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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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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오로라님이 쓰신 글중에서 ' 슬픈 판타지'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그 글의 마지막 줄에는 이런 끝맺는 말이 있다.  '말하자면 그는 <마션>에 나오는 덕트 테이프 처럼 영웅적이다. (마션을 읽은 동지들은 알 거다. 덕트 테이프가 얼마나 위대한지!)'

 

정말 일자무식이인 나는 '덕트 테이프'가 사람 이름인 줄 알고 있었으며, <마션>을 읽으며 얼마나 위대한 인물이길래로 시작했다가 결국 그것이 성능 좋은 '테이프'라는 것을 알고 깔깔거리며 웃다가 웃음이 끝날때쯤엔 부끄러워 이불 속으로 숨고 싶었다. 

 

오늘 아침에는 고추장찌개를 끓이기 위해 감자를 꺼내 도마 위에 올리고 보니, 감자에 싹이 보였다. 감자 그리고 싹을 보니 자꾸 마션의 '마크'가 생각났다. 모래폭풍이라는 사고를 겪고서 황무지인 화성에 혼자 남게된 마크가 식량을 늘리기위해 감자에 싹을 도려내 흙에 심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 책의 스토리에 탄복했으며 궤도, 산소, 수소, 이산화탄소, RTG, 기압등 조금 생소하고 난해한 공식과도 같은 설명을 천천히 따라가다보니 마크를 살리기위한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감동하여 끝내 눈물을 그렁거리며 읽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마크의 마지막 대사는 저 깊고 시린 푸른 바다에 잠들어있는 아이들을 생각나게했다. 책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테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 이 현실이 안타깝고 부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쉬운 마음을 영화로 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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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2-03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덕트 테이프가 얼마나 영웅적인지 아셨군요^^ 마크가 덕트 테이프 많이 사랑하잖아요 ㅋ
생각해보면 그 어떤 과학발명품보다 요긴하고요~
전 처음 테이프를 유용하게 쓰면서 감탄하는 마크를 보고 옛날에 나사에서 우주선에서는 중력이 없어 볼펜을 쓸 수 없으니 대용 필기구를 연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소련 우주비행사들에게 살짝 물어보니 ˝우린 연필을 쓰는데?˝ 했다던 그 말이 생각나서 너무 잼났답니다 ㅎㅎ

그러게... 책에서는 화성에 있는 마크도 구해 올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왜 현실에선
그럴수 없는지, 그럴 수 없었던 건지 그러지 않았던 건지 안타깝네요 ㅠㅠ
세월호 다큐 <나쁜나라>가 개봉한다는데, 뭐 그럴거라 예상은 했지만, 개봉관이 얼마 없어서 주말에 서울 시내까지 가서 보아야 할 듯 하네요.

해피북 2015-12-05 13:53   좋아요 1 | URL
ㅋㅂㅋ~~ 덕트 테이프가 마크의 생명을 구했더라고요. 그리고 연필 ㅋㅋ 진짜 웃겨요.
그런데 세월호 다큐영화가 개봉하는군요. 저도 나중에 함 찾아봐야겠어요. 영화관에서 개봉하기 힘들면 아쉽더라도 인터넷배급으로 확돌려서 많은 사람들이 볼수있게했으면 좋겠어요 ㅜㅜ

서니데이 2015-12-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마션을 읽으셔서 이야기를 하시는데, 아직 제대로 안 읽어서...
잘읽었습니다. 해피북님, 좋은 밤 되세요.^^

해피북 2015-12-05 13:5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의외로 책이 재밌었어요. 서니데이님도 얼렁 만나보시길 바랄께요 ㅋㅂㅋ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15-12-06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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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혜수씨가  『모던보이』정지우.2008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읽은 책으로 이지민 원작 소설 『모던보이』문학동네.2008  와 『허삼관 매혈기』가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었다는 기쁨과 설레임은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올 해 하정우, 하지원 주연으로 『허삼관 매혈기』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며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다시금 그때의 감정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소설의 배경으로 흐르는 '문화대혁명'에 관해 살펴보면 소련과의 우호관계가 틀어졌던 시기이며 산업경제발전에 심혈을 기울이던 1958년 농촌의 일손인 청년들이 산업인력으로 대거 투입되어 농촌에 심각한 일손 부족과 더불어 자연재해까지 겹쳐 농민 2천만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산업경제발전을 위한 대약진 운동이 실패함에 따라 당시 마오쩌둥 주석은 권위 회복과 주도권 확립을 위한 권력투쟁 운동인 '문화대혁명'을 주도하게 되었다는것.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무척 혼란스럽던 시기였던것.

 

 

 

생사(生絲)공장에서 일을 하지만 가정을 이룰만한 돈을 모을수 없던 삼관은 방씨와 근룡이를 따라  피를 파는 병원에 들어간다. 처음 피를 팔고 나오면서 후들 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찾아간 곳은 승리반점. 피를 판 후 꼭 먹어야 한다며 탁자를 두드리며 외치는 소리 '돼지간볶음 한 접시와 황주 두 냥'는 구슬픈 운율의 서막이자, 내 기억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피를 팔아 모은돈으로 꽈베기 서시 허옥란을 아내로 맞이한 삼관은 5년동안 일락,이락,삼락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一樂 즉 한번의 기쁨, 두번의 기쁨, 세번의 기쁨을 느낄 정도로 허삼관은 단란한 가정에 만족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애지중지 키우던 일락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님을 알게되며 단란하기만 했던 가정에 풍파가 찾아온다. 일락이의 아비가 하소용임을 알게된 허삼관은 분노스런 마음에 임분방과 외도를 하게되고, 그 일이 발각되면서 하소용 사건은 일단락 되어진다. 이전처럼 일락이를 대하지 못하는 허삼관이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따스한 마음으로 소설을 읽는 동안 절절한 부정을 느끼고 몰아치는 인민재판과 문화대혁명의 변환으로 뿔뿔이 흩어진 자식들과 자식을 지키기위해 목숨을 담보로 피를 팔며 돈을 마련한 허삼관의 부정을 보며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요 일장춘몽(日場春夢)이라. 행복할것만 같던 가정에 찾아든 모진풍파로 인해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할 모진 세상에서도 끝내 철없는 자식들을 품는 부정과 모정을 느끼며 나의 부모님들을 떠올렸다.

 

 

헤지고 헤진 장갑을 낀 삼관은 가족 옷을 만들기 위해 새 장갑을 모으고 침대 밑 쌀독에 쌀을 한줌씩 모으는 옥란의 모습을 보며 그 옛날 음식 앞에서 자식들 주라며 손을 저으시던 아버지 모습,  야채트럭이  지나는 소리에 부리나케 뛰어나가 아저씨와 옥신각신하며 값을 흥정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 뭉클하였다. 어쩌다 한 번 아버지 회사에서 나오던 가전제품을 장농 제일 윗선반에 올려두고 이것은 큰애꺼 저것은 작은애꺼라며 자꾸 쓰다듬던 손 길, 매서운 겨울날 온기없는 방안에 앉아 계시면서도 자식들 방안 온기 걱정하시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장성한 자식들은 각자의 길을 찾느라 부모님은 보이지 않고, 모진 세월은 부모님 기억속에만 남아 인생은 원래 그런것이라 다독이시는 부모님 앞에, 아프다는 소식에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생신때도 가지 못했던 일들이 겹치면서 허삼관의 넋두리에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 밥 먹이고 옷 사 입히고 돈 쓸때는 아들이 셋이나 되는데, 엄마한테 밥을 들고 갈 아들 녀석은 한 놈도 없네 그려'P223

 

 

' 지나간 삶을 추억하는 것은 그 삶을 다시 한번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글쓰기와 독서는 기억의 문을 두드리는 일 혹은 이미 지나가버린 삶을 다시 한번 살아보려는 뜨거운 욕망과도 같은 것이다p12~13

 

 

승리반점에 앉아 아내 옥란과 시켜 먹은 돼지간볶음 세 접시와 황주 한 병은 인생의 어떤 역경에서도 놓을수 없는 부정과 모정에 대한 마음이며, 다시 살아도 자식들의 아비로 살아가겠다는 부모의 마음이 전해지는것 같아 소설을 덮을때까지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소설은 허삼관이라는 인물을 통해 부모의 마음과, 철없는 자식들의 모습을  우리네 삶속으로 비추는 거울처럼 느꼈다. 또한 인생이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삶의 연속일지라도 '푸르고 무성한 산이 있는 한 땔나무 걱정은 없다'P157던 말처럼 어떤 역경에도 포기하지 말고 살아보라는 격려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소설을 영화로 상영중이라 실은 걱정이 앞선다. 소설이 담고 있는 격동의 시기와 맞물린 아픔까지 잘 그려낼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설을 읽는 동안 주성치가 떠올랐음을 시인해야겠다. 아마도 주성치라면 시대 전반을 아우르고,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아직 하정우씨의 영화를 보지도 않았는데... 괜한 걱정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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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5-01-23 1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도서관에서 읽다가 만 책인데요. 영화를 보면서 다시 완독을 하고 싶었어요. 영화는 중국풍이 물씬나기에 아마 공감하는 부분이 떨어질 것 같아요. 연기는 모두 훌륭했죠. 아예 중국을 배경으로 찍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해피북 2015-01-24 19:3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망설였는데 함 봐야겠어요ㅎ 저는 7년전에 읽을적엔 허삼관을 다 이해하지 못했는데 가정을 이루고 살다보니 거즘 이해가 되서 재밌게 읽었어요ㅋ 봄덕님두 꼭 읽어보세요ㅋㅋ
 
모던보이 -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제5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이지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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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이용해 영화 모던보이를 보았지요

김혜수씨가 원작을 읽고 영화를 찍었다던 말에 혹해서 책도 구입하구요

영화속 조난실과 이해명 그리고

원작속 조난실과 이해명은 실로 다른 인물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박해일이 그려낸 해명은 여성이라면 만나고 싶은 그런 열정적인 남자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대.

여성들이 그리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했던 시절.

해명의 눈앞에 나타난 여인은 억압된 여성이 아닌 자신의 모든 빛을 발산하는 모던걸 이였죠.

한순간  모든것을 걸고라고 곁에 두고싶었던 여인.

카멜레온 같으면서도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순수한 여인

해명은 그녀를 위해 조국을 지키고 그녀를 위해 목숨을 거는

그녀만의 낭만의 화신이 되어버린 남자. 

시대도 맞선 해명의 사랑.

이런 사랑을 받는다면 전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겠더군요.

 

허나 원작 속 해명은

정말 지질구질하고 한없이 이기적인 남자로 보여집니다.

왜 그토록 그녀에게 집책했는지 자신조차 이유도 모른채 무작정 집착하는 인물.

지독한 집착해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막판의 반전.  허무했습니다.

 

영화속 조난실이 조국에 대한 열의에 가득찬 매력적인 인물이며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신여성이였죠.

그시대의 보기드문 여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거 같더군요.

나라를 위해서 사랑도 버리고 마는 여인.

강철처럼 강한듯 보이지만,

한없이 해명 앞에선 약해 보이는 여인.

사랑이 그립고 행복이 그리웠을 가련한 여인.

 

 

원작속 조난실은 조국에 대한 열의만 있을뿐 이기적 사랑이 몸에 밴 여인이였습니다.

 그녀가 원했던 독립에 대한 의지가 약간 의심스럽더군요.

팔색조 같기는 하나 그저 팔색조에 그치는 그런 여인.

 

영화를 먼저 봐선지

원작에 대한 기대가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원작속 해명은 지독히도 자기중심적인 첫사랑에 목이맨 남자 였습니다.

 

그래서 영화로 보는 재미와 책으로 보는 재미 두마리를 잡고 보니

이렇게 영화속 인물에 깊이 매료되어 몇자 적어봅니다.

 

역시 작가들이 보는 세상과

감독들이 만들어낸 세상은

천차만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다른 세상이더라는점.

 

깊어가는 가을 밤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며

그토록 조국을 위해 사랑을 간직한 두사람의 얼굴을 수놓아 봅니다.

 

 아참~~ 원작에서의 인물구성과

  영화속 인물구성이 확연히 다르다는점~~

  그래서 더욱 좋았다는 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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