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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드는 밀리터리 세계 ㅣ 종이로 만드는 시리즈
사이언 아담스 지음, 박지웅 옮김, 백 오브 배저스 페이퍼 엔지니어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코로나 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요즘이다. 내가 사는 곳만 해도 오늘 20먕 가까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더욱 외출을 삼가게 된다. 그러나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책이랑 넷플릭스가 있지만 그것만 주구장창 보고 있을 수도 없다. 과하게 반복되면 뭐든 질리기 마련이니까.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소일거리를 찾게 되었고 그러다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종이로 만드는 밀리터리 세계'. 제목 그대로 뜯고 접고 붙여서 군사 무기 탈것을 만드는, 한 마디로 공작책이다. 이 책에 눈이 간건 어린시절의 향수 때문이었다. 어릴 때, 이런 책을 많이 갖고 놀았던 것이다. 주로 해문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출간한 것이었는데, 탱크 만들기도 있었고 군함 만들기도 있었고 전투기랑 경주용 차 만들기도 있었던 게 기억난다. 주말이나 방학 때 몇 시간을 들여가며 가위로 자르고 풀러 붙여서 이것 저것 만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시간으로 다시 한 번 돌아가보는 것도 좋겠다 여겨져서 단번에 이 책과 벗하게 되었다.
책의 표지는 이렇게 생겼다. 표지에 나와 있는 모형들은 모두 이 책에 실린 도면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책 옆에 놓여 있는 복엽기도 이 책의 두 번째에 있는 도면으로 내가 직접 만들어 본 것이다. 세계 제 1차 대전 당시에 만들어져 전투에 사용되었던 솝위드 카멜의 모형이다.
책의 구성은 이러하다. 보시는 바와 같이, 한 면을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윗 부분에는 도면으로 만들 수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단순히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다른 장점은 가위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도면에 있는 부품들은 모두 손으로 그냥 뜯을 수 있다. 직접 뜯어 보니 쉽게 잘 뜯겼다. 예전엔 가위로 하나하나 다 오려야해서 불편했었는데 이 책은 그런 과정은 그냥 건너뛰게 해줘서 더 편하게 공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 책에는 배, 비행기, 탱크, 자동차를 망라하여 모두 25개의 모형이 실려 있다. 그 대상도 1차 대전에 활약했던 것부터 현대전에서 활약하는 것까지 아우르고 있다.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나는 여기서 처음에 나오는 1906년에 진수한 군함, HMS 드래드노트와 솝위드 카멜 두 개만 만들어보았다. 재료가 종이였지만 약하진 않았고 만드는 것 또한 책 마지막에 조립 설명이 나와 있어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부품엔 모두 번호가 매겨 있어 훨씬 더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했는데 숍위드 카멜엔 번호가 없어서 설명서를 보며 한동안 눈과 머리를 굴려야 했다. 다른 것도 숍위도 카멜처럼 번호가 빠져 있나 하고 한 번 휙 살펴 봤는데 숍위도 카멜만 그런 것 같았다. 이것 하나만 누락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 쇄엔 바로 잡혀 나왔으면 좋겠다. 어쨌든 하나 둘 뜯어내어 접고 붙이고 하다보니 시간은 잘 갔다.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모형 만들기의 열정도 되살아나고 여러모로 좋았다. 집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이고 종이로 모형 만드는 것이 취향이라면 나처럼 한 번 벗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 책의 처음에 나오는 HMS 드래드노트를 한 번 찍어 보았다. 하나만 놔두긴 심심해서 2년 전에 아주 열정적으로 플레이한 게임인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주인공 링크를 특별 출연시켰다.
하나만 올리면 정이 안 가니까. 내친 김에 숍위드 카멜도 다시 연출해 찍는다. 이번에는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에드워드와 알폰소다. 그들이 연금술로 만들어낸 것 같은 설정으로 찍어 보았다.
이번엔 둘이 함께 찍어 보았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 놓으니 뭔가 그럴 듯 하다.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모형 만들어서 이렇게 저렇게 연출해 보는 것도 심심한 시간을 재밌게 보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쨌든 아직 23개가 남아 있어 행복하다. 이런 게 사람들이 말하는 소확행이란 것이겠지.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