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저 왔어요!
어눌한 영어로 두번 소식을 전했지만
진짜로 저 고생 많았어요.
가자마자 향수병에 시달렸고, 실제로도 열과 기침 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전 너무도 빨리 한국의 일상에 적응했습니다.
오늘 아침 열시쯤 집에 와서 한잠 푹 자고 나니
스페인에 다녀온 게 한참 전의 일인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남들은 어떤지 몰라도 역시 전 한국이 좋습니다.
이곳의 공기가 다른 곳보다 오염됐고
사람들이 훨씬 각박하다 해도
내게 익숙한 말과 글을 마음껏 쓸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이곳이 전 가장 편합니다.
게다가 이곳에는 저를 알아주는 좋은 친구들-알라딘을 포함해서-이 있잖아요!!!
이번에 충분히 느꼈으니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앞으로는 외국 같은 데 나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물론 스페인에서의 시간이 전혀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같이 간 미녀와 친해진 게 가장 큰 성과일테고
책에서만 보던 명화들을 프라도 미술관에 가서 마음껏 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영원히 오지 않을 티치아노나 고야의 그림들을
눈으로 보는 감격이 어찌나 컸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커다란 미술관을 누볐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난 우리나라를 너무도 사랑한다는 걸 깨닫게 된 것도
이번 여행의 수확 중 하나지요.
저처럼 기득권층에 있고
우리나라로부터 갖은 혜택을 다 받은 사람은
우리나라가 가장 좋을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저보다 훨씬 더 상층부에 속하는 사람일수록
우리나라를 저주하고 떠나고 싶어하데요.
그들이 왜 그러는지 전 모르겠지만
하여튼 저는 이 좋은 나라에서 오래도록 살 생각이어요.
내일부터 틈나는대로
마드리드에서 메모해둔 여행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