스승이다.


'새박'은 강뚝이나 물가의 풀밭에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가늘고 길다. 잎은 어긋나며, 덩굴손이 마주난다.


꽃은 7~8월에 피며, 흰색이다. 수꽃은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 암꽃은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새알처럼 생긴 박'이라는 뜻에서 새박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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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립민속국악원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


2016.9.2(금)오후 7시 30분
3(토), 4(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한민족의 가슴에 꽃이된 노래 아리랑
그리고 나운규의 삶과 영화를 담아낸 창작 창극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아리랑'은 지역적 특색을 충분히 반영하며 다양한 가사를 바탕으로 수많은 아리랑이 존재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로 시작되는 우리가 쉽게 부르는 아리랑은 무엇일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로 시작되는 아리랑이 불려지게 된 직접적 개기는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아리랑과 그 아리랑이 들어간 영화 아리랑을 만든 나운규라는 사람에 주목하여 새롭게 창극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국립민속국악원에서 무대에 올린 '나운규, 아리랑'이다.


이 창극 '나운규, 아리랑'은 두가지의 이야기 흐름을 가진다. 하나는 인간 나운규의 예술인으로의 삶과 고뇌와 영화 아리랑이 전해주었던 감동 이야기다. 아리랑이 담보하는 이미지와 예술인으로서 나운규의 인간적 삶까지 충분히 반영된 무대다.


독특한 무대장치와 두개의 이야기의 구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 구성 등으로 절묘하게 엮어지며 흐르는 무대는 관객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주목되는 것은 원형 무대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조에 아리랑 고개를 형상화한 무대장치가 주는 구분과 결합의 구조는 시계바늘의 시.청각적 효과에 의해 저절로 이뤄지는 듯하다. 더불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극의 감정을 이끌어가는 음악도 크게 돋보인다.


아쉬운 점은 극이 시작되는 시점에 극의 구성을 이야기해 주는 자막이 있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점이다. 자막의 설명과 음성 해설이 덧붙여진다면 몇분간의 침묵 속 어색함도 없애고 극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이는 다소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따라가기에 버거운 점을 해소해주는 더 적극적인 방법이 아닌가도 싶다.


무더운 여름철 문화공연의 가뭄 속에 기다려온 무대인 만큼 그 기다림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무대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무대가 주는 감동을 누릴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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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꽃'
붉다. 다른 것과 구별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붉은 이유가 따로 있을까? 상사화랑 같은 집안이다. 백양사가 아닌 송광사 불일암에서 첫 눈맞춤 한다.


우리 나라 특산식물의 하나다. 수선화과에 속하는 알뿌리식물로 계곡이나 풀숲의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백양꽃이란 이름은 전남 백양사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상사화와 비슷하지만 식물체가 나약하고 꽃이 보다 아름답다.


가재무릇, 가을가재무릇, 조선상사화, 고려상사화라고도 한다. '초가을의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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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세상의 그물을 조심하시오'
-이옥 지음, 심경호 옮김, 태학사

이옥(1760~1812), 조선 후기의 새로운 문풍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1790년(정조 14)에 생원시에 급제하였다. 성균관 유생으로 있던 1795년, 응제의 표문에 소설문체를 썼다는 이유로 충군充軍의 벌을 받았다. 1800년 2월에 완전히 사면되었으나, 관직에는 나아가지 못하고 불우한 생활을 하였다.

사실적이면서 개인의 정감을 중시하는 매우 개성적인 시와 산문을 남겼고, 희곡 '동상기'도 지었다. 그의 산문은 친구 김려(1766~1822)가 엮은 '담정총서'에 수록되어 전한다.

정조의 문체반정의 대상으로 고초를 겪었던 이옥의 산문을 모아 놓은 책이다. 그의 글에 담긴 무엇이 그를 곤경에 처하게한 것인지 흥미롭게 살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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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9-03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게 이상적인 군주로 알려진 정조 시대에도 이런 사상적 통제가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무진無盡 2016-09-03 20:41   좋아요 1 | URL
문체반정은 왕 정조의 왕권강화를 목적으로 한 문풍개혁의 대체방안으로 복고적이며 보수적인 정학이나 경학으로 표현되는 성리학의 주석적 기능만을 옹호하게 된 것이라고 하지요.

겨울호랑이 2016-09-03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결국 정조의 개혁은 자신의 왕권 강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각에서는 정조가 조금 더 살았다면 남인을 중용해서 서양문물을 주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문체반정으로 미루어볼 때 사실과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무진無盡 2016-09-04 21:02   좋아요 1 | URL
정조에대해 다분히 미화된 부분이 많은 것은 우리의 현실에서 훌륭한 대표를 얻지 못한 아쉬움 때문인 듯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