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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치마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가만 있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성을 다하여 기회를 만든 후에야 비로소 온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꽃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멀리 있어 보지 못하고 아쉬워만 하다가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먼길을 나섰다.

죽령 옛길을 올라 그늘진 경사면에서 첫눈맞춤을 했다. 올해는 강원도 어느 숲에서 만났다. 몇번의 눈맞춤이 있었다고 꽃을 대하는 마음이 한결 느긋하다. 빛을 품고 제 속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꽃마음이 불원천리 달러온 그 마음에 닿았나 보다. 반짝이는 보랏빛 꽃술을 품는다.

처녀치마, 특이한 이름이다. 땅바닥에 퍼져 있어 방석 같기도 한 잎에서 치마라는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필 때는 작았던 꽃대가 활짝 피면서 쑥 올라온다고 한다.

차맛자락풀이라고도 하며 비슷한 종으로는 칠보치마와 숙은처녀치마가 있다. 숙은처녀치마는 지리산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올해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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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미풀

먼 길을 기꺼이 나선 이유 중 하나가 이 꽃을 보고자 함이다. 보고픈 꽃은 멀리 있다는 것은 붙잡힌 몸 보다는 게으른 마음 탓은 아니었을까.

소백산에서 보던 것을 이번엔 더 위쪽으로 올라가 강원도에서 봤다. 소백산과 환경이 다르니 꽃이 주는 느낌도 다르다. 조금 늦은 시기였다는 차이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나라 특산식물로 지리산 자락 운봉의 모데미에서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라고 한다. 가을에 물매화가 있다면 봄에는 단연코 이 모데미풀이라고 할 만큼 정감이 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소백산 어느 계곡을 제법 올라 눈이 녹아 흐르는 물가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꽃을 본 그 첫 순간을 잊지 못한다. 더 풍성하게 몸은 덜 고단하게 느긋한 마음으로 봤으니 그곳에 다시 갈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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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뜨기'
꽃이라면 의례 화려한 색상에 독특한 모양, 매혹적인 향기를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디 그것만 꽃이냐고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식물들을 본다.

주로 농사 준비로 불태우고 난 밭둑에 여기저기 솟아나 키재기하고 있다. 가는 잎이 나기 전의 포자낭(생식경)의 모습이다. 보기에 따라선 징그럽게 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독특한 모양새가 이채롭다.

처음 모습과 다 자란 모습이 천지차이를 보여 전혀 다른 식물로 보이기도 한다. 이 포자낭에 달린 포자들이 퍼지고 나면 줄기가 시들어서 사라지고 연둣빛 싹이 올라와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처음에 나왔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줄기가 바로 영양경이라고 한다.

'쇠뜨기'라는 이름은 소가 잘 뜯어먹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독성이 있어 많이 먹으면 탈이 나기도 한단다. '순정', '애정', '조화'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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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제비꽃
많고 많은 제비꽃들이 지천으로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비교적 사람들 가까이서 터전을 마련하고 있어 흔하게 볼 수 있으나 때론 높은산이나 깊은 계곡에서 피는 녀석들도 많다.

친근하고 익숙하지만 그것이 그것같은 제비꽃 집안은 수십종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제비꽃, 둥근털제비꽃, 흰제비꽃, 남산제비꽃, 태백제비꽃, 알록제비꽃, 노랑제비꽃 등 겨우 몇가지만 구별할 수 있을 뿐이다.

봄꽃이 지고 느긋하게 여름꽃이 필 무렵 노고단에 오르면서 보았던 노랑제비꽃을 올해는 경북 어디쯤 산길에서 만났다. 예년에 비해 일찍 만난 편이다.

노랑색이 주는 친근하고 따스한 기운이 좋은 꽃이다. '수줍은 사랑', '농촌의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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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

왜 자꾸 마음이 그곳으로 가는 것일까. 몇 년 전 어느 시인은 억울한 영혼들이 묻힌 곳에는 어김없이 피어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후로는 일부러 꽂 필 때를 기다려 찾아간다.

지천으로 핀 다른 꽂 보다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피나물 곁에서 더 오랫동안 머무르다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더디게 옮겼다. 늘 눈에 밟히는 그곳의 피나물 모습에 해마다 다시 찾아간다.

샛노랗다. 꽃잎도 꽃술도 온통 노랑색이어서 더 강한 울림이 전해지는 것일까. 과한듯 하면서도 한없이 포근한 온기를 전해주는 것이 할 수만 있다면 저 무리 속에 누워 한동안 안겨있고 싶은 마음이다.

'피나물'이라는 이름은 연한 줄기와 잎을 꺾으면 피血와 비슷한 적황색의 유액이 나와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여름이 되면 잎과 줄기는 없어지고 무 열매를 닮은 열매를 맺는다. 유사한 종류로 '애기똥풀'과 '매미꽃'이 있다. 주의깊게 관찰하면 구분이 어렵지 않다.

홀로서도 빛나지만 무리지어 그 빛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숲에서 마주하면 나비가 날아가는 듯한 연상이 되는데 '봄나비'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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