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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10월
평점 :
유발 하라리가 6년 만에 발표한 신작《넥서스》를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AI를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닌,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결정을 내리는 '행위자'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이미 인류의 정보 네트워크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아 사회와 문화, 정치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저자만의 폭넓은 성찰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편리함과 혁신에 대한 기대보다 규제 없는 정보 흐름이 가져올 위험성을 강조한다. 특히 GPT-4가 시각장애인으로 가장해 거짓말을 한 사례나 미얀마의 반(反)로힝야 사태에서 드러난 알고리즘의 역할은 우리가 만든 정보 네트워크가 현실에서 얼마나 부정적이고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인류가 스스로 만든 정보 네트워크로 인해 자기 파괴적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며 AI 혁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류와 민주주의의 미래를 결정지을 매우 중요한 분기점임을 강조한다. 또한 인류와 민주주의의 생존을 위해서는 AI의 위험성과 파급력을 직시하고, 정보 시장에 대한 규제와 자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과 같은 역사적 사례가 보여주듯,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은 절대 진실을 보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왜곡과 폭력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직 인간에게 통제권이 남아 있는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곧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넥서스》는 단순히 AI의 기술적 진보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인류와 민주주의의 존속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읽고 성찰해야 할, 경고이자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