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질문이 많아질 때 그때가 가장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을 때다. 산문을 쓸 때보다 시를 쓸 때는 차분한 분위기가 제일 바람직하다. 산문이 펼침이라면 시는 오므림이다. 그러므로 시를 쓸 때는더욱 차분한 분위기라야 하고 마음도 차분해져야 한다. 산문이 이미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세계의 유물이라면 시는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없는 세계의 발견물이다. - P11

책은 나에게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주었고 책 읽기의 즐거움도 함께 주었다. 책은 부모님과 선생님 다음으로 나를 키워주었다. 책을열심히 읽었던 탓인지, 작문 시간에 발표한 글이 교지에도 실리고 선생님의 칭찬을 듬뿍 받을 수 있었다. 그 칭찬이 내가 시를 쓰게 된 첫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가장 힘 있는 격려는 칭찬이었다. 내가 문학소녀가 된 것은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와 책 읽기와 집안 분위기가 나를 부추긴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만일 문학소녀의 꿈을 버렸다면, 지금, 무엇이 되어 살아갈까 생각하다 보면 시인으로 살아가는일이 고마울 따름이다. 결국 소녀시절의 꿈이 내 문학의 첫 길을 열어준 셈이다. - P16

내 문학의 첫 길은 국민(초등)학교 사학년 때 시골 학교의 작문대회에서 뽑힌 내 동시를 보고 "너는 앞으로 시인이 될 거야"라고 하신김한숙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이렇듯 내 시의 뿌리는 유년시절에 깊이 닿아 있다. 그땐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 P19

하는 사람인지 몰랐지만 선생님이 말씀하신 사람이니까 훌륭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다음에 꼭 시인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었다.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나를 꿈꾸게 했던 것이다. 그 꿈은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지 십오년 만에 대학생 시인이 되면서 이루어졌다.
내가 대학 삼학년이던 1965년이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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