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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달랑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간은 참 무정하게도 빨리 흐른다.

 어느새 11월이 다 가고 다시 신간 추천 시간이 돌아왔다니 믿기지 않는다.

 어딘가 나도 모르는 곳에 구멍이 나있어 거기로 시간이 술술 새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이번 신간엔 반가운 얼굴들이 많아 조금 위안이 된다.

 어떻게 보면 알라딘 서재에서 이만큼 있을 수 있게 한 헤닝 만켈, 이제 영영 안 나올 줄 알았던 역시나 나의 로망, 요코미조 세이지, 거기다 꼭 한 번 우리나라 말로 볼 수 있기를 바랐던 제임스 블리시의 '양심의 문제'까지...

 마치 , 최후의 만찬을 미리 치루는 듯한 기분이다.


 아무튼, 11월의 신간 추천, 시작해본다.



 첫 타석은 물론 해닝 만켈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작가의 이름은 핸닝 만켈이고

 발란더는 발란데르라고 되어있어 좀 혼란스럽다.

 작가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스웨덴에서 만든 발란더 Rolf Lassgård가 발란더로 분한 영화 보니(스웨덴에선 발란더 시리즈가 Rolf Lassgård를 계속 주연으로 하여 모두 9편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쿠르트 발란더'라고 부르던데 어째서 발란데르가 된 것일까? 


             

                                                                     Rolf Lassgård


 아무튼 '불안한 남자'는 2009년에 발간된 '발란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만켈이 2005년부터 스웨덴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발란더'에서 그의 딸 린다로 분했던 배우, Johanna Sällström(1974 ~ 2007)가 2007년 2월 13일의 금요일 집에서 자살한 뒤 더이상 발란더 시리즈를 집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발란더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로서는 좀 당황스런 이유이긴 하지만, 만켈 나름의 이유는 또 그대로 존중되어야 하니 아쉽지만 이렇게 보내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아무튼 2013년 현재도 발란더는 방영되고 있는데 '불안한 남자'는 올해 초에 방영되기도 했다. 물론 린다 역은 전혀 다른 사람이 맡았다.



 여기서 '불안한 남자'(영어판 제목은 'THE TROUBLED MAN'으로 되어 있다.) 혹은 곤경에 빠진 남자는 중의적이다. 이는 1982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임무 중에 사망한 다이버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의 상관이자 같은 작전을 수행했던 잠수함 함장이자 현재는 발란더의 사돈이기도 한 엔케일 수도 있으며 이제 노년이 되어 술에 취해 권총까지 잃어버릴 정도로 한심해진데다 점점 더 뼛속 깊이 무기력과 고독을 느껴만가는 발라더 자신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제목은 도처에 존재하는 곤경에 빠지거나 안주할 수 없는 존재들을 가리킨다. 재밌게도 작품은 아내와 잘난 자식 그리고 권위등 모든 것을 다 가진 엔케와 남은 것이라고는 남의 아내가 되어버린 딸자식과 옛 명성이 무색해질만큼 다소의 천대와 몸뚱아리 밖에는 없는 발란더를 비교해서 보여주는데, 그래서 우리는 발란더가 자신과 정반대인 엠케 때문에 더욱 무기력과 고독을 느낄 뿐만 아니라 아예 엔케를 은근히 질투까지 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마지막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서 아마도 시리즈 사상 가장 약하고 인간적인 약점이 도드라지는 발란더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냉전 시대에 얽힌 미스터리와 노년의 불안과 피로가 중첩된 이 작품에서 과연 만켈이 마지막으로 찍어 놓고 가는 인장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물론 드라마로는 봤지만 그래도 글로 읽는 것과 똑같을 수는 없으니...) 




 '백일홍 나무 아래'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초기 단편집이다.

 물론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한다. 혼진살인사건과 옥문도 사이에 발표한 단편들이다. 여기엔 모두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보고 싶은 작품은 물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백일홍 나무 아래'다. 초기 긴다이치 코스케의 수작 가운데 하나로 독살 미스터리도 미스터리지만 마지막 장면이 굉장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작품은 백일홍에 얽힌 전설을 가져와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백일홍 전설이 어떤 모습의 미스터리로 성형되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양심의 문제'는 웬만한 SF 팬이라면 그 이름을 다 아는 SF의 걸작이다. 지은이 제임스 블리시는 1921년 생으로 미국의 뉴저지에서 태어났다. 그는 의무병으로 세계 제2차 대전에도 참전했는데 '양심의 문제'처럼 그의 작품이 유독 종교적 성향을 강하게 띠는 건 그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 작품으로 59년 휴고상을 수상했다. 이와 비슷하게 종교적 색채가 강했던 역시나 휴고 수상작인 월터 M 밀스의 리보워츠를 위한 찬송과 자주 비교되기도 한다. 아무튼 진중한 맛이 가득한 SF의 필독서다. 나왔으면 그저 감사하고 읽어야만 하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은 왠지 안 읽고 그냥 지나가면 좀 허전해서,

 '그녀가 죽은 밤'은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작품인데, 이것을 포함하여 올해 두 작품이나 소개된 작가이기에 뇌리에 새겨둔 작가이다. 이 책을 발간한 한즈미디어는 이 작가의 작품들 예전의 우타노 쇼고때처럼 많이 소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작가이길래 그러나 싶어 읽어보고 싶다.

 '혀 끝의 남자'는 요즘 하도 여기저기서 작가의 이름을 많이 보게 되는 터라 도대체 어떤 작가이길래 그런 전설 같은 말들이 따라다니나 싶어 역시나 궁금증에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다.
















 대니얼 트루소니라는 생소한 작가의 작품이다. 그것이 당연하게도 이게 처녀작이다. 실물을 보니 표지가 꽤나 근사했다. 천사와 인간의 혼혈종이라는 네피림을 파헤치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나왔던 '섀도우 헌터스'도 네피림이 나왔었다. 원래 이 작가가 논픽션에 강했다고 하는데 그런 작가가 네피림에 대해서는 어떻게 쓸지 궁금하다. 어쩌면 흥미로운 세미-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작품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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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3-12-0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코미조 세이시가 쓴 긴다이치 코스케 이야기가 다 나온 게 아니었군요 그렇다 해도 저는 하나만 제대로 봤군요 다른 것도 봐야지 하면서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이 책이 이제야 나오는군요 언젠가 이 책 본 적 있어요 제목만... 그러고 보니 그때는 앞에는 잘 모르고 '~알은 누구의 것인가' 로만 읽었습니다 뻐꾸기는 다른 새집에 알을 놓고 가는데 그런 게 나올까요 갈리레오 시리즈도 나왔던데 아직 그것은 안 나오는군요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그녀가 죽은 밤은 닷쿠 & 다카치 시리즈라고 하더군요 그냥 그것만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나온 일곱 번 죽은 남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사실은 벌써 보고 잘은 아니지만 쓰기도 했습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아주 나중이 되겠지만요 재미있습니다)

천사학은 소설이죠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그것을 글로 나타내는 사람들 대단합니다 꼭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도 우리 둘레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죠 그것을 잘 잡아내야 하겠군요


희선

ICE-9 2013-12-11 00:24   좋아요 0 | URL
요코미조 세이시는 제가 워낙에 좋아하니까 모든 신간이 다 관심작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어쩐지 좀 계륵 같은 느낌이 있어요^ ^ 굳이 다 찾아서 읽을 것까진 없는 것 같은데 빼놓으면 뭔가 또 허전해지는^ ^; 일곱 번 죽은 남자가 의외로 유명하더군요.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 작가이기에 한스미디어에서 그렇게 내려고 하는지 궁금해서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정말 작가들 중에는 남다른 관찰력을 가진 이들이 많더군요. 저도 그런 매의 눈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