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 뚝딱 홈메이드
다카기 나오코 지음, 손이경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타카기 나오코에 대한 애정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나와 비슷한 성향이기 때문인거 같다.

덜렁덜렁 거리면서도 얼렁뚱땅 만들어내는, 뭔가 부족해보이지만 일단 완성했다고 기뻐하는 모습들에 어찌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놓은 <얼렁뚝딱 홈메이드>는 솜씨는 없어도 스스로 만들어 활용하기 좋아하는 나오코만의 채치가 가득 담겼다. 칠판, 봉투, 신발주머니, 앨범, 코스터, 이끼볼, 선반, 멜론크림소다, 보자기, 마그넷, 폭탄 주먹밥, 산타부츠, 액자, 우메보시(매실절임)까지 뭔가 우와 이쁘다! 라는 감탄을 불러오기 보다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담뿍 주는 책이다.

 

 

더욱이 일러스트의 이야기의 끝머리에 실제 나오코가 만들었던 과정을 사진에 담아 소개하고 있어서 그 재미가 배가 되는 거 같다.

 

                                                       

                                                         < 이끼볼을 만드는 일러스트 나오코>

 

                                                 < 실제 이끼볼을 만들었던 과정들>

 

내가 화초에 처음 입문했을 당시 베란다를 난장판으로 만들어가며 분갈이를 시도했던 일들도 떠올랐고, 빵을 만든다고 발효를 시켜 굽기까지 열심히 했지만, 발효를 너무 오래시켜서 시큼한 맛 때문에 빵을 먹지 못하고 버리고 말았지만, 뭔가 손으로 직접 만드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음이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과다 발효로 탱글탱글하지 않던 반죽>

 

<시큼한 맛 때문에 버릴 수 밖에 없었던 빵>

 

그리고 책에는 일본 전통음식인 '우메보시'가 소개되었는데 <카모메 식당>의 오니기리 속에서도 또 며칠 전 <바닷마을 다이어리>영화에서의 한 장면에서도 나와서 일본의 전통음식임을 실감하며 만드는 과정을 세세히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만드는 방법은 두어 시간 물에 담가 떫은 맛을 뺀 뒤 소금에 절이고 말리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 만큼 손도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따뜻한 밥 한 공기에 매실 절임을 하나 들어 먹으면 시큼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좋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얼마나 군침을 흘렸던지!

 

 

 

 

<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우메보시를 만드는 자매들.

매실에 구멍을 뚫어야 과즙이 잘 우러나오는 우메보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타카기 나오코의 만화는 화려하지 않고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일상에서 흔히 겪는 일을 일러스트로 끌어내는 힘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 알고 싶은 그녀. 앞으로도 그녀에 책을 좀 더 들여다 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6-05-1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메보시가 매실 절임이군요~~ 먹을 때는 좋아하지만 아직 매실장아찌를 만들지 못하는 1인, 감탄합니다^^

해피북 2016-05-11 20:2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도 예전에 매실을 사다가 만들어봤는데 제대로 성공하지는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아주 간단하게 만들었는데 책에서 만드는 방법을 보니까 정말 손이 많이가서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ㅋㅋ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