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괭이눈
유난히 밝은 노랑색이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올망졸망 모여 핀 모습에 한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눈맞춤을 하고 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다가갔다 물러섰다를 반복하며 곁을 서성인다.
노고단 오르는 숲에서 처음 만난 이 괭이눈은 이렇게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이번 멀리 강원도 어느 숲에서 만난 무리는 이름 앞에 왜 '금'자를 붙였는지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꽃이 색이나 향기로 유난을 떠는 것은 이유가 있다. 벌과 나비 등 꽃가루 매개자들의 눈에 잘 띄어야 수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에 잘 보이는 색으로 있다가 수정이 끝나면 다른색으로 변하는 꽃들이 많다. 천마괭이눈도 노랑색에서 녹색으로 변한다.
천마괭이눈은 꽃받침조각과 주변 잎이 금가루를 뿌린 듯 유난히 노랑색이 시선을 끌고 열매 모양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하여 '금괭이눈'이라 불렀다. 최근 천마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천마괭이눈'이라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천마괭이눈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내겐 여전히 금괭이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