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 개정판
줄리아 카메론 지음, 임지호 옮김 / 경당 / 2012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여러 책에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전부터 읽고 싶었다. 줄리아 카메론이 쓴 이 책은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한꺼번에 집중해서 읽기보다는 하루에 한 챕터씩 읽고 한 편의 독서 일기 형식으로 정리를 해 나갔다.(타블로그에) 시간적 여유가 그다지 없기도 했고, 이 책은 이렇게 천천히 읽었던 방식이 딱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내면과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으니까.

 



 저자 줄리아 카메론은 소설가이자 시인, 시나리오 작가, TV  프로듀서, 영화감독, 문예창작 강사, 작곡가 등 다재다능한 예술가로 활동했다. 1946년 시카고 근교에서 태어났고, 조지타운 대학교와 포덤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시카고 트리뷴, 뉴욕 타임스, 보그, 마드무아젤, 코스모폴리탄, 롤링 스톤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그러다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와 결혼하여 그의 대표작인 <택시 드라이버>, <뉴욕 뉴욕>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하기도 했으나 결국 그와 이혼한 후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졌는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비롯한 인간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바로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처럼 상처받은 사람들의 창조성을 치유하고 어루만져줄 소명감을 느꼈다. 12년간의 가르침과 20년간의 다양한 예술활동에서 추출해낸 결정체가 이 책에 농축되어 있다. 이 외에도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적 재능을 꽃피웠다.




 이 책의 활용법은 먼저 한번 쭉 읽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이 책이 나왔을 무렵 창조성을 가르쳐 드립니다라는 말을 듣고 사람들은 의아해했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흔히 창조성은 타고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저자는 이 책에서 훈련을 통해서 창조성을 일깨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훈련이란 다름 아닌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모닝페이지라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아티스트 데이트를 할 것을 권한다. 이것은 예술의 샘 채우기라는 활동인데 거창한 건 아니다.

 



 우선 모닝페이지를 활용하는 것을 소개하겠다. ‘모닝페이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의식흐름을 활용해서(쉽게 말하면 그냥 생각의 흐름대로. 적어도 마르셀 프루스트의 흉내는 낼 수 있는 것이다.^^) 세 쪽을 쓰라고 한다.(노트를 활용하라고 되어있다. 나는 그냥 PC에 썼다.) 누구에게 보여줄 게 아니니까 솔직하게 쓰란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냥 쓰라고 한다. 쓸게 없더라도 쓸만한 말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라는 말이라도 쓰라고 한다. 사실 나는 한참 전부터 모닝페이지를 써왔다. 2,3년은 된 것 같은데 꼭 아침에 쓴 건 아니고 그냥 하루 중 아무 때나 일기처럼 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별도로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가지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내면에서 들리는 자신의 창조성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매주 2시간 정도를 실천하면 되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예술의 샘 채우기를 하는 활동이다. 예술은 이미지를 이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를 위한 활동은 냄새나 소리, 음악 듣기, 5분간 춤추기 등이다. 또 요리를 하면서 야채를 썰고 당근 껍질을 벗기고 사과를 깎는 행동에서 배울 수 있다. 많은 작가들이 음식을 만들면서 영감을 받은 경우를 많이 보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도 음식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가.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으면서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두 가지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다음에 본격적으로 창조성을 일깨우기 위한 단계로 들어간다. 한주 분량이 끝나면 과제점검코너가 있다. 그냥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정감을 되살리고 정체성을 되찾는 방법부터 맨 마지막에는 신념을 회복하는 방법까지 12주의 여정을 돌아본다. 그리고 소모임을 하는 유용한 팁도 나온다. 결국 창조성을 되찾는 과정은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대화하는 과정이었다. ‘모닝페이지는 그 대화를 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는 것이다. 하다 보면 괜히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게 아닌가, 회의가 들 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 써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무시하는 작은 상처들을 잡아내고 미처 인정하지 못했던 자신의 성과들을 끄집어내어 현실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모닝페이지는 거울을 닦는 일과 같다고 한다. 나와 나의 실체 사이에 낀 때를 닦아준다고 한다. 그리하여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되는 때가 온다고.

 



그리고...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글 읽기를 중단하라는 말이 나와서 놀랐다. 그것도 일주일 씩이나! 창조성이 막혀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서는 중독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재료로 직접 요리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일이기 때문이란다.(그건 맞는 말이다) 매일 읽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없는 내가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책 좋아하는 사람 모두 마찬가지.^^) 1주일짜리 여행을 떠난다면 100% 실행할 수 있다! 여행 중에는 책을 아예 가져가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 방법이 창조성 정체를 풀어주는 아주 강력하고도 놀라운 방법!!이라는 사례를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8주차의 의지를 되찾는다, 는 이야기는 아주 유익하고 알찬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거나 돈이 없다거나 하면서 핑계를 대는 일은 우리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창조성을 가로막는 최대의 거짓말이라고 한다.

 



 최근 그림 그리는 할머니 김두엽입니다를 쓴 할머니의 책이 화제에 오르고 있는데 그분은 83세에 그림을 시작하여 94세에 이 책을 내셨다. 예전에 읽었던 탸샤 튜더 할머니,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러니 무슨 일을 시작할 때 늦었다고 핑계 대지 말자.

 



어떤 일이건 극적인 성공은 없다고 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나아가라고 한다. 왜 이렇게 글이 제대로 안 써질까 걱정하지 말고 매일 써야 할 분량을 써내라고 한다. 그것이 단계를 밟는 것이라고 했다.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결과를 먼저 상상하느라 시간을 허비한다고 하는 얘기에 웃음이 났다.

 




우리는 시나리오를 하루에 세 쪽씩 쓰는 대신 시나리오가 팔리면 어떻게 할리우드로 이사 갈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팔 걱정을 하느라 너무 바빠서 아예 쓰지도 못하니 할리우드로 이사 갈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P245)

 



 이 밖에도 일이나 음식 술 등 중독에서 벗어나 자기보호에 힘쓰기, 무기력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나의 아티스트를 북돋아 줄 사람을 주위에 두어야 하며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믿는 신념을 회복하라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모닝페이지를 쓰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꾸밈없는 예술 행위이다.



그것은 그냥 빈둥거리며 낙서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아이디어가 빛을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지 천천히 모양을 갖추어가는 방법이다.(P327)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닝페이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모닝페이지는 일종의 명상하기와 같다고 한다. 과연 맞는 말이다. 글로 쓰는 명상이다. 요즘 원고 수정, 보완 작업을 하는 중인데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모닝페이지에 글감 내용을 분석을 하면서 써나가다 보면 윤곽이 드러나기도 해서 신기했다. 그리고 야호! 하는 순간도 있었다.

 



 이 12주의 창조성 워크숍 과정을 통해서 주부, 변호사, 작가, 화가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창조성을 되찾고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도 쭉 실천 활동을 통해서 창조성을 되찾고 유지하는데 훌륭한 안내서가 되리라 믿는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많은 독자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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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18 20: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모나리자님 원고 수정 보완 작업 중이시라면 작가님 ??

모나리자 2021-05-19 08:37   좋아요 3 | URL
아직은 아니구요.ㅎ 되어가는 중이라고 할까요?ㅋ
감사합니다. 스콧님!!
징검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_^!

새파랑 2021-05-18 2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궁금하네요~! 이런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리뷰라도 한번 잘 써보고 싶은데 ㅎㅎ

모나리자 2021-05-19 08:40   좋아요 3 | URL
이 책 한 권으로 작가가 세계적인 명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대요.
대단한 작가죠.
새파랑님은 엄청 쓰고 계시니 일취월장 하실거예요. 나탈리 골드버그의<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도 정말 좋아요.
‘글쓰기는 글쓰기로만 배울 수 있다‘고 해요. 화이팅! 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님.^^

그레이스 2021-05-18 23: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보고 싶어요~♡

모나리자 2021-05-19 08:43   좋아요 4 | URL
네, 책읽고 글쓰기 좋아하는 분이라면 모두 읽으면 좋겠어요. 흔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실천하는 건 어려우니까요. 과제와 점검 활동이 1주 분량인데 참 많아요. 천천히 읽으면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레이스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공쟝쟝 2021-05-31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창조적 영감이 필요할때 꺼내 읽겠습니다!!

모나리자 2021-06-01 11:54   좋아요 1 | URL
네~감사합니다~^^
6월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