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이후 내 머리 스타일은 늘 한결같았다. 자연 그대로,란 스타일.

외모에 신경을 쓴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

옷도 대충 입었고, 몸도 함부로 굴렸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테니스를 치던 지난 18년간, 선크림을 제대로 바른 건 결혼 후 5년 정도가 전부라,

원래는 고운 편이었던 내 피부에 온갖 잡티가 다 들어서 버렸다.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지만 그것 역시 신경쓰지 않았다.

 

방송에 나가자 이 모든 것들을 바꿔야 했다.

1) 베란다쇼야 옷을 다 준비해 주니 편했지만,

1-2주에 한번 나가는 아침마당의 의상은 내가 준비해야 했다.

아마도 올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옷을 많이 산 한해일 것이다.

아내는 평소 생각도 못했던 붉은 계통의 바지, 울긋불긋한 윗도리 등등을 사서 입혔고,

평소 같으면 이걸 어떻게 입냐고 투정을 부렸을 나도 점차 그런 색깔에 둔감해졌다.

언젠가 아침마당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6개월치 옷을 샀거든요. 6개월간 잘리면 안 돼요!”

 

2) 한번도 파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머리 자르는 것도 극도로 귀찮아해 2달에 한번씩, 아내가 제발 좀 자르라고 보채면

그제야 미장원에 가곤 했지만,

방송에 나가고 나서 내 인생 처음으로 파마라는 걸 했다.

최대한 파마한 티가 안나게 해달라고 주문하긴 했지만,

파마한 머리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고,

이젠 내 머리가 곱슬거리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지난주, 방송 분장실에서 머리를 만져주는 분이 파마가 좀 풀렸네요라고 말하자마자

오늘 미장원에 가서 파마를 한 걸 보면,

내가 참 달라졌다 싶다.

 

3) TV를 본 사람들 중 일부가 내게 한마디씩 했다.

너 주름이 그게 뭐냐? 보톡스 좀 맞아야겠다.”라든지

피부 보면 할아버지 같아. 제발 관리 좀 받아.”라는 얘기를 들은 게

아내 것까지 합치면 20차례 정도 들었던 것 같다.

그러던 차에 아는 분의 도움으로 피부과를 찾았고,

거기서 한시간이 넘도록 시술을 받았다.

원체 주름이 깊고 많아 갑자기 좋아지진 않겠지만,

한번 받고나니 갑자기 얼굴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진 게 느껴진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받으셔야죠라는데,

지금같은 일정에서 그게 가능할까 의문이다.

뭐 어쩌겠는가. 시간을 내야지.

 

4) 언젠가 아내가 염색 얘기를 했을 때 난 극도로 저항했다.

하지만 얼마 전 재연 촬영을 찍던 피디는 이렇게 말했다.

염색 좀 하셔야겠어요. 얼굴은 좀 젊어 보이는데 흰머리가 너무 많아요.”

따지고보면 피디는 내 직장상사, 난 결국 오늘 미장원에 가서 염색을 해버렸다.

 

연예인도 아니고 일주에 한두번 얼굴을 내미는데도 이리 할 일이 많다면,

직업 연예인은 정말 상상도 못할 관리를 받을 것 같다.

출연료를 받을 때마다 아내에게 차비만 빼고 송금을 해주지만,

아내는 그 돈으로 날 치장해 준다.

그러다보면 남는 게 과연 뭔가 하는 회의도 들지만,

다른 건 몰라도 옷과 피부는 남지 않겠는가?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13-09-0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지도도 올라가겠지요...^^

마태우스 2013-09-08 03:18   좋아요 0 | URL
아 그러네요..! 하지만 인지도도 TV 안나가고 몇년 지나면 다 잊혀지겠지요. 사실 지금도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마노아 2013-09-0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힛, 나의사 나온 것 최근 것 들었어요. 더 뽀송뽀송 예뻐지셔도 좋습니다. 옷과 피부는 온전히 마태우스님 것! ^^

마태우스 2013-09-08 16:21   좋아요 0 | URL
너무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ㅠㅠ 늘그막에 방송 나와서 ㅠㅠ 하지만.... 연구할 거 다 해놓고 나오니, 마음이 좀 편하긴 합니다.

세실 2013-09-0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나날이 발전하시는 마태우스님^^
이제 점점 연예인스러워요~~~~
조만간 매니저도 채용하셔야할듯^^

마태우스 2013-09-08 16:22   좋아요 0 | URL
앗 연예인스럽지 않은 게 제 유일한 강점인데... 이게 과연 발전인지 한번 생각해 볼게요^^ 매니저는 아내가 잘 해주고 있어요!!

페크pek0501 2013-09-08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흰 머리가 희끗희끗 보이는 학자(교수님들) 스타일의 머리가 좋고,
배우 안성기 님의 자연스런 주름살을 좋아해서 마태우스 님이 많이 변하시지 않았으면 해요.
요런 점을 아내 되시는 분께도 알려 주세요. 호호~~

마태우스 2013-09-08 16:23   좋아요 0 | URL
안성기쯤 되면 주름살이 있어도 괜찮을 듯싶어요. 하지만 저는 얼굴에서 그닥 잘난 게 없어, 주름과 결합하면서 혐오감이 증폭되는 듯해요. 아무튼 아내한테 님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paviana 2013-09-08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조만간 사랑과 전쟁 섭외 들어 오겠어요. ㅋㅋ
 
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볼 때마다 신기한 건

그가 돈계산에 있어서 철저하다는 점.

작품속 주인공들은 늘 이런 식이다.

주당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니까 남은 빚이 얼마고 어쩌고...”

<더 잡>도 예외가 아니다.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주인공의 1년 수입은 6만달러에 보너스가 6,

거기에 신용카드 사용액이 무려 2만달러...대출 때문에 매달 나가는 이자만 해도 325달러...테니스클럽에 내야 하는 연회비도 795달러나 되었다 (17).”

이런 걸 도대체 왜 시시콜콜하게 말하는지 모르겠다만

남의 가계부를 훔쳐보는 듯한 재미가 있어서 고개를 몇 번 끄덕이고 넘어갔다.

그런데 222쪽에 가면 양쪽 페이지 전체가 흡사 금전출납부 같다.

자산이 얼마고 부채가 얼마며 최저월간지출이 얼마니까 앞으로 벌어야 할 돈이 얼마라는 게

페이지 가득 나온다.

돈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건 아니지만,

매 책마다 이렇게 수입과 지출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는 걸 보면 좀 의아해진다.

어릴 적에 어렵게 살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돈 얘기를 하는 건 그의 일관된 특성이니 그냥 넘어가고,

<더 잡>의 문제는 이전 책,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만한 <빅 픽처>에 비하면

책의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이 위험한 일에 말려들고,

거기서 어떻게 헤쳐나올지가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너무 재미있어 죽겠다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 책은 더글라스의 작품들 중 중간 정도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답답했던 점 한 가지.

주인공의 아내가 너무 까칠했으며, 주인공이 어려웠던 시기에 남편을 버리고 다른 곳에 가버리는 등의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아주 잘했다, 이런 건 아니지만-외도는 사실상 버림받고 난 뒤였다-

바깥일을 제대로 설명 안했다는 이유로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아내한테 집적거린 다른 남자의 입을 빌어 아내가 엄청난 미모라는 걸 암시했지만,

외모보다 중요한 건 성격인데,

좀 생겼다는 이유로 저렇게까지 까칠하다면 내가 버틸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다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끝으로 오타 몇 가지.

이야기 흐름과 관계는 없지만 내가 테니스 전문가라 괜히 아는 체를 하고 싶어져서

지적하는 건데,

93쪽을 보면 서브권을 가진 상대가 포티 러브로 앞서다 주인공이 연속 두점을 딴다.

책에는 서티 포티라고 나왔지만, “포티 서티가 맞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13-08-2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상이 네덜런드인일지도......

마태우스 2013-09-07 23:12   좋아요 0 | URL
더글라스 케네디니까 케네디 가 사람이 아닐까요 혹시...?

paviana 2013-08-2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S OPEN 시작이요. 올해도 다 갔어요.

마태우스 2013-09-07 23:1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올 마지막 대회죠. 페덜은 조기 탈락하고...

2013-08-30 0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7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7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7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도킨스

내 책은, 정말 감사하게도, 발간 2주째부터 과학분야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물론 과학분야 1위라봤자 종합으로 따지면 300위 안에도 못드니 큰 의미는 없을 수 있지만,

한번도 책을 많이 팔아본 적이 없는 내게는 과학분야 베스트도 감사할 노릇이었다.

그 와중에 싫어하게 된 분이 바로 리차드 도킨스과 정재승.

특히 도킨스는 평소 존경하는 학자 겸 작가였지만 (특히 <만들어진 신>은 줄을 빡빡 치며 읽었다)

최근 한달간 그를 참 많이 미워했던 것 같다.

“아이 참,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때문에 내가 1등을 못하잖아!”

“정재승 선생도 그래. 이제 좀 절판 좀 하지, 자꾸 내 앞길을 가로막는 이유가 뭐야!”

한참 욕하다가 우연히 알게 됐는데, <이기적 유전자>가 나랑 같은 출판사에서 발간된 책이더라.

출판사 편집자님, 앞으론 정재승만 미워할게요!

 

 

2) 상

책 발간 후 한달이 지나니 내 책의 판매고가 뚝뚝 떨어지는 게 보인다.

오늘 동료 선생 김 모와 점심을 먹다가 한 대화.

나: 내 책이 이제 안팔리는데, 무슨 방법을 강구해야지 않겠어요? 내가 이전에 과학잡지도 애 보라고 갖다주고 그랬는데.

김: 아, 네. 제가 한 열권 살까요?

나: 그런 거 말고, 과학도서 부문 상을 하나 만들어서 그걸 날 주세요. 그럼 제가 아는 기자분한테 부탁해서 대대적으로 보도할게요.

김: (놀라서) 아. 네....

나: 상금이 없으면 관심을 안가질테니, 상금도 천만원쯤 내거세요. 그 대신 상금 타면 제가 김선생님한테 다시 돌려드리면 되잖아요.

김: (놀라서) 그럼...세금이 굉장히 많이 나올 거 같은데요.

나: (역시 놀라서) 아, 그런가요? 그럼 500만원만 하죠.

 

 

 

 

 

 

 

 

 

 

 

 

 

 

 

3) 4쇄

얼마 전 미녀 편집자님한테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내 책이 글쎄 4쇄를 찍었다는 거다.

목표가 2쇄였는데 목표의 두배를 뛰어넘는 수치.

아내한테 이 소식을 전하면서 앞으로 날 부를 때는 “이 4쇄야!”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아내가 한 말, “4쇄는 이왕 달성했으니 10쇄를 목표로 해야지. 이 십쇄야,라고 불러줄게.”

분명 좋은 말인데 그 말을 들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나빠진다.

 

 

 

 

 

 

 

 

 

 

 

 

 

 

 

 

4) 알라딘 강연회

8월 27일 알라딘 강연회가 잡혔다.

알라딘 측에선 100명 모집이란 큰 꿈을 갖고 희망자 신청을 받았는데,

내 지명도가 생각했던 것만큼 대단한 게 아니어서 스무명 남짓 신청을 하셨다(그분들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ㅜㅜ_)

알라딘 측에서 당황한 것은 당연한 일,

어제부터 타겟 메일을 보낸다고 하고, 그러면서 내게도 페이퍼를 올려 독려를 해달란다.

아내와 상의를 했다.

나: 그래도 될까? 교봉 때도 읍소를 했었는데..

아내: 인간적으로 그럼 안되지. 네가 너무 뻔뻔해 보여!

나: 역시 그렇지? 이럴 줄 알았으면 교봉 때 괜히 페이퍼 올렸어. 그땐 장소도 좁았는데.

아내: 그러게 말야. 왜 자기는 한치앞을 못내다봐.

정말 그렇다. 난 왜 미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을까.

지난번에 맹활약을 했던 어머니 친구분들을 우르르 모셔야 할까, 생각중이다.

아, 이 페이퍼는 그날 와달라는 호소문이 절대 아닙니다. 진짜로요.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08-21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이좋아 2013-08-2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하자면, 저는 그 이벤트 소개 페이지의 '이상한 기생충'이라는 말풍선 달린 사진 보고 빵 터졌어요. ㅎㅎㅎ 그래서 가끔 가서 또 보고 그랬다는.. ^^;

그 사진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 페이지 ☞ http://blog.aladin.co.kr/culture/6522022

이번달 27일 7시 정독도서관 시청각실 맞죠? ^^

Mephistopheles 2013-08-21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잘알겠습니다 사쇄우스님.....ㅋㅋㅋ

야클 2013-08-2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쇄수를 늘리기 위해 각 쇄별로 지나치게 조금만 찍는다는 설이....

카스피 2013-08-21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과학도서가 4쇄라니 정말 대단하세요.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터디셀러가 되도록 응훤합니다용^^

프레이야 2013-08-2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쇄님,이라 부를게요. 알라딘강연회도 서울에서 하겠죠?ㅠ

2013-08-21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3-08-22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쇄! 호호호~~~
화욜 늦은 저녁이라 음.... 가고 싶은데.....
아자 아자^^

조선인 2013-08-2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딸래미가 가고 싶어하긴 하지만 그날 야간 작업을 하는 날이라... ㅠ.ㅠ

아무개 2013-08-2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쇄우스님^^ 이번에도 참석하고 싶지만 평일 저녁은 제겐 너무 무리입니다요. 죄송~

2013-08-22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9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3-08-2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군요...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아니라는 말이 왠지....

자하(紫霞) 2013-08-23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알라딘 강연회 당첨되었어요~^^
화요일 늦은 저녁이지만 저는 퇴근하고 정독도서관으로 불이 나게 뛰어가야할 듯.....
마태우스님 직접 뵙고 싸인 받을 생각으로 들뜬...^^

마태우스 2013-08-2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님들 덕분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고, 또 성공적으로 강의 마쳤답니다^^ 제가 알라딘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게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믿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꾸벅
 
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월이 마감인 논문이 있었다.

그냥 논문이야 늦게 내도 그만이지만,

다른 학회에서 특별히 써달라고 부탁한 논문은 얘기가 다르다.

계속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결국 마감을 넘겨버렸고,

특별히 읍소해 얻은 일주일의 말미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왜 그랬을까.

, 그것도 친한 사이도 아닌 사람 핑계를 대는 게 좀 우스워 보이긴 하지만,

그게 사실이니 이 자리에서 밝힌다.

 

미야베 미유키. 일명 미미여사.

시대물과 현대물을 아우르며 수많은 작품을 냄으로써 내 시간을 뺏는 그 작가가

이번엔 <솔로몬의 위증>을 썼다.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 틈이 날 때마다 읽었고,

논문 몇줄을 쓰다가도 에이, 잠깐만 보자며 책을 펼쳤던 게

약속을 11일째 어기고 있는 결정적 이유였다.

한 학생의 자살사건을 심층 분석해 손에 땀을 쥐는 스릴러로 만든 미미여사의 솜씨는 여기서도 잘 드러나는데,

이 시리즈의 결정적 단점은 한권당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 무려 세권이나 된다는 점이다.

내용이 재밌어 금방 넘어간다 해도 열흘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그러니 뭔가 꼭 할 일이 있는 사람은 이 책을 펼치지 마시라.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고, 미안하다며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두 번째 단점, 진득함이 필요하다.

모방범과 비교하면 뭐가 더 재밌어?”

아내의 질문에 고민 끝에 <모방범>이라고 답을 했다.

<모방범>은 수많은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독자에게 긴장을 주는 반면,

이 책은, 그전작품인 <이유>가 그런 것처럼, 한 사건의 이면에 도사린 현대 사회의 문제를 다뤄

읽는 데 어느 정도의 진득함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미미여사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와 의미를 선사하며,

그게 미미여사의 팬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이유일 것이다.

내 책 사재기를 위해 서점에 갈 때마다 이 책이 바닥에 뭉텅이로 쌓여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미미여사가 점점 한국에서 인정받는구나 싶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세 번째, 왜 분리해서 집계하나?

알라딘 블로거베스트셀러를 집계할 때 10위 안에 솔로몬의 위증 1~3권이 동시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과거엔 1권만 집계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베스트셀러 집계를 했던 것 같은데,

시리즈물도 각 권마다 집계를 하는 건 공평치 못해 보였다.

그땐 내 책이 간발의 차로 10위 밖에 있었으니,

저것만 없으면 10위 안에 드는데!” 하면서 괜히 미미여사를 미워하게 됐다.

하지만 책을 재미있게 읽은데다 지금은 내 책이 30위권 바깥에 있어,

미미여사에 대한 괜한 미움은 사라졌다.

생각해보면 이건 나와 미미여사 사이를 이간하려는 서점 측의 계략이 아닌가 싶은데,

그런 거에 넘어가지 않을테니 다음번에도 재밌는 책을 내주길 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oyo12 2013-08-12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대단한 작가 같아요.
이렇게 다작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잡고 있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닐텐데.......

더운 여름 잘 지내시지요?
가끔 매체에서 마태우스님 접하면서,
아 나 저 분 아는데하면서 괜시리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

moonnight 2013-08-12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다운 즐거운 리뷰네요. ^^ 아직 이 책 안 샀는데 (역시) 주문해야겠군요.
저도 텔레비젼에서 마태우스님 모습 가끔 뵈면서 나 예전에 저분과 술도 마셨었다고 자랑한답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할께요. ^^

재는재로 2013-08-12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미미여사 전집 읽기 도전했는데 현대물은 거의 읽었는데 에도 시대는 왠지 맞지 않아서 미인하고 안주밖에 읽지 안았네요 게임 이코소설도 쓰시고 참 다재자능하죠

2013-08-16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1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토요일 있었던 사인회가 '잘' 끝났습니다.

강의 한시간과 사인회, 도합 2시간 예정으로 치러진 행사였는데요,

강의 전에 해당 장소로 가보니 사람이 아주 많더라고요.

와, 웬일이냐 싶었는데...알고보니 이전 초등학교 대상 강좌가 끝난 뒤 그냥 눌러앉아 있는 분들...

그분들이 강의 15분 전 일제히 강의실을 떠나자 강의실은 갑자기 썰렁해졌습니다.

 

 

 

그 빈곳을 채워준 분들이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십여명의 친구를 데려오신 어머님

-작은아버지, 삼촌과 외숙모, 장모님, 처형과 그 아이들 등 친척들

-출판사에서 나온 6명

 

그.리.고. 알라딘에서 제 읍소를 듣고 나와주신 분들!

토요일 오후라 다른 일도 많으셨을 텐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야무님은 인사를 못해서 아쉽지만

다락방님, 메피님, 아무개님, 마노아님은 술자리까지 함께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싸이런스님은 친구 다섯분과 함께 와주셨구요 ㅠㅠ 이 은혜를 어떻게...

 

 

야클님이 보내주신 꽃바구니

 

생각지도 않은 꽃바구니를 보내주신 야클님

역시 대박을 기원한다면서 꽃바구니를 보내주신 하이드님,

못가서 미안하다면서 마음으로 응원해준 수많은 분들,

이 분들에게 많은 빚을 진 사인회였습니다

 

 

하이드님이 보내주신 꽃바구니

 

 

이분들 덕분에 제 사인을 받을 줄이 만들어졌고,

또 제 사인이 시간이 좀 걸리는지라

제법 사인회다운-저자 사인을 받으려고 길게 줄을 늘어선-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살다보면 별일을 다 겪지만,

그때의 경험은 좀 특별했습니다.

어찌나 긴장을 했는지, 그 다음날인 일요일, 하루종일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더라고요.

책을 낼 때마다 많은 분들에게 빚을 지지만,

이번엔 특히 더 빚을 많이 지는 것 같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 참고로 제가 출연하는 베란다쇼가 100회를 맞았습니다

이전에 가장 롱런한 프로가 다섯번 나간 거니,

정말 감개무량하네요.

그 케이크와 제 캐릭터를 살짝 공개합니다.

 

 

 

 

 

이게 제 캐릭터랍니다. 닮았나요? 손에 든 건 기생충입니다^^


댓글(47)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인 2013-08-08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마태우스님이 너무 훈남이 되어서 깜짝 놀랐더니... 캐릭터였군요. =3=3=3

2013-08-08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8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8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3-08-08 09:05   좋아요 0 | URL
꺄아아악...어쩐지 세분이 아니었다 싶었어요. 정말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님은 제 은인이어요

다락방 2013-08-08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사인회 성공리에 마치신것도 축하드리고 베란다쇼 백회도 축하드려요!! >.<

마태우스 2013-08-11 23:31   좋아요 0 | URL
네...님한테 정말 감사 흑ㅎㄱ

비연 2013-08-0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인회 성공적으로 끝나신 거 축하드려요!
선약이 있어서 가보지 못했지만, 마음으론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1   좋아요 0 | URL
아유 비연님 마음 제가 잘 알죠!!

Mephistopheles 2013-08-08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카메라로 마사지를 받으면 남녀노소 구분없이 아름다워지는군요...

아무개 2013-08-08 09:34   좋아요 0 | URL
옳소!!!!!!!!!!!!!!!!!

마태우스 2013-08-11 23:31   좋아요 0 | URL
오...제가 그날 좀 아름다웠나요?^^ 미처 몰랐3.

마태우스 2013-08-11 23:31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반갑습니다

마노아 2013-08-08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힛, 사진을 보니까 강연회 재방송 보는 기분이에요.
다시 봐도 반가운 마태우스님, 베란다쇼 100회도 축하합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2   좋아요 0 | URL
어머나 마노아님...그날 정말 감사했어요. 웃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더만요..!

heima 2013-08-0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안되어 못가뵈어서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출간도 베란다쇼 100회도 모두모두 축하드려요!!! 마음담아 응원합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2   좋아요 0 | URL
아 네...마음만이라도 어딥니까. 정말 감사드립다

BRINY 2013-08-0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머하셨나요? 잘 어울리시네요. 앞으로도 계속 퍼머 하세요~~
사인회 성공리에 마치신 것 축하드립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2   좋아요 0 | URL
아내한테 강제로 이끌려서요 헷헷 하니까 좋더라구요 40여년만에 처음 했다는..

blanca 2013-08-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식구들과 성황리에 마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3   좋아요 0 | URL
아 네...사실 글발로 봐선 블랑카님이 먼저 책을 내야 하는데...

재는재로 2013-08-0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인회 하셨군요 한번 갔어야 하는건데 성공리 마치신것 축하드립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3   좋아요 0 | URL
아 네...감사드립니다.

야클 2013-08-0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꽃바구니 대신 꽃미남과 꽃미녀떼를 대동하고 참석하겠슴다.
더도말고 딱 100만 권만 팔라고 꽃바구니 리본에 썼는데, 100 만 권 넘게 팔면 반칙 ! ^^

마태우스 2013-08-11 23:33   좋아요 0 | URL
꽃미녀떼라는 말에 꼭 다음 책을 내야겠다 싶네^^ 반칙은 안할 수 있을 듯...

saint236 2013-08-08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당일날 못가서 미안하고 서운한 마음에 월요일 천안에 간김에 사인을 받을 생각이었지만...급한 일이 생겨서 천안을 찍고, 아내만 처형 집에 데려다 주고 올라왔습니다. 캐릭터는 정말 훈남이시네요...^^

마태우스 2013-08-11 23:34   좋아요 0 | URL
캐릭터는 그렇죠 ^^ 암튼 천안에 연고 있으시니 언제 뵙게 되겠네요

2013-08-08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1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13-08-0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요즘 공주파 방송도 잘 보고 있어요 ㅎㅎ 기회되면 책도 사 볼께요.
나날이 멋져지시니... 앞으로도 관리 잘 하시길 바래봅니다 ㅋㅋ :)

마태우스 2013-08-11 23:35   좋아요 0 | URL
아 네...공주파^^ 고맙습니다

카스피 2013-08-0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늦었지만 싸인회 축하드립니다.알았다면 저러도 달려갔을 텐데요^^;;;;
그나저나 컬트 베란다 100회 축하드려용^^

마태우스 2013-08-11 23:35   좋아요 0 | URL
그죠 100회 동안 안잘렸다는 게 대견하죠

무해한모리군 2013-08-08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너무 아쉽네요. 그날이 싸인회인걸 깜빡해가지공....
꽃들도 너무 예뻐요~~~

마태우스 2013-08-11 23:35   좋아요 0 | URL
네 꽃들이 예쁘더라고요^^ 여러가지로 감사

2013-08-08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5   좋아요 0 | URL
네...님의 마음 감사히 받겠습니다. 꾸벅

yamoo 2013-08-0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대박나시길!

사인회 끝나고 알라디너들과 만남이 있었군요! 이런~~
인사를 못드려 죄송~~

마태우스 2013-08-11 23:36   좋아요 0 | URL
정말 인사 못드려 제가 죄송하죠...!

moonnight 2013-08-08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마태우스 2013-08-11 23: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꾸벅

2013-08-08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1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3-08-0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인회와 강연을 성공리에 마치신 것과 베란다쇼 100회를 맞은 것을 축하드려요.
강연 듣고 사인도 받았으면 좋았을텐데, 미안한 마음에 지난 번엔 댓글을 못달았어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30   좋아요 0 | URL
아유, 별말씀을요... 참석해달라고 읍소한 제가 좀 웃기는 거죠. 댓글 감사합니다

SAN 2013-08-1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생충이 귀엽네요ㅋㅋ

100회 축하드립니다!!

마태우스 2013-08-11 23:29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