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정리를 하다가 딸아이의 일기장을 발견, 들여다보다가 웃음이 나와 올려봅니다. 4학년이 되니 일기장도 잘 안 보려 주려고 하는데 이거 허락 안 받았다고 뭐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핵심 문장만 간추려서 요렇게...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면서 나눈 대화.

이삭이의 말.

"아영이가 나한테 더위 먹었냐고 하더라! 그래서 삶아서 설탕 뿌려 먹었다고 했어."

그랬더니 아영이의 말.

"나는 튀겨서 후추 뿌려 먹었어."

두 사람의 말을 듣고 난 선우의 말.

생으로 잘라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어."

 

더위를 먹는 방법이 참 재미있네요.

저도 오늘 요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로 더위를 요리해 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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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7-22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선우 매콤한걸 좋아하나 봐요~~
전 빙수해 먹어야 겠어요. 팥 듬뿍 넣고.

소나무집 2008-07-29 22:12   좋아요 0 | URL
초고추장 찍어 먹는 걸 좋아해요.
아이들이 재치가 있지요?

무스탕 2008-07-2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푸욱~ 삭혔다가 겨울에 먹어요 ^^

소나무집 2008-07-29 22:1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하고 싶구만요.

치유 2008-07-23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위를 요렇게나 맛나게 먹고 사는군요..
참 이쁜 아이들이에요..

세실님과 무스탕님의 방법 또한 너무 시원스런 더위네요..^^_

소나무집 2008-07-29 22:13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이에요.
더워서 짜증날 때마다 떠올리며 웃고파져요.
 

비 오는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 피자를 만들어 보았다. <식탁 위의 명상>이란 책에 소개된 감자 피자를 보며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실천에 옮겼다. 오븐도 없고, 이런 거 내가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해보니 맛도 모양도 비스무리하게 되는지라 자신감까지 생겼다.

도우로 밀가루 대신 감자를 사용했다. 마침 친정에서 보내준 감자가 있어서 넉넉하게 채를 썰었다. 요리할 때 내 주변에서 알짱거리기 좋아하는 딸아이가 감자 빼고는 다 썰었다. 제법 써는 걸 보니 종종 시켜먹어야지! 햄, 베이컨, 양송이, 피망, 양파, 토마토 등 아이들이 평소 즐겨 먹는 것만 준비.

 



후라이팬을 달군 후 현미유를 넉넉히 두르고 감자 채 썬 것을 꾹꾹 눌러가면서 지졌더니 요렇게 노릇노릇해졌다. 접시의 힘을 빌려 뒤집어서 뒷면까지 노릇노릇하게 지져준 후 피자 소스를 듬뿍 바르고 준비된 재료를 싹 올려준다.



뚜껑을 덮고 계속 약한 불로 재료가 어느 정도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피자 치즈를 듬뿍 올려준다.



피자 치즈를 얹고 뚜껑을 덮었더니 금방 요렇게 녹아내렸다. 이 상태의 피자를 오븐이 없는 관계로 가스 그릴에 넣었다. 그래도 양면 그릴이라서 오븐에 구운 효과가 났다.



그릴에서 5분 정도 구우니까 제법 피자 색깔이 나왔다. 여기서 우리 아이들 진짜 피자 같다고 탄성을 지르기도. 그럼 진짜 피자지, 가짜 피자도 있냐!



완성된 피자 상 위로 등장. 치즈를 더 얹었으면 좋았을 것을...


둘이서 맛있게도 냠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가 이렇게 완성되었다. 후라이팬 두 개에 동시에 두 판을 구어 네 식구가 점심으로 실컷 먹었다. 재료비가 피자 한 판 값 거의 다 들어갔지만 그래도 엄마가 만든 피자를 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무지하게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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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8-07-16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맛난 냄새...
행복한 시간으로 아이들이 오래 기억할듯싶어요..
선우의 야채 썬 솜씨 대단한걸요??

소나무집 2008-07-21 10:51   좋아요 0 | URL
제법이죠?
선우는 요리하는 게 재미있다며 알짱거리는 게 영락없는 여자 애예요.

치유 2008-07-16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7, 총 27653 방문

오랫만에 캡쳐해보네요..행운의 숫자입니다.
오늘도 행복만땅~!

소나무집 2008-07-21 10:52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저는 이런 거 별로 신경을 안 쓰는데 님 덕분에...

세실 2008-07-18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굿입니다. 군침이 삭삭..
웰빙 피자네요. 감자에 밀가루 안 넣고 감자만 넣은거 맞죠? 저도 도전해야 겠습니다.

소나무집 2008-07-21 10:54   좋아요 0 | URL
마음 먹는 게 어렵지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도우 감자만으로 한 거 맞아요.
부서지지 않게 뒤집는 게 관건이에요.
접시 하나를 아래다 받치고 뒤집어야 성공할 수 있어요.
 


우리 아들의 일기장이나 알림장을 보고 있으면 기가 막힌 날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쩌면 그렇게 제 마음대로 맞춤법으로 쓰는지...

고쳐주고 또 고쳐줘도 계속 틀리니...

아들아, 날이 좀 덥긴 하다만 그래도 정신 좀 차려라!

 

생활 괴획표 --> 괴물들의 생활계획표는 이렇게 쓰니? 

찰흟 --> 찰흙이 흑흑 울고 가겠다.

절내동요 --> 이건 절 내에서 부르는 전래동요라더냐?

물채 --> 이것은 물과 채로 된 물체냐?

구룸빵 --> 구름이 어떤 땐 구룸 모양이 되는 모양이지!

에벌래 --> 애벌레가 에~ 에 ~ 하다가 이렇게 됐니?

혯볕 --> 이건 도대체 어디서 내리쬐는 햇볕이더냐?

크래파스 --> 기말 시험 쓰기 답을 요렇게 썼는데 선생님이 너를 어여삐 여겨 동글뱅이를 하셨더구나. 크레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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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7-1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히.. ^^a
순간 제 노트 보는줄 알았습니다. ㅎㅎㅎ

소나무집 2008-07-14 11:16   좋아요 0 | URL
2학년인데 제가 정말 미치겠습니다.
똑같은 걸 맨날 반복해서 틀리는 건 도대체...

노란우산 2008-07-15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ㅎㅎㅎㅎ
 

앞산 나들이 갔다가 따온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만들었다.

사실 귀찮아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딸아이가 어찌나 하고 싶다고 야단법석을 떠는지

그럼 네가 다 하라고 했더니 책 한 권을 가지고 와서는 딱 펼쳐놓더니

자기는 준비가 다 끝났단다.

사실 준비물은 간단하다.

꽃잎, 찹쌀가루, 끓는 물, 구운소금 약간.


딸아이가 준비한 책 <우리 동네 숲에는 무엇이 살까? - 청어람미디어>


앞산에 가서 따온 진달래꽃.

이 동네는 어디 가서 꽃을 따 와도 공해하고는 상관 없으니 마음놓고 먹을 수 있다.


찹쌀가루에 끓는 물을 부어서 반죽.

너무 질거나 되게 반죽을 하지 않고 적당히(사실 이게 어려워요) 반죽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약간 되게 반죽되는 바람에 화전이 좀 뻣뻣했다.


반죽을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서 들기름을 두르고 아랫부분이 살짝 익을 때까지 지진다.

약간 작게 만드는 게 모양이 더 예쁘다.

반죽해서 모양 만드는 데까지는 딸아이의 솜씨다.


전 위에 진달래 꽃잎을 예쁘게 얹어 준다. 여기서부터는 뜨거우니까 엄마가.

꽃잎이 꼭 달라붙게 숟가락으로 눌러 준다.

거의 다 익었을 무렵 뒤집어서 살짝만 익혀 준다.

너무 오래 놓아두면 꽃잎이 누렇게 변해버리니까 주의해야 한다.


완성된 전을 그릇에 담아 맛있게 먹는다.

이때 꿀을 찍어 먹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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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4-10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쁘군요.
군침이 절로 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떡(?)이 있다니......
아마도 아름다운 마음가지 담겨져 있어서 더욱 아름답게 보이나 봅니다.
입안에서 군침이 살짝 쌓이네요. ^*^

소나무집 2008-04-11 10:26   좋아요 0 | URL
시골이라서 누릴 수 없는 게 많아요.
그래서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사실 맛보다는 재미로 하는 거예요.

세실 2008-04-1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꿀꺽~~ 참 예쁘네요. 님 참 부지런하십니다.
전 며칠전부터 머핀 만들어준다 해놓고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 미루고 있습니다.
화전 꽃잎에서 광채가 나요~ 접시랑도 잘 어울려요.

소나무집 2008-04-11 10:28   좋아요 0 | URL
쌀가루만 있으면 금방 할 수 있어요.
다행히 찹쌀가루가 있었구요.
접시 예쁘죠?
영암 왕인문화축제 갔는데 도자기 전시회를 하더라고요.
아줌마가 그냥 못 지나치고 두 개 사들고 왔어요.

miony 2008-04-1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 요리솜씨가 이렇게 좋은 것은 아마도 어머니께 물려받은 솜씨겠죠?
화전이 너무 예쁘네요.

소나무집 2008-04-11 10:29   좋아요 0 | URL
저 요리 솜씨 하나도 없답니다.
맨날 먹는 것만 해먹어요.
그것도 제가 어려서부터 먹던 최고 촌스런 음식으로만요.
꽃이 예쁘니까 괜히 솜씨가 좋은 것처럼 보이는 거죠.

가시장미 2008-05-06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너무 예쁘네요 :) 저걸 어찌 먹어요 으흑! 예뻐서 너무 아까워요~~~

소나무집 2008-05-08 14:54   좋아요 0 | URL
생각만큼 엄청 맛있지는 않답니다.
 

지난 주 아들 때문에 심란한 며칠을 보냈다. 아들 녀석이 친구들과 싸워서 사태를 수습하느라. 학부모 총회에 간 날 선생님께 말썽꾸러기 3인방 중에 하나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기에 내내 초긴장 상태였는데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만 것이다.

그날 아침 밥을 먹다 나의 유도 심문에 넘어간 아들 녀석이 전날 걸려서 청소를 하고 선생님께 25대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맞은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무리 애가 잘못했어도 25대는 너무 했다 싶어 선생님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는데 아이들 학교 가자마자 맞은 아이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앞뒤 이야기까지 다 듣게 되었다.

떠들었다며 이름을 칠판에 적은 반장 아이의 팔을 물고 옆에 있던 또 한 아이를 때린 게 사건의 전말이다. 평소 화를 잘 참지 못하고 분노를 드러내곤 하는 성향이 있었는데 아주 크게 일을 벌렸구나 싶었다.

늘 모범생 소리를 듣는 딸과는 너무 대조적인 아들의 학교 생활이 사실 적응이 안 된다. 엄마 아빠 성향을 보면 우리 집에 이런 아이가 나온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린다. 이게 화병의 징조 아닌가 몰라.

현명한 판단을 잘 내려 주시는 시어머니께 제일 먼저 전화해서 어찌할까 여쭤보니 한의원에 상담해서 화를 가라앉히는 약을 먹이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어머니도 좀 심각하다고 판단하셨던 듯. 그래서 친구 남편이 하는 한의원에 상담을 하니 우리 가족을 너무 잘 아는지라 내린 처방이 "약은 무슨,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오후가 되어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하니 자기가 몇 대 때렸다며 하루 이틀에 고쳐질 일이 아니니 천천히 생활하면서 고쳐 보자고 하셨다. 그래도 25대까지 때린 이야기는 안 하셨다. 사건 직후 바로 전화 안 한 걸 고마워해야 하나?

사실 그날 새벽 아들 녀석이 오줌을 쌌다. 두 돌 지난 이후 없었던 일이라서 이게 웬일인가 싶었지만 사건을 모르던 아침이라서 그냥 웃고 넘어갔다. 나중에 생각하니 선생님께 맞고 혼나면서 나름 스트레스가 컸나 싶어 안쓰러운 마음에 울컥하기도.

결국 우리가 내린 처방은 아이 보는 앞에서 그 친구네 집에 가서 엄마 아빠가 사과하는 모습 보여주기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일기 쓰기였다. 아이는 둘 다 하기 싫어했지만 그냥 넘어가선 안 될 것 같았다. 앞으로 그런 일이 또 생기면 학교보다 더 좋아하는 태권도 학원을 끊겠다는 조건도  일기에 쓰도록 했다.

아이는 일기에 억울하다는 말을 엄청 강조해서 썼다. 떠들지도 않았는데 이름을 적었고 그래서 때렸다는. 말로 설명이 안 되니 행동이 먼저였겠지만 그래도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언제 깨달을 거나?

아들 키우기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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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1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08-04-02 13:04   좋아요 0 | URL
네.
그런 방법도 있군요.

2008-04-01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2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8-04-02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젠 정신없어서 댓글만 남겼는데 그 선생님 정말 너무 하네요 25대라니 차라리 벌을 세우지 정말 해도 넘 해요

소나무집 2008-04-03 11:46   좋아요 0 | URL
연세가 많은 선생님이라 그런지 때리면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나 봐요.

세실 2008-04-02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마음도 울컥 합니다. 아들 키우기 힘들다는 그 말씀 충분히 공감 합니다.
그럴땐 "엄마, 아빠는 너를 믿는다" 하는 것을 알려 주시는 것도 중요할듯. 넘 심난해 하지 마세요. 아들 가진 부모라면 한번씩은 겪는 일일 겁니다.

소나무집 2008-04-03 11:47   좋아요 0 | URL
님도 아들이 있으니 이해를 해주시는군요.
사실 아들이 상처 받았을까 봐 신경 쓰느라 많이 혼내지도 못했어요.

세실 2008-04-03 17: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울 아들내미도 상처를 잘 받는지라 크게 혼내지도 못합니다.
그 맘 충분히 이해하지요. 토닥토닥.....

소나무집 2008-04-0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님의 위로가 왜 이리 고마운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