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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6월이다.

 올 봄 이사할 때만 해도 그리도 멀리 느껴지던 계절이었는데

 어느새 성큼 다가와버린 듯 하다.

 하긴 무더위는 이미 시작되어 버렸지만...

 이런 나날에 무엇보다 나를 살맛나게 하는 건 역시 장르소설이다.

 해서 이번 신간 추천 페이퍼는 오로지 장르에 대한 편애 만으로

 채워볼까 한다.

 

 

 

  온다 리쿠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최고의 작품이라 평가하기도 했던 '부러진 용골'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지난 겨울 이 작품의 수상 경력을 보았을 때 부터 기다리던 작품이었다.

 

 제64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2012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2012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

 2012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29011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 등등

 작년은 거의 '부러진 용골'의 해였다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화려한 수상 경력도 경력이지만 마법이 횡행하는 판타지적 세계를 배경으로 '추리'라는 본격을 가져온 설정이 참으로 독특해 보인다. 전작 '인사이트 밀'이나 '덧없는 양들의 축연'에서 거의 장르를 가지고 마음대로 노는 듯 해 보였던 호노부인지라 그가 이 작품에서는 또 어떻게 판타지와 본격 추리를 주무를지 자못 기대가 크다. 물론 판타지와 정통 추리의 혼용은 호노부가 처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술사가 너무 많다'로 유명한 랜달 개릿이 이미 제대로 보여준 바 있으니까. 하지만 개릿은 서양 작가고 호노부는 동양 작가인지라 같은 세계를 형상화한다지만 동양인만의 독특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 무더위에 가장 벗하고 싶은 작품이다.

 

 

 

 

  네델란드 작가하면 얼른 떠 오르는 것은 '천국의 발견'으로 유명한 하리 멀리쉬이다. 장르 소설로 보자면 역시 작년엔가 서극이 유덕화를 주인공으로 영화로 만들기도 했던 당나라 때 실제로 유명했던 판관 디 공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내 놓은 로베르토 반 훌릭이다.

 '디너'의 작가 헤르만 코흐는 이번에 새로이 소개되는 네델란드 작가이다. 모두 여섯 편의 작품을 썼다고 하는데 아직 단 한 편도 소개된 적은 없으므로 '코흐'는 이 작품을 통하여 처음 만나는 것이다. 아이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 그 부모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한다는 내용인데 에라스무스나 스피노자에서 보듯이 네델란드 특유의 회의주의가 도덕적 딜레마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요리가 나오는 작품을 좋아하기에 선택한 소설이기도 하다. 맛있는 요리들의 향연이 펼쳐진다면 무더위마저 잊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입가심용으로 맥주는 필수겠군...) 

 

 

 

 

 펠레빈의 '벌레처럼'을 읽은 사람이라면 펠레빈의 이 책을 그대로 지나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오래전에 읽은지라 희미한 기억이긴 하지만 카프카의 변신 저리가라 할 정도로 곤충과 인간의 경계를 말끔히 지워버리면서 소련 붕괴 후의 러시아를 그렸던 그 소설은 분위기와 독특한 문체만으로도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오몬 라'는 그런 그의 첫 작품이라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다. 그 첫 발자욱이 어떤 자국을 남기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 작품은 일단 픽션이 아니다. 논픽션이다. 그러니까 상상의 허구적 세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존재하는 사실의 세계를 그린다. 그렇게 1960년대 미해결로 남은 12개의 괴이한 사건들에 대해서 기록한 책이 바로 이 '일본의 검은 안개'인 것이다. 1960년대는 68혁명이나 흑인해방운동이나 히피즘 등 전 세계적으로 이데올로기들이 첨예하게 들끓던 그런 시기였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전공투로 대표되는 좌파와 보수 우익의 전선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마츠모토 세이초는 바로 그 시기를 12개의 해결되지 못한 그렇게 검은 안개로만 남은 사건들을 통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기자 출신의 사회파의 거장 답게 그는 이 모든 사건들 집요하게 추적하고 그리고 해결을 위한 나름의 가설을 세운다. 이 모든 것은 또한 혼돈으로 점철되는 60년대의 일본 자본주의를 해부하여 진실을 포착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세이초의 작품을 정말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런 이유로 더욱 읽고 싶은 작품이다. 그가 그려내는 혼돈으로 얼룩진 시대의 공기, 그 필치 아래 압축된 밀도 속에 깃들어있을 서로 충돌하는 정념들의 아우성이 정말로 궁금하다.

 

 

 

 

  권여선 작가의 15년만의 작품이다. 레가토는 음악 용어로 둘 이상의 음을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라하는 뜻이다. 아마도 소설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듯 하다. 그렇게 이 소설은 30년전의 과거 그러니까 80년대를 호출한다. 그런 의미에서 천운영 작가의 '생강'과 비슷한데 고문기술자의 내면을 경유하여 과거와 오늘을 레가토로 보여주었던 '생강'과 달리 이 작품은 정확히 그 반대에 위치하고 있는 운동권 써클을 통해서 레가토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괴물로 살았던 자와 인간으로 살려고 했던 자들의 양쪽 시선 모두를 아우르며 80년대를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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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05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정말정말 이상한것 있죠. 이번 신간 추천 페이퍼에 들어있는 책들은 왠지 눈에 다 익어요. 권여선의 <레가토>는 벌써 몇년전에 본 책같고, 세이초의 <일본의 검은 안개>는 두세달 전에 본 책 같아요. 다른 분들 소설 추천 페이퍼 읽으면서 의아해했었는데 헤르메스님도 이렇게 꾸미셨군요. 나도 추천 페이퍼 쓰고싶다. 그땐 참 귀찮았었는데, 지나서야 후회가 되네요. 잘 쓸걸.

에일로이 2012-06-08 11:23   좋아요 0 | URL
와! 소이진님 왠지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요.^ ^
소이진님 눈에 다 낯익어 보인다는 건 이 책들이 모두 5월달 신간들이라서 그럴까요. 그만큼 시간이 빠르게 흘러서 오래도록 본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표지 때문에? 음, 저도 궁금해 지는데요.^ ^ 이번 달은 집계를 해보니 저번과는 달리 책들이 꽤 고루 표를 받았더군요. 그래서 정말 어떤 책이 될 지 모르겠더라구요. 소이진님의 페이퍼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저도 참 아쉽네요. 다음엔 꼭 보게되기를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