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 장대한 동슬라브 종가의 고난에 찬 대서사시
구로카와 유지 지음, 안선주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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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들려왔을 때 '설마 전쟁이 일어날까?' 안이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2월 24일 침공을 시작으로 8개월이 흐른 현재, 전쟁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는 핵 사용 가능성을 보이며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이 600만이 넘었고 무고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쟁 하면 늘 떠오르는 질문이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우크라이나 주재 일본 대사와 니혼 대학 국제 관계학부 교수 등을 지내고 현재 우크라이나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구로카와 유지(1944~ )가 2002년에 발표한 책이다. 저자는 1996년 우크라이나 대사로 임명되면서 '농업국에 부임한다는 생각으로 우크라이나로 향했'(p.5)으나 대사로 일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매우 복잡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대국'(p.5)임을 실감하고 자신의 그 '발견'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썼다고 머리말에서 밝힌다.


이 책은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우크라이나 땅을 둘러싼 역사의 관점에서 풀어냈'(p.9)는데, 그 역사는 기원전 8세기 '기마와 황금의 민족 스키타이족'까지 거슬러 올라가 10~12세기 키예프 공국을 거쳐1991년 소련으로부터의 독립 후 까지 다룬다. 


우크라이나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키예프 루스 공국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공국이라고 하면 작은 나라를 떠올리지만 키예프 루스 공국은 9세기부터 13세기까지 '중세 유럽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대국이었다.'(p.41) 키예프 루스 공국이 13세기 몽골의 침입으로 종말을 맞이하고, 우크라이나 땅은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의 지배를 받다가 17세기 코사크가 중심 세력으로 자리를 잡는다. 


한편 키예프 루스 공국이 쇠퇴해 가던 시기, 우크라이나 동북쪽에 위치한 모스크바 공국은 강대해지기 시작한다. 1453년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자 모스크바는 자신들을 '제3의 로마'이자 '전全 루스의 군주'라 칭하며 키예프 루스 공국이었던 땅을 차지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대공국과 싸워 조금씩 영토를 확장해 나간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자신들이 '키예프 루스 공국의 직계 후계자'(p.42)라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논리는  키예프 공국이 멸망한 후, 우크라이나 땅은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의 지배를 받아 나라 자체가 소멸해 계승자가 없었으나, 모스크바 공국은 단절되지 않고 존속하여 키예프 루스 공국의 제도와 문화를 계승해 훗날 러시아 제국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당시 모스크바는 민족도, 언어도 달라 16세기가 되어서야 슬라브어를 사용했고, '15세기의 모스크바는 키예프 루스 공국의 지배 아래에 있었던 비非슬라브 부족의 연합체'(p.44)였으며, 키예프 루스 공국의 정치,사회,문화는 몽골에 의한 붕괴 이후에도 '서우크라이나 지역에 번성한 할리치나·볼린 공국으로 계승'(p.44)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국격에 관련된 중요한 문제'로 '키예프 루스 공국의 정통 계승자 여부에 따라, 자기 나라가 1000년 전부터 이어온 영광의 역사를 가진 나라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러시아의 한 지방에 불과했던 단순한 신흥국인지를 가늠하는'(p.44)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우크라이나 역사를 이야기할 때 키예프 루스 공국 다음으로 코사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코사크는 15세기 경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남부 스텝 초원지대에 거주하던 자치적 무장집단으로 16세기에는 드네프르강 하류에 자포로제 시치를 건설한다. 코사크는 헤트만을 중심으로 하는 군사조직으로 이들의 삶을 로맨틱하게 그린 것이 니콜라이 고골(1809~1852)의 <타라스 불바>(1835)이다. 율 브리너가 주연을 맡은 영화 <대장 부리바>로도 유명하다.


17세기 폴란드의 지배를 받던 코사크는 크림 타타르와 동맹을 맺고 폴란드와 대적해 왔는데, 1651년 다시 시작된 폴란드와의 전투에서 타타르군이 배신을 하는 바람에 전쟁에서 지게 된다. 당시 코사크의 헤트만이었던 보흐단 흐멜니츠키(1595~1657)는 폴란드에 대항하기 위해 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모스크바와 보호협정을 맺는데, 이것이 바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두고두고 문제가 되는 1654년의 페레야슬라프 조약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하나의 독립국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부로 보는 것도 바로 이 조약을 근거로 하는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그저 '단기적 군사 동맹일 뿐 흐멜니츠키도 코사크도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모스크바에 영구히 맡겼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p.128)는 것이다.

아쉽게도 조약 원본이 남아 있지 않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러시아 주장에 따르면 이 조약에 '코사크와 우크라이나인은 차르에게 충성을 맹세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고 하니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되었든 '페레야슬라프 조약은 우크라이나에게는 결과적으로 파멸의 첫걸음이 됐지만 모스크바에게는 제국으로의 길을 내딛는 큰 한 걸음'(p.130)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크라이나는 '대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p.279)을 가진 나라이다. 면적은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넓고 인구도 5000만 명으로 프랑스에 필적한다. 세계 흑토의 30퍼센트를 차지해 '21세기에 세계가 식량 위기에 처할 경우, 위기에서 구해낼 잠재력을 지닌 나라'(p.279)이다. 철광석은 유럽 최대 규모의 산지를 자랑하고 과학 기술의 수준도 높다. 

또한 유럽과 러시아, 아시아를 잇는 통로로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수세기에 걸쳐 많은 세력이 우크라이나 땅을 탐냈고 저자는 이를 두고 '풍요로운 땅을 가진 자의 비극'(p.218)이라고 말한다. 


천 년에 걸친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개괄하고 나니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내재해 있는 근본적인 갈등의 원인을 알 듯 하다. 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하는지, 왜 키예프가 아닌 키이우로 불러 달라고 하는지, 동슬라브의 종가(宗家)로서 '루스'라는 이름마저 러시아에게 빼앗긴 우크라이나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자신들의 언어, 종교, 문화를 지켜온 우크라이나. 더 이상은 이 풍요로운 땅이 강대국에 의해 유린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저자는 '우크라이나가 독립을 유지하고 안정되는 것은 유럽,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있어 중요하다'(p.280)고 말한다. 

부디 하루속히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


1962년 영화 《대장 부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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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0-22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우크라이나 전쟁이 8개월이 지났군요. 시간이 참 빠르면서도 기간이 길어지니까 감정도 무뎌지는거 같습니다 ㅜㅜ 끝나기는 할까요? ㅎㅎ

coolcat329 2022-10-22 21:04   좋아요 2 | URL
우크라이나인들이 화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거 같습니다. 부디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얄라알라 2022-10-24 01:27   좋아요 2 | URL
저도 coolcat님 이 리뷰 읽으며, 아, 8개월이 흘렀구나...하면서 초창기에는 전쟁 빨리 끝나라는 마음으로 아침이면 해외속보 찾아보던 제가 8개월인지도 모르게 관심 낮춘 데 반성했어요..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문 읽으며
coolcat님 말씀하신, 그 엄청난 힘을 느꼈었는데...

양 국 사람들에게 오래 남을 정신적 상처가 몸으로 드러날텐데......

경제적 군사적 차원 외에, 정체성(정통성?)의 측면에서 이 전쟁을 생각해보게 해주는 리뷰, 감사드려요 coolcat님!

coolcat329 2022-10-24 09:55   좋아요 1 | URL
얄라님/저도 8개월이나 지난 걸 알고 놀랐어요.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혀 몰랐었는데 그들의 역사와 정체성이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정성스런 댓글 감사해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10-23 0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좋지 않은 영향만 끼치네요 ㅠㅠ
저는 미친 푸틴이 핵을 터뜨릴까 걱정됩니다. 우크라이나에 빨리 평화가 오기를 기대해요^^

coolcat329 2022-10-23 07:56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미친 독재자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고 고통받으니 참 ...

레삭매냐 2022-10-26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대장 부리바의
주연이 율 브리너 아재
였군요 !!!

션한 대머리~

우쨌든 전쟁은 반대합니다.
속히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오길.
 
카르멘 펭귄클래식 123
프로스페르 메리메 지음, 송진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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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파탈의 대명사 카르멘은 비제(G. Bizet 1838~1875)의 오페라로 유명하다. 오페라 《카르멘》중 카르멘의 아리아 <하바네라>를 유투브에서 보다가 원작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érimée 1803~1870)는 프랑스 파리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여러 언어에 능통하여 푸시킨의 작품을 번역하고 투르게네프와 교우하는 등 프랑스에 러시아 문학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그가 가장 두드러지게 활동했던 분야는 고고학으로 26년 동안 역사 기념물 총 감독관으로 재직하면서 고고학 답사를 위하여 이탈리아, 스페인, 코르시카 등을 여행했는데, 이 때의 경험이 그의 대표작인 <카르멘>과 <콜롱바>로 결실을 맺었다. 


이 책에는 표제작 <카르멘>과 <콜롱바> 두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1845년 발표된 <카르멘>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을 배경으로 집시 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보수적인 바스크 출신의 돈 호세는 성실한 군인으로 세비야의 담배 공장에서 경비를 서다가 공장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집시 여인 카르멘을 알게 되고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돈 호세는 그녀가 악녀임을 알지만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은 그를 점점 파멸로 몰고 간다. 카르멘이라는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돈 호세와 목숨보다 자유를 중요시하는 카르멘의 이야기가 메리메의 절제된 문장을 통해 더욱 강렬하게 그려진다. 

카르멘이 어떤 여자인지 대사 몇 개를 적어본다. 


"특히 명령은 질색이야. 내가 원하는 건 자유로운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야. 나를 막다른 길로 몰지 마."(p.70)


"우리는 양배추나 심자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 팔자는 이방인들의 돈으로 사는 거야."(p.71)


"조심해. 누군가 나한테 어떤 걸 금지하면 나는 그걸 바로 행동에 옮겨."(p.72)


"우리 사이는 이제 끝났어. 당신은 남편으로서 나를 죽일 권리가 있어. 하지만 카르멘은 언제나 자유로울 거야. 보헤미안으로 태어나서 보헤미안으로 죽을 거야." (p.77)


<콜롱바>는 메리메가 1840년 발표한 작품으로 나폴레옹의 고향 코르시카를 배경으로 한다. 카르멘이 자유를 포기할 수 없는 여인이라면 콜롱바는 복수심에 불타는 여인이다. 


["제 상복을 벗기는 사람은 저쪽 여자들에게 상복을 입혀야 해요."(p.162)]


델라 레비아 가(家)의 딸 콜롱바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 바리니치 가에게 복수할 날만을 고대하는데, 오빠인 오르소 중위가 고향으로 돌아 오자 이제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며 오빠에게 방데타(vendetta 친족에 의한 복수)를 하라고 재촉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프랑스에서 지낸 오르소는 코르시카의 오랜 관습인 방데타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며 주저하고, 여동생의 비난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한다. 콜롱바는 이런 오빠를 복수에 끌어들이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데, '코르시카의 옛 관습을 대변하는'(p.124) 콜롱바의 활약이 흥미롭다. 


두 소설 중 나는 <콜롱바>를 더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으로 알게 된 코르시카 섬이 복수의 피로 얼룩진, 인간의 원시적인 본능을 품고 있는 땅이며, 그것을 온 몸으로 표출하는 콜롱바가 카르멘 못지 않게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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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20 15: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메리메의 <비너스의 반지> 어렸을 때 동화책인 줄 알고 읽었다가 충격적인 결말에 오싹 ^^ 메리메 콜롱보를 비롯해 다른 단편들도 재밌습니다 ^^

coolcat329 2022-10-20 18:54   좋아요 3 | URL
메리메 소설 캐릭터들이 대체로 다 센거같아요. ㅎㅎ

레삭매냐 2022-10-20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담이지만 이번에 신곡을 발표한
여돌 지아이들의 NXde에서 카르멘
의 멜러디가 느껴지더라구요...

coolcat329 2022-10-20 18:55   좋아요 1 | URL
여돌은 여자아이돌을 뜻하나요? 지아아들 nxde ? 다 첨 듣는거라 당황했습니다. ㅋ
유툽에서 찾아보겠습니다😉

새파랑 2022-10-20 18: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카르멘이 악녀였군요 ^^ <모피를 입은 비너스> 가 생각이 나네요 ㅋ 비슷한 악녀가 등장하는데, 저도 그 책에 별 세개 줬거든요 ㅋ

coolcat329 2022-10-20 18:57   좋아요 3 | URL
네~ 막돼먹은 여자인데 남자에게 엄청 치명적입니다.ㅋㅋ

바람돌이 2022-10-20 1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19세기에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여성은 당연히 당대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었겠지요.
저 말만으로는 카르멘 완전 멋진데요. ^^

coolcat329 2022-10-20 19:11   좋아요 1 | URL
앗 저 말만 다시 읽어보니 멋지네요!😮
가진게 아무 것도 없는 자유롭게 떠도는 인생이라 저렇게 말할 수 있나봐요.ㅎ

mini74 2022-10-20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쁘니까 막돼먹은 것도 치명적인 매력이 되는거겠죠 ㅎㅎㅎ 그러고보면 내용이 너무 유명해서 정작 원작 읽지도 않았는데 읽은 착각이 ㅎㅎ 저도 읽어보고싶네요 *^^*

coolcat329 2022-10-23 09:08   좋아요 1 | URL
오페라에선 카르멘이 풍만한 중년여인 느낌인데 원작을 보니 작고 날렵한 미인이더라구요.ㅎㅎ
오페라가 워낙 유명하니 카르멘 이미지도 오페라 속 카르멘으로 굳어졌어요.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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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1954~)가 노벨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작품으로 작년 2021년에 출간되어 많은 화제를 낳았다. 


<클라라와 태양>은 인공지능 로봇과 유전 공학 등 과학의 발전이 실현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와 조시라는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AI 제조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인간 아이들의 친구로 생산되어 매장에서 팔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클라라도 그런 AF(Artificial Friend) 중 하나로 매장에서 자신을 데려갈 친구를 기다린다. 클라라는 AF중에서도 유난히 인간의 행동과 감정에 관심이 많은 로봇으로 매우 영리한데, 어느 날 조시라는 소녀가 다가오고 몇 번의 만남과 기다림 끝에 마침내 클라라는 조시의 AF가 된다.


소설은 클라라의 시선으로 전개되는데 로봇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모습은 단순해 보이지만 대화 속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의 (로봇은 알 수 없는) 미묘한 무언가가 이 소설을 천천히 되새기며 읽게 만든다. 

클라라의 눈에 비친 인간은 어떤 특별한 순간에는 '행복과 아픔을 동시에 느'(p.40)끼고,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기 위한 면을 마련해 놓으려(p.130) 하며,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외로움을 기꺼이 감수하기도 한다. 클라라는 이런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인간은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우고 기억한다. 

소설은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로봇인 클라라의 눈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우리 자신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무엇이 인간 개개인을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가?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가? 그게 가능하다면 인간은 그 대체물을 똑같이 사랑할 수 있는가? 이런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오직 조시를 위해 존재하는 로봇 클라라가 보여주는 헌신과 사랑은 과연 진정한 인간애란 무엇인지, 인간의 가치는 어디서 생기는지 등을 생각해보게 한다.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p.442)


어떤 사람의 특별함은 그 사람 안에 있는 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 마음 속에 있다는 마지막 클라라의 말은 나를 전율에 휩싸이게 했다.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문장이다. 클라라가 나에게 특별한 이유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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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12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클라라의 마지막 문장 정말 아름답고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게 우리의 기억 속 마음 속에 남아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

coolcat329 2022-10-12 21:15   좋아요 2 | URL
이 소설 심플한데 감정적으로 많이 흔들립니다. 마지막 장면이 자꾸 떠오르네요.
예전에 토이스토리3를 보고 느낀 그 가슴앓이를 다시 하고 있네요.

바람돌이 2022-10-12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진짜 확 끌리네요. 이 책도 사두고 아직 안읽은 책. 저는 왜 산 책은 자꾸 미루는걸까요? ㅠ.ㅠ 쿨캣님 리뷰가 감동적이어서 저도 빨리 읽어야겠어요. 클라라를 만나서 싶네요. ^^

coolcat329 2022-10-13 07:26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작년 봄에 사서 이제야 읽은거랍니다. 이런 책 무지 많습니다. ㅋ
여운이 오래 남는 소설입니다.

페넬로페 2022-10-12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AI가 더 많은 역할을 하는 건 당연한데도 인간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포기 못하겠어요. 클라라의 마지막 말에 더 기대하고 돼요.
저한테도 이 책 있는데 아직입니다**

coolcat329 2022-10-13 07:33   좋아요 1 | URL
이 책 무엇보다 참 예쁘죠.
저도 작년에 사놓고 이제야 읽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을 보며 더욱 인간을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Falstaff 2022-10-13 0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F, 최근에 읽은 펠레빈 작품 <스너프>에 등장하는 ˝영성을 최고수준으로 지닌˝ 리얼돌 ‘카야‘가 생각납니다. 전 가즈오 이시구로가 영 마땅하지 않아서 이 책을 읽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네요. -_-;;

coolcat329 2022-10-13 07:42   좋아요 1 | URL
아 스너프, 거기도 AF 리얼돌이 나오는군요.
최근에 읽으셨으면 곧 리뷰 올라오겠네요~기대됩니다.
골드문트님 예전에 이시구로 녹턴 읽을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아직 안 읽으셨죠?ㅎㅎ 리뷰를 못 본 거 같아요.

새파랑 2022-10-13 0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아주 좋았습니다~!! 나를 보내지마가 더 좋긴 했지만 이 책도 99점 이었어요. 전 이시구로 책은 다 읽어서 더 읽을책이 없는게 안타깝네요 ㅜㅜ

coolcat329 2022-10-15 14:03   좋아요 1 | URL
와~이시구로 책 다 읽으셨군요. 역시 👍

그레이스 2022-10-14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문장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좋았던 책이예요

coolcat329 2022-10-15 14:04   좋아요 1 | URL
네~저 문장은 한 번도 어디서 들어본 적이 없는 그런 놀라운 문장이었어요. 😚

scott 2022-11-04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시구로 특유의 아련함이 서려 있는 라스트를 좋아합니다.
너를 보내지마
남아 있는 나날
그리고 클라라와 태양
요렇게 세 작품 가즈오 이시구로 작품 중 베스트 ^^

coolcat329 2022-11-05 07:45   좋아요 1 | URL
그쵸?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오래남습니다.
세 작품 다 그러네요~
 
예술, 도시를 만나다 - 걸작을 탄생시킨 도시들의 이야기 전원경의 예술 3부작
전원경 지음 / 시공아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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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술은 사람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걸작은 필연적으로 그가 살고 있던 시대, 그리고 공간과 교감하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p.11)


<예술, 도시를 만나다>는 예술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하여 '도시'라는 공간을 들여다 봄으로써 하나의 도시에서 어떠한 예술 작품들이 나왔고 그 작품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술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의 영향을 받기에 예술 작품과 도시는 서로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총 22장으로 구성된 <예술, 도시를 만나다>는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체코, 스페인, 이탈리아를 지나 북유럽과 러시아를 거쳐 뉴욕을 마지막으로 여행을 끝마친다. 대략적인 도시의 설명과 함께 미술, 음악, 문학에 걸쳐 각 도시가 배출한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도시와 예술 작품의 관계를 탐색하는데, 모든 도시가 다 저마다 특색이 있어 눈과 귀가 즐겁다.


특히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의 도시들이 가장 재미있고 인상 깊었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도시 전체가 석회암 절벽 위에 지어진' 도시 론다, 이슬람과 기독교 양식이 혼합된 무하데르 양식의 건축물들, 레콩키스타 이후 화려한 전성기를 가졌던 세비야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메리메의 소설 <카르멘>의 주인공 카르멘은 그야말로 '안달루시아의 햇빛처럼 뜨거운 여자'(p.389)인데, 안달루시아 여행은 못 가니 <카르멘> 책이라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각 도시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그 도시를 대표하는 음악을 소개하는데, 하나같이 다 좋았고 대부분이 들어 본 곡들이라 낯선 도시가 더욱 친밀하게 느껴졌다. 위에서 눈과 귀가 즐거웠던 이유이다. 


총 22장 구성으로 매일 한 장씩 읽었는데, 매일 다른 도시를 여행하면서 각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배울 수 있어서 즐거웠다. 무엇보다 책이 고급스럽고 그림과 사진들의 화질이 뛰어나 낯선 도시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저자 전원경은 아르테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3권인 <클림트>로 처음 만났는데,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중 가장 잘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 클라우스 시리즈 중 유일하게 두 권의 책을 쓴 작가로 다른 하나는 21권 <페르메이르>인데 역시 훌륭하다. 

<예술, 도시를 만나다>는 이런 저자에 대한 믿음으로 고른 책이고, 코로나로 해외는 커녕 국내 여행도 맘껏 다니지 못한 나에게 선사한 또 다른 여행이었다. 여행이 떠나고 싶을 때마다 가고 싶은 곳을 골라 찾아 보며 '언젠가는 가리라'는 희망을 품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겉표지를 벗기면 더 멋있는 표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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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07 2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클림트 재밌게 읽었어요. 이 책 찾아보니 예술 역사를 만들다도 있네요.
두권 다 일단 보관함으로 쏙~~~ 오늘도 좋은 책 발견하고 기뻐하는 바람돌이입니다. ^^

coolcat329 2022-10-08 08:07   좋아요 1 | URL
아~클림트 읽으셨군요! 반갑습니다.😁
네~역사를 키워드로 예술을 살펴보는 책도 있어요. 총3부작이라는데 현재 역사,도시 두 개만 나와 있네요.

mini74 2022-10-07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클림트 페르메이르 둘 다 있어요 ㅎㅎ 쿨캣님이 훌륭하다시니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 읽어봐야겠어요 *^^*

coolcat329 2022-10-08 08:14   좋아요 2 | URL
그림 좋아하시는 미니님 클림트, 페르메이르 둘 다 갖고 계시는군요.
저는 페르메이르만 갖고 있답니다. 기록이 거의 없는 화가라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즐거운 독서 하시길요~^^

미미 2022-10-07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더 중요하겠지만 이런 표지는 늘 설레네요!ㅋㅋ <클림트>좋던데 저도 믿고 담아둡니다🤭

coolcat329 2022-10-08 08:20   좋아요 2 | URL
저 속 표지를 책 다 읽고 발견했어요. 얼마나 좋았던지요~^^
예술과 도시의 만남 매력적인 주제죠?

페넬로페 2022-10-08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술과 도시, 마지막에 음악까지, 그저 읽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클래식 클라우드의 클림트까지 찜합니다^^

coolcat329 2022-10-08 12:46   좋아요 3 | URL
네~읽다 보면 가슴이 설레입니다.
여행은 가기 전의 기대가 반이라더니 정말 그러네요.

새파랑 2022-10-09 14: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 도시들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ㅋ 상트페테르부르크랑 더블린은 있겠죠? ^^

coolcat329 2022-10-09 15:24   좋아요 2 | URL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있는데, 아쉽게도 더블린은 없어요. 보통 유럽 유명도시들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레삭매냐 2022-10-10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좀 쌩뚱맞지만 오늘 인스타
에서 보니 클림트 아자씨의
아부지가 체코 사람이었다
고 하네요.

에스파냐의 안 알달루스에
는 언제고 한 번 가보고 싶
습니다. 가능할 진 모르겠
지만요.

coolcat329 2022-10-11 09:30   좋아요 2 | URL
오 맞아요. 이 책에도 아버지가 보헤미아 출신의 금세공 기술자였다고 나옵니다. 클림트 예술엔 아버지의 영향이 있었을 거 같아요.

언젠가 스페인 여행 꿈 꿔 봅니다.💃
 
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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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작가의 말' 중


김훈(1948~)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문장이 짧으면서 힘이 있어 매우 가독성이 높았다. 

'하얼빈'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곳으로, 소설은 제국 확장의 야욕을 위해 하얼빈으로 올라오는 이토와 그 이토를 암살하기 위해 동쪽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해 가는 안중근을 교차로 보여준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 전의 행보와 암살, 그 후의 체포와 재판, 사형을 당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빠른 전개와 함께 '강도 높게 압축'(p.304 작가의 말)되어 있어, 생략된 이야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작가는 영웅 안중근이 아닌 고뇌하고 흔들리는 인간 안중근을 그리고 싶었다고 하는데, 첫 아들을 품에 안고 아기에게서 나는 젖냄새를 맡으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슬픔'(p.27)을 느끼는 안중근의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한 나라를 위해 투신해야 한다는 대의와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또 천주교인으로서 지켜야 하는 도리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토를 죽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그를 죽임으로써 어떤 결과를 얻는지, 그것이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안중근은 고뇌하고 끊임없이 생각한다.


다음은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토를 저격하고 체포된 후 장춘에서 호송열차를 타고 여순감옥으로 가는 장면이다. 이토에게 세 발의 총을 쐈지만 이토의 생사여부를 모르는 안중근은 자신이 그를 죽인 이유를 이토가 알고 있는지, 일본 천황은 이토가 총을 맞은 이유를 알고 있는지, 이 세상은 내가 이토를 죽이려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한다. 안중근의 이 치열한 내면의 모습이 나는 가장 인상깊었다. 


[거기에, 비틀거리는 이토의 모습이 떠올랐다. 총알 세 발이 명중한 것은 확실했다. 이토의 몸속에 총알이 박힐 때, 총알이 안중근의 몸에 신호를 보내오는 듯했다. 안중근은 그 신호를 믿었다. 그리고 조준선 너머에서 이토가 비틀거렸고, 키 작은 일본인이 이토를 부축했다. (…) 이토는 죽었는가? (…) 이토를 살려놓고 이토를 죽이는 이유를 이토에게 말해주었으면 좋았겠는데 이토가 죽었다면 이토를 죽인 이유를 이토에게 말해줄 수가 없겠구나. 메이지는 이토가 총을 맞은 이유를 알고 있을까. 이토가 죽었다면 이토 없는 세상에서 이토를 죽인 이유를 말해야 하지만, 그 세상은 이토가 만들어놓은 세상이므로 내말을 알아듣기가 어렵겠구나. 이토가 죽었다면, 총알을 맞고 나서 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 왜 총에 맞았는지를 알았을까? 그것까지 알 수는 없었더라도, 총을 쏜 자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알고 죽었을까. 이토가 죽었다면, 그것을 물어볼 길이 없겠구나.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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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02 18: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마지막 문장에 심장이
쿵😿

coolcat329 2022-10-02 18:09   좋아요 3 | URL
이토를 죽일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를 이토와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는 안중근의 그 간절함이 책을 뚫고 나와 저에게도 느껴졌습니다.

프레이야 2022-10-02 18: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감동깊고 강렬한 리뷰입니다 쿨캣 님.

coolcat329 2022-10-03 10:42   좋아요 1 | URL
소설 발췌문이 강렬하지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0-02 22: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3페이지 문장 정말 좋네요 ~!! 이 책의 핵심 문장인거 같아요~!!

coolcat329 2022-10-03 10:43   좋아요 2 | URL
꾸밈없는 담백한 문장이 안중근의 마음을 더 잘 보여주는 거 같아요. ^^

레삭매냐 2022-10-03 1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순서는 과연 언제나
올까요.

어제 도서관에 가서 살펴
보니 모두 모두 대출 중
이네요.

예약까지 하면서 읽을 생각
은 안 들고. 아무래도 해를
넘기지 않을까 싶네요.

안중근 중장이 이토의 생사
여부를 모른 채, 감옥으로
이송되었군요. 몰랐던 사실
이네요.

coolcat329 2022-10-03 21:14   좋아요 2 | URL
그렇더라구요.
반대로 검찰관도 안중근 신문할 때 이토의 죽음을 안중근이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 싶어해요. 그렇다고 아느냐고 안중근에게 대놓고 물을 수도 없는거죠.
만약 이토가 죽었다는 걸 안중근에게 알려주면 안중근이 자신의 목숨 포기하고 정치적 신념에 의한 살인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그러면 일본의 위상이 떨어질테니까요.
신문 과정에서 미묘한 심리전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2-10-03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문열 작가의 ‘불멸‘에서,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를 먼저 만났는데 제가 존경하는 김훈 작가님은 어떻게 서술했을지 너무 궁금합니다.
고뇌하고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
정말 공감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