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영 작가님의 책이라서 구입해 책장 위에 고이 모셔두고 살았더랬다. 그러다 창비 `책읽는당` 활동에서 3월달 선정된 도서라 묶은 먼지를 털어내고 읽었더랬다.

언제나 그렇듯, 큰 사건이나 요란한 변주 없이도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님의 매력적인 글을 통해 시인 윤동주를 알게 되었다.

그가 시를 사랑했고 옥사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그가 옥사 중에 일본군의 생체 실험 대상이 되어 죽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참을 수 없는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 지금의 평화가 어떤 의미인지, 왜 소중하게 생각해야하는지, 이토록 염치 없는 시대에서 꼭 살아남아야만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5-06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6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렁 뚝딱 홈메이드
다카기 나오코 지음, 손이경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타카기 나오코에 대한 애정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나와 비슷한 성향이기 때문인거 같다.

덜렁덜렁 거리면서도 얼렁뚱땅 만들어내는, 뭔가 부족해보이지만 일단 완성했다고 기뻐하는 모습들에 어찌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놓은 <얼렁뚝딱 홈메이드>는 솜씨는 없어도 스스로 만들어 활용하기 좋아하는 나오코만의 채치가 가득 담겼다. 칠판, 봉투, 신발주머니, 앨범, 코스터, 이끼볼, 선반, 멜론크림소다, 보자기, 마그넷, 폭탄 주먹밥, 산타부츠, 액자, 우메보시(매실절임)까지 뭔가 우와 이쁘다! 라는 감탄을 불러오기 보다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담뿍 주는 책이다.

 

 

더욱이 일러스트의 이야기의 끝머리에 실제 나오코가 만들었던 과정을 사진에 담아 소개하고 있어서 그 재미가 배가 되는 거 같다.

 

                                                       

                                                         < 이끼볼을 만드는 일러스트 나오코>

 

                                                 < 실제 이끼볼을 만들었던 과정들>

 

내가 화초에 처음 입문했을 당시 베란다를 난장판으로 만들어가며 분갈이를 시도했던 일들도 떠올랐고, 빵을 만든다고 발효를 시켜 굽기까지 열심히 했지만, 발효를 너무 오래시켜서 시큼한 맛 때문에 빵을 먹지 못하고 버리고 말았지만, 뭔가 손으로 직접 만드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음이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과다 발효로 탱글탱글하지 않던 반죽>

 

<시큼한 맛 때문에 버릴 수 밖에 없었던 빵>

 

그리고 책에는 일본 전통음식인 '우메보시'가 소개되었는데 <카모메 식당>의 오니기리 속에서도 또 며칠 전 <바닷마을 다이어리>영화에서의 한 장면에서도 나와서 일본의 전통음식임을 실감하며 만드는 과정을 세세히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만드는 방법은 두어 시간 물에 담가 떫은 맛을 뺀 뒤 소금에 절이고 말리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 만큼 손도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따뜻한 밥 한 공기에 매실 절임을 하나 들어 먹으면 시큼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좋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얼마나 군침을 흘렸던지!

 

 

 

 

<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우메보시를 만드는 자매들.

매실에 구멍을 뚫어야 과즙이 잘 우러나오는 우메보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타카기 나오코의 만화는 화려하지 않고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일상에서 흔히 겪는 일을 일러스트로 끌어내는 힘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 알고 싶은 그녀. 앞으로도 그녀에 책을 좀 더 들여다 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6-05-1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메보시가 매실 절임이군요~~ 먹을 때는 좋아하지만 아직 매실장아찌를 만들지 못하는 1인, 감탄합니다^^

해피북 2016-05-11 20:2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도 예전에 매실을 사다가 만들어봤는데 제대로 성공하지는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아주 간단하게 만들었는데 책에서 만드는 방법을 보니까 정말 손이 많이가서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ㅋㅋ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
 
그날의 파란 하늘 : 바닷마을 다이어리 7 바닷마을 다이어리 7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분명 스즈가 성장하고 있는거 같긴한데, 언니들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는 듯 보여 흐믓하다. 연애도 사랑도 일도. 계단처럼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습이 이쁘다. 그런데 치카. 늘 만화에서 분량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런지 궁금하다. 그리고 증정용 일러스트 엽서도 goo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밥값 창비시선 32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닐하우스 성당

 

봄이 오면

배추밭 한가운데 있는 비닐하우스 성당에는

사람보다 꽃들이 먼저 찾아와 미사를 드립니다

진달래를 주임신부님으로 모시고

냉이꽃을 수녀님으로 모시고

개나리 민들레 할미꽃 신자들이

일개미와 땅강아지와 배추흰나비와

저 들녘의 물안개와 아지랑이와 보리밭과 함께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흙바닥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촛불을 켜고

저마다 고개 숙여 기도드립니다

 

 - 정호승-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사교계의 여왕이자 상당한 미인이었던 나탈리야 곤차로바를 만나 사랑에 빠진 푸시킨은 격렬한 구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는데 이를 두고 서정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이 없는 자가 어찌 시인이 될 수 있으랴. 그것은 거두어질수 없는 어리석음인 동시에 순수함의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 ' 그들을 따라 유럽의 변경을 따라 걸었다' 중에서>

 

순수함과 어리석음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 시인이라는 표현이 딱 정호승 시인에게 어울리는 거 같았다. 길가에서 쉽게 눈에 띄는 꽃들의 아름다움을 제처두고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을 관찰하며 시구를 떠올린 그의 순박함과 어리석음에 그가 꼭 시인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것만 같았다.

 

참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시집을 발견하고 허겁지겁 읽긴 했지만, 여전히 내게 시는 어렵다. 얼마 전 개편된 비밀 독서단에 빨간 책방의 이동진 씨가 나왔다. 소개하는 시집 제목은 잊어버렸지만 그 시집에 담긴 의미를 풀어내는 모습에 참 부러운 시선을 던졌던 기억이 난다. 나는 얼마나 더 깊이 읽으며 느끼고 생각해야지만이 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소설처럼 에세이처럼 무언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암호처럼 던져진 시구들을 만날 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시구를 만날 때 절망과 호기심이라는 감정이 회오리친다. 언젠가는 이해할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lavis 2016-05-01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호승씨 이 시 좋아합니다^^

해피북 2016-05-01 23:26   좋아요 1 | URL
까~~ 그러시군요 ㅎ 반갑습니다. 저는 아직 시를 많이 읽어보지 못해서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흐흐^~^

clavis 2016-05-01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해요ㅎㅎㅎ

해피북 2016-05-01 23:43   좋아요 0 | URL
네~^~^ ㅎㅎ 감사합니다. 꿀밤 되세요 ㅋ

단발머리 2016-05-02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저도 시는 어려운데...
이 시집도 제목이랑 시인 이름만 알지 읽어보지 못했어요.
담에는 저도 도전해볼까, 봐요.

봄에는 시
여름에도 시
가을이니까 시
겨울이다 시
ㅎㅎㅎㅎㅎ

해피북 2016-05-05 17:26   좋아요 0 | URL
ㅎㅎ 요즘 `시`에 대한 단발머리님의 애정이 담뿍 느껴지는 거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언젠가는 단발머리님의 이름이 콱~ 박힌 시집 한 권 받아들고 읽는 날이 꼬~~옥 (부담 팍팍드리기!!) 오겠죠오 >~< ㅎㅎ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고해성사.

 

너를 처음 본 순간

나는 사랑에 빠졌다

시리도록 새빨간 너의 모습

깃털처럼 가벼운 움직임

여리여리한 손짓까지도

모두 사랑했다.

 

그렇게 너를 품에 안고서

영원히 행복하리라 생각했는데.....

 

너는 내 곁을 떠나려 한다

이별을 준비할 새도 없이

마음을 덜어낼 시간도 없이

그렇게 멀리멀리 떠나려 한다

나에 사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

 

 

 여리여리하던 손이 빠져버렸어요 ㅜㅜ

 

 

이젠 마모가 되어서 이 자리엔 나사를 꼽을 수 없어요 ㅜㅜ

 

그리고 ㅅㅏ랑에 무게~!!!

 

 

얼마 전부터 아담한 독서대가 필요했습니다. 두꺼운 책을 들고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집에는 커다란 전공서적 독서대가 있긴 한데 식탁에 놓고 사용하려니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작은 독서대가 갖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도록 품고 있었죠.

 

그런데 마침 알라딘 굿즈로 독서대가 나온 거예요!! 오오올치~~ 하면서 주문하게 되었고 정말 신나게 사용했어요. 무거운 책에서 해방된 제 손은 자유롭게 필기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기필코 사단이 나고야 말았습니다.

하드보드지 재질이었던 독서대가 무거운 책을 올리면 나사가 빠져버리는 참사가 발생하는 거예요. 어쿠 하는 탄식과 함께 나사를 조여주면 또 풀리고 조이면 또 풀리고 하다가 결국 나사 자리가 마모가 되어서 들어가도 빠져나와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엔 그 옆자리에 구멍을 내어 고정은 시켰는데, 생각해보니 나사 뒤쪽에 나사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작은 고리를 끼워 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다음에 독서대가 다시 굿즈로 나온다면 더 튼튼하게 나왔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담아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5-01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1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5-0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어쩌면 좋아요.
저도 지금 알라딘 독서대 이용하고 있거든요. 저도 넘넘 좋아해서, 한 개 더! 한 개 더!를 외치고 있었어요.
저는 무거운 책을 안 봐서, 아직 멀쩡한 건가요.
독서대가 없으면 긴 시간 책 읽기가 불편한데...
진짜 다음에는 더 튼튼하게 나왔으면 좋겠네요.

해피북 2016-05-01 23:2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이 가끔 올려주신 사진에 보면 독서대가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ㅎㅎㅎ
정말 독서대 없으면 불편한데 특히나 600쪽이 넘는 페이지를 접할 때는요 들고 있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좋았는데 페이지가 많을 수 록 헐거워지는 느낌이 들다가 결국 나사가 풀려버리더라고요.
그러니까 꼭 조심하세용! ㅎㅎ

후애(厚愛) 2016-05-04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아까워라...ㅠㅠ
색상이 참 곱고 튼튼하게 보이는데 두꺼운 책은 아닌가봅니다.
저도 나무 독서대를 보고 튼튼하다 생각만 했을 뿐 구입은 하지 않았지만 요즘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오르부아르> 책이 두껍다는 걸 이제야 알았네요. ㅎㅎ

해피북 2016-05-05 17:22   좋아요 0 | URL
후애님^^
받아보고서 참 좋아했어요. 가볍게 휴대하기도 좋고 사용하기도 편리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나사가 풀려버릴줄이야 ㅜㅜ. 조금 더 튼튼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말이죠 ㅎㅎ 아쉬웠습니다.
<오르부아르>는 장장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더라고요. 저도 받아들고서 알았어요. 첫 독서모임 때문에 읽게 된 소설이었답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