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리처드 도킨스의 명저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인간이 한낱 ‘유전자의 생존기계라는 사실‘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문과남자의 과학공부>의 작가 유시민도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는데, 도킨스의 이론이 진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 ’그럴법한 이야기‘를 찾을 수 없고, ’내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지 알아서 기뻤‘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그동안 자신이 왜 대답을 못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우리 삶에 주어진 의미라는 건 없기에 저 질문은 잘못되었다는 사실. 주어진 의미 따위는 없기 때문에 삶의 의미는 각자 만들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어떤 의미로 내 삶을 채울까?’가 ‘과학적으로 옳은 질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본능의 동물이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않는 아주 복잡한 종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작가는 호모 사피엔스를 ’진화가 만든 기적‘으로 보며 자존감이 올라갔다고 한다.
작가의 다짐이 나에게도 감동으로 다가와 적어본다. 근데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는데, 조르바가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이 안나다니…서서 죽었구나…
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 타인, 사회, 국가, 종교, 신, 그 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창틀을 붙잡고 선 채 죽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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