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매우 심각하다. 대륙 서안에 자리잡아 연간 강수량과 기온이 안정적이던 유럽도 극심한 고온과 추위, 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럽연합은 작년 그리고 올해부터 기후대책에 상당한 힘을 쓰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는 물론이고 유럽연합에 물건을 팔거나 투자를 받기 위해서 다른 나라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탄소를 적게 사용하여 만든 것임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아직도 곳곳에 화력발전소(이명박정권이 추진한 짓이다.)를 새로 짓고 있는 한국으로선 상당히 신경써야하는 일이다. 그리고 한국의 포스코는 이런 이유로 인해 세계 여러 연기금이나 투자회사 및 금융권으로부터 투자철회를 당하고 있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내에 인간윤리의 확립과 환경 문제 해결의 하나로 대규모 가축사육에 대한 문제가 거론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실 잘 인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가축이 일으키는 탄소배출과, 식량낭비, 오염은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하다. 가축은 그 생산 과정에서 냉방과 난방, 대규모 도축과 운송, 가공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한다. 또한 가축을 먹이는데 사용되는 많은 식량작물을 키우는데는 역시 화석연료를 이용한 막대한 비료가 사용되며 전 세계 엄청난 수의 가축은 그 자체로 메탄과 이산화탄소의 온실가스를 대규모로 방출한다. 참고로 세계의 가축수는 230억 마리에 달한다. 포식자인 인간의 수가 80억이나 되니 당연히 그 수보다 많은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자연상태에서 이렇게 많아 질 수는 없는 것이기에 환경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수라 하겠다. 

 그리고 인간은 이런 대규모의 가축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 사자처럼 얼룩말이나 사슴을 먹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잡식성 동물로써 인간은 채식만으로도 충분히 연명이 가능하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과거처럼 탄수화물 위주의 곡식만 주로 먹게 되어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도 아니다. 우리에겐 이미 충분한 식물성 단백질이 존재하고 이를 충분히 싼 가격으로 대규모 공급도 할 수 있다.  

 거기에 인간의 대규모 공장식 가축 사육은 필요이상으로 가축에게 상당한 고통을 준다. 수평아리는 태어나자마자 큰 박스에 갇혀 서로에게 압사당하거나 질식사당하거나 혹은 산채로 가루가 되어 동료의 먹이가 되거나 비료로 쓰인다. 암탉은 평생을 좁은 케이지에 갇혀 살아야 하며, 육계는 성장호르몬으로 인해 비균형적으로 자라 인간으로 해당하면 관절염환자 같은 고통속에 걷지도 못하다 도축된다. 돼지 역시 서로가 비좁은 곳에 갇혀 꼬리를 씹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꼬리를 잘리며 어미 돼지는 평생 뒤를 돌아보지 못하며 새끼만 낳다가 생산력이 떨어지면 도축된다. 소 역시 뿔이 잘리고, 거세되며, 태어나자마자 어미와 헤어진다. 젖소는 계속 우유를 생산해야하므로 새끼를 키우지 못하고 생이별, 임신이 반복되다 쓸모없어지면 결국 도축된다. 

 사실 과거 고기는 왕족이나 부유층이나 먹을 수 있는 사치품이었다. 서민들은 고깃국에 들어간 한점조차도 얼마나 갈망했던가. 이런 고기가 싸진 것은 현대문명에 들어서인데 책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은 고기가격이 실제로는 전혀 싸지 않음을 잘 설명했다. 여기엔 대규모의 사료가 들어가고 이 사료는 화석연료에 의해 재배되며 막대한 정부보조금도 포함된다. 환경에 대한 부담까지 생각한다면 사실 고기는 여전히 비싼 것이며 우리는 이를 알아채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고기로 태어나서'는 한국의 공장식 농장의 실태를 매우 잘 드러낸다. 소, 돼지, 닭 농장에 저자가 취직해서 직접 경험한 것이므로 르포식이며 매우 적나라하게 실태를 드러낸다. 읽으면서 적잖이 놀랐다. 평생 케이지에 갇혀 있는 산란계는 저자가 보기에 털하나 없고 흉측해 닭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스트레스 환경과 거듭된 산란으로 너무나 약해져 꺼내기 위해 날개만 만져도 쉽사리 뼈가 부러졌다. 한국이다보니 식용 개에 대한 취급도 다루어졌는데 그 도살과정이 적잖이 끔찍했다. 

인간의 힘이 강해지며 그 도덕 적용대상이 확대되고, 논리적 일관성으로 인해 동물에게도 인간의 윤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인간도 진화상 동물의 하나이고 같은 과정에서 진화했기에 상당히 다르지만 인간은 동물과 많은 특성을 공유한다. 무리를 이루어살고자하는 것, 움직임 욕구, 본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갈망, 가족을 이루는 것, 어미가 새끼를 돌보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것들로 인해 고통과 쾌락을 느낀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에서 인간과 동물을 엄밀히 구분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피터 싱어 같은 공리주의자들은 도덕적 대상으로 쾌고 감수능력이 있는 동물을 넣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책' 동물 해방'은 그러한 내용이 잘 집대성 된 책이다. 우리가 쾌고 감수능력이 있는 동물을 같은 윤리적 대상으로 삼고 그들의 이익을 고려해야하므로 채식을 해야하는 이유 그리고 인간이 식용, 그리고 연구용으로 동물을 대하며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사실 식용으로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좀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연구용은 덜 알려져 있는 편이다. 또한 동물실험은 인간에게 많은 의학적 혜택을 준다는 포장으로 쉽게 정당화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동물실험은 의학만의 것이 아니다. 여러 화학제품의 위험성에 대한 임상실험과 놀랍게도 상당히 많은 심리학 동물실험이 이루어진다. 

 원숭이의 모성에 대한 심리학 실험을 위해 심리학자들은 새끼 원숭이가 천으로 만든 어미 원숭이에게 안길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었다. 새끼가 안을 때마다 전기가 발생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새끼는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새끼가 안을 때마다 날카로운 철사가 나와 새끼를 찌르게 하였는데 역시 별효과가 없었다. 대체 동기와 목표를 알 수 없는 실험이다. 반대로 어미의 모성을 시험하는 실험도 있었다. 모성을 박탈하기 위해 어미가 될 암컷은 무리에게 격리되어 키워졌고 정상적인 사랑을 나누는 것도 방지하기 위해 강간대라는 곳에 묶인체 강제로 임신되었다. 이 어미 원숭이들 중 일부는 결국 모성이 자라나지 않았는데 그들은 충격적이게도 자기 새끼의 두개골을 부수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 뻔한 결과인데 굳이 이런 일을 하는 저의가 궁금할 지경이다. 

 토끼에 대한 트레이즈 실험은 오래되었고 유명하다. 토끼를 못 움직이기게 고정시키고 화학제품이 눈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기 위해 꾸준히 화학 물질을 토끼의 눈에 투여하는 식이다. 이 경우 토끼는 대개 10일 정도면 극도의 고통과 함께 눈이 멀어버린다. 

 의학분야에서의 실험도 심각하다. 마약 중독의 효과를 알기 위해 동물들에게 코카인을 투입하여 일부로 중독시켜 뻔히 아는 그 결말을 본다. 암을 발생시키기도 하며 인간의 각종 성인병을 일부로 유발하기도 한다. 그나마 의학발전에 도움이 되면 모르겠는데 인간과 동물은 비슷하지만 다르기에 아무런 효용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일부 약품들은 동물에겐 해가 발생했지만 결국 인간에겐 무해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은 이미 기업화되었는데 미국의 여러 기업들이 심리학 연구소나 의학 연구소, 화학연구소가 원하는데로 동물을 가공하여 공급한다. 털이 없거나 색을 조절하거나, 여러 생태적 조건을 조절하는 형태다. 

 다음은 식용동물의 고통이다. 우선 닭이다. 미국에서는 매우 1억 200만 마리의 닭이 도축되며 연간 53억마리가 도축된다. 육계의 경우 태어난지 하루된 병아리가 창문없는 긴 닭장에서 자라나게 된다. 지붕에 달린 깔대기에서 모이와 물이 공급되며 초반 1-2주는 성장을 빨리 하기 위해 하루 24시간 밝은 조명을 유지한다. 하지만 자라나면 점차 조명을 줄여 거의 어둡게 하는데 이는 서로간의 공격을 줄이기 위함이다. 이들은 서로 공격하여 상처내어 상품성을 떨어뜨리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뜨거운 칼로 부리를 잘라낸다. 육계는 좁은 사육장에서 자신들의 배설물로 인해 공기가 오염되어 질식사하거나 자기들 무리에 깔려 죽기도 한다. 이들은 앉기도 어려운데 바닥이 배설물로 가득하여 앉을 경우 다리엔 궤양이 가슴엔 물집이 무릎에는 화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리는 가공과정에서 잘리게 되므로 큰 상관은 없다. 이렇게 세월을 보낸후 6-7주후 이들은 도축된다. 전기충격으로 기절된뒤 두 다리가 조임쇠에 묶여 거꾸로 들린채 칼날에 목이 잘려 죽게 된다. 피가 모두 빠지고 뜨거운 물에 빠져 털이 뽑힌후 배가 갈려 내장이 제거되고 우리가 아는 포장형태로 가공되는데 간혼 기절하지 않고 산채로 뜨거운 물에 닭이 들어가 쪄죽거나 질식사하는 경우도 많다. 

 산란계의 고통도 만만찮다. 이들은 태어난 후, 그리고 어느 정도 자란 후 두차례 같은 이유로 부리가 제거된다. 산란계는 매우 좁은 새장에 갇히는데 이는 경사진 철사바닥이다. 닭은 본능적으로 흙은 발로 긁거나 몸을 바닥에 문대 흙목욕을 하는데 새장에선 이게 모두 불가능하다. 마찰이 없어 발톱이 계속 자라나 바닥 철사와 얽혀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흙목욕을 하려고 철사에 몸을 문대는 바람에 털이 몽땅 빠지기도 한다. 자리는 매우 좁아 날개를 펴거나 앞뒤고 움직이지 못하며 그 와중에서도 서열이 낮은 녀석은 평생 다른 녀석에게 깔려지내기도 한다. 닭은 마땅히 둥지를 짓고 그안에 비밀리 알을 낳고 싶어하는데 알다시피 새장에선 모두에게 공개된채 알을 낳아야 한다. 인간으로 따지자면 모두가 보는 앞에서 변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피터싱어는 말한다. 

 돼지는 자연상태에서 안정된 사회집단을 형성하고, 공동보금자리를 만들며, 보금자리에서 꽤 떨어진 곳에서 대소변을 처리한다. 활동적이며 거의 하루종일 땅에 코를 박고 먹이탐색을 한다. 특히, 암퇘지는 출산이 임박하면 잠시 공동체를 떠나 땅을 파고 그곳을 풀과 가지로 가득 채운 후 새끼를 낳는다. 출산후 10일 정도가 지나면 새끼를 데리고 공동체로 복귀한다. 하지만 공장식 축사의 돼지는 단단한 콘크리트나 작은 널빤지 바닥에 수용된다. 다리에 쉽게 상처가 난다. 암퇘지는 돈사에서 출산하면 새끼를 일찍 떼어놓는데 이로 인해 젖을 빨리 떼게 되어 더 빠르게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과거 돼지들은 연간 평균 16마리를 출산하는데 그쳤지만 지금은 무려 45마리까지 출산한다. 고기돼지는 몸무게를 불리는게 중요하므로 평소 마음껏 먹는 편이다. 하지만 출산돼지는 그렇지 못하다. 그들은 굳이 살을 찔 필요가 없으므로 적정 사료양의 60% 정도만 공급한다. 그래서 항상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 

 소는 송아지의 고통이 끔찍하다. 빌이란 어린 송아지의 고기는 과거부터 사치품이었다. 풀을 먹기 전의 송아지는 그 고기가 매우 연하고 부드럽기 때문이다. 현재 빌용 송아지를 공급하기 위해 수송아지를 낙농계에서 빠르게 도축한다. 하지만 무게가 얼마 나가지 않기에 인위적으로 빌상태를 유지하면서 무게를 충분히 불린 다음 도축하는 형태가 많다. 일단 송아지가 태어나자마자 어미와 떼어 감금장치에 움직일수 없게 가둔다. 이들에겐 젖이나 풀이 아닌 비타민, 미네랄, 성진촉진제가 포함된 액체사료가 젖병도 아닌 통의 형태로 공급된다. 이렇게 16주를 가두어 키우면 빌 상태로 181kg까지 무게가 늘어 상당히 수익성이 좋다. 빌용 송아지는 고에너지의 사료로 인해 빨리 크고 열을 많이 방출하는데 태어난지 10주면 털갈이가 시작되어 몸손질 충동경향이 많아지지만 움직일수 없어 방법이 없다. 또한 소처럼 발굽이 있는 동물은 틈이 없는 단단한 바닥이 좋지만 빌송아지는 움직이면 안되므로 배설물이 빠지게 틈이 있는 바닥을 만들어 송아지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건초사료를 먹지 못해 송아지는 위가 정상발달하지 못하고 만성 소화불량과 만성설사에 시달린다. 빌송아지의 고기가 색이 연하고 부드러운 것은 사실 철분이 부족해서다. 소는 풀을 통해 철분을 얻는데 빌송아지의 액체사료에는 당연히 철분이 없다. 그리고 혹여 철분을 얻을까 빌송아지의 우리는 철저히 철제가 아닌 나무로 제작된다. 빌송아지란 결국 어려서 어미와 떨어져 젖을 한번 빨지 못하고,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해 소화관도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데다가 평생 움직여 보지 못하고 살만쪄서 몸은 크나 빈혈에 시달리는 소인 셈이다. 

 소들은 대개 뿔이 잘리고, 거세당하고, 소인이 찍힌다. 하지만 닭의 부리처럼 소의 뿔은 인간의 손톱과는 달리 동맥이 흐르고 신경과 조직이 얽힌 곳이다. 이런 곳을 잘라내는 건 소에게 큰 고통과 출혈을 유발한다. 거세는 더욱 심하다. 소의 거세는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다음, 날카로운 칼로 음낭을 찢어발기고 고환을 손으로 뜯어내는 작업이다. 소인 역시 달궈진 인두로 수초간 소의 피부를 지지는 일이다. 

 이렇게 험난한 공장식 사육장에서 자라난 가축들에게 다음으로 기다리는 것은 도축장으로의 운송이다. 미국처럼 큰 국가에서는 도축장으로 이동하는데 2-3일이 소요되기도 한다. 과거 이것이 너무 가혹하다고 하여 철도로 운송하는데는 시간 제한이 주어졌지만 지금처럼 트럭으로 주로 운송하는 방법이 이 법에서 벗어난다. 대부분의 트럭기사들은 운송이 시간싸움이기에 운송하는 가축에게 관심을 쏟지 않는다. 돼지나 소들은 대부분 당연히 트럭을 처음 탄다. 흔들림과 굉음에 겁이 질리기 마련인데 운송하는 트럭은 외부로 노출되어 겨울엔 추위, 여름엔 더위에 시달리게 된다. 가축들은 운송후 체중감소와 수송열이 발생한다. 소들은 대개 체중이 무려 9% 가 줄어든다. 1986년의 기록에 의하면 7400마리의 소, 3100마리의 송아지, 5500마리의 돼지가 수송중 죽거나 심각한 상처로 폐기되었다고 한다. 운송중 서로 놀라 한 곳으로 물려 깔려 죽는 녀석들도 있다.   

 도축은 대개 전기 충격으로 시작된다. 전기충격으로 기절시킨후 뒷다리를 매달아 공중에 띄운후 칼로 도축하는 식이다. 이는 소, 돼지, 닭이 같다. 전기충격은 기절을 유발하는데 기절했다고 해서 고통이 없을리 만무하다. 한번에 고통을 느끼지 못할 사이 죽인다면 모르지만 이런 일도 쉽지 않다. 최근의 도축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1981년 한 시간에 225마리 도축에서 1986년 275마리 도축으로 빨라졌을 정도다. 1988년엔 5만 8천면의 도축장 피고용인이 부상을 당했는데 이른 빠른 도축 때문에 칼을 다루거나 기계를 다루나 다친 것이다. 사람이 이정도인데 동물은 어떨까, 거기에 정신적 스트레스와 살인적 강도의 노동, 부상으로 이 업계의 이직률은 무려 60%에서 100%에 달한다. 숙련되지 못한 사람이 빠른 속도로 부상의 우려속에 도축한다면 과연 동물이 고통없이 한번에 도축되는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거기에 미국에선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경우 동물이 정신을 잃고 도축하는게 교리상 금지다. 손상을 입은 동물은 도축하면 안된다는게 그들의 교리인데 여기에 기절도 포함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처럼 동물을 맨정신인체로 거대한 쇠도끼로 도축한다. 이 도끼는 사실상 망치에 가까운데 한방에 정수리를 부수어야 빠른 그리고 그나마 고통이 덜한 즉사가 가능하다. 

 이처럼 동물에 엄청난 고통을 주는 공장식 사육장이지만 그 생산성은 형편없다. 동물단백질 1파운드를 생산하기 위해 인간은 동물에게 21파운드에 달하는 단백질을 먹여야 한다. 모든 생물이 먹는 것이 다 그대로 살로 가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100%소화흡수는 모든 생물이 하지 못하며, 자신의 몸의 생명유지와 활동에 에너지가 소모되고, 남는게 성장에 이용된다.), 1에이커의 땅에 단백질 함량이 높은 콩이나 완두를 심으면 300-500파운드의 단백질이 생산되지만 가축의 경우는 40-50파운드의 단백질 생산에 그친다. 대충 식물성 식품이 10배 효율을 갖고 있는 셈이다. 가축 중엔 그래도 소보단 돼지가 단백질 생산이 높은 편인데 이런 돼지보다도 귀리는 6배의 칼로리, 브로콜리도 3배의 칼로리를 같은 면적에서 생산한다. 그리고 낭비가 심한 소보다는 귀리는 무려 25배의 칼로리 생산이 가능하다. 가축은 물과 에너지도 많이 소모한다. 미국 물 사용량의 절반을 가축이 사용한다. 소고기 1파운드를 생산하려면 같은 양의 밀보다 무려 50배의 물이 필요하다. 이로인해 미국과 호주등의 건조지역에서의 가축생산은 해당 지역의 지하수를 빠르게 고갈시키고 있다. 가축 생산은 에너지도 많이 소모한다. 1칼로리의 화석연료당 귀리는 2.5칼로리, 감자는 2칼로리가 나오고, 밀과 콩도 1.5칼로리가 나와 채산성이 있다. 하지만 고기는 3칼로리의 화석연료를 투입해도 1칼로리의 고기 생산에 불과하다. 특히 소는 1칼로리당 무려 33칼로리의 화석연료가 필요하다. 

 환경오염도 문제다. 가축은 그 수많은 엄청난 양의 분뇨를 만들어낸다. 가축의 수가 이미 자연이 허용하는 수를 넘어선 만큼 분뇨의 양도 그러하다. 네덜란드의 예를 들면 농장에서 매년 9400만톤의 분뇨가 발생하는데 땅이 자연적으로 수용할수 있는 양은 5000만톤 정도다. 나머지는 오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미국에선 매년 수자원 관련 문제를 대부분 축사가 일으킨다. 그리고 고기수요는 산림도 파괴한다. 지난 25년간 고기를 탐닉하는 북미로의 고기 공급을 위해 중미에서는 거의 절반 가량의 열대우림이 파괴되었다. 이 열대우림은 많은 동식물의 서식지이자,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존재였다. 열대우림의 파괴로 지금 대규모의 멸종과, 땅의 침식과 강의 범람, 강우량과 나무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동물에 대한 공장식 가축 사용방식은 에너지 측면, 그리고 식량생산면에서 모두 매우 비효율적이다. 거기에 생산과 유통 소비과정에서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많은 수의 가축 자체가 온실가스를 생성해며, 분뇨등으로 많은 수질, 토양오염을 일으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동물의 본능과 사회성, 개별성을 완전히 무시함으로써 그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한다. 때문에 동물해방에서 피터싱어는 이러한 동물을 먹지 않아야 함을 주장하다.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되라는 것이다. 에너지를 스스로 얻을 수 없는 동물의 하나로써 인간은 결국 무언가를 먹어야만 한다. 그래서 피터싱어는 쾌고를 감수하는 능력을 가진 동물들만을 먹이감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쾌고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식물전체와 일부 동물은 식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동물일부의 경우 결국 감각을 느끼는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도 있기에 동물전반에 대한 식용을 금지하는 쪽으로 가자는 것이다. 

 언젠가 연구가 되어 동물 전체 및 식물마저 감각을 느끼는 존재로 판명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썬 현실적인 주장이란 생각이다.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인간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미 최상위 포식자라는 지위자체를 아득히 넘어섰다. 개체수면에서도 그렇고 자원활용능력이나 다른 생물들과의 힘의 차이에서도 그렇다. 때문에 다른 최상위 포식자들이 필요시만 식량자원으로 다른 동식물을 활용하는데 반해 인간은 다양한 이유로 동식물, 특히 동물을 활용한다. 사냥의 즐거움, 불필요한 연구의 이용, 사치와 탐닉으로써의 고기음식등이 그러하다. 이는 충분한 힘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피터싱어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윤리체계를 일관되게 완성하지 못하는 하나의 중대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윤리체계는 좋은 결과를 불러일이키고자 하는 행동양식과 그 행동의 대상이 일관되어야 하는데 동물에 대한 우리의 행동은 대상에 대한 문제를 반드시 일으킨다. 동물과 인간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적절한 인간중심의 윤리체계를 가진 인간이 먼훗날 과학기술이 더 발달하여,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가 낸 미약한 신호가 운이 없게도 발견되어 훨씬 강한 외계의 존재를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그들은 인간보다 훨씬 강하게 그 행성 및 항성계 자체의 지배자로 진화한 존재다. 과학기술은 인간과 비교가 안되며 더욱 강한 존재다. 그들이 인간보다 훨씬 발달하여 더 강한 이성과 과학기술로 곧이 다른 존재를 해할 필요가 없다. 에너지를 원시적으로 포식의 형태로 소화시키지 않고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기계 혹은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생물학적 형태도 별로 남아있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우연히 인간의 고기가 자신들의 미각을 즐거운 방향으로 엄청나게 자극한다는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들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인간 문명을 파괴하고 그들의 공장식 사육장에서 맛을 강화하는 형태로 멋대로 진화시키고, 인간 사회와 가족을 해체하고, 여성에겐 새끼만을 낳게 하고, 수컷은 그저 죽이거나 고기로 쓰기 위해 폭력성을 줄이기 위해 강제로 중성화하기로 결정한다면 사람은 뭐라고 말할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 행성의 다른 존재와 다르게 더욱 이성적이고, 말을 할 수 있으며, 사회를 이루고, 도구도 쓸수 있으며, 문화와 양식이 있고, 가족과 사랑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특성을 일부 공유하는 외계인들에게 있어 그건 자신들의 그것들보다 매우 수준이 떨어지는 원시적인 형태의 양식이다. 이미 그들은에게 인간의 그것은 어느 정도 공유하지만 진화과정과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오래전에 지나온 과정에 불과하다. 즉, 인간은 그들에게 동물정도에 불과해지는 것이다. 고통이나 쾌락을 느끼고 가족과 사회를 이루고, 본능과 생각이 있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지 못하고 힘이 훨씬 미약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인간이 윤리체계를 제대로 완성해놓았다면 조금은 그들이 어느정도 들을 수 있을 만한 할말이 생길 것이다. 당신들이나 우리나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먹기 위해 다른 존재를 죽여야하지만 괘락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에겐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을 땐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아마도 이말이 유일하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인간의 문명이 좀더 발달하여 배양육 기술이 보편화하고 싼 값에 고기를 공급하는 날이 온다면 사실 굳이 우리가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더라도 고기에 대한 윤리와 비생산성, 환경 파괴의 문제는 해결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물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다른 분야에서의 동물에 대한 행동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식량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윤리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인간은 여러 형태로 동물을 괴롭히고 죽일 것이라는 말이다. 

 피터싱어는 책에서 자신은 동물을 먹는 사람은 존경할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채식은 무엇보다도 건강에 좋고, 우리의 미각을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것이라고 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고기의 섭취를 줄이려고 하는 노력은 동물을 고통에서 해방하고,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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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윤리학 - 제3판
피터 싱어 지음, 황경식.김성동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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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 생물이 생겨난 이후로 유기체의 생존 방식은 경쟁과 협동 두 가지 방식이었을 것이다. 경쟁과 협동은 서로 다른 종끼리 그리고 같은 종끼리도 일어났다. 협동을 하면서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이익과 목표를 공유하고, 배신자를 엄단해야했고, 호혜적일 필요가 생겨났다. 이는 처음엔 아마도 같은 종 중에서도 유전적 이익을 같이 공유하는 친족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공생의 역사도 무척이나 길다는걸 보면 협력은 서로 다른 종이나 같은 종의 유전적으로 먼 집단에서도 생각보다 빠르게 생겨났을 수도 있다. 

 윤리는 이런 협력을 위한 내적 도구로 생겨났다. 인간을 비롯한 협력을 하는 많은 생물들이 내적으로 타고난 도덕성을 상당히 갖고 있다. 협력의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고 진화상의 적합도를 높이는 협력을 위한 내적 도구가 윤리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이런 윤리성은 매우 아름답고 진화상의 적응으로 내적인 만족감을 서로에게 주며, 매우 유용하기에 실용적인 도구임에도 매우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인류역사의 많은 철학자들이 완벽한 윤리법칙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고, 종교인들은 그 근원을 신에게서 찾기도 하였다. 

 하지만 모두에게 이로움만을 주는 완벽한 좋음은 있을 수 없기에 윤리성을 정의하는 완벽한 법칙을 찾고자 하는 학자들의 노력은 사실상 실패해왔다. 더군다나 인간의 윤리는 기본적으로 협력의 도구이자 그것이 확장된 것으로 인간의 사회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해왔다. 처음엔 아마도 윤리법칙의 적용 대상이 친족집단이었겠지만, 이후 같은 족으로, 이후에는 같은 도시민, 이후에는 같은 국가의 사람들로 말이다. 

 사회의 확장 뿐만 아니라 경제적 변화로 인해서도 윤리법칙의 대상은 꾸준히 확장했다. 농경경제인 과거 왕국과 제국 시절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같은 국가의 구성원이라도 신분상 노예계급이나 하층민들은 동등한 윤리적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산업화로 특정인에게서 벗어난 다수의 임금노동자와 소비자로서의 대중이 필요해지면서 노예계급이나 하층민은 전 세계적으로 폐지되었다. 이후 여성노동력과(2차대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의 정치적 표도 필요해지자 여성도 남성과 정치적, 윤리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획득한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달과 식량생산성의 현저한 증가로 닭, 돼지, 소 3종의 가축의 대량생산으로 고기를 충분히 얻을 수 있게되자 과거엔 식용이던 몇몇 동물들은 그러한 위치에서 해방되어 인간의 반려자로만 기능하게 되고 어느 정도 윤리적 지위까지도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한국만 봐도 이미 다른 고기가 충분하기에 더 이상 식용개고기가 필요 없어지게 되었고, 식용개고기 불법화 논의도 최근 대통령으로부터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윤리는 인간의 현실적 생존 도구로 필요에 따라 큰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그 범위와 적용대상을 달리 해왔다. 그리고 피터싱어는 윤리의 보편 법칙으로 공리주의를 들며, 모든 감각적 대상에 대한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을 제시한다. 공리주의는 윤리적 대상의 쾌락을 가장 크게 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방식에 윤리성을 부여하는 사고로 결과주의다. 그리고 이는 윤리가 인간의 생존도구로 그 적합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인간은 협력을 하고 윤리적으로 행동하면서 상당히 계산적은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상호호혜적으로 대상에 접근하고 협력적으로 행동하지만, 배신이 일어나면 반드시 응징한다. 또한 인간은 윤리적으로 행동하면서 주변 관찰자를 반드시 인식하며 이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도 한다. 좋은 평판은 좋은 이웃이나 짝과의 연결로 이어져 나의 적합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피터싱어의 윤리는 공리주의이기에 윤리적 대상은 그 전제로 반드시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쾌락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이에게 이득과 손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 길을 가며 나의 길을 막아서는 돌을 걷어찰 때 돌은 아무런 의사표현을 하지 않기에 그것이 돌에게 이득인지 손해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쥐나 토끼한테 그러한 짓을 한다면 그들에게 신체적 손상과 고통을 줄 것이므로 반드시 손해임을 알 게 된다. 때문에 그들은 윤리적 대상의 존재가 된다. 피터싱어가 주장하는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은 이러한 이익을 가진다는 특성 외에 다른 능력이나 특성들에 근거해서 타자들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즉, 윤리적 대상이 되는 조건으로 그 대상이 쾌락과 고통을 갖고 있다는 것만이 조건이 될 뿐, 인격을 갖고 있거나, 언어를 갖고 있거나, 특정 인종이거나, 특정 성이거나, 인간과 유별나가 가깝다거나, 인간에 진화상 가깝다라던가, 도구를 이용할수 있다던가, 상호작용 할 수있는가 등의 다른 특징들은 그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각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모두 완전히 동등한 것은 아니다. 가급적 그들의 쾌락을 보장하고 고통을 피해줘야한다는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그들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가, 그리고 미래와 관련하여 욕망을 갖는 능력이 있는가, 자율성을 갖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그 대상의 쾌락과 고통의 정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령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외계인이 인간을 납치하여 실험대상으로 삼으려고 한다. 인간은 위의 세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기에 실험직전까지 상당한 공포와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이런 요소가 없는 동물은 막상 실험을 당하기 전까지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그런 사전 고통을 겪지 않는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요소가 없는게 고통을 더 유발하는 경우도 있기에 애매한 측면이 있다. 가령 조난당한 인간을 외계인이 구조해준다면 인간을 그것을 알기에 안심한데, 하지만 동물은 도움을 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구조과정에서 눈이 가려지고, 어딘가에 갇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고통과 공포를 겪는다. 위 요소를 고려해야하는 것이지 좀 더 그런 것을 갖춘다고 해서 더큰 고려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구체적 사례로 들어가면 피터싱어는 임신중절에 찬성하는 편이다. 임신중절에 반대하는 쪽은 사실 종족우선주의에 기반한다. 인간의 생명이 모두 신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터싱어의 이익평등고려의 원칙에 의거하면 태아는 아직 인격체라고 볼 수 없는 존재다. 자신의 미래는 물론, 그에 맞춘 설계, 자율성이 없다. 해당시점에서 웬만한 동물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즉, 쾌락과 고통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기에 윤리적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태어는 거의 대부분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정상적인 인간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은 존재다. 이는 고려해야하는 요소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태아의 발생 및 발달단계를 상당히 세분화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오히려 태아를 보통 인간같은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로 볼지 안볼지의 문제를 더욱 애매하게 만들고 있다. 체외수정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수정란은 보통 인간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지만 실험실에서 쉽게 폐기되고 분화되어 늘어난다. 그리고 치명적 장애를 가진 것으로 밝혀져 뇌가 없거나 식물인간으로 자라나거나 태어난 후 고통속에 가까운 시일내에 사망할 것이 분명한 경우도 있다. 이런 모든 요소는 태아를 단지 보통인간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해야하는 근거를 희박하게 한다. 때문에 피터싱어는 태아를 윤리적으로 대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은 태아자체가 아니라 그 태아로 인해 영향을 받는 다른 보통인간의 쾌락과 고통이라고 말한다. 태아가 죽음을 맞아서 큰 고통을 겪을 주변 가족이나 타인, 양심의 가책을 받을 사람들이 아니라면 태아를 죽이는 것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터싱어는 안락사도 허용한다. 안락사는 자의적 안락사, 반자의적 안락사, 비자의적 안락사가 있다. 자의적 안락사는 죽임을 당하는 사람의 자의적인 요청에 의해 수행되는 안락사다. 반자의적 안락사는 자신의 죽음에 동의할 능력이 있으나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죽임을 당하는 예다. 비자의적 안락사는 능력상실로 자신의 죽음에 동의하거나 요청하기 어려운 사람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피터싱어는 안락사가 정당화되는 경우는 자신의 계속적인 존재와 비존재의 결여로 동의능력이 결여되고,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는 사람이 관련된 모든 것을 알고 자의적으로 확실히 죽겠다고 결심하는 경우라고 말한다.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은 병이나 다른 이유로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를 제거해주는 것은 공리주의 입장에서 그의 이익을 고려하는 옳은 일이다. 다른 사람의 슬픔과 고통도 있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고통보다 우선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자의적 안락사와 비자의적 안락사는 쉽게 수락된다. 하지만 반자의적 안락사는 좀처럼 없는 경우지만 발생하기에 고려될 필요가 있다. 전시에 의사들은 부족한 의료자원으로 인해 부상당한 병사를 3단계로 구분했다. 가망이 없는 경우와 치료해서 살릴 수 있는 경우, 굳이 지금 치료하지 않아도 위중하지 않은 경우다. 이 경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죽도록 내버려두거나 죽임으로써 죽음을 당하는 경우이므로 고통을 주는 경우다. 하지만 이것은 어쩔수 없는 경우이므로 싱어는 이런 상황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다만 조심해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매우 쉽지 않았다. 문장이 상당히 어려웠고 상황 하나하나를 논증하며 고려하는 싱어의 말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공리주의는 윤리라는 인간의 내적도구가 생겨난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측면에서 도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여러 상황에서 윤리적 판단을 해야하는 기준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실제 인공지능의 윤리적 기준을 세우는 상황은 목적론적 법칙이 아닌 결과론적인 상황중심이다. 인공지능에게 하나의 윤리적 기준이나 법칙을 주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 성별, 직업등이 다른 사람들중 일부가 죽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판단을 하게 하고 이 대량의 자료를 인공지능아 학습해가며 기준을 세워가는 형식이다. 인공지능이 이런 식으로 윤리빅데이터를 가지고 학습하다보면 어쩌면 인간도 자각하지 못하는 기준이란게 나올지도 모르겠다. 

 물론 공리주의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피터싱어가 말하는 모든 감각적 존재에 대한 이익 고려의 법칙은 사실 힘의 법칙이다. 피터싱어는 어쩔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감각적 존재에 대한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 윤리적이며 마땅히 따라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배고픈 포식자가 다른 동물에게 큰 고통을 주며 잡아먹는 것은 어쩔수 없는 위중한 경우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단지 재미를 위해 사냥을 하거나 어쩔수 없이 잡아먹는 경우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위가 된다. 

 이처럼 인간이 다른 감각적 존재에게 윤리적일 수 있는 것도 모두 과학기술의 발달로 다른 식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로 식물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할수 없고 반드시 죽여서 빼앗아야만 하는 존재이기에 본래적으로 다른 감각적 존재에 대해 윤리적일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단순한 최상위 포식자 이상의 존재가 되었기에 즉, 힘이 있기에 다른 감각적 존재에게 윤리적일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인간 문명이 무너져서 다시 잡아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거나 오지에서 여전히 수렵채집에 의존해야 생계가 유지되는 종족에게는 다른 감각적 존재를 죽이고 사냥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고통과 쾌락을 느끼는 감각적 존재의 구분 문제다. 피터싱어는 슈바이처 처럼 모든 생물체를 윤리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식물이나 조개류처럼 고통과 쾌락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는 과감히 그 대상에서 제외한다. 사실 다른 생물체에게 에너지를 의존해야 하는 인간의 입장에선 그나마 이런 것들이 있어야만 윤리적일수 있긴 한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우리가 다른 생명체들이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한 과학적 소명이 안되었다는 점이다. 실제 과거 물고기는 고통을 못느끼는 존재로 상당 부분 취급되었었다. 그리고 언젠가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인간이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나 인공지능이 자신의 생존에 좋은 것과 좋지 못한 것을 구분하고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하여 마치 쾌락과 고통이 있는 물체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올때 윤리적 대상으로 삼아야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반드시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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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5 16: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합니다
11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닷슈 2021-11-07 14:07   좋아요 0 | URL
당선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mini74 2021-11-05 1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닷슈님 *^^*

닷슈 2021-11-07 14:07   좋아요 2 | URL
당선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11-05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선작 축하드려요~

닷슈 2021-11-07 14:05   좋아요 2 | URL
감사하고 당선 축하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11-05 18: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닷슈 2021-11-07 14:0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1-11-05 1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닷슈 2021-11-07 14:0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초딩 2021-11-07 1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닷슈 2021-11-07 14:08   좋아요 2 | URL
당선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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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술, 과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그것을 그만두게 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 그들은 그것의 해악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 위험성에도 이를 잘 체감하지 못하고 여전히 그것을 즐긴다. 때문에 다그치는 것도 나무라는 것도 좀처럼 효과가 없다. 환경문제도 이와 비슷하다. 인간은 자신의 평안과 만족, 즐거움을 위해 자연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미 생존 이상의 평안을 누림에도 소비로 인한 환경 문제에 무관심하다. 위험성도 우리 대부분이 수십년전부터 잘 알고 있지만, 이제서야 슬슬 위험성을 체감하고 있으나 그것도 극히 일부 사람만 그렇다. 또한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그들 중에서도 정말 더 극소수일 것이다.

 이런 인간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책이 선택한, 그리고 저자가 선택한 방법은 담담하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인간이 얼마만큼 자연을 사치스럽게 소비하고 있고, 그 결과가 어떤지를 말이다. 책엔 큰 감정조차 없는데 이런 방식은 의외로 충격으로 다가온다. 사실 우린 환경파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수치나 환경파괴의 영향, 그리고 그것이 남과 다른 생물체에게 어떤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과거와 지금의 사치정도를 비교하는 기준으로 1969년을 들었다. 특별한 것은 없고 1969년이 바로 저자가 태어난 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자신이 태어나서부터 목도하고 저지른 것을 보여주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1969년보다 인간의 경작지는 겨우 10%늘었다. 하지만 인구는 배로 늘었는데 이게 가능했던 것은 농작물 수확량은 무려 3배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농업기술의 발달과 품종개량, 비료, 농약의 강화로 가능했다. 1부셸은 곡물의 측량단위로 대충 30리터들이 한 바구니에 들어가는 곡물량이다. 아마도 담는 곡식의 무게와 부피에 따라 천차만별이니 1부셸은 대충 무게로 22-27kg정도다. 50년전엔 1부셸에 해당하는 옥수수를 재배하려면 농구장 크기의 경작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 두대정도의 넓이면 된다니 얼마나 생산량이 늘었는지가 체감된다. 

 전 세계 비료사용량도 69년에 비해 3배가 늘었는데 관개능력도 2배가 좋아졌다. 이러니 지하수가 고갈될수 밖에 없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농경환경은 영양과 물이 넘쳐나는 곳으로 재배작물 뿐만 아니라 다른 식물과 해충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이들의 제거를 위해 인간은 해마다 무려 500만톤의 살충제를 사용한다. 한중일의 논에는 해충방지로 클로드피시포스를 살포하고 아열대, 온대, 중위도는 잡초제거라 아트라진을 사용한다. 글리포세이트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농약으로 과거 밭고랑에만 뿌리다 개량되어 이젠 밭 전체에 뿌려도 된다. 글리포세이트의 사용량은 지난 20년간 15배가 늘었고, 내성을 갖춘 잡초도 15종 이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 글리포세이트는 발암가능물질이다. 그리고 전 세계는 미국산 농작물에 의지한다. 

 인간의 농업과 축산은 낭비가 무척 심하다. 미국은 옥수수를 무척 많이 키우는데 이중 인간의 입으로 들어가는건 겨우 10%다. 나머지 45%는 사료이고 나머지 45%는 거름형태로 전환된다. 어차피 거름이 될걸 뭐하러 키우는지 이해 불가지만 하여튼 그렇다. 문제는 이 거름전환양이 1억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011년 이후 전 세계의 육류 생산량은 연간 3억톤 이상으로 1969년의 3배에 달한다. 이중 97%는 소, 닭, 돼지로 이 3가축의 운명은 기구하다. 미국에서는 매 시간 100만마리의 동물이 식재료가 되기 위해 도살되고 있다. 매년 소는 3천만마리, 닭은 90억마리, 돼지는 1억 2천만 마리가 도살된다. 거기에 이들은 69년에 비해 몸집도 무려 20-40%가 커졌다. 고기를 얻기 위한 품종개량 때문인데 빠른 성장, 낮은 신진대사, 높은 번식력이라는 모순되는 생물학적 특징이 나타난다. 69년엔 송아지가 생후 3개월이 지나야 간신히 45kg이 되었지만 지금은 50일이면 90kg이 된다. 

 육류는 그 자체로 낭비다. 때문에 육류를 얻으려면 엄청난 자원이 필요하다. 문명의 발상이후 지배층을 제외한 나머지가 육류에 굶주린 이유이며 힌두교는 소를 이슬람은 돼지를 금지한 이유라고 할수 있다. 일단 보통 3kg의 사료를 사용해야 고기 0.5kg을 얻는다. 물론 칼로리가 늘어나는것도 아니다. 인간은 매년 10억톤의 사료를 동물에게 먹이고 고작 1억톤의 고기와 무려 3억톤의 분뇨를 얻는데, 맛이 더 좋다는 것을 뺀다면 에너지나 환경면에서 지극히 손해보는 거래가 아닐수 없다. 과거 축산이 이득이었던 것은 사람이 먹지 못하는 곡물의 부위나 잡초를 가축에게 먹이고 고기를 얻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을 먹이는 것이니 에너지상의 이득이 전혀 없다. 실제 미국인이 주당 1.8kg의 육류 섭취를 반으로 줄인다면 1억 5천만톤의 곡류 저장이 가능하고, OECD국가 36개국이 육류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세계 곡물 생산이 무려 40%나 늘어나게 된다. 모두가 비건이 되면 엄청난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놀랍게도 축산은 바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바로 양식이다. 인구증가와 남획으로 바다 자원이 줄자 인간은 바다에 목장을 세운다. 바다 양식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데 연어 양식을 하려면 알을 부화시키고, 먹이를 주고, 목욕시키고, 예방주사를 놓고, 약을 치고 벌레를 잡고, 기생충을 제거하고, 홍합이 못자라게 양식장 울타리에 구리를 쳐야한다. 거기에 어류는 인간보다 5배 자주 배설하기에 찌꺼기를 걸러내주기도 해야한다. 노르웨이에는 연어양식자잉 있는데 크기가 보통 지름 50미터에 깊이도 비슷하다. 그리고 이 크기에 무려 100만마리의 연어를 양식한다. 연어는 양식장에서 다 자라면 담수탱크로 이동하고 거기서 일년간 머무르며 6kg의 항생제와 1kg의 기생충퇴치제, 9kg의 마취제를 먹는다. 각 양식장에선 매년 3-4천톤의 연어가 생산되고 이런 연어양식장이 노르웨이 피오르드는 따라 서쪽 해안에 수천 수만개가 있다. 노르웨이 연어가 전 세계 마트마다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던 셈이다. 

 이 바다축산은 육지축산만큼이나 낭비가 심하다. 물고기는 짧은 소화관 때문에 육지동물보다 오히려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하다. 이 단백질 공급을 위해 외해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아 압착하고 건조하여 가루로 만든다. 당연히 외해에서 이 작은 물고기를 먹고사는 큰 물고기들은 굶게 된다. 1kg의 연어살을 얻기위해 작은 물고기 15kg이 필요하다. 

 인간은 바다 농장도 갖고 있다. 1969년 전 세계 바다에서 해초는 200만톤이 생산되었다. 지금은 2500만톤이다. 양식 때문인데 해초 소비의 절반은 토양비료, 사료, 다양한 제품 가공생산이다. 육지에 이어 비료로 만들기 위한 재배를 여기서도 한다. 해초는 점성용액을 만들때 필요한 하이드로 콜로이드 제조에 사용되는데 알긴산, 한천, 카라기닌이다. 모두 용액을 진하게 하는 저칼로리 탄수화물로 대부분의 아이스크림, 휘핑크림, 샐러드 드레싱에 콩과 해추추출물이 들어간다. 이들은 음식에서 우유, 계란, 크림의 식감을 낸다. 

 단맛을 좋아하는 인간은 설탕과 액상과당도 탐닉한다. 과거 미국인들은 설탕을 대량으로 사서 가정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썼지만 지금은 주로 업체에서 만드는 간편식을 통해 설탕을 섭취한다. 1970년 주당 450그램의 당분을 간편식을 통해 섭취했지만 2004년엔 주당 700그램으로 섭취가 늘었다. 1977년 하루 건너 한 캔이던 당분음료의 섭취도 2000년대 들어 17시간 한 캔으로 늘어났다. 미국인의 소모 칼로리 10%가 당분음료에서 나올 정도다. 설탕에서 액상과당으로 당분이 전환된건 1972년 소련 우크라이나 지역의 대 가뭄으로 사탕무 농사가 망한 것과 1974년 카리브해 열대폭풍으로 사탕수수 농장도 타격을 크게 입은 것고 관련한다. 업체들은 액상과당에 주목함으로써 이 위기를 돌파했고 그 이후로는 액상과당의 시대가 되었다. 액상과당은 미국은 섭취 당분은 1/3을 차지한다. 설탕은 산과 섞이면 가수분해하고 맛이 이상해지며 갈변하지만 액상과당은 늘 액체상태이고 안정적이며 액체이기에 다른 것에 첨가하기도 매우 좋다. 현재 인간은 설탕과 액상과당의 과다 섭취로 음식물 소비가 줄었고, 일반 음식물의 무려 40%가 쓰레기로 전락하게 되었다. 

 늘어난 인간은 많아진 가축처럼 자신의 분뇨로 환경을 오염시킨다. 거기에 인간은 각종 쓰레기도 만들어낸다. 성인은 매주 1kg의 대변과 15kg의 소변을 만들어낸다. 세계 인구가 80억이란걸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일 것이다. 인구증가와 음식물 섭취 증가로 배설물의 양은 크게 늘었는데 사실 정화장치만 괜찮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세계 인구의 20%는 배설물 정화장치가 없는 곳에서 거주하며 10억의 인구는 오염물을 완전히 걸러낸 음용수가 없다. 인간 배설물과 음식물 쓰레기, 각종 유기물 쓰레기는 매년 8천만 톤이 생겨나며 OECD모든 국가는 이 폐기물 양이 1억 5천만톤이고 전 세계 합산은 4억 톤이다. 특히, 음식물은 먹고 남기는 것 외에도 크고 작다고 버려지고, 운반중 소실되며, 우유와 고기는 유통과정 및 판매단계에서 상하고 썩어서 버려진다. 미국 수퍼에서 1/7의 신선식품이 버려지며 이중 버려진 과일채소의 양은 연간 아프리카 필요량에 달하고, 버려진 곡물의 양은 연간 인도에서 필요한 양에 달한다. 

 에너지 사용량도 엄청나다. 전기 사용량은 50년 전에 비해 4배가 늘어났다. 미국은 전 세계 에너지의 15%, 전기 에너지의 20%를 쓴다. 미국의 전 세계 대비 인구비중은 4%다. 현재 전 세계에는 10억대의 자동차가 있고 교통수단중 비교적 에너지 절약형인 철도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늘고 도시가 더욱 커졌음에도 쇠퇴하고 있다. 미국에선 자동차가 매년 600만대가 팔리는데 2017년 자동차의 수가 인구수보다 50%나 더 많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미국인은 겨우 5%다. 과거 자동차는 오일쇼크를 겪으며 에너지 효율이 무척 좋아졌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미니벤이나 SUV, 픽업트럭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통근거리도 무척 길어지면서 이 효과가 완전히 상쇄되었다.

 미국과 유럽연합, 브라질은 식량으로 에너지를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또한 매우 낭비다. 만드는 과정에서 채산성이 떨어져 미국은 무려 400억 달러의 보조금은 농부에게 지급한다. 미국은 옥수수 기반 에탄올을 , 브라질은 사탕수수 기반 에탄올을 유럽연합은 대두와 카놀라유 기반의 바이오 디젤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생산량도 매우 적어 미국은 겨우 6일치, 브라질은 3주, 유럽연합은 고작 3일치의 화석연료 대체효과가 있다. 바이오 연료는 육류만큼 낭비가 커서 1kg의 바이오 연료를 위해 무려 20kg의 사탕수수가 필요하다. 이들은 그럼에도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것은 위기나 안보상의 대비 때문이다. 

 이 책은 언급한 것 외에도 지구 온난화, 세계적 발전 등 인류가 풍요의 대가로 지출한 많은 손익계산서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책의 말미엔 잊을까봐 이를 한문장 한문장 두 페이지에 걸쳐 정리해놓았는데 이게 더 극적이다. 이미 선진국의 일원으로 환경을 적극 파괴하고 과소비하는 우리 입장에선 꼭 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부수고 쓴건 일부지만 그걸 치우고 피해를 보는 건 전체이며, 역시 부수고 쓴건 먼저 태어난 사람이지만 이를 해결하고 감당해야하는 것은 나중에 태어날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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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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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보고 난 느낌은 이것이 공포물인가 아니면 소외된 인간에 대한 것인가였다. 음산한 내용에 귀신이 들린듯한 내용전개는 공포물에 가까웠고, 한국전쟁이라는 암울한 상황에 좌익으로 몰려, 혹은 폭격에 죽은 사람들, 그리고 당시 탄압받았던 화교라는 소재는 소외된 인간의 것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과거 개화기에 한 일본인이 인천에 목조숙박건물을 짖는다. 개화기 열악한 조선에서 왜인들이나 많은 외국인들은 한성으로 가기위해 반드시 항구도시인 인천을 거쳐야했다. 그리고 철도가 아직 없으니 인천에 하루 숙박할 필요가 있었고 그 일본인은 이를 포착한 것이다. 장사가 제법되자 그는 대불호텔이라는 그럴듯한 3층 석조건물을 짓고 숙박업을 하기 시작했다. 벌이가 좋았지만 경인선이 완공되자 대불호텔의 경영은 어려워진다. 이 일본인은 대불호텔을 화교에게 팔았다. 화교는 아래층에선 중국요릿집을 운영하고 위에선 시원치 않은 숙박업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호텔에 큰 관심은 없었다. 전후의 뒤숭숭한 상황,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제재가 많아지는 이 나라에서 그 화교가족들은 미국으로 이민한다. 다만 막내아들과 그를 봐주는 다른 가문사람들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리고 이 호텔에 연주라는 여자가 들어온다. 연주는 영민한 학생으로 영어를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으로 향하길 원하지만 실패한다. 연주는 잘 뒤를 봐주는 미국인 하나만 있으면 미국으로 갈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연주는 화교를 설득해 3층에서 숙박업을 운영한다. 그리고 지영현이란 여자가 연주를 돕는다. 지영현은 월미도가 고향으로 가족들이 인민군을 도운게 드러나 몰살당하고, 혼자만 탈출하여 당숙모의 집에 붙어살고 있었다. 

 지영현은 당숙모의 아이들을 봐주고 집안일을 돕고 간간히 일을 해가며 가정형편을 도왔지만 자기도 모르게 매매혼에 가까운 혼사를 추진하던 당숙모를 내치고 대불호텔로 들어온다. 지영현은 평소 흠모하던 연주와 함께 계속 대불호텔에 머물고 싶어한다. 영현은 인천항에 나가 호텔로의 호객행위를 하고 성공하면 연주에게 수당을 받는 형식이었는데 어느날 한 외국인 부부를 발견한다. 이들이 호텔에 오면서 이상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 소설은 전개를 좀 독특하게 하는데 사실 위에 서술한 내용은 공포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한 작가가 있는데 좀처럼 소설이 쓰이질 않는다. 마치 뭔가에 홀렸달까. 고민하던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 친했던 보애아줌마를 만나고 그의 아들 진이를 만나며 단서를 얻는다. 과거 인천에 대불호텔이 있었고 그와 얽힌 이야기를. 그 이야기는 진이의 할머니가 알고 있었다. 사실 진이의 할머니는 과거 대불호텔의 주인이었던 화교의 아내였던 것. 

 다 읽고 나니 주제가 좀 애매해서 느낌도 애매했다. 둘 중 하나에 확실히 집중하는게 나았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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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인공지능의 시대 미래직업 다이어리 2 - 방송국PD, 인공지능의사, 연예부기자, 웹소설 작가, 교육콘텐츠개발자, 연료전지개발자 미래직업 다이어리 2
김준수 외 지음 / 다빈치books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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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직업 다이어리 2권이다. 전편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미래직업이라기보다는 현재 존재하며 앞으로도 유망할 것 같은 직업이다. 2권에서는 방송국 예는 PD, 인공지능 시대의 의사, 연예부 기자, 웹소설작가, 미래교육콘턴츠개발자, 연료전지개발자가 소개된다.

 예능PD는 특유의 끼와, 사람을 즐겁게 하는 능력,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능력, 남들이 잘하는 것을 포착하는 능력, 출연자가 카메라 앞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하는 것, 누가 앞으로 스타가 될지 포착하는 능력, 편집과 자막능력,  CG와 BGM능력이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방송직업이기에 방송시간과 편집마감, 촬영출발시간등 시간약속 관련 엄수도 중요하다. 지금은 리얼리티 프로가 대세이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 출연자의 진심이 느껴지도록 촬영하고 상황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 현재의 프로그램들은 자막이 20-30%의 재미를 좌우할정도로 중요하므로 좋은 자막을 쓰기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좋은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게 필요하다. 

 지금은 과거와 다르게 유튜브와 OTT가 있기에 아지가지 하고 아카이브 중심적이며 소수의 시청자에게 소구력 있는 프로는 이들에게 맡기고 방송사는 좀더 큰 스케일의 리얼 예능을 추구하는 형태로 분업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앞으로 메타버스와 관련한 예능도 나오지 않을까.

 의과대학은 의예과2년, 의학과4년으로 구성된다. 의예과에서는 이공계 전문과목, 인문학등 소양교육을 받고 본과인 의학과 4년동안 해부, 생리, 병리, 약학의 기초,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의 임상과목을 배운다. 의학은 경험이 중요하고, 생명을 직접 다루는 학문이며, 발전이 빠르고, 모든 분야의 과학이 적용되며, 공공성이 중요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이런 부분을 잘 다루는 것이 미래 의사가 될 것이다. 

 웹소설 이란 용어가 정착된 건 7년 정도 전으로 이전엔 인터넷 소설이나 장르소설로 불렸다. 웹소설의 정착은 달빛조각사의 흥행에 힘입은 바가 크다. 웹소설 작가는 진입장벽이 적어 크게 늘고 있는데 중국엔 무려 1100만의 웹소설 작가가 있다고 한다. 스케일도 크다. 가장 인지도 있는 플랫폼은 카카오페이지, 시리즈, 문피아, 리디북스가 있으며 남성형과 여성형 두 장르로 크게 구분된다. 남성형은 무협이나 판타지류, 여성형은 연애, 로맨스물이 많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평소에 다양한 작품을 많이 읽고 어떻게든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투고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무료로 연재해가며 자신의 이야기가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실제로 시험해보는 경험이 더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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