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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온수를 쓰려고 보일러를 트는데 꼼짝을 안 한다.

그래. 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그런데 사람이 얼마나 문명에 절어 사는지 물, 전기, 가스 심지어 스맛트폰까지 10분만 안 되도 짜증이나고 불안이 엄습해 온다. 그러면서 세상이 갑자기 회색으로 변하면서 싸늘해진다. 안 나오면 언제까지 안 나올거지? 언제까지 안될 건데하며 초조해진다.


이른 시간이니 A/S 센터에 전화해 봤잔데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전화를 해 본다. 역시 안 받는다. 일단 아침을 먹고 10시 언저리쯤 전화 해 본다. 우리가 쓰는 보일러는 지부가 있어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연결해 준다. 저쪽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는 목소리가 낮설지 않다. 3년 전(어쩌면 더 되었을지도 모르고) 이 보일러를 처음 설치했을 때 들었던 갱상도 사투리가 살짝 베어있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다. 반갑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갑다고 인사하고 그럴 사이는 아니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보일러의 코드를 뽑았다 다시 꽂으란다. 그러면서 뭐 그런 걸 가지고 전화를 하나 저쪽에서 먼저 끊으려고 한다. 3년 전 처음 설치하고 작동 방법을 몰라 전화를 했을 때도 같은 반응이더니 별로 일하고 싶지 않은가 아니면 대인기피증이 있나 여전하다 싶었다..


어쨌든 전화를 끊고 가르쳐 준대로 코드를 찾는데 도대체 이게 어디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처음 보일러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을 때 무슨 스위치가 나갔나 싶어 다용도실에 나가 보일러를 한참 두리번 거리며 찾았다. 하지만 스위치 같은 건 없었다. 스위치도 발견 못했는데 코드라고 찾겠나? 그럼 뭐 상판이라도 뜯고 찾아 봐야하는 건가?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 끊기 전에 그런 게 어디있냐 묻자 그거야 내가 모르죠 하며 고객님인 내가 찾아야 한단다. 순간 뭘 날로 먹겠다는 건가 싶었다. 고객인 내가 찾아야 한다니. 내가 무슨 보일러 설계자도 아니고 그런 거야 직원이 더 잘 아는 거 아닌가. 냐 같으면 아, 그러냐고 그럼 곧 직원을 보내 드리겠다고 그러고 나올 줄 알았다. 


결국 다시 전화해서 위의 내용과 거의 엇비슷하게 퍼부었다. (그렇다고 진짜 퍼부은 건 아니고. 승질 난다고 함부로 퍼부으면 입건될 수도 있다.) 그러자 모델명이 뭐냐고 묻는다. 이것도 3년전 물었던 기억이 있어 금방 찾을 줄 알았다. 그때 나는 메뉴얼을 손에 들고 있었다.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으니 결국 다시 보일러가 있는 다용도실을 나가 찾아봤는데 역시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겨우 찾아 불러줬는데 알았다며 기사가 지금 당장 갈 수는 없고 오후에 갈 수 있단다. 그러자 결국 화가났다. 

"이보세요. 보일러가 안 돌아서 식구 하나가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나갔어요. 어떻게 오후까지 기다리란 말이예요?"

그건 사실이다. 우리 집 가장은 꼭 아침이면 샤워를 하고 출근을 하는데 겨우 고양이 세수만 하고 나갔고, 연이어 난 머리를 감아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게 생겼다. 그러자 저쪽에서, 

"어쩔 수 없고요, 출장비는 만팔 천원입니다." 

순간 움찔했다. 

"뭐요? 만팔천 원이요? 아니 코드만 찾으면 되는 걸 어머머, 웬일이야."

"아니 웬일이야가 아니구요 실제 가격이 그래요." 

"아니 뭐가 어떻게 되는지는 그쪽이 더 잘 알거 아니예요. 그러면서 고객더러 찾으라는 게 말이나 돼요?" 

"아니 코드가 어디 있는지는 당연히 고객님이 더 잘 아시죠. 일단 끊으시고 찾아보세요."

"아니 제가 어떻게 알아요? 상판을 뜯어야 해요?" 

"아니 그럴 필요없는데."

확실히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분명 간단한 문제를 내가 못 찾고 있는구나 싶었다.

"어쨌든 알았어요. 다시 한 번 찾아 볼게요. 문제 해결되면 전화 드리구요, 전화 없으면 기사님 보내주세요." (사실은 마지막 말은 앞뒤가 바뀌었다. 오히려 문제 해결이 되면 전화하지 않고 안되면 다시 전화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1588로 시작되는 전화번호는 수신자부담이 아닌 걸로 알고있다.)  

역시 돈이 무섭긴 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보이지 않았던 회색의 전깃줄이 보였고 그건 다용도실 구석벽 콘센트에 꽂혀 있었다. 그것을 처음 상담사 말대로 뺏다가 다시 껴봤다. 그랬더니 된다. 얼마나 허탈하던지. 

내쪽에서 전화를 해 준다고 했으니 하는 수 밖에. 간단하게,

"네. 이제 되네요. 감사합니다."하고 끊었다. 

무엇이 어디서 잘못됐는지 알 수가 없다. 애초부터 풀러그와 콘센트를 얘기 했으면 내가 잘 알아 들었을 텐데 코드라니. 하긴 사실 그 말이 틀린 말도 아니다. 예전엔 그렇게 말하기도 했다. 


솔직히 난 기계치다. 그래서 기계에 대한 얘기는 거의 못 알아 듣는다. 그렇다고 알아 먹기 위해 기계에 대해서 배울 수는 없지 않은가. 요즘 한창 회자되는 문해력의 문제일까? 누가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 살림에 대해서 말해 보라. 그건 금방 알아 먹는다. 문해력도 문해력 나름 아닌가. 어떻게 모든 분야의 말을 알아 먹을 수가 있어? 그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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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2-24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일러 기사 오지 않고도 해결돼서 다행이네요 어딘가 고장 난 게 아닌 것도... 그런 거 고장 나면 안 좋기도 하잖아요 다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같은 걸 해 보면 되겠습니다


희선

stella.K 2021-12-24 11:2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근데 출장비 만8천원에 정말 깜놀했어요.
회사측으로선 불필요한 출동을 막아 보자고 한 조처겠지만
저 같은 기계치는 무슨 말을하는지 못 알아 먹을 때가 많거든요.
전 기계에 대해 말할 때가 젤 쪼그라들어요.
근데 모르는 사람은 그말도 알아 듣지 못한다고 하겠죠.
문해력을 일깨우는 것도 좋긴하지만 모든 걸 싸잡아서
문해력이 있다 없다는 판단하는 건 문제가 없는 걸까
의문스럽기도 하더군요.
사람 개개인마다 자기가 알아 듣는 말과 못 알아 듣는 말이
있을 거라고 보는데 말이죠.

근데 이 글 웃자고 써 본 건데 반응이 썰렁하네요.
이로써 알 것 같습니다. 저는 글로는 사람을 웃기는 존재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ㅠ
 


(전에도 얘기한 거긴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세상의 모든 음악> 입니다. 지금은 인연이 끊기긴 했지만 오래 전 알고 지낸 후배 하나가 이 프로 정말 좋다며 해 저물녁 어쩌다 만나면 자기 차 안에서 이 프로를 틀곤 했습니다.


지금은 전기현 씨가 하지만 그땐 배우 김미숙 씨가 했던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좋다고 무작정 따라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그후 제가 이 프로에 꽂힐 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물론 그렇다고 제가 라디오를 전혀 안 들었던 건 아닙니다. 팝송 프로가 아니면 라디오를 듣지 않았던 라디오 키즈를 거치기도 했었죠.그런데 성인이 되니까 모든 게 시큰둥해지더군요. 간간히 봐 왔던 TV 드라마도 거의 안 보고 오직 본다면 영화와 책 나부랭이 정도? 한때 좋아했던 클래식도 거의 안 들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때 사춘기를 겪었거나 그때까지도 겪고 있었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독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었던 이유가 있긴 합니다. 물론 들어보니 나쁘지 않더군요. 아시죠? 이 프로가 저녁 6시 클래식 FM에서 하고 있다는 거. 클래식 전문 채널인만큼 틀어두면 클래식이 좔좔 나오지만 그게 그렇게 항상 들어재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시큰둥 한데 클래식인들 온전히 귀에 들어왔겠습니까. 근데 이 프로는 들을만 하더군요. 클래식 전문 채널인데도 이 프로는 한 곡인가, 두 곡만 나오고 나머지는 제3 세계 음악만 나오더군요. 팝송을 편곡 변주한 노래도 많이 나오고. 물론 어떤 건 형만한 아우 없다고 제가 왕년에 팝송 좀 들어봐서 아는데 역시 오리지날버전이 훨씬 좋은 경우가 많죠. 물론 편곡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근데 이것을 들을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가 이 프로를 그 후배에게서 안 즈음 이사를 했는데 거실에 TV가 있었고 그건 거의 저의 엄니 차지였지요.제 방은 거실과 몇 발자국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녁 때 책 좀 읽을라치면 밖에서 들리는 TV 소리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겁니다. 그게 음악 소리면 좋겠는데 사람 목소리가 대부분인 드라마나 정보 프로니 그나마 그것을 차단해 주는 게 라디오를 키는건데 그게 하필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거죠. 이이제이라고 소리으로 소리를 물리치겠다는 공산이었죠.  


저는 지금도 TV를 보지 않으면 꺼야한다는 주의인데 울엄니는 끄면 금방 킬텐데 뭐하러 끄느냐 전기 요금이 더 나올 거라고 맞서고 있죠. 저는 일단 TV를 보지 않으면 그건 소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TV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더군요. TV는 보지 않아도 항상 틀어 놓는 거랍니다. 라디오나 오디오를 틀어 놓는 것처럼. 아니 언제 이렇게 바뀐 걸까요. 저는 그동안 안드로메다라도 다녀왔나 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TV를 안 끄는 엄니와 항상 대치중이었으니 저도 참. 그래도 밤이면 TV를 끄는 건 거의 접니다. 어떻게 우리 엄니는 TV를 켜 놓고도 잠을 잘 자는 건지.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는다는 건 이제 거의 습관이 됐죠. 그 시간에 듣지 않으면 귀가 허전한. 


그런데 지난 주부터 특별한 코너가 한시적으로 편성되었더군요.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코로나 시대 내게 힘이 되어 준 음악'이란 코너입니다. 뭐 한 달 전부턴가 청취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예고 멘트를 듣고 있었는데 이게 뭐 그리 대단할까 싶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가 않더군요. 매일 하루 하나씩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읽는데 새삼 와, 우리가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구나. 지금까지는 주로 확진자와 방역대책, 점점 조여오는 사는 문제만 집중되어 있었는데 2년을 거쳐오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한마디로 가슴이 뜨거워지고 절절해지더군요.


코로나로 부모님을 잃고 배우자와 함께 아픔을 이기며 사는 사연, 직장을 잃고 택배 일이 엄청 고되 일주일만 채우고 그만 두자 했다가 1년째 그 일을 하는 어느 청취자의 사연. 어제는 면역이 너무 약해 직장을 그만 두고 집 밖을 나가지 않던 자신이 어느 음악 프로의 사회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연주장에 가 그건 어느 발달장애를 가진 클라리넷 연주를 격려하기 위해 간건데 오히려 자신이 감동을 받았다고 보낸 사연 등. 모르긴 해도 그 발달장애인은 그날의 연주를 위해 몇천 번은 클라레넷을 연주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힘이 되어준 음악을 듣는데 음악이 이렇게 사람에게 힘을 줬던가 새삼 뭉클해지더군요. 전염병은 전쟁도 멈추게 했다는데 이런 속에서도 사람은 이렇게 감동을 주기도 하는구나. 그들이 저는 지금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안부를 전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 정말 제가 이 프로를 듣고 있는 중 가장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코너가 아쉽게도 내일이면 끝이라고 하네요. 이런 글을 쓸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쓸 걸 그랬나요? 예전엔 다시듣기가 가능해서 1주전쯤 건 마음만 먹으면 휘리릭 들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들을 수 없게 되었으니 제가 늦긴 늦었나 봅니다. 그래도 오늘과 내일 이틀은 들을 수 안 들으셨던 분들은 한 번 들어보시죠. 혹시 반응이 좋아 연장도 한다고 하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보면서 저는 오늘도 들어 볼까 합니다. 

하루속히 코로나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빨리 옛날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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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12-16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김미숙씨을 좋아해서 세상의 모든 음악 몇번 들었다가 제 취향의 음악이 아니라서 어느 순간 안 들었는데.. 이제 프로그램 끝나는군요. 저는 그 후배님 말이 뭔지 알 것 같아요. 특히 여름 해질녁에 김미숙씨 목소리 들으면 너무 편안해지는 거예요. 뭔가 힐링 되는 거 같고.. 게다가 약간 쓸쓸한 시간 대에 김미숙씨의 맨트와 그 시간대에 어울리는 음악 나오면 행복한 기분~

전 요즘 음악도 덜듣고 영화도 덜 보고 티비는 아예 안 보고 책하고 유투브만 봐요~

stella.K 2021-12-16 15:18   좋아요 3 | URL
아, 프로그램이 끝나는 게 아니고 프로그램 속 코너가
끝난다구요. 한시적으로 하는 특별 코너였거든요.
제가 그 코너에 감동을 받을 줄 몰랐어요.ㅠ
김미숙 씨 목소리 정말 좋죠?
요즘엔 정말 TV 안 보고 유튭만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기억의집 2021-12-16 15:24   좋아요 3 | URL
ㅋㅋ 아 사연 코너가 끝난다는 거군요. 전 프로그램이 끝난다는 줄~ 김미숙 이후에는 안 들었는데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죠. 전 자영업자들 손실보상 해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힘든데…

미미 2021-12-16 1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기현씨 다른 방송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나요! 어릴때 별밤등 즐겨들었는데 어느샌가 tv나 핸드폰에 밀려서...라디오 듣고 싶어서 요즘 엔틱하게 나온 전용 라디오부터 사고싶은데 차일피일 미루고있었어요(저도 미루기 달인ㅋ) 스텔라님은 어떤 경로로 들으세요? 혹시 앱으로? 📻 라디오를 하나 살까봐요😳

stella.K 2021-12-16 17:51   좋아요 3 | URL
전기현 씨 OBS인가? 무슨 영화음악에 나오잖아요.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어요. 뭐 수려하게 생기긴 한 거 같은데
전 왠지 좀 부담스럽드라구요. 저 그런 스탈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ㅋㅋ
저는 라디오로 듣고 있습니다. 보통은 앱이나 컴에서 듣는다던데
요즘엔 라디오를 찾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LP 음반에 대한 향수처럼 라디오에 대한 향수도 잊을 수 없나 봐요.
저는 조그만 건데 음향 따질 건 아니고 그냥 들을만 해요.
2시간 안팎으로 듣고 있어 욕심 안 내고 있는데 혹시
고장나면 다시 사게될 것 같아요. 전 라디오 완전 사랑해요.^^

blanca 2021-12-16 17: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프로 좋아하는데 이 코너 놓쳤네요. 계속 하면 좋을 텐데 아쉽네요...

stella.K 2021-12-16 17:49   좋아요 3 | URL
그 코너가 어디서 협찬 받아서 하더라구요.
당첨되면 백화점 상품권 준다던데.
전 그 코너 한달쯤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왜 2주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존재 같습니다.
밉고, 낮설고 하다가도 이렇게 와락 꿀어안고 싶어지니 말입니다.ㅠ

새파랑 2021-12-16 1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장하시는 코너가 종영되다니 아쉽겠네요 ㅜㅜ 저는 티비 라디오를 안보고 안듣긴 하지만 좋아하는 프로가 있다는건 좋은거 같아요~!!

stella.K 2021-12-16 20:16   좋아요 2 | URL
책 읽으시면사 한 프로 정도 한번 좋아해 보세요. 클래식 프로는 연주만 나오고 길이가 제법 길어서 독서하는데 크게 방해되지 않을 거예요.^^

책읽는나무 2021-12-16 2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날 직장 다닐 때 한 곳에선 라디오를 틀어 놓고 일 했던 적 있었는데요~정오쯤 하는 그 시간대는 재기발랄한 mc들 입담이 넘 웃겨 넘어간 적 많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오전에 부산에서 시내 버스를 타면 늘 손숙의 여성시대에서 양희은의 여성시대 나오면 은근 또 웃겨서 혼자 배꼽 잡고..ㅋㅋ
그러다 imf 때는 눈물 나는 사연들 정말 많이 들려줘 마음 아플 때가 많았었죠ㅜㅜ
집에서는 애써 라디오를 잘 안들었는데 예전엔 버스나 택시에서 라디오 방송이 많이 나와 귀 쫑긋 들었던 것 같아요.요즘엔 버스를 타도 라디오 방송 듣기 힘든 것 같구요!
그러다 앱을 통해 라디오 비슷한 것들 다운로드해서 한참 이어폰 끼고 산책할 때 듣고 혼자 또 웃고...ㅜㅜ
저는 주로 웃긴 프로그램만 듣고 살았네요ㅋㅋ
그러다 저녁무렵 어떤 조용한 카페를 갔는데 클래식 방송의 라디오를 틀어주던데...와~~ 분위기에 홀딱 반했던!!! 넘 좋더라구요^^
잊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도 한 번 들어봐야 겠네요^^
코로나 시대다 보니 그런 아픈 사연들 많았겠어요...아직 코로나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코너가 막을 내리나요??

stella.K 2021-12-16 20:22   좋아요 2 | URL
ㅎㅎ 라디오가 또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죠. 정말 버스에서 라디오 듣기 어려워 졌어요. 대신 무슨 방송하잖아요. 좀 아쉽죠. 세음 좋아요. 함 들어보세요. 새벽에 재방송도 있다는데 그게 더 좋다는 말도 있던데 전 대체적으로 자고 있어서ᆢ😩

희선 2021-12-17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힘이 되는 사람 많을 거예요 저는 음악캠프 듣는데, 거기에서는 격리되고는 라디오 듣는다는 말이 가끔 나오기도 했어요 라디오 방송은 안전하다고 전파는 바이러스를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말을 어제 말하기도 했군요 이 방송에서 나오는 음악은 한국말이 아니어서 그냥 틀어놓고 책 봐도 괜찮아요 라디오는 들으면서 다른 거 해도 괜찮지요


희선

stella.K 2021-12-17 01:56   좋아요 1 | URL
어멋, 이 시간까지도 안 주무시고 계셨네요.
그 코너 정말 감동이어요.
희선님은 힘들 때 어떤 음악 들으시나요?
전 방송 들으면서 내가 힘들 때 듣는 음악있나 했더니 딱히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냥 두루 좋은 거죠 뭐.^^

희선 2021-12-18 00:12   좋아요 1 | URL
컴퓨터는 거의 밤에 써서... 가끔 모두 떠난 놀이터에 온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생각일지도... 저도 힘들 때 따로 듣는 건 없고 그냥 좋아하는 거 들어요 책도 그렇지만 음악도 아는 거 별로 없어요 책은 이것저것 봐야 할 텐데 생각하지만 그러지 못하는군요

stella.K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1-12-17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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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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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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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16: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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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2-19 1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라디오 프로그램 하면 고교시절에 들었던, 음악 영화를 틀어 주던 프로가 생각나요. 대체로 천천히 흐르는 분위기 있는, 영화 속 음악이었어요. 멘트 하는 디제이 여성분의 목소리도 차분하고 좋았어요. 밤이라서 그런지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졌던 때였죠.

stella.K 2021-12-19 18:0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돌아간 김광한, 이종환, 김기덕 같은 기라성 같은 DJ에
가려 여성 DJ는 빛은 상대적으로 못 받은 편인데
영화 음악 진행했던 차분한 여성 DJ있었는데.
배우 정애리 씨도 했던 걸로 기억해요.
아, 옛날이 그리워요. ㅠ

기억의집 2021-12-19 22:19   좋아요 3 | URL
혹 조일수씨 아닌가요???? 패크님 저랑 비슷한 나이대이신 것 같은데.. 대학때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엠비씨에서 새벽에 조일수씨 진행했거든요 전 그 분이 너무 좋아서 거의 매일 들었어요. 심지어 그 프로에서 시청자가 보내 온 글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색이라는 주제로 글도 보내 당청 되서 돈 삼만원도 받었어요. ㅎㅎ. 아침에 진행하던 김세윤씨도 좋아했고 그 후 김세윤 그만두고 김미숙씨 진행했는데..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텃세 심리 비스무리 한.. ㅎㅎ 그 후 김미숙씨 안정되고 매끄럽게 진행하면서 좋아했고 정미홍씨 진행도 좋아했어요. 나중에는 극우로 변신했지만 전 정미홍씨의 차분하고 쓸쓸했던 음성의 멘트 잊을 수가 없어요!!!

stella.K 2021-12-20 16:08   좋아요 0 | URL
아, 조일수 씨! 알죠. 그분 은퇴했겠죠?
와, 그때 돈 3만원이면 꽤 됐겠는데요?

김세윤? 김세원 아니구요? 그 굵은 목소리의...?
김미숙 씨가 텃새를...?
안 그랬을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요.
와, 그러고 보면 기억님은 학교 때 라디오를 정말 좋아했나 봐요.^^

기억의집 2021-12-21 10:34   좋아요 1 | URL
ㅋㅋ 맞아요. 김세원씨. 왜 김세윤이라 썼는지.. 뭔가 헷갈렸나 봐요. 아 그리고 텃세 심리는 제가 부린 거예요. 김세원씨 잘 듣고 있는데 개편 되면서 김미숙씨 진행 한다고 하니깐 김미숙씨가 싫어지더라구요. 김세원씨 9-11시까지 아침에 진행했던 프로 십년이 넘게 진행했을 거예요. 나중에 김미숙씨 초기 진행 할 때는 안 듣다가 나중에 들을 땐 오히려 음악 선곡이 좋아서 많이 듣게 되었어요~

얄라알라 2021-12-19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라디오 이야기로 이렇게 화기애애^^

stella.K 2021-12-20 16:01   좋아요 0 | URL
북사랑님도 좋아하는 프로그램 있으면 알려 주세요.^^

2021-12-20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20 16:55   좋아요 0 | URL
ㅎㅎㅎ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되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나요? 아닌가...ㅋ
그럼 요즘 듣는 프로도 좋구요.^^

2021-12-20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21 18:02   좋아요 0 | URL
오징어!🤣
에이, 뭘 자책을 하고 그러세요. 저도 세음외엔 잘 안 들어요. 저도 전파랑은 잘 안 친해요.ㅋㅋ
 

여러분이 혹시 아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오전 8시 워싱턴 DC 지하철 개찰구 앞에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일상 생활을 

      시작합니다. 허름한 옷차림의 노숙자 같아 보이는 남자가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합니다. 연주가 진행된 40분 동안 대략 1000명의 사람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그의 연주를 들은 사람은 단 7명뿐이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박수를 

      친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그의 바이올린 케이스에 담긴 금액은 (한화) 3만원이

      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유명한 바이올리스트입니다. 30억의 가치가 있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그의 바이올린 공연의 평균 티켓가격은 한화로 11만원이며 연주회를 열 때마다 매진이 된다고 합니다. 평론가들은 그의 공연을 돈으로 환산하면 1분에 100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고 합니다. 엄청난 실력의 바이올리니스트의 값비싼 공연이었지만 그 공연을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거죠. 그는 누구였을까요?


조슈아 벨입니다.   ← 요기를 드래그 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 사람 이름 알아 맞추는 퀴즈가 아니구요, 저 위의 내용만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별뜻은 없고 걍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여...

    

참고로, 지난 월요일 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자기네 교회 부목사님이 책을 내셨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선물한다고 한 책에 나온 내용입니다. 제목은 <담다 그리고 닮아가다> 김부림 지음(Printing)인데 알라딘엔 입고가 안 된 책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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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2-10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 반짝 드는 생각은... 예전 마이클 잭슨의 춤을 똑같이 추는 경연대회가 미국에서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마이클 잭슨도 변장하여 참가했는데 잭슨이 1등을 못했다고 합니다.
이게 생각났어요. 재밌지 않습니까?
(마이클 잭슨이 정말 맞는지 이건 누가 확인해 주세요....)ㅋㅋ

stella.K 2021-12-10 14:59   좋아요 2 | URL
ㅎㅎ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러고 보니 들은 것도 같구요.
그러고 보면 정말 자기가 좋아서 좋은 것 보다
남이 좋다고 하니까 덩달아 좋은 게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마케팅으로 덧붙여져 좋은 것으로 포장된 게 훨씬 많은 것 같기도 해요.
암튼 고마워요.^^

새파랑 2021-12-10 14: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인식하는데 배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라도 그랬을거 같아요 ㅋ 유명함이 유명함을 부르는듯 합니다~!
진정한 가치를 바로 알아보는건 힘든거 같아요 ^^

stella.K 2021-12-10 15:09   좋아요 3 | URL
바로 저자도 새파랑님과 비슷한 말을 했죠.
진정한 가치를 알아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근데 전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명연주자라는 건 뭔가에 의해 부풀려진 건 아닌가 하는 의심.
조슈아벨이 들으면 기분 나빠하겠죠?ㅋㅋ
저는 저 얘기를 읽는 순간 딱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의심이 많아서 그럴까요? 아웅~ㅠ

잘잘라 2021-12-10 15: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물건 가격엔 ‘포장‘ 값이 반이라는 생각,
역시 껍데기를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
연주자들에게 껍데기는 무대의상과 공연무대라는 생각,
무대의상은 속포장, 공연장은 겉포장이라는 생각,
‘다 알면서 뭘 그리 놀라나?‘ 하는 생각,
머리로 아는 거랑 겪어서 아는 거랑은 완전히 다른 거라는 생각,
어어어 이제 그만하자는 생각,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
그럼에도 여기에서 계속하겠다는 생각,
근데 오늘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요!

stella.K 2021-12-10 15:08   좋아요 2 | URL
캬~!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정리를 잘 해 주시다닛. 리스펰입니다!^^

Falstaff 2021-12-10 1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 서양 고전음악에 대한 관심은 서양 사람들한테도 정말 극소수 사람들에게만 있습니다. 고전 악기를 연주한다는 자체가 대다수 미국 시민에게 흥미를 주지 못했을 겁니다.
2. 1번과 비슷한 이야긴데요, 연주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따지려면 그래도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소음이 가득한 전철역에서 버스킹을 하는 연주자의 실력을 (바쁘게 지나가면서도)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을 거 같습니다.
3. 무엇보다도, 당장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지하철역에서 자리 차지해가며 버스킹을 하는 연주자를 저 멀리서부터 바라보면서 짜증을 냈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야, 저긴 비켜가야 하는 거야? 하면서요.
4. 영화 <바이올린 플레이어>가 생각나는군요. 3만원을 빼앗아 가면서 바이올린을 부셔버리는 노숙자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5. 자신이 버스킹을 했으면 했지, 이런 걸 마치 실험 결과인 것처럼 알린 의도가 궁금합니다. 누구나 다 고전음악을 좋아해서 그걸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건 물론 아니겠지만, 하여튼 제가 위싱턴 시민이었으면 열 좀 받았을 거 같네요.

stella.K 2021-12-10 18:45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거 듣고 보니 그러네요.
폴님 말씀대로라면 정말 조슈아벨이 바보같은 짓을 한 거네요.
왜 그랬을까요?ㅋㅋㅋ
그런데 이런 글을 베껴적은 저는...
죄송합니다.ㅠㅠ

Falstaff 2021-12-10 18:51   좋아요 2 | URL
애고, 죄송은 아니고요. ㅋㅋㅋ 술 깨기 전에 또 술 마시니까 제가 뵈는 게 없어서 함부로 댓글을 단 거 같네요. ㅜㅜ

미미 2021-12-10 18:56   좋아요 3 | URL
폴스타프님 역시 북플의 촌철살인 입니다ㅎㅎ👍

stella.K 2021-12-10 18:56   좋아요 2 | URL
오, 아닙니다. 맞는 말씀인데요 뭐.ㅎㅎ
제가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입니다.
약주하시면서 이렇게 쓰셨다면 평소 때 쓰셨다면
더 날카로우셨을 것 같은데요? 고맙습니다.^^

Falstaff 2021-12-10 19:27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제가 평생을 이렇게 살아서 이 모양 이 꼴입니다. ㅋㅋㅋㅋ

stella.K 2021-12-10 19:36   좋아요 2 | URL
아니 폴님 꼴이 어때서요?ㅋㅋㅋㅋ
거 미미님 아시면 무안해 하십니다.
하긴 촌철살인 아무나 못하죠. 부러운 능력입니다.^^

Falstaff 2021-12-10 19:36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스텔라 님이나 미미 님이나 우리 우정에 무안 같은 것이 스며들겠습니까. ㅋㅋㅋ

미미 2021-12-10 19:42   좋아요 2 | URL
멋지기만 합니다!! 폴스타프님 앞으로도 쭉 이대로 유지해주세요!!
변하시면 안됩니다😄

stella.K 2021-12-10 19:48   좋아요 2 | URL
저두요! ✌
 

알라딘의 M님과 그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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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2-07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답! 막시무스님ㅋㅋ또 누구예요?😁

stella.K 2021-12-07 18:14   좋아요 1 | URL
ㅎㅎ 귀여운 미미님!
또 하나는 저 노란 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여기까지. 죄송.
아, 뭐 일종의 페르소나 같은 거라고나 할까? ㅋㅋㅋ

페크pek0501 2021-12-07 18: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같으면 확 시원하게 쓰겠어요. ㅋㅋ
<네 멋대로 읽어라>는 스텔라 님의 책.

서재 이미지가 12월에 알맞은 것으로 바뀌었네요. 좋습니다. ^^
저도 바꾸었지용^^


stella.K 2021-12-07 18:28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ㅎ 사랑해요, 언니!ㅋㅋ

이미지 좋죠? 제가 좋아하는 파란색이라 이번 한 달은 저렇게...
아, 언니 뒷모습 멋져요!^^

페넬로페 2021-12-07 2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림에 대한 책이라 저는 mini74님 생각했어요 ㅎㅎ~~
밑의 책은 stella.k님의 책인데, 누구일까요?

stella.K 2021-12-07 21:30   좋아요 3 | URL
저자 이름과 관련이 있답니당-아는 이름이라서요.ㅋㅋ
 


니***님께


제목을 저리 쓰면 요즘 한창 배포중인 도스토옙스키의 새로운 버전의 책인줄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이 책이 그렇습니다. 제가 좀 짓궂죠?ㅋ


오늘 낮에 이 책을 받았습니다.

며칠 전 님께서 이 책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을 때 얼마나 가슴이 찌릿찌릿 하던지요. 얼마 전 TV에 나오신 임헌영 선생님을 뵙고 지난 날 선생님과의 짧은 사제관계를 회상했고 더불어 선생님의 새 책이 나온 것도 알았습니다. 처음엔 그저 언제고 사 봐야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웬지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강렬해지고 조급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님께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게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벌써 작년이었군요. 제 책을 님께 보내드린 게. 제 책이 나온 게 2015년 가을이었는데 무려 5년이나 늦게 보내드렸으니 면목이 없었죠. 님을 결코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닌데 이걸 보내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차일피일 미루고 결국 잊어버렸죠. 무엇보다도 님께서 워낙 조용하신 분이라 함부로 알은 체하기도 뭐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때 서운해 하신 걸 보고 진작 챙겨드리지 못한 것을 많이 후회했습니다. 


그때 님은 저의 책을 그냥 받기가 뭐하셨는지 책을 선물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저의 방은 읽은 책 보다 읽지 않은 책으로 포화상태라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저는 그냥 마음만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님은 잊지 않으시고 이렇게 1년도 더 넘었는데 이 책을 보내주시니 정말 뜻밖의 선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책도 책이지만 님께서 보내주신 카드는 감동이다 못해 뭉클하기까지 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이렇게 20년에서 몇년을 뺀 세월을 무던히도 알라디너로 있게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긴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를 30년째 다니고 있으니 말 다했죠. 저도 서점이든 교회든 왜 그렇게 바꾸지도 않고 오래 다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사는 집도 20년 넘게 살고 있고, 미용실도 10년 넘게 다니고 있습니다.ㅎ 물론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고 권태롭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서 간간히 외도라는 것을 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더군요. 그리고 오랫동안 무던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보니 오늘 같은 날도 있지 않습니까.ㅎ 


제가 알라딘을 쉬 떠나지 못하는 건, 글쎄요... 님이 카드에 쓰셨던 것처럼 저처럼 오래 인연을 맺어 온 분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거기엔 님 또한 계시죠. 저는 알라딘 서재가 처음 생길 때야 비로소 온라인 활동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저의 책에도 그런 내용의 글을 쓴 것으로 기억하는데, 인터넷 안에서의 인연을 과연 인연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저는 참 오랫동안 의문을 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 온 저로선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고, 서로 웃고 떠들고, 기쁨과 슬픔도 함께 나눠야 그게 인간관계 아닌가 하는데 이렇게 간헐적이고 나를 적극적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이 인터넷 안에서의 인간관계를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이제 그 질문은 진부한 느낌이 듭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또 다른 차원에서의 인간관계를 가능케 하더군요. 이렇게 님과 제가 20년에서 몇년을 뺀 세월을 한결같이 만나고 있지 않습니까. 다른 분도 마찬가지구요. 전 그분들이 여전히 좋습니다. 오프에서 만나 온 사람들은 오프에서 만나야하고, 온라인에서 만나는 사람은 온라인에서 만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길래 이런 글을 쓰는 걸까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는데 이젠 그런 생각이 잠시 들다가도 그냥 내려놓게 되더군요. 아, 그렇다고 너무 온라인 오프라인 구분짓는 건 아닙니다. 


님은 저에게 보내신 카드에 그리 약속하셨습니다. 알라딘서점이 망하거나, 서재가없어지지 않는 이상 끝까지 서재를 지키시겠다고. 저도 똑같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알라딘서점이 망하거나, 서재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끝까지 서재에 남겠습니다. 우리 우정과 의리로.ㅎ


늘 지켜봐주시고, (요며칠을 제외하고)거의 대부분 저의 허접한 글에 조용히 좋아요만 눌러 주시고 사라지시는 님께 오늘은 존경과 친애의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보내주신 책은 조금씩 아껴가며 읽겠습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그럼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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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1-17 21: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관계입니다♡

stella.K 2021-11-17 21:53   좋아요 4 | URL
책나무님과도 아름다운 관계일 수 있어요.🤗

페넬로페 2021-11-17 2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께서 내신 책이 궁금해요.
저는 서재에 들어온지 2년밖에 되지 않아서 잘 몰라요~~
책선물 받아 좋으시겠어요^^

stella.K 2021-11-18 06:35   좋아요 3 | URL
이젠 올드해진 책이라... 일종의 독서에세이죠. 당대의 명저 <네 멋대로 읽어라>라고나 할까요?ㅋㅋ 관심 가져 주셔서 감읍할 다름입니다.😚

초란공 2021-11-17 22: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계속 이어지는 ‘사랑의 릴레이‘ 군요^^

stella.K 2021-11-18 06:36   좋아요 2 | URL
ㅎㅎ 알흠답죠? 고맙슴다.^^

미미 2021-11-17 2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를 좀 더 일찍했으면..싶은 생각 가득인 제게 너무 부러운 내용입니다~^^♡

stella.K 2021-11-18 06:41   좋아요 2 | URL
아유, 무슨... 시간 금방 갑니다. 지금도 잘 하시고 계시잖아요. 한 가지 말씀드리면 서재 활동은 가늘고 길게 가야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굵고 길게 가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오래만 남아있어 주시옵소서.😘

mini74 2021-11-18 0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북플친구님들과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님과 그 분의 인연이 참 소중해보입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저도 스텔라님 책 궁금 ㅎㅎ안녕히 주무세요

stella.K 2021-11-18 06:47   좋아요 2 | URL
할 수 있습니다. 벌써 미니님은 각이 딱 잡히셨습니다.
저의 책은 부끄럽지만 <네 멋대로 읽어라>입니다. 그저 기억만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읍할 다름입니다.😊

2021-11-18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1-18 06:58   좋아요 3 | URL
ㅎㅎ 제가 정말 총기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제가 그 옛날 그런 기특한 일도 했었네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 올 수 있는 것 아니게습니까?ㅎㅎ
이책 이상 더 무슨 책을 선물해 주실려구요?
보내주신 책과 카드는 오래도록 간직하겠습니다.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희선 2021-11-19 0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K 님 축하합니다 언젠가 사 봐야지 한 책을 보내주셨군요 좋은 인연이네요 앞으로도 잘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여기가 있는 한 떠나지 않겠다니... 알라딘 없어지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stella.K 2021-11-19 09:40   좋아요 0 | URL
쉽게 안 없어질 겁니다. 그래야 울 희선님하고도 오래도록 만나죠. 여기 오래 계셔주실 거죠? 고맙습니다.😉

2021-11-20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1-20 13:13   좋아요 1 | URL
ㅎㅎ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바쁘신 분이 알라딘 활동을 어찌하시겠습니까? 제가 뭔가 오해하게 한 것 같군요. 어쩌나.ㅠ

2021-11-20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