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컨설팅북 - 당일.1박 2일.2박 3일 여행 코스 올가이드 컨설팅북 시리즈
이민학.유은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품절



봄 기운이 어느새 참으로 만연해졌다.
거리마다 벗꽃들이 흐드러져 피어있고 모퉁이마다 마주치는 하얀 목련 역시도 싱그럽기 그지 없다.

귀밑머리 스치는 봄 바람 마저 꽃내음이 물씬 담겨 발걸음 조차 왠지 가벼워지는 요즘 그야말로 그 바람따라 멀리 멀리 나아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여행은, 그것이 국내 여행이라 하더라도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일단 무엇보다 막상 떠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정보의 부족. 도대체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 알 길이 없으니 늘 가던 곳이나 왕복하고 그러니 본디 여행이란 이국적 풍경 속에서 삶의 중력을 느슨코자 함인데 늘 익숙한 풍경이나 마주하게 되니 늘상 걷는 거리를 또 걷는 것 처럼 별다른 흥미는 느끼지 못하고 피로와 바가지로 인한 불쾌감만 더해 돌아올 뿐이었다.


그럴 때일수록 국내 여행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 줄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했고 이왕이면 한 권에 집약되어 핸드북 처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했다. 물론 요즘은 뭐든지 인터넷으로 가능한 시대라 여행 정보 역시 노력만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나 역시 그랬는데 하지만 거기에도 한계는 있었다. 일단 가고자 하는 지역을 내가 알고 있어야 정보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모르는 지역은 그저 모르는 지역으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사실 여행이 가져다 줄 가장 큰 재미 중의 하나인 새로운 곳을 만나는 기쁨은 별로 느껴볼 수 없었다. 내게 필요한 또 한가지는 이렇게 바로 낯선 곳, 내가 완전히 모르는 곳을 알려 줄 수 있는 가이드 책이었다. 아마도 사실 이건 나만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이 잘 모르지만 어딘가 있을 좋은 곳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건 대한민국의 알려지지 않은 좋은 곳을 알려준다는 취지로 시작된 1박 2일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가 그렇게 높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나의 바람을 누군가 헤아리기도 했다는 듯이 거기에 맞춤한 책이 나왔음을 발견했다.



'여행 코스 짜는 게 어렵고 귀찮은 당신' 이게 딱 나다. 그래서 이 문구를 발견했을 때 그야말로 바로 나를 위한 책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예 제목 자체가 '컨설팅북'이다. 마치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작정하고 나왔다고 외치는 것 같다.

하하하!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스스로 국내의 주말여행의 코스를 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책이다.

국내의 모든 여행지를 544페이지에 이르는 단 한 권에 다 수록하고 있는데 그것을 지역별, 계절별 그리고 테마별로 나누어 여행을 하려는 개인의 다양한 목적을 다 수용하려한 배려가 돋보인다. 그야말로 이 책은 내가 바랐던 여행 가이드 책의 두 가지 점을 제대로 충족하고 있는데 단권화되어 어디든 휴대가 간편하다는 것이 그 하나요 두번째는 내가 모르는 여행지들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특히나 언젠가 한 번 가보려고 했었던 울릉도의 경우가 그 대표적이라 할 만한데 그 곳을 가지고 이 책이 어떤 식으로 구성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볼까 한다.




이 책은 하나의 지역에 하나의 섹션을 할당하고 있기에 울릉도 섹션을 찾아보면 저 위의 빨간 동그라미로 쳐 놓은 부분이 눈에 띈다.



보통 주말 여행의 경우 스케줄 때문에 무박일수도 있고 1박일수도 있으며 2박 일수도 있다. 대부분 코스 계획에 있어 어려움은 마음먹고 간 여행인지라 이 모든 시간들을 그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욕망에 부응하도록 짜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찾게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그 알찬 코스 짜기를 위해 선택할 터인데 더구나 이것은 인터넷 검색으로는 상당히 충족되기 어려운 정보이기도 해서 만일 거기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정말로 주말 여행에 있어 제대로 된 가이드 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바로 거기에 제대로 된 도움을 준다. 그러니까 개인의 다양한 사정상 고무줄 처럼 늘어났다 줄어났다 하는 여정 모두에 있어서 맞춤 코스 계획을 짤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저 부분은 그러니까 지금 가고자 하는 지역이 어느 정도 일정이면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지 알려주는데 대부분 그 일정의 최적화는 아래 파트너의 있고 없고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울릉도를 2박 3일에 제대로 다 여행하려면 혼자라야 가능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개인적으로 저 일정은 수도권 거주자들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 같다. 지방 거주자들의 경우 더 길거나 짧을 수 있는데 특별히 많이 걸리거나 짧게 걸리는 지방 거주달의 경우는 특별히 언급해서 좀 더 친절하게 설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든다.) 이를테면 이 책의 유저는 저런 식의 정보를 보고 내가 지금 가용한 일정에 이 지역을 여행하기가 적당한지 아닌지를 가늠하고 이런 식으로 보다 제대로 된 코스를 짜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울릉도 여행이 가능하다면 바로 뒷 페이지에서 일정에 맞추어 제대로 여행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한 추천 코스가 나온다.




여행지와 식사할 곳 그리고 숙박지까지 모두 망라한 코스다. 물론 추천 코스이므로 이것은 하나의 기준점일 뿐이다. 옆에는 울릉도 여행에 있어서의 팁 같은 것들이 나와 있는데 '울릉도 옆의 죽도에서 나는 더덕은 산나물과 약초로 유명한 울릉도 주민들 조차 최고로 친다는 더덕이니 꼭 챙겨오라'는 등의 여행에서 가질 수 있는 잔재미들까지 있어서 유용할 뿐만 아니라 더욱 여행에 대한 기대감 마저 가지게 한다.


다음으로 넘겨보면 추천 코스에 나왔던 대표적인 둘러볼 곳들과 식사할 곳 그리고 숙박할 곳에 대한 정보들이 나와있다. 바로 여기가 특히나 우리나라에 모르는 곳이 너무도 많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데 이를테면 울릉도의 경우엔 죽도가 그랬다.



위 사진이 바로 죽도에 대한 소개다. 죽도는 일본이 독도를 부를 때 쓰는 이름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울릉도 바로 옆에 사진처럼 아름다운 죽도란 섬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대나무가 많아서 죽도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죽도에 저 오른쪽 사진 처럼 바다를 옆에 끼고 도는 산책로가 있었다. 근사하다. 죽도란 섬을 알게 된 것도 수확이지만 저런 산책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내겐 큰 수확이다. 정말 사진만으로도 그 곳으로 마구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리고 TV의 기행프로에서 보았던 울릉도 한 바퀴를 걸어서 돌 수 있다는 산책로 역시 세세한 정보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식으로 주말여행 컨설팅 북은 주말 여행에 대해 마음만 먹고 있던 사람들에게 정말 용기를 가지고 떠날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일정별로 맞춤 코스를 짤 수있도록 해 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거기다 '죽도' 처럼 평소에는 몰랐던 곳을 알게 해주는 것역시 이 책에 대한 매력도를 증가시킨다.



사실 여행 가이드 북은 여행에 진짜 도움이 되려는 실용서이긴 하지만 책의 목적이 거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이를테면 이 책과 같이 우리나라의 대부분을 알고 있다고 자만하는 나에게 전혀 알지 못했으나 아주 매력적인 곳들을 무진장 알려서 "알겠니? 네가 그토록 우리나라에 심드렁했던 건 네가 단지 우물안 개구리여서 그랬던거란 걸."하면서 제대로 카운터 펀치를 먹일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의 식상함이 바로 우리의 무지함에서 나온다는 걸 이 책을 벗하며 더욱 깨닫게 되었다. 이 책 덕분에 아직도 미지의 좋은 곳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란 걸 실감했다. 아마도 앞으로의 내 여행은 초등학교 시절 보물찾기 같을 것 같다. 마치 바위 아래 어딘가 숨겨져 있는 보물이 적힌 쪽지를 찾아내듯 그동안 알지 못했던 곳들을 새로이 만나보는 그런 여행이. 그렇게 이 책은 우리나라를 발로써 가슴으로써 좀더 가까이 보듬어 안도록 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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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4-15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헤르메스님... 겨우 나흘만인데 그 나흘이라는 시간이 마치 한 달과도 같이 긴 시간으로 느껴졌습니다. 오늘이 신간평가단 신청 마감일이던데 하셨나요... 저는 써놓은 리뷰가 없어서 못하겠습니다. ㅠㅠㅠ 그래서 지금 <채홍>열심히 쓰고 있는데 도저히 제가 무슨 말을 쓰고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아 그냥 머릿속에서 나오는 말을 그냥 막 써내고 있는데... 제가 읽어도 참 한심합니다 ㅠ.ㅠ

ICE-9 2012-04-16 23:48   좋아요 0 | URL
앗! 저는 했는데... 소이진님 못 하셨나요?
아아... 그래도 하셨길 바라요. 저는 몰라도 그동안 소이진님 리뷰라면 꼭 될 것 같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