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학교에서 밤을 세웠어야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술을 마셨다

그래서 오늘은,

진짜로 밤을 새워야 한다.


오늘 아침,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밤샐 준비를 했다

식사를 하러 나갔다 오기가 좀 그러니 세끼를 다 학교에서 해결하자는 생각에

슈퍼에 들러 빵 두 개와 우유 두 개, 김치, 햇반과 컵으로 된 신라면, 그리고 물 한통을 샀다.

참고로 난 속에 아무것도 안든 빵은 잘 안먹으며

 ‘샤니 땅콩 크림샌드’라는 500원짜리 빵을 특히 좋아한다.

(남들도 이걸 좋아하는지 병원 매점에 이게 다 떨어졌을 때가 훨씬 많다)


아침은 빵과 우유로 버티고

점심은 느지막한 오후 세시에 라면과 햇반, 그리고 김치로 때웠다.

네 시간이 지난 지금 난 마지막 남은 빵과 우유를 노려보고 있다.

밤을 샌다는 건 고독한 작업이고

경험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외로움은 배를 고프게 만드는 법이다.

이런 불안감이 든다.

“지금 이 빵을 먹으면 이따 새벽에 배고프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고 마지막 퇴근버스가 떠난 후인 8시

밖에 나가 식사를 우아하게 하고 오기로 했다.

참치찌개 정도를 먹을 예정이니 4천원이 추가로 든다.

크림샌드는 그러니까 배고플 때 먹는 디저트인 셈.

이제 따져보자.

아침에 슈퍼에서 지불한 돈이 9천원

거기에 4천원을 더하면 1만3천원이 든다.

한달간 이러고 산다면 드는 비용은 40만원 남짓.

네이버를 찾아보니 2006년 최저생계비는 1인가구 기준으로 월 40만1천원이란다.

즉 그들은 하루하루를 오늘의 나처럼 살아야 한다는 얘기

하지만 난 학교에 있으면서 집세니 전기세 등 기타 비용을 전혀 안내는 경우,

그걸 감안하면 그들이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은 더 줄어든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생계비 이하로 사는 사람은 무려 315만명

그들의 삶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마음이 아파온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 세금이 올랐다고 아우성이다.

그 아우성은 엄마 친구분들 중 강남에 사는 분들의 입에서 주로 나왔는데

재벌2세인 나 역시 세금 때문에 심난하긴 하다

얼마 전에는 소유한 건물의 면적이 얼마 이상이 되면 교통혼잡세를 부과하는 제도가 신설되었다고 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고

이것저것 내는 돈이 장난이 아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우리가 잘 사는 대가로 내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만큼 어려운 사람들이 혜택을 더 받는다면 그리 속상할 것도 없다.

하지만 어느 책에서 보니 빈곤율을 측정하는 척도인 지니계수는

세금을 징수한 후에 오히려 더 커진다

그 말은 곧, 우리 세금이 소득 재분배에 별반 도움이 안된다는 소리

10월 17일자 세계일보 기사를 보면 조금은 이해가 간다.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 15개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5명 가운데 1명이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에도 채 못 미친다고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의 신고액이 극빈층인 최저생계비 이하에도 못 미쳐 축소신고 의혹을 낳고 있다.”


어려운 사람을 도울 돈은 결국 세금일 수밖에 없고

그 세금은 잘사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엄마 친구 분들의 아우성 소리가 더 높아진다 해도

그리고 그 아우성에 우리 엄마의 한숨 소리가 섞여 있다 해도

아직도 낮기만 한 우리의 복지비는 좀 더 올라가야 한다.

단 ‘직장인은 봉이냐’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어떻게 하면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파악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리를 했으면 좋겠다.


* 자평: 구체적인 대안이 없이 당위만 역설하는 그저그런 글. 이런 글을 써놓고서 자신은 의식있는 사람이라는 착각은 금물. “니 술값만 아껴도...몇명이 먹고사냐”는 비판을 받을 위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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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10-19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고파요... 저도 무엇인가 먹고와야 할듯...

Mephistopheles 2006-10-1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마태님이 밖에 나가셔서 참치찌게로 한끼 해결하시면 그 식당의 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요...그런데 왜 하필 참치찌게를....??

비로그인 2006-10-19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샤니 땅콩 크림 샌드가 뭔지 알것같아요. 이거 알면 나이 많다는 뜻이죠?
식빵 두 장 사이에 땅콩없는 피넛 버터 살짝 발린것 맞나요?
저 이것 엄청 좋아했어요,학교 다닐때.
당시에도 가끔 늦게 가서 못 사먹은 적 있었어요.아직도 인기가 좋은가보네요.

2006-10-19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6-10-1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배고프네요. 마태우스님 먹는 이야기는 별다른 묘사가 없어도, 왜 이리 공감(?)이 될까요. ^^

비로그인 2006-10-19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직하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페이퍼. 게다가 마지막에 `니 술 값만 아껴도..'라는 발언으로 웃게까지 해주시니, 완벽합니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파악할 방안, 제가 5초 정도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없는 듯 합니다. 자영업을 할까 봅니다.

blowup 2006-10-1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니 땅콩 크림샌드’의 달달한 맛이 떠올랐어요. 재벌 2세의 식사가 하루 종일 너무 소박해요.

꼬마요정 2006-10-19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 ^^
너무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전 저녁에 돈까스를 먹었더니... 아직까지 소화가 덜 되어 힘드네요~~^^
샤니 땅콩 크림샌드... 넘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그 달디단 크림... 내일은 아침으로 빵이랑 우유를 먹어볼까나요~~ ㅋㅋ

야클 2006-10-1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통단팥이 터질 정도로 가득한 빵굼터의 단팥빵 먹을건데... 같이 못먹어 아쉽네요. ^^

2006-10-20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6-10-2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배가 고파요,
두유나 한잔해야겠어요,,

비로그인 2006-10-20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땅콩 크림샌드...
독서실 수험생에게도 딱! 인 간식...? ㅎㅎ
절대 밥으로는 안먹어요~ 그래서 자꾸 살이쪄요~
마태우스님~ 오늘도 화이팅이에요!! ^-^

마태우스 2006-10-20 0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미슈슈님/호홋 님도 그 빵 드시나봐요? 크림이 들어있어 아주 맛나요 슈슈님도 화이팅!
울보님/아앗 새벽에 웬 두유십니까...?
속삭이신 분/웬걸요 귀염 하면 님이 저같은 것보다 백만배는 더...^^
야클님/마음만 받겠습니다
꼬마요정님/아앗 반갑습니다 호그와트에 가신 줄 알았다는...^^ 미모는 여전하시죠? 돈가스를 잘 소화 못시키는군요 으음....요정은 다 그렇죠 뭐
나무님/그래서 제가 재벌이 된 겁니다^^
주드님/어맛 그렇게 칭찬해 주시니 느무느무-달밤님 용어-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쓰다가 지워버릴까 했는데..^^ 근데요 미국 같으면 현금영수증을 소비자들이 챙기거든요 그게 큰 도움이 되는데 울나라는 그거 귀찮아하잖아요......
기인님/먹는 얘기는 늘 공감이 되죠. 저도 다른 분들 페퍼 보다가 닭도리탕 사진 보면...군침이 ...
속삭이신 분/그러게 말입니다 갑자기 끝이 왜이리 진지해져 버렸는지... 님이같이 야근하신다니 든든하더이다^^
승연님/옛것이 다 좋은 건 아니겠지만, 샌드위치는 그때 게 정말 좋습니다. 학생 때 40원인가 했는데, 환상이었죠 맛이. 지금은 희소성이 떨어져서 조금 맛이 덜해요
메피님/저 술안주 중 젤 좋아하는 게 참치찌개입니다 혼자 먹을 땐 참치를 안주로 호홋. 나는 참치맨!
실론티님/반가워요 오랜만이어요!! 미모는여전하죠?

라이더 2006-10-2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 읽었습니다.

모1 2006-10-2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챙겨드세요. 너무 부실하게 드신 것 같아요. 복지비이야기 하니까..생각났는데 며칠전 신문에 우리나라가 북유럽식 복지정책하면서 망한다고 했던 것이 기억 나네요. 무슨 칼럼같은 것으로 기사 아니었음.

마태우스 2006-10-2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설마...부실하면 제가 이렇게배가 나왔겠어요^^ 복지에 대한 시각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복지수준은 정말 한심한데 늘 서유럽 얘기를 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라이더님/네...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원래 저렇게 진지하게 끝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손 가는대로 글을 쓰다보니....

섣달보름 2006-10-2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공감.
저는 작년에 실습 나갔다가 복지관에서 주는 도시락 하나로 하루를 연명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봤어요. 어찌나 충격적인지..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 그런 사람들 구석 구석 살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어요. 피상적으로 접했던 빈익빈 부익부 심각... 뭐 이런 말을 눈으로 확인하니, 정말 가슴이 답답해 지더군요.
그런데... 전 오늘도 어떻게 재테크를 잘해서 집을 마련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는... 결국 씁쓸..

마태우스 2006-10-23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섣달보름님/집 마련에 대한 생각은 당연한 거죠 뭐. 그나저나 저두 영등포역의 수많은 노숙자들을 보면서 아무 느낌도 없어져 버렸어요 이젠...

마태우스 2006-10-2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섣달보름님, 오랜만에 뵙는 거 같은데 맞지요??? 혹시 처음 글 남겼으면 어쩌나 싶다는...^^
 

 

 

*****님이 제게 몰래 달아주신 댓글에 이런 내용이...

"마태우스님, 전 님이 좋아요! 이제부터 대쉬할래요. 맘 단단히 먹으세요."

 

있었을 리는 없겠지요^^ 진짜로는 이랬습니다.

"면접볼 때 떨리던데 면접관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고요.

회의 때 웃기는 데 성공, 기분이 좋은 김에

그 댓글에 대한 답변을 이렇게 페이퍼로 씁니다.

 

면접 때 저는

잘 푸는 애가 있으면 "와,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걸 풀지?"라는 생각을 하고

못 푸는 애가 있으면 "그래도 공부 잘 하는 애들일텐데" 하며 안타까워합니다.

가끔은 "침착하게, 아는 데까지만 얘기해 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이렇게 그림을 그립니다.

 

학생들이 아무 답도 못하고 고개만 떨구고 있을 때 한장



음.. 이건 좀 못그렸군요

한 학생이 나가고 다음 학생이 들어오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또 한장



이거 다 먹고 난 뒤 찢어진 모습을 그린 게 더 나은데, 안갖고 나왔나봐요

 

똑똑해 보이는 학생이 수학 첫번째 문제를 틀리는 바람에 나머지 세문제도 다 틀리게 되었을 때, 안타까워하며 또 한장 (도형이 원인데 원뿔로 생각해서 점수를 거의 줄 수가 없다는...)



"비행기 값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던 한 학생은 거의 아무것도 대답을 못한 채 나갔습니다. 외국 고등학교면 수시에 응시를 못하니 아마 제주도겠지요. 그 학생도 그려보려 하다가 시간 부족으로 실패...

 

이런 식으로 면접날 하루를 보낸답니다.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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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10-16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생수병 참 잘 그리셨네요. 면접 보며 그림 그리는 님의 모습을 그려보니 입가에 미소가~~~ 다음에 또 그림 보여 주시와요^^

sweetrain 2006-10-16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참 잘그리셨어요!!!

다락방 2006-10-16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전 님이 좋아요! 이제부터 대쉬할래요. 맘 단단히 먹으세요."

--->이거 제가 단 댓글이잖아요. 이렇게 공개하시면 어떡해요. 버럭. ㅡㅡ^



헤헷 :)

2006-10-16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0-16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줄 몰랐는데 그림,진짜 잘 그리시네요.

Mephistopheles 2006-10-1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화백님....개인전은 언제쯤...??

야클 2006-10-1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흥! 제 서재에도 그 글 남겨놓더니. -_-+

마태우스님/ 맨 마지막 그림 중 안경낀 남자..... 저를 그린건가요?

프레이야 2006-10-17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희 땅콩 샌드 그리고 있는 면접관의 심각한 얼굴보며 학생은 떨고 있겠죠. ^^
그림이 일취월장입니다.

sooninara 2006-10-17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ㅋㅋㅋㅋ

춤추는인생. 2006-10-1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화백님. 개인전하면 무얼 사들고 갈까나요?^^
그나저나 마지막 미완성 그림은. 안봐도 허둥대는 그학생의 얼굴이 선합니다...
전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좋아요..ㅎㅎ

비로그인 2006-10-17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습니다;;;
실은 중, 고등학교 시절 음악, 미술 점수가 항상 기본 점수였답니다-_-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제출을 안 한 것도 아닌데 성의를 봐서라도 1점이라도 더 주지 흑.. 실력이 안 되다보니 성의도 없어 보이는 듯-_-;;;

산사춘 2006-10-18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역시 훌륭한 솜씨! 근데 작품들은 잘 보관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발령 받기 전엔 열심히 할 것처럼 굴다가

막상 교수가 되고나면 어떻게든 서울로 갈 궁리만 하는 선생들을 싫어했더랬다.

뻔히 다 알면서 들어와놓고

여기 여건이 안좋다고 침을 튀기며 비판을 하다가

이곳보다 더 안좋은 대우를 감수하고 북쪽으로 가는 사람들이란.




어제 총 103명의 수시입학 면접을 보았다.

인생이 걸린 일이라 바짝 쫄은 학생들한테 난

생사여탈권을 움켜쥔 저승사자로 느껴졌을 거다.

하지만 면접에 있어서 내 자의성은 한계가 있었다.

3불정책 때문에 본고사가 안되니

편법으로 영어와 수학문제의 답을 면접 때 말하게 하니까.

불과 10분 동안 두 과목의 어려운 문제를 풀고

5분 동안 우리 앞에서 답을 말해야 하는 학생들.

이건 지식 테스트의 의미가 아닌, 순발력을 더 많이 측정하는 시합이다.

물어보면 다 알면서도 당황해서 손도 못댄 학생들이 꽤 있었으니 말이다.


우리 학교가 천안에 있는지라

환자 유치 및 지역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목으로-사실상 전자가 거의 다지만-

충남 지역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혹은 졸업한 학생에게

‘지역 우수자 선발’의 명목으로 다섯명을 선발하고-‘지역 수시’

나머지 모든 지역의 학생들 중에 또다시 다섯명을 선발한다-‘일반 수시’


몇몇 학생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했다.

영어 발음은 원어민 같았고

난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수학 문제를 척척 풀었다.

그런 애들한테 물어보면 거의가 일반 수시란다

필경 서울과 경기, 그리고 대전 지역 학생들일 거다

(대전은 충남에 있지만 서울에 준하는 곳으로 인정되어 지역수시에서 제외)

하지만 안 그런 학생도 많았는데

국어책을 읽듯이 영어를 읽고, 수학 문제는 손도 못대거나 엉뚱한 답을 했다.

그런 학생들에게 “어디 지원자예요?”라고 물으면 죄다

“지역 수시요”라고 답한다.

즉, 수도권 애들에 비해 충남 학생들의 실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서울에 올라가려는 이유는 아마 이 때문일 거다.

자신이 아닌, 애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 해외연수를 가고

기러기 아빠도 감수하는 마당에

애를 위해 서울로 가는 것을 마다해서야 되겠는가.

그들을 이해하긴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서울과 지방의 학력 격차는 마음 아프다.

서울 내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여서 내가 지금 학교를 다닌다면

강북에 사는 난,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의대를 들어가지 못했을 거다.


행정수도가 옮겨진다고 해서 서울의 기득권이 위협받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헌재의 위헌 결정에 강남 분들이 환호하는 걸 보면서

어느 것 하나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그들의 탐욕이 몸서리쳐졌었다.

“수학은...하나도 못풀었습니다.”란 말과 함께 쓸쓸히 돌아서는 학생의 어깨 위로

그때 그 사람들의 환호가 눈앞에 오버랩되었다.

이 나라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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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6-10-1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에서 잘하는 아이들은 서울로 지원하고...서울에서 점수 딸리는 아이들은 천안으로 온게 아닐까요? 의대니까 일정 실력을 갖추어야 지원이라도 하겠죠.

BRINY 2006-10-16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희 애들도 지역수시 등등으로 거기 많이 썼는데, 영어 면접 준비 좀 봐줬는데, 영 아님~^^;; 아무리 예뻐하는 애라도 아닌 건 아님^^;; 이런 간단한 문장도 못쓰냐라고 구박했지만, 1, 2주에 되는 게 아님^^;; 역시나 오늘 와서는 울상을 하고선 '망쳤어요...'이러더라구요.

마태우스 2006-10-16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안녕하시어요. 지금 서울의 웬만한 대학은 죄다 의학대학원으로 바뀌어서요 현역 고교생 애들이 의대에 가는 게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글구 저희 지원한 지역우수 애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이래요...

마태우스 2006-10-16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안녕하시어요 반갑습니다. 님과 저의 관계는 그러니까...님이 원서를 써주시고 제가 그 애들을 면접보는군요. 밀접한 관계!

BRINY 2006-10-1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3학년 담임은 아니구요^^;; 그냥 3학년 인문계 한교과 담당하고, 제가 담담하는 CA부서에 있는 3학년 애들 면접 준비 좀 도와주고 진로 상담 좀 해주고 그 정도랍니다. 전 자연계 애들은 잘 모릅니다^^;; 내년쯤이면 제가 1학년때 국사를 가르친 자연계애들이 마태님께 면접보러 갈 지도 모르겠군요. 그 때 잘 좀 부탁드려요~~

sooninara 2006-10-1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대학원이요? @.@
울 아이들 대학 갈때 되면 정말 걱정됩니다. 좁은문을 통과할수 있을지.ㅠ.ㅠ

blowup 2006-10-1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 그럼 지금 서울에 있는 대학들은 거의 다 의과대학원만 있고, 학부는 없다는 건가요?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가요?) 그럼, 자연계 학부에서 의과대학원을 가게 되는 건가요?(그런 이야기를 언뜻 듣기는 했지만. 구체적 관심사가 아니어서 잘 살펴보지 않았는데. 정말 많이 바뀌었나 봅니다. 시간이 되시면, 간략하게 설명해 주세요. 검색보다 마태 님의 설명이 더 재미있을테니까요.)

marine 2006-10-16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과 지방은 비단 학력차만 아니라 거의 모든 면에서 현격한 격차가 나니까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마태우스 2006-10-1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아 네...내년에도 제가 면접을 본다면요^^ 선생님한테서 국사를 배웠다면 일단 바른생각을 갖고 있을 듯 싶네요.
수니님/그러게 말입니다 갈수록 살기가 힘들어지는 느낌....
나무님/안녕하세요 나무님. 회의 가기 전 잽싸게 답변 드립니다. 서울에 있는 의대는 대부분 의학대학원으로 갔습니다. 정부에서 로스쿨과 연계시키고 BK21을 가지고 압박을 하기도 하는 등 엄청나게 푸쉬를 했지요. 그 결과 그렇게 된 것이구요, 하지만 서울대처럼 절반만 의학대학원에 간 학교도 좀 됩니다. BK 받으려고 그렇게 편법을 쓴 건데요, 어찌되었건 서울의 의대는 그로인해 정원이 팍삭 줄어버렸어요. 서울의대의 경우 제가 갈 땐 210명이 정원이었는데 지금은 60명인가를 뽑죠 아마. 그러니 전국 100등 안에 들어도 위험하단 말이 나오고있다는... 그리고 의대대학원에 안가고 저항하는 학교는 대부분 지방의 사립대입니다. 의학대학원에 간다고 지방까지 애들이 오겠냐, 차라리 현역 애들 받아서 잘 가르침으로써 실리를 취하자 뭐이런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제 설명, 재미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블루마린님/그러게 말입니다. 문제는 그게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거죠... 교육을 통해 대물림까지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비로그인 2006-10-1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 년을 바라보고 세운다는 교육정책이라고 말은 하더니만 정말 수시로 바뀌어서 그 현장을 떠난지 몇 년이 지나자 이젠 정말 어찌되는지를 모르겠어요. 이러니 제 주위에서는 속속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만은..'이라고 말하면서요.

2006-10-16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10-16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건 몰라도 우리나라 교육은 이대로라면 미래가 없다..
라는 생각에는 절대적으로 동감하고 있답니다..

애쉬 2006-10-1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첫인사를 이런 곳에 하게 되는군요. 면접 얘기 듣고 인사 안할 수가 없었어요. ^^ 토욜날 저희반도 거기까지 면접보러 다녀온 아이들이 몇 있었걸랑요. (여긴 부천) 울상 지으며 나왔다는 아이들 우리학교 애들 아닌가 싶어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학교는 경기도에 있지만, 서울과의 학력 격차는 심각하게 느끼고 있어요. 특히 입시에서는 더 차이가 나더군요. 작년과 또 달라요~ 점점 특정학교들은 서류 점수에서부터 밀리더라구요. 아, 정말 대학 가기 힘들어요. ㅜ.ㅜ
담엔 부천애들 보이거들랑 신경 좀 써 주셔요. ㅋ

ceylontea 2006-10-16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 자주 바뀌니.. 지현이 클 때쯤은 어떤 세상일지 상상도 안갑니다... ㅠㅠ;

2006-10-16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10-1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당장 제 동생(지금 중3임)이 대학 갈 때만 해도 어떤 정책이 또 펼쳐져 있을지 상상이 안갑니다..

기인 2006-10-17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은 서울의 식민지이지요. 일제치하에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것과 유사하게. 식민지가 별겁니까? 지방의 자원(인적자원, 물적자원)의 착취를 통해 부의 축적을 이루고, 이를 평등하게 재분배하지 않음으로서 생기는 식민본국(식민본지역)과 피식민지역의 경제적, 문화적 차이들. 지역들이 계속 분절되면서 위계가 생겨나가고. 쩝..
어쨌든, 저 '단'자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저는 단대부고 나왔거든요 ^^;;;

수퍼겜보이 2006-10-1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인님 말씀 동감.

미래소년 2006-10-17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서울이어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특히 특정 대학교의 경우, 각 고등학교별 차등 점수 체계를 두고 있고요.
작년 우리 반 반장이었던 아이가 의대 입시에 실패한 후 차선책으로 간호대에 합격해서 1학기 다니더니 도저히 안 되겠다며 반수를 준비하더군요.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참, 기인님 제 동생도 단대부고 나왔어요~*)

라이더 2006-10-1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제 고향 부산에 가면 그냥 막 슬퍼집니다. 만세 부를때 왜 부산 사람들도 같이 만세를 부르는지, 아직까지 우리동네가 이해가 안되여. ㅠ.ㅠ

마태우스 2006-10-19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더님/부산도 그러면 다른 도시야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저도 천안에 있으면서 점차 천안주민스런 생각을 갖게 되는데요, 좀 많이 열악합니다.
미래소년님/그렇죠..고교등급제를 금지한다 해도 많이들 하고 있나보더군요... 입시제도에 정답은 없지만 지금은 넘 삭막해요..
수퍼겜보이님/저두요
기인님/앗 단대부고 나오셨나요? 반갑습니다. 단으로 연결이 되는군요 ^^ 지방서울은 식민지이기도 하지만 마이너와 메이져 같아요. 마이너리그서 잘한 사람은 메이져로 가고.... 써놓고보니 별반 좋은 비유가 아닌 듯...
주드님/뭐,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건 있겠지만 한가지는 확실할 듯 싶어요. 미친듯이 과외를 하고 돈을 쏟아부은 곳에 길이 있으리라는..... 우울한 현실입니다

마태우스 2006-10-19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님 서재에 댓글 달았어요
실론티님/이런 혼탁한 세상에 애를 보내는 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애쉬님/부천 애들 보면 잘해줄께요.... 님 애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을텐데요... 대학서열에 이어 고교서열도 이제 절대적인 게 되어버리는 듯...
메피님/그러게 말입니다. 한숨만 나오죠...
주드님/떠날 수 있는 사람은 떠나겠지만, 대부분이 또 떠나지 못하는 사람인지라...
 

 

 

 

 

 

 

* 다른 의견, 제 오류에 대한 쓴소리 모두 환영합니다

 

1. 서론

우연히 읽은 책 한권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한 법, 시체를 조합해 만든 괴물이 난동을 부린다는 내용의 <프랑켄슈타인>이 바로 그렇다 (프랑켄슈타인은 박사 이름이건만, 많은 사람들이 괴물 이름으로 알고 있다). 허구에 바탕을 둔 작품이건만 사람들은 인간복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종종 프랑켄슈타인을 언급하곤 한다.


인간복제. 듣기만 해도 섬뜩한 단어다. 특히나 인간은 신만이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복제양 돌리가 만들어짐으로써 인간복제도 가능하다는 게 증명되었을 때 사람들이 받은 충격은 무척이나 컸으리라. 인간복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대한다고 답한다. 이토록 여론이 부정적인 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매스 미디어의 힘이 컸는데, 그들은 인간복제의 부정적인 면을 과장되게 그림으로써 대중들에게 막연한 공포감을 심어주려 한다. 하지만 인간복제의 허와 실을 정확히 안다면 지금처럼 맹목적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간단하게나마 그 얘기를 해보려 한다.


2. 나와 같은 애가 태어나는 것인가?

얘기를 하다보면 인간복제를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존재하도록 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다시 말해서 나와 똑같은 사람이 여럿 생긴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예컨대,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내 체세포의 핵을 넣는다고 해서 내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다른 아기들처럼 내 핵이 담긴 난자는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되어 열달간 머물러야 하고, 그 후에도 갖은 보호를 받으며 성장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는 내 어릴 적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나’일 수는 없다. 인간이란 유전자만으로 결정되는 존재가 아닌, 환경에 의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처럼 맨날 술만 퍼마시는 아이가 아닐 수 있고, 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설마!), 대충주의에 물들어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나같은 삶을 살지 않을 수도 있다. 그의 미래는 그의 선택에 달린 것이지,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된 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복제되었다는 이유로 그의 개성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일란성 쌍둥이를 생각해 보자. 내가 아는 여자 쌍둥이가 있다. 언니는 활달하고 유머가 넘치는 반면, 동생은 그보단 어둡고 잘 삐진다. 난 언니와 알고 지내다 동생도 알게 되었는데, 동생과 친한 또 다른 친구가 내게 이런다.

“언니가 훨씬 낫죠”

하다못해 몸통이 붙은 샴쌍둥이도 성격이 그렇게 판이했다고 하니, 복제인간이 또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게 싫다는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


3. 장기만 필요?

“장기이식용으로 이용될까 걱정이 돼요”

의외로 많은 이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 돈 많은 부자들이 장기이식을 위해 자기와 똑같은 클론을 태어날 때부터 만들어 놓는다는 영화 <아일랜드>가 그 대표적인 예일 거다. 하지만 어떤 이들이 복제를 원할지를 생각해 보면 너무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닐 것 같다.


애를 낳지 못하는 불임부부를 예로 들어보자. 여러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남자 쪽의 결함으로 애를 못낳는 경우, 지금처럼 다른 사람의 정자를 이용해 애를 낳기보다는 복제를 더 선호하지 않을까. 애가 자기와 닮았다는 데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은 의외로 많으니, 자기와 똑같이 생긴 애를 원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닐 거다. 또한 인간복제는 레즈비언이나 게이 등 2세를 갖는 게 불가능했던 사람들에게 축복일 수 있다. 복제인간도 인간이며, 입양을 하는 부모가 학대를 위한 게 아닌 것처럼, 장기이식을 위해 그 비싼 돈을 들여가며 복제를 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복제의 비용이 지금보다 훨씬 내려가더라도 그건 마찬가지다).


장기이식 얘기가 났으니 말인데, 실제로 장기이식은 복제인간이 아니라도 활발히 행해지고 있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아버님께 간을 이식해 드렸고, 아버님은 그 간으로 일년여를 더 사셨다. 신장이식은 더 자주 행해진다. 현재 이식 여부를 결정하는 게 개인의 자유의지이듯, 복제인간 역시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이식 여부를 정할 것이다. 아무리 유전자가 완벽하게 똑같다고 해서, 그게 이식을 해야 하는 의무조항은 아니니까. 그래도 만족하지 못하겠다면 다음 사례를 보자. “몇 년 전 캘리포니아에 살던 아얄라 부부는...백혈병에 걸린 십대 딸에게 이식해 줄 골수의 공급원을 얻겠다는 소명으로 다시 임신을 했다(<클론 and 클론), 240쪽).”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기라 해도, 그 부부가 그를 골수를 제공할 인간으로만 생각할까? 그게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은 복제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지 않을까.


4. 결론

부부 중 한명이 심각한 유전병을 앓고 있다고 하자. 애를 갖고 싶어도 그 병이 유전될까 두렵다. 어머니의 연령이 35세를 넘기면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다운 증후군의 확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인간복제는 이들에게도 축복이 될 수 있다. 병을 앓았거나 유산을 여러 번 해서 애를 낳지 못하게 된 어머니에게도 물론. 더 중요한 이유로 특정한 기술이 있고, 그 기술을 이용해서 행복해지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핵실험같이 위험한 게 아닌 경우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인간복제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여러 명에게 문의를 해 봤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정확한 이해를 가지고 반대하기보단 막연한 반대가 훨씬 많았다. 한 미녀는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걸 이유로 댔다. 그런 이유라면 현재 시행되는 체외수정은 전면 금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술이 얼마나 많은 이에게 기쁨을 줬는지 안다. 내 선배 중 하나는 없는 돈을 다 쏟아부으며 그 시술을 받았고, 결국 아들을 낳았다. 밤길을 걷다가 그가 갑자기 두 손을 올리며 “난 내 아들의 아버지다!”라고 소리치는 걸 보면서 내 마음도 훈훈했다. 그 당시 인간복제의 기술이 있었다면 그는 그 길을 선택함으로써 같은 기쁨을 누리지 않았을까.


물론 인간복제에 도사리는 위험도 만만치 않으니만큼 견제가 필요한 부분은 분명 있다. 하지만 그게 너무 과도해 기술발달을 질식시킬 정도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DNA를 만들어 심을 수 있게 된 재조합 DNA 기술이 탄생했을 때, 그 기술의 남용을 걱정한 사람들은 소위 ‘모라토리움 선언’이라는 걸 만들어 인간 DNA 연구를 거의 금지하다시피 했다. 그 결과 남은 것은 5년의 세월 동안 기술의 진보가 중단된 것뿐이다. 재조합 DNA 기술로 만든, 인간의 것과 똑같은 인슐린은 그전 당뇨 환자들에게 투여되던 돼지 인슐린의 알레르기의 위험성을 없애 줬으며, 아버님 역시 그 인슐린을 주사하며 혈당을 내렸다. 지금의 인간복제 반대여론은 과연 얼마나 합리적일까.


* 이 책은 <클론 and 클론>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책에서 본 인상적인 내용; 줄기세포나 인간복제를 가지고 논쟁을 할 때면 꼭 종교단체에서 한분이 오신다. 그런 분이 오시면 토론이 객관적인 느낌을 줄 수는 있겠지만 관련 지식이 하나도 없는 그분들의 말은 건전한 토론을 방해하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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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10-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반대하는 이유는 2가지인데, "왜 꼭 내 유전자가 이어져야 하는가?"라는 것과 "왜 꼭 오래 살아야 하는가?"라는 것이에요. 물론 내 가족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건 상상도 하기 싫지만 그렇다고 그 유전자에 매달리는 건 극단적 나르시즘이 아닐까 생각해요.

마태우스 2006-10-1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가장 먼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제 얘기는요 입양도 좋은 길이긴 하지만 세상엔 자기 유전자를 물려주길 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런 사람에게 인간복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거죠. 저도 제 유전자 반대합니다^^ 글구 인간복제와 오래사는 건...별 상관이 없지 않나요?

비로그인 2006-10-1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길로 새는 이야기입니다만
프랑켄슈타인 옹호론자로서의 몇마디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을 혐오하는가? 그렇지만 왜? 인간과 달라서?
시체를 얼기설기 붙여서 만들었다지만 보통 인간도 다른 사체 조각으로 만들어졌다는건 마찬가지이다.
그 사체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것과 프랑켄슈타인과는 달리 매우 자발적,쾌락적으로 자기 몸에 갖다 붙였다는 차이 일뿐.
프랑켄슈타인이 자기가 원해서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렇게 태어난것이 아니라는 점도 인간과 동일하다.
마주치는 모든 인간들이 그를 혐오하며 살해할려하고 최소한 그들의 거주지로 부터 내 쫒으려 하니 어떤 성인이 이 상황에서 인간에 대해 곱게 생각하겠는가?
사람들이 프랑켄슈타인을 괴물로 취급하는 주된 이유는 단지 그 외형적 생김새 때문이다.
그가 아무리 뛰어난 육체적능력, 지적능력(태어난지 며칠만에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을 보라!)을 가졌던들 외모가 따라주지 않으니 말짱 꽝으로서 죽일놈의 괴물이 된것이며 왜 그 모양의 외모가 되었냐는 감히 인간이 만든 생명체이기 때문에 그렇다 는 단순과감한 설정이 돼 버렸다

그런데 프랑켄슈타인이 이점을 통찰하여 육체적능력, 지적능력은 다 생략하고 미적 우월함에만 집착하여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다면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좀 멍청하긴 하지만 그 아름다운 프랑켄슈타인을 괴물 취급했을까? 더더구나 여자로 만들었다면?
아마도 신을 뛰어넘는 예술품으로서 추앙받았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결론)프랑켄슈타인이 그런 비극적 결말을 본건 전적으로 미적설계문제이지 누가 만들었는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수퍼겜보이 2006-10-1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는데요, 35세 넘긴 여성이나 불임인 여성에게 왜 복제가 축복이 될 수 있는지요?? 35세 넘긴 여성의 염색체는 어차피 35세 먹었고, 유산하는 여성은 어차피 대리모를 얻어야 자기 유전자를 남길 수 있는 점은 같으니, 난자를 사용하는 게 낫잖아요. 설명이 필요해요~

마태우스 2006-10-1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겜보이님/어떤 여성이 애를 낳을 때 다운증후군의 확률이 10분의 1쯤 된다고 해보죠. 하지만 그 여성이 자기 체세포를 이용해서 애를 낳는다면 다운증후군 걱정은 안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글구 불임인 여성은...결혼하기가 힘들지만... 인간복제 기술이 발달했다면 남자가 자녀 출산의 부담 없이 구혼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날리님/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이 미모였다면 세계가 그를 추앙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피그말리온의 조각처럼요^^

멜기세덱 2006-10-1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복제에 대해서 저의 기본적 입장은 "반대"입니다. 물론 인간복제기술이 가져다 줄 많은 장점들이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또한 마태우스님의 글을 통해 그동안 가졌던 일종의 편견들도 새상 깨닫게 되기도 했군요. 그렇지만, 공상과학영화나 만화에서만 나올 법한 '뭘 모르는' 이야기들(이를테면 위의 프랑켄스타인의 이야기같은 것들 말이죠)이 현재의 상황에서 그 가능성이 희박할 지언정, 그 희박성에 반비례 이상의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그간의 공상과학을 통한 허무맹랑한 상상들이 이제는 어엿한 현실이 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복제에 대한 '쓸데없는' 염려들이 허황되게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말에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러니 인간복제에 시비거는 사람들에게 이 소릴 해주면 딱일듯 싶겠지만, 무서운 것이 장 담글때의 '구더기'와는 차원이 다르게 정말 무서운 것이라 생각됩니다.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지대한 혜택을 준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발전이 우리 현대인의 삶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으로써 인간의 삶이 이전의 것보다 나아졌느냐 하는 철학적 질문에는 긍정적 답변은 어려울 것입니다. 곧 과학의 발전은 인간에게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고루 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과학의 가치 중립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가치판단에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서 인간적 가치판단을 유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가치판단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을 막는 것은 가능한 것이지요.
저의 반대는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아닙니다. 우선은 '인간복제'에 대한 사회의 가치판단이 내려져야한다는 것이죠. 그때까지는 인간복제기술에 대한 연구는 잠정적 중단을 내려도 좋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그 가치판단에 내려진다면, 거기에 따른 문제점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제도들을 연구하고 개발하여 시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후에 인간복제 기술의 발전을 꽤하면 충분한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지금의 인간복제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질주는 충분히 위험소지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마태우스 2006-10-16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님 말씀대로 장기매매는 복제인간이 아니라도 이미 문제가 되고 있지요. 자기를 빼다박은 아이를 키워서 장기를 얻고 싶은 부모라면 정말 나쁜 사람이겠지요....
멜기세댁님/긴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바라는 댓글이었어요^^ 과학기술과 인간의 삶을 말씀하셨지요? 님 말씀대로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불편하게 한 측면도 있습니다만, 편리해진 면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요. 페니실린의 발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구했는지를 생각해 보시면, 속수무책으로 사람이 죽던 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는 생각이 안드시나요. 과학기술의 괴물화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문제일 뿐 과학기술 그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간복제에 대한 사회적 가치판단은 명쾌하게 내려지기 힘든 것 같습니다. 안락사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지만 아직 명쾌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잖아요... 가치판단이 내려지기까지 그 긴 세월 동안 복제를 금지한다는 건 너무 지나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가치판단이 내려질 때쯤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될 듯 한데요. 남용의 방지에 힘을 쏟는 것이 낫지, 어떤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술을 사장시키는 건 좀....

마태우스 2006-10-1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우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2번에 대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꼭 어제면접하던 학생 같아요 제가^^)
님도 아시겠지만 전 무자식상팔자론을 넘어서 무자식행복만땅론자라서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애를 낳고야 말겠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 사람에게 복제기술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압박이 심해진다? 글쎄요. 시험관아기가 불가능했을 땐 여자들이 애 못낳는다고 구박받고 쫓겨나지 않았었나요. 남자가 그야말로 대리모를 구하는 일도 있었을 테구요. 그리고 복제술이 발달하면, 여자가 애를 낳기 싫으면 “복제 하든지!”라고 남자에게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3. 유전학적으로(또는 기술적으로) 남성복제는 ('아직'?) 불가능하다는 거죠. 남자 염색체 복제가 안 되잖아요? 즉, 체세포 복제는 여성만 가능하고, 태어나는 아이의 성별도 ('아직은'?) 여성/암컷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 앗 그런가요? 남자 체세포를 난자에 심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건 뭐, 중요한 문제가 아닌 듯합니다. 나중에 기술이 발달하면 다 커버할 수 있는 문제니깐요

4. 장기이식이 활발히 행해지고 있다는 말씀에 이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오죽하면 중국 사형수들의 장기를 사겠다고 거기까지 갈까요들. 그리고 복제인간이 장기이식을 '자유의지'로 할 수 있느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느냐는 지금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인간사회로 볼 때 복제인간을 '장기이식 동물'로 바라볼 확률도 상당하다고 봅니다. 또, 부자들이 인간복제를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요? 필요하다면 사람도 죽이는 판에 인간복제 '따위'를 두려워하겠습니까?

--> 간이나 심장 같은 걸 구하려면 중국에 가야 하지만, 신장이나 골수 같은 건 이미 보편화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아일랜드>에서도 장기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탈출을 하죠. 그리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애당초부터 복제를 해놨으면 모르겠지만, 마흔살인 제가 이식을 받으려면 복제를 해서 열달을 기르고 최소한 몇 년은 키워야 한다는 거죠. 간암 때문에 복제하는 거라면 그 기간에 죽어버리지 않을까 싶다는...그리고 사회적 시선을 말씀하시는데요 복제해서 낳은 인간이라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시험관시술로 태어난 아기를 님은 구별하실 수 있나요? 왜 복제인간은 그럴 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복제인간도 인간이며, 스스로의 판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자들 얘기를 하시는데요, 그들은 현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나쁜 짓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장기를 얻기 위한 납치, 감금 등....

5. 병이 있거나 장애를 가진 아이는 왜, 낳아서는 안 될까요? 다운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태아는 낙태하는 게 옳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928185 이 페이퍼의 첫 번째 책에 관한 글을 한 번 읽어보십시오.
---> 이건 인간복제와 무관한 얘기인 듯 싶네요. 장애가 있는 아이를 낳아도 안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의 엄청난 차별에 질려서 그런 아이를 낳기 싫은 사람은 복제를 하면 된다는 거죠.

6.
마지막으로... 이종교잡(예를 들어 인간+돼지)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이에 대한 마태우스님의 생각은 또 어떠실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 여기에 대한 생각은 안해봤습니다만 그런 걸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어떻게 말리겠습니까. 댓글 감사드립니다. 역시 따우님이라니까.

조선인 2006-10-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새 토론이 워낙 활발해져서 좀 뻘쭘하긴 하지만... 복제인간을 만들고 그 장기를 이식하는 수단까지 동원해서 오래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었어요. ^^;;

마태우스 2006-10-1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사실 신장이식은 행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에게 신장이식은 고마운 수단인 거죠... 근데 복제인간을 장기이식과 동일시하는 건 반대론자들이 열심히 주입한 것일 뿐,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태우스 2006-10-1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우님/시험문제 내고 있는데요 진짜 딴짓 많이하네요 저...지금까지 열한문제 냈다는... 자꾸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중입니다. 하여간... 제 생각에 복제가 가능해진다 해도 인간의 출산은 여전히 남녀간의 사랑에 의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복제를 하려면 돈도 많이들고 성공률도 낮잖아요. 시험관아기가 탄생했다고 그게 주류가 되지 않은 것처럼, 복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니 규격화 얘기엔 동의할 수 없네요...

라주미힌 2006-10-16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전자 복제, 장기 복제, 유전자 조작... 여러가지가 섞여있어 뭔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자만 :-)

일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혜택만큼이나 재앙도 늘 뒤따랐다는 것은 역사 속에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인간 복제 기술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우려는 기우가 아닐겁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사회 의식, 문화,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구요.
여기서 인간과 사회적 관계 속의 인간 복제 기술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수 많은 쟁점이 있겠지만, 1. 누가 실험 재료가 될 것이고, 2. 누가 그 혜택을 받을 것인가를 고려해 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장밋빛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위의 관계는 분명히 '불평등'하게 나타날 것이고, 그로 인하여 발생할 사회적 갈등 또한 심각한 위협이 될 것 같습니다. 약자에게는 '사회적 희생'을 강요당할 것이고(위대한 휴머니즘을 가장한), 강자들은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위한 기술을 가속화 시킬테구요. 황모 거시기 박사가 휘하의 연구원들을 실험재료로 썼던 일에서부터, 암, 에이즈로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약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본이 없어서라는 점처럼 '복제의 시대'는 인류가 겪어보지 못했던 차별과 불평등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생물학적 우열이 나타날 것이니까요. 우생학의 현실화만큼 으시시한게 어디있을까요. 수명, 지능, 외모 등은 차별이라 규정지을 수 없는 태생적 차이잖아요. 그 차이는 좁힐 수 없는 경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고통을 줄여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 무병장수의 꿈.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기에 반대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영원히 넘을 수 없는 절망을 안겨다 주지 않을까…
단지 공상일까요…

피부색, 사는 지역, 종교, 재산, 학력, 성별 만으로도 이렇게 불편한 세상인데요….
기술의 긍정적인 효과만을 강조하기에 앞서 사회적 효과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막 써봤어요.

멜기세덱 2006-10-1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답변에 대해 저는 대부분 동감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과학은 하나의 거대한 이데올로기 아닐까합니다. 과학이 인간을 많이 살아나게 한 만큼, 또한 그 만큼의 죽음을 안겨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과학의 효용만을 강조하여 과학이 곧 진리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이데올로기가 되어 버렸다고 생각이 되네요. 이것이 과학의 맹점이 아닐까합니다. 페니실린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무엇이 인간을 더 살리고, 더 죽였을까요? 지구의 인구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증세만큼이나, 이전엔 없었던 수많은 문제점들이 또한 그만큼씩, 아니 그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과학의 괴물화는 인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과학의 양성적 사용은 인간의 문제가 아닐까요? 과학기술의 발달과 발전은 또한 인간의 문제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기술은 아무런 제어없이 개발되어지고 발달되어진다면, 그 후에 일어날 수 있는 결과들에 대해서는 무책임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세상에는 인간의 문제 아닌 것이 없을 따름입니다.
마태우스님의 말씀처럼 현대사회에서의 가치판단에 따른 합의는 끝없는 극을 달리는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상에서 이루어 지는 어느정도의 허용점들은 발생되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열린 가치판단과정하에서 과학기술은 허용되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인간복제와 관련되어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인간 상품화의 가능성이 아닐까합니다. 복제라는 개념은 현대사회에서 그 상품가치의 부여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곧 대량복제가 가능해 지면서, 근대가 형성되어졌던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인간복제의 위험성이 제기됩니다. 인간의 상품화는 현재 인류의 철학과 문화와 사회에서 아직은 지양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수퍼겜보이 2006-10-17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면, 예전엔 아이를 못 낳았다고 무조건 쫓겨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없으면 양반들은 대를 이을 친척 남자 아이를 입양하는 게 보통이었고(갑오경장 양반일지도 모르겠지만 저희 외할머니의 아버지도 당신 큰아버지의 양자로 가셨거든요. 그리고 저희 외할머니의 어머니댁도 딸만 둘이라서 양자를 들였습니다.), 평민들은 혈연관계가 없는 아이를 입양하기도 했지요.

마태우스 2006-10-1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겜보이님/무조건 쫓겨나지야 않았겠지만 애 못낳는다고 소박 많이 당하지 않았었나요???? 전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물론 역사적 근거를 대라면....당장은...
멜기세댁님/허접한 페이퍼에 이리 길고도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님같은 분이 계셔야 과학이 괴물이 되는 걸 견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사실 제가 인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한 건 좀 무책임하죠. 핵을 만드는 기술이 있고, 기술을 만든 사람이 선의로 그걸 만들었다 해도 나쁜 사람에 의해 이용될 수 있는 거니깐요.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세우고 그에 따른 철저한 관리를 한다면...-이게 사실은 불가능한 거겠죠-클론의 상품화를 어느 정도 저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전히 전, 기술발달을 금지시키는 것은 반대 입장이어요.... 죄송해요 제 태생이 그래서요^^ 그래도 댓글 감사했어요
새벽별님/댓글의 요지를 파악 못했다는...... 제가 생각한 게 맞나요??
산새아리님/제가 너무 답변을 늦게 드렸네요 죄송합니다 님 말씀의 후반부에는 강력히 동의합니다만, 누가 그 혜택의 수혜자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대목에선 조금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님 말씀대로 인간복제는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점에서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그건 과학기술 자체의 속성이 아닐까요. 예를 들면 승용차만 해도 옛날엔 부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잖아요. 티브이도 그렇구요. 인간복제가 과연 그런 것과 비교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해볼 문제지만, 자녀를 갖고 싶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그 기술이 사용되느냐를 사회적으로 감시하는 데 달린 것 같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딴따라라서 좋다 - 오지혜가 만난 이 시대의 '쟁이'들
오지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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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읽어야 할 책을 한군데다 쌓아놓는다. 웬만한 사람 키높이를 넘어버린 지금, 그 안에 파묻힌다는 건 책의 역할을 하기까진, 즉 내게 읽히기까지 몇 달에서 몇 년까지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 된다. <딴따라라서 좋다>라는 책은 한번도 거기 있은 적이 없다. 그 책은 내가 라면을 끓여먹곤 하는 테이블에 늘 놓여 있었다. 그건 아마도 저자 오지혜에 대한 신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책이 뭔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대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손에 쥐자마자 마지막까지 읽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책은 흡인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흡인력은 그가 인터뷰를 했던 배우들의 명성 때문이 아닌, 오로지 오지혜의 놀라운 입담 때문이었다. 인터뷰라는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오지혜는 이 책에서 다른 사람의 입을 빌어 자신이 하고픈 말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잘 먹고 잘 살게 되는 조건이 다른 나라 사람의 피라면 그건 정당하지 못한 게 아닌지 물었다(82쪽)

-우리나라에 없는 게 석유 말고 ‘괜찮은 남자’라고 누가 농담을 한 적이 있는데 하나 더 있다. ‘공부하는 프로’다. 경력이 10년 이상 된 프로들이 그네들처럼 겸손하게 공부하는 자세로 일을 한다면 석유쯤은 안나와도 국력이 빵빵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88쪽).

-솔직히 난 그녀(이경실)의 사생활은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 내가 정말 궁금한 건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이었다. 해도 되는 전쟁이란 있을 수 없듯이 ‘맞을 짓’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160쪽)

-그나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평소 한심한 신문이라고 흉봤던 조선일보가 주는 상을 덥석 받았기 때문이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손가락질하던 그 손가락 끝에 자신이 와 있음을 눈치채는 것이다. 난 어른이 됐다 (177쪽)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그가 불렀던 “사랑밖에 난 몰라”는 그가 가진 재능의 극히 일부였던 거였다. 고백한다. 내가 오지혜를 무지무지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하긴, 연기 잘하지, 글 잘쓰지, 거기다 사회의식까지 갖춘 이 딴따라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가 출연하는 연극이 뭐가 있는지 찾아서 보러 갈 생각이다. 혹시 기회가 닿아서 말이라도 건낼 수 있게 되면 조속한 시일 내에, 그리고 자주, 책을 내주기를 부탁해 봐야지. 갑자기 68년생인 동생이 부러워진다. 그랬다면 “저랑 동갑이시네요!”라고 접근할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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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10-1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 읽으니 저도 이 책 읽고 싶은 충동이 모락모락~~~
대학 때 연극동아리 뛰며 연극에 미쳤었어요. 올 겨울엔 저도 서울 나들이 가서 소극장에 앉아 열정적인 사람들 보고 와야겠네요. 좀 젊어지겄지요? ㅎㅎㅎ

수퍼겜보이 2006-10-14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라고 부르세요~" 하며 접근해보세요.

마노아 2006-10-1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이 책 피해갈 수 없네요. 오지혜씨 참 날카롭더라구요. ^^

비로그인 2006-10-15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손가락질하던 그 손가락 끝에 자신이 와 있음을 눈치채는 것이다. 난 어른이 됐다 -> 아.. 이 부분 너무 멋져요

Mephistopheles 2006-10-15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평소 한심한 신문이라고 흉봤던 조선일보가 주는 상을 덥석 받았기 때문이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손가락질하던 그 손가락 끝에 자신이 와 있음을 눈치채는 것이다. 난 어른이 됐다 (177쪽)

이부분에서는 저를 보는 것 같아요..S그룹을 그렇게 욕하면서 무슨 물건 살때 왠만하면 S사 물건을 안사는 제가..이번 펀드를 S그룹 관련 상품을 사버렸으니까요..

다락방 2006-10-1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읽고싶어지잖아욧.

마태우스 2006-10-1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헤헤 지름을 유도하는 그런 리뷰를 한번 써봤습니다 성공이군요
메피님/아이 그런 생각 갖지 마세요 제품이 나빠서 비판하는 게 아니니깐요.
크리미슈슈님/그죠? 저도 보면서 가슴이 뭉클 아니 뜨끔....
마노아님/그러게 말입니다. 날카롭고 부드럽고....하여간 미녀죠
수퍼겜보이님/제나이 또래에서 한살 차이를 가지고 오빠 소리를 들으려면...대략민망^^
비자림님/님의 내공은 바로 그 세월에서 나오는 거군요. 저도 그런 세월이 있어야 할텐데, 전자오락에 미쳤던 시기만 있을 뿐...

2006-10-16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10-17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유도하고 있는 리뷰에요. 호호~ 담아두고 갑니다.

소라껍데기 2006-10-18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필름 2.0인가 씨네21에서 오정혜씨의 인터뷰가 연재되는 걸 봤었는데요. 그 걸 책으로 엮은 건가요? 암튼, 제가 무척 좋아하는 배우인데.. 이렇게 책까지 냈군요. 읽어봐야겠네요.
마태우스님의 일상을 빼곰히 들여다보고만 갔었는데..ㅎㅎ
좋은 리뷰 늘 잘 읽고 갑니다^^

바람에 맡겨봐! 2006-10-1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평소 오지혜 씨를 마음속으로만 흠모했었는데 역시 괜찮은 책이었군요.

마태우스 2006-10-19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에맡겨봐님/그럼요 후회 안하실 겁니다^^
소라껍데기님/아이 칭찬은 감사하지만 부끄러워요 리뷰 진짜 잘쓰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전 사실 리뷰는 허접이죠...^^
배혜경님/제 유도가 좀 먹혔나요? 호호
속삭이신 분/감샤합니다. 역시 님은 제 우상!

하얀찐빵 2006-10-3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었었는데..무척 부러웠어요..딴따라가 되고 싶었는데..쩝..
마태님은 이미 딴따라 아니신가요..^^ 알라딘 인기 글쟁이....

픽팍 2006-12-25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한겨레21에서 연재되었던 거 모아놓은 것 같네요. 그 때 가끔씩 읽어보곤 했는데, 오지혜님은 뭐랄까 진짜 연기자이신 것 같아요. 그렇다고 다른 분들이 가짜 연기자라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연기하는 그런 여배우인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