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정신은 평면에 굴복하지 않는 나무의 수직성과 같다. 어떤 홀륭한 시인이 있다면 그 시인의 시를 본받을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본받아야 한다는 말을 오랫동안 옷처럼 입고 살았다. 속에서는 불꽃을 피우나 겉으론 한 줌 연기로 날려 보내는 굴뚝의 정신, 세찬 물살에도 굽히지 않고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정신, 속을 텅 비우고도 마디가 굵어져도 굽어지지 않고 꼿꼿하게 푸른 잎을 피우는 대나무의정신, 폭풍이 몰아쳐도 눈비를 맞아도 독야청청하는 소나무의 정신이 시인의 정신이라 믿으면서, 시마(詩)에 끄달리면서 궁하게 견뎌온 것이다. 정신이란, 고독을 공기처럼 필요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안시기의 내 시의 비밀이다. - P103

말은 침묵이 근접할 때 가장 사람의 마음에 와 닿는 것이다. 시인들이야말로 어떤 시대 어떤 곳에 살더라도 말을 찾는 존재일 것이다.
어느 시인은 시란 침묵에 사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했다. 시란 그 안에 깊은 독을 지닌 강력한 말이므로 시인은 언어에 끌려다니지 말고언어를 주재해야 한다. 시의 새로움이란 어떤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진실을 품고 있는 것으로 결정된다. 진실은 그 자체로 호소력이 있기때문이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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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양산되는 만큼 패거리도 많고 끼리끼리 아니면 따로따로다. 고독하게 적막하게 혼자 견딜 줄 모르고, 침묵에 겁을 먹고 불안해하는 시인이 많은 것 같다.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으면 소외당하는것 같아 어떤 줄이든 잡으려고 야단들이다. 고독할 때 가장 순수해지고강해지는 것이 시인인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럴 땐 ‘나는 대 - P89

•부분의 시간을 나 혼자 지내는 것이 가장 건전하다고 생각한다"던소로의 말이 생각나고 "고독과 싸우는 인간의 의지에 매료되어 문학을 했다"던 헤밍웨이가 생각난다. 시의 위기란 시를 죽이는 사회 탓도 있겠지만, 고뇌하지 않고 고독할 줄 모르는 시인 탓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부터 변화해야 할 것 같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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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시인답게 살려면 시 쓰기에 절차탁마가 따라야 한다. 시에몰두하고 갈고 닦느라 몸이 마를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시간에 맞서는 정신의 긴 투쟁‘이라 했을것이다. 시인으로 잘 산다는 것은 내 경우에는 시로써 나를 살린다는뜻이다. 어떤 일을 해도 시만큼 나를 살려주는 것은 없을 것 같다. - P23

"평범한 사실의 나열은 글이 아니다. 특징적인 점을 포착해 집중적으로 묘사해야만 성공한 작품이다. 이목구비를 그릴 게 아니라고눈썹과 뺨의 세밀함을 살려 그 사람의 가장 특징적인 면모를 드러내라. 내가 오래 전부터 기억해온 조선시대 이건창의 창작법인데 지금도 시인들에게 유효하다. 특징적인 것을 드러낼 수 있을 때 독특한자기만의 개성 있는 글이 될 것이다. - P56

시를 많이 읽다보면, 그 시인이 어떤 소재를 어떤 의미로 어떻게표현하려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처음으로 시를 읽을 때는 시구 하나하나를 따지듯이 읽지 말고 그냥 스치듯이 읽어야 한다. 자꾸 읽다보•면 무엇인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 P78

시는 읽으면 읽을수록 빈 곳이 채워져서 마음속 깊은 곳에 풍요로운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시 한 편을 읽은 날의 마음과 읽지 않은날의 마음이 확실히 다를 것이다. 좋은 시 한 편을 읽고 며칠을 잘 보낼 수 있고, 감동받은 시를 가슴속에 넣고 평생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시가 독자들에게 주는 최상의 혜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P79

말을 가지고 작업해야 하는•것이 시인의 운명이며 팔자는 끌로 파도 파지지 않는다고 하니, 시•쓰는 일을 내 운명이라 생각하기로 한다. 문학이 ‘성격의 힘‘으로밖에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성격의 힘이 바로 운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학은 결국 자기 구원을 위한 글쓰기다.
시는 내게 어둠을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시가 아니었으면 천사와 악마의 싸움터인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었을까.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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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질문이 많아질 때 그때가 가장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을 때다. 산문을 쓸 때보다 시를 쓸 때는 차분한 분위기가 제일 바람직하다. 산문이 펼침이라면 시는 오므림이다. 그러므로 시를 쓸 때는더욱 차분한 분위기라야 하고 마음도 차분해져야 한다. 산문이 이미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세계의 유물이라면 시는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없는 세계의 발견물이다. - P11

책은 나에게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주었고 책 읽기의 즐거움도 함께 주었다. 책은 부모님과 선생님 다음으로 나를 키워주었다. 책을열심히 읽었던 탓인지, 작문 시간에 발표한 글이 교지에도 실리고 선생님의 칭찬을 듬뿍 받을 수 있었다. 그 칭찬이 내가 시를 쓰게 된 첫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가장 힘 있는 격려는 칭찬이었다. 내가 문학소녀가 된 것은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와 책 읽기와 집안 분위기가 나를 부추긴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만일 문학소녀의 꿈을 버렸다면, 지금, 무엇이 되어 살아갈까 생각하다 보면 시인으로 살아가는일이 고마울 따름이다. 결국 소녀시절의 꿈이 내 문학의 첫 길을 열어준 셈이다. - P16

내 문학의 첫 길은 국민(초등)학교 사학년 때 시골 학교의 작문대회에서 뽑힌 내 동시를 보고 "너는 앞으로 시인이 될 거야"라고 하신김한숙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이렇듯 내 시의 뿌리는 유년시절에 깊이 닿아 있다. 그땐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 P19

하는 사람인지 몰랐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신 사람이니까 훌륭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다음에 꼭 시인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었다.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나를 꿈꾸게 했던 것이다. 그 꿈은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지 십오년 만에 대학생 시인이 되면서 이루어졌다.
내가 대학 삼학년이던 1965년이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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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이상 인구가 밀집한 장수마을인 ‘블루‘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이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들려준
‘장수인들의 공통점‘은 "아침에 눈을 뜨는, 아니 떠야 하는 이유"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제 다하지 못한 소일거리의 단순한 연장선일 수도 있고, 좀 더 계획적인 목표지향의 숙제일 수도 있다.
- P189

 그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아니 그렇게 실행하고 나니, 잡스가 강조한 ‘헝그리‘(hungry)와 ‘풀리쉬‘(foolish)의 의미가 비로소 읽혔다. 직역으로 이해하면,
공복(hungry)은 최고의 건강 비결 중 하나인 다이어트이고 우직함(foolish)은 매일 같이 빼놓지 않는 반복의 운동이다. 단순한 반복은 ‘어리석은‘ 소모가 아니라 성과와 도약을 약속하는 ‘우직한‘ 습관이었다. 이런 반복이 어느 날 포기할 만큼 지겹거나 무료해지면, 그때서야 우리는 ‘열망이부족해져서‘를 가장 큰 이유로 찾을지도 모른다.  - P233


『루틴의 힘2』으로 다시 돌아와보자. 이 책의 에필로그에는 아주 마음에 드는 문구들이 여럿 있다. 그중 ‘더 나은당신‘이라는 말이 있는데, ‘더 나은 당신‘이 행동을 좀 더빠르게 하고, 의지력이 강하며, 추구하는 가치를 더 자주실행에 옮긴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은 당신‘은 내가믿어야 할, 믿을 만한 나의 가능성을 말한다. 다만, 믿을만한 가능성은 아주 많이 힘겨울 뿐이다. - P235


‘더 나은 당신‘은 당신 행동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태어나고 죽는다. ‘더 나은 당신‘은 확고히 정해진 과거가 아 - P235

니라, 역동적으로 바뀌는 현재이다. ‘더 나은 당신과 당신자신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은 단순히 어제의 당신을 이겼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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