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읽다 - 중국과 사마천을 공부하는 법 유유 고전강의 3
김영수 지음 / 유유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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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간 `사기史記` 외길을 걸어오신 김영수 선생님의 사기와 사마천의 이야기. 강의를 묶어놓아서 술술 재미나게 읽혀 스스로 통제가 필요했던.더불어 김영수 선생님이 쓰신 <완역사기본기>를 냉큼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재미난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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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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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책들의 이야기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는데 이번 책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재밌는 에피소드가 담겨 읽는 동안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마다스 미리 저자가 애장하는 책들도 알 수 있어 이 책은 곁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펼쳐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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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즈음 2015-03-22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다 마리 책저도 몇권가지고 있는데 새로운 책이 계속 계속 나와서 궁금해요.

해피북 2015-03-22 23:34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많은 책을 쓰셨구 좋아하시는 분도 많은 작가님 이시더라구요 ㅋ 저두 이번에 나온 책두 궁금하고 여행집도 궁금해요^~^
 
사기를 읽다 - 중국과 사마천을 공부하는 법 유유 고전강의 3
김영수 지음 / 유유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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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사 그중에서 백탑파를 무척 좋아하는 나에겐 알고 싶은 이가 있었으니 중국의 시인 '두보'다. 백탑파 중에서 가장 사모하는 간서치 이덕무가 무척 좋아했다는 두보 시인을 나도 언젠가는 꼭 만나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이덕무가 느꼈던 그 마음처럼.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선비들의 사상을 지배하고 옛 말씀으로 삶을 섬겨 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 뿌리가 궁금하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이 호기심을 풀어줄 책을 한 권 읽게 되었다.

 

 

 

28년의 삶을 오롯이 '사기史記' 연구로 받친 김영수 선생님의 책 『사기史記를 읽다』는 유유 출판사에서 나온 동양고전강의 2번째 책이다. '중국과 사마천을 공부하는 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그동안 강의했던 내용을 묶어 놓은 책이라 너무 술술 읽히면서 재미있고 머리에 쏙쏙 들어와서 하루만에 다 읽을뻔한 것을 간신히 스톱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곤 했다. 그만큼 술술 읽히는 재미난 책이다.

 

 

사기의 필요성과 중국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 부터 사마천의 성장과정과 사기의 탄생과정, 사기가 담고 있는 내용과 공부해야하는 이유 그리고 사기를 공부하는 법에 관해 담고 있다. 일전에 읽었던 『간송미술 36』이란 책에 보면 이광사, 이영익의 <잉어>라는 그림이 전해지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입신양면'을 뜻하는 잉어는  고사의 '등용문登龍門'에서 그 어원을 찾을수 있다고 했다. 산서성 황야의 지류에 3단계라는 폭포가 있는 곳을 용문이라고 하는데 이곳을 뛰어오르는 잉어가 용이 된다(간송미술 36』백인산 P181)는 설명으로 이광사는 자식들의 입신양면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잉어의 머리를 그렸고 그 나머지는 아들 이영익이 완성했다는 이야기. 그런데 사마천의 고향이 용문이였고 이광사 이영익 부자의 염원이 이곳에서 시작된 것임을 느끼며 조선사회를 들여다보기 위해 사기를 읽는다는 것이 꼭 필요한 일임을 느낄 수 있었다.

 

 < 사마천의 고향 용문>

 

 

중국과 사업을 하시는 분들에겐 딱 좋을 정보로 부터 출발하는 이야기에서 내 호기심을 마구 자극했던 이야기는 사마천이 사기를 쓰게된 과정이였다. 살짝 극성스런 아버지로 묘사된 사마광은 사마천이 열살일때 글공부를 시작으로 스무살때는 천하를 여행할 수 있도록 했는데 중국 사람들은 여행을 글자없는 책 '무자지서'라고 해서 보고 듣고 느낀것을 중시 했다고 한다. 그렇게 정리하여 탄생된 것이 130권 52만 6,500자의 사기인데, 사기가 탄생된 배경으로 아버지 사마담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아버지가 왕실 도서관 책임자 였던 덕분에 도서관 이용이 자유로웠던 사마천은 중구난방식의 역사서에 큰 실망을 하게 되면서 체계를 갖춘 통사에 대한 열망을 품을 수 있었다고 한다. 더욱이 아버지 사마담이 왕실에서 체계도 갖추지 못하고 중구난방식으로 진행하는 제례행사에 대한 분노로 몸져 누우면서 사마천의 사기에 대한 열망은 커지게 되었다고 한다.

 

< 사기의 아름다운 공모자 사마천과 사마담>

 

 

그런데 사마천의 나이 마흔 일곱에 이릉이라는 젊은 장수의 편을 들다가 그만 옥에 갇혀 사형을 앞둔 신세가 되고 사마천은 자신의 열망인 사기 완성을 위해 사형을 면할 방책으로 내시가 되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그래서 사기에는 인간의 본질적인 통찰과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 사회 부조리의 모순과 갈등 등을 비판하는 발분저술(저술에 울분을 표현함)이 되어 최고의 역사서임에도 무시당하거나 금서가 되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김영수 저자는 더욱 사기를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어떤 역사서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진실한 역사와 만나는 시간이므로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구천인지제이자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통고금지변이며, 일가의 말을 이루고 싶다던 꿈을 이룬 성일가지언 이자, 지나간 일을 기록함으로써 장차 다가올 일들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술왕사지래사의 보고 라는 점에서 사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기는 다섯 체제로 이루워졌는데 제왕들의 기록인 본기 12권, 시간과 공간의 결합한 표 10권, 제도와 문물에 대한 통찰을 담은 서8권, 천하의 제후들을 돕던 세력에 관한 기록인 세가 30권, 여러 직업들의 망라한 열전 70권으로 구분한다. 그중 김영수 선생님은 열전의 70권중 마지막 태사자공서는 사기를 쓰게된 서문의 글이기 때문에 열전을 69권 태사자공서 1권으로 별도 분류해 여섯 체제라고 구분한다. 태사자공서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와 사기를 쓰게된 배경 그리고 사마천에 관한 짧은 언급이 들어있어 선생님은 이 부분을 자신이 저술한 『완역사기본기』편에서는 서문으로 가져다 놓았음을 알려주었다.

 

 

역사를 공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좌도우사라 해서 왼쪽에는 지도를 오른쪽에는 연표를 놓고 읽어야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해가 어울어져 역사를 입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P301 는 이야기와 함께 본기와 열전을 함께 읽으면 사기를 재밌게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도 들려주셨다. 그래서 김영수 선생님의 책을 찾아보니  『완역사기본기』만 있어 살짝 고민이 들었다. 열전과 함께 읽고 싶은데 선생님이 저술하신 열전편은 아직 나오지 않은 모양이였다. 책을 통해 몇 번씩 언급하신 것처럼 사기의 양이 워낙 방대하고 인물, 지형, 특성 또한 방대해서 쉽지 않은 작업이시리라 생각이 든다. 그런면으로 생각할 때 나는 참 편안하게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새삼 감사한 마음과 존경심이 일어난다. 28년의 우직한 길을 걸어오시면서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겸손하신 마음과 독자들이 더욱 쉽고 재밌게 사기를 알아가길 바라시는 마음이 오롯이 전달되어 얼른 김영수 선생님의 책들을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사기를 읽으면 덤으로 얻게 되는 맛깔나는 고사성어 풀이가 너무 재밌고 옛 선비들의 지조와 우애, 지혜와 지략등을 만날 수 있어 빨리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 덧 붙여 나는 삼국지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황석영 선생님의 삼국지를 5권까지 읽어봤지만 자신을 위한 방책은 지략, 남이 쓰는 방책은 모략이 되는 모순들, 이익을 위해 죽고 죽이는 이야기가 딱히 재밌지 않았을뿐더러 등장하는 인물이 너무 많아서 어떤 인물에 초점을 맞춰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더라는 ( 어떤 분의 말씀으론 5권을 넘어서부터 재밌다고 하셨는데 아쉽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김영수 선생님의 말씀을 한 꼭지 옮겨 보면 ' 인생의 지혜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면 삼국지는 잘못된 선택입니다. 사람을 죽이고 전쟁을 하고, 패거리를 짓는 문화로 가득 차 있잖아요. 특히 어린 시절부터 그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P26 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찜찜했던 마음을 털어버릴 수가 있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던 삼국지를 나만 읽어내지 못한게 아닐까 싶던 찜찜한 마음을 홀가분하게 털어내버렸다고나 할까. 이렇게 나와 죽이 쩍쩍 맞는다는 착각을 하며 선생님이 들려주실 사기 이야기를 빨리 만나봐야 겠다.

 

 

이런 과학 기술은 발전 시키지 못하고 편의만 추구하다
페트병 같은 용기가 나온 겁니다. 이것이 나중에 인간에게 어떤
재앙으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의식은 아직까지 덜 진보한 것 같습니다.
지식은 해방됐는지 모르지만 지혜의 차원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P143

중국 사람들은 여행을 글자없는 책 `무자지서`라고 이야기 합니다.
독서가 이성을 단련하는 수단이라면 여행은 감성을 단련하는 수단입니다.
P268

실제로 관포지교는 두 시간 정도 강의를 해야만 풀리는 압축 파일 입니다.관포지교의 전말, 젊었을때 관중과 포숙아가 어떠했고, 나중에 어떻게 죽었으며, 어떤 리더를 만났고, 제 나라가 어떻게 되었으며, 춘추 시대가 어떠 했는지 등을 모두 풀어내자면 두 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러니 얼마나 대단한 압축 파일 입니까

네 글자 안에 뭐가 들어있습니까? 우정,리더십, 인재, 국가의 흥망성쇠, 인성의 약점, 이기심 다 들어있습니다....성어를 많이 아셔도 소용 없습니다. 고사를 아셔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말하는 스토리텔링 입니다.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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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5-03-22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마천의 <사기> 저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요즘 끌리고 있습니다. 아웃사이더로서의 사마천이었지만 그의 업적은 너무나 빛나죠. 유유출판사, 기억해야겠어요. ^^

해피북 2015-03-22 23:35   좋아요 0 | URL
역사를 좋아하시는 봄덕님이시라면 아마 재미나게 읽으실거 같아요^~^
혹시 읽으시면 소식 전해주세용 ㅋㅡㅋ,,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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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을 즐겁게 해주던 '삼시세끼 어촌편'이 종영을 했다. 차줌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뭇 여성들의 호감을 듬뿍 받은 차승헌씨가 프로그램 에서 소개한 음식의 종류만도  83가지에 달한다고 했다. 함께 했던 멤버들에게 그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음식이 무엇인지를 묻는 인터뷰에서 유해진씨는 '콩자반'을 손호준씨는 '제육볶음'을 꼽았다. 이유를 묻자 유해진씨는 '사전 인터뷰에서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자 추억의 반찬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걸 기억해준 차승헌씨가 너무 고마웠다는 이야기와, 손호준씨 역시 자신이 돼지 고기를 너무 먹고 싶어했는데 직접 사가지고 와서 해준 고마움'이라 표현했다. 그러고 보면 음식은 맛도 참 중요하지만 상대를 생각하는 깊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책도 음식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혜의 보물 창고 이자 인생의 깊은 통찰력과 배움의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것이 책이라지만, 작가의 진실한 마음이 내 마음과 맞닿을때 주책 맞은 두근거림과 설레이는 감정을 느끼게되고 몇 번씩 손때 묻혀가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야말로 인생의 길목에서 나와 함께 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동안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으며 괜찮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 몇 권있지만 그녀에 대해 진솔하게 느낄수 있고, 마음에 와 닿았던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라고 말하고 싶다.

 

 

서점에서 근무하는 32살 쓰치다는 경력 10년차의 베테랑 직원. 어릴적 자신이 좋아했던 책을 찾는 손님에겐 자신의 추억담을 들려줄 만큼 자상하고 성실한 사람이자 일상의 낯설지 않는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동안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반복되는 주제 거기다가 특별한 정답도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늘상 그녀의 이야기는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 때문에 찾아 읽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책'이라는 주제가 어울어져 더 큰 끌림을 느꼈던거 같다.

 

 

쓰치다가 근무하는 서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연을 갖은 책들이 소개가 되었는데 죽은 손녀가 좋아했던 만화책, 자취 생활하는 아들에게 선물할 요리책, 도서 테마전에서 소개되는 책, 죽음을 앞둔 큰아버지의 책과 소개팅으로 만난 여자와 어릴적 좋아했던 책을 신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통해 작가 마스다 미리가 좋아하는 책들을 살펴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루시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 구로 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 코야마 추야의 『우주 형제』등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었고 책의 뒷페이지엔 '쓰치다의 책장'이란 글을 실어 소개된 책 목록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인상적이다.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책'으로 꼽은 『먼 북소리』는 읽은적이 있는데, 여행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에게 좀 단조롭게 그려지는 이야기들이 지루해 덮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책을 읽고 여행을 계획하고 실제 다녀온 손미나씨는 '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라는 글귀에 이끌려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거기다 마스다 미리는 따분한 시간 속에서 읽고 싶은 책으로 꼽고 있어서 좀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나는 왜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는지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한다. 바로 이런게 책을 읽는 재미이자, 다양한 책을 만나 읽고 싶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엔 더욱 재밌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서점이라는 배경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까메오. 바로 저자인 마스다 미리가 깜짝 등장하는 모습에 유쾌하게 웃어볼 수 있었는데 왜 영화에서는 까메오로 등장하는 감독들을 봤지만 만화에선 처음인지라 마치 내가 직접 그녀를 만난듯 설레이던 순간이였다. 온라인에서 책을 구입하면 무미건조한 느낌때문에 항상 서점에서 책을 보고 만지고 구입하는걸 좋아한다는 그녀에게 만화 작가로써의 인생에 관한 짤막한 소감과 직접 출연하고 싶었던 이유가 담겨있어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하루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보지 말고 ' 한번도 실패한 적 없는 내일을 위한' 도전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보자고 빨간머리앤의 대사로 격려를 해주는 그녀의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그동안 읽었던 그녀의 책중에서 가장  진솔하게 그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고 책과 삶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어릴적 책과 관련된 특별한 추억이 없어서 내게 아이가 생긴다면 꼭 책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던 나의 생각을 다짐으로 바꿔준 책이라서 한동안은 내 곁에 꼭 두고 자주 들춰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더불어 내일의 나도
핸디터미널로 삐익~하고 찍으면 여전히 같은 순위일까.
인간의 순위를 알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나는 어느 부근일까.
그리고 나는 그 기계로 타인의 순위를 알아보고 싶은걸까 p9

애인과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 간다고 해도
어차피 인생의 추억을 만들기 중 하나겠지.

고급 레스토랑이 특별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되는 사람도 있다. 뭘까. 이거리는 p15

이렇게 나의 하루가 끝나간다.
언젠가는 끝날 나의 인생은
지나가는 수 많은 하루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p161

인생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인간은 책 따위는 안 읽지 않을까
아무것도 찾을 필요가 없다
알 필요가 없다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든 하지 않아도 되는것과 비슷하다.

내가 나의 집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은
하루 밤을 자고 다시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p164

문득 인생의 의미는 뭘까. 하는 질문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아. 하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어떤 인생으로 완성해 갈 것인지
무슨일이 있을때 마다, 오히려 인생 쪽에서
`어떻게 할꺼야?`하고 내게 묻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 물음에 또박 또박 대답하다 보면 나의 인생이 된다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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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 2015-03-22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더라구요. 마스다미리 까메오 출연두요!^^

해피북 2015-03-22 23:36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ㅋ 저두 이 책이 너우 좋더라구요 ^~^

비로그인 2015-03-23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시세끼 어촌편을 저도 재미있게 봤는데
음식과 책을 비교하신 곳에서 공감이 가네요.

저도 마스다미리 책을 몇 권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마스다미리가 까메오로 나왔군요.
ㅋㅋ
책에서도 까메오가 등장..재미있었겠네요.
 
씨앗이 꼬물꼬물
임정은 글.그림 / 별나무(동화)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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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따스한 햇살이 베란다 너머로 한가득 밀려 들어오면 겨울동안 움츠렸던 마음을 풀고 어떤 씨앗을 심어볼까라는 고민을 해본다. 채소류를 심어 풍성한 쌈밥을 먹어볼까. 열매를 맺는 씨앗을 심어 열매를 수확해 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던 참에 반가운 동화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별나무에서 출간한 『씨앗이 꼬물꼬물』인데, 아기 씨앗의 성장과정을 담은 따스하고 정겨운 그림책이다.

 

 씨앗을 심고 식물을 키우다보면 가장 놀랍고 설레이던 순간이 바로 흙속에서 움터져 나오는 생명을 느낄때 였다. 자기보다 몇 배 무거운 흙을 들썩거리며 솟아 나오는 모습을 관찰하게 되는 날이면 삶에 대한 회한스런 마음이 금새 미안해지곤 했다. 그 모습을 임정은 작가님은 정겨운 글로 담아 놓았다.

 

 

작은 씨앗 하나가 흙 속에서 눈을 떴어요

씨앗은 졸린 눈을 비비며

꼬물 꼬물 꼬꼬물

느릿 느릿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씨앗은 흙을 밀어내며

위로 위로

작은 몸을 부지런히 뻗으며

몸부림을 칩니다

 

마침내 씨앗은 따뜻한 햇살과 손을 맞잡았습니다.

 

드디어 땅위로 올라온 거예요

 

어떤 씨앗 일까요

씨앗도 부푼 꿈에 두근 두근

 

 

 

힘겹게 밖으로 나온 새싹이 주위를 돌아보니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 매력적인 친구를 만나게 되고, 자기도 이 꽃처럼 아름다운 꽃을 갖게 될 거라 부푼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자신에겐 꽃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자꾸 다른 모습으로 변해 가는데  친구들은 잡초라고 놀려대 속상하기만 하다.

 

 그렇게 가을이 오고, 겨울이 찾아와 친구들은 모두 깊은 잠에 빠지는데 새싹은 점점 자라 잎사귀를 모두 떨궈 내고서야 잠에 빠져든다. '아기 나무야 아기 나무야 일어나봐 눈을 떠봐' 어디선가 속삭이는 목소리에 눈을 뜬 새싹은  물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 보고서야 자신은 나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기 나무는 주위의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살랑 거리는 봄 바람을 맞으며 가지 가지 마다 예쁜 꽃송이가 피어날 희망을 갖어본다.

 

 동화를 읽으며 뜻하지 않게 위로를 받게 되었다. '나'라는 씨앗 하나가 땅에 떨어져 솟아나오길 서른 여섯해. 자책하고 싶지 않고 우울하고 싶지 않지만 무엇하나 이뤄 낸것도 없고, 특별히 잘한것도 없어 매사가 불만 투성이였다. 주위를 둘러보면 저마다 삶을 가꾸고 살아가건만, 나는 왜 저들과 같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속상할때가 참 많았다.

 

 

그런데 임정은 작가님은 동화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든 삶은 저마다의 삶이 있어 모두다 아름다운 꽃송이로 피어나진 않는다고.  그러니 남들과 조금 다른 모습일지라도 삶을 받아들이면서 희망을 품어보라고. 동화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부분은 아기 나무의 성장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치 우리에게도 무한한 희망을 꿈꿔보란 듯이. 비록 나라는 씨앗 하나가 움터져 나와 잡초 같은 모습에 초라해보일지라도 벛꽃 나무가 되어 화사하고 향기로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고, 탐스러운 열매의 과실나무가 되어 살아갈 수도 있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전달 받은 느낌이랄까. 이렇듯 나는 또 한 권의 동화책으로 위로를 받게 되었다.

 

 

동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필의 밑 그림이 자연스레 노출되고 색연필을 사용해 색칠한 듯한 색감 때문에 정겨운 느낌을 받는다. 글속에는 의성어 의태어가 자주 등장해 아이들과 리듬에 맞춰 재밌게 읽으며 새싹의 성장과정에 대해, 또 희망에 대해 이야기 나눠도 참 좋을 동화책이란 생각도 들며 오디오 북으로 나와 잠자리에 들어도 참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내일은 베란다로 나가 씨앗 하나를 심으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줘야 겠다. 비록 지금은 작은 씨앗에 불과하지만, 네 달후면 무지무지 큰 열매가 되어있을거라고. 그러니 힘을 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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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20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친숙해요. 마치 아이가 직접 색연필로 그린 것 같아요. ^^

해피북 2015-03-20 23:04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저두 혹시 아이들이 그렸나 싶었는데 정보가 없어서요ㅎ 그림 살펴보면 색이 번진것두 자연스럽게 보여서 더 정겹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5-03-2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그림책 너무 예쁜걸요~^^
전 얼마전 새싹재배기를 사서 무순을 키웠는데,
너무 잘 키운 바람에(실은 먹어야 할 때를 지나~--;),
입이 노랗게 되어 재빨리 뒷수습 들어갔습니다여~^^

해피북 2015-03-21 20:44   좋아요 0 | URL
그림이 정말 정겨운거 같아요 ㅎㅎ

새싹키우시는군요! 저두 새싹 키워서 계란 후라이 넣고 입맛없을땐 비빔밥 자주 해먹었는데 ㅎ 한동안 잊고 있었네요 저두 양철 나무꾼님 처럼 새싹 키워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