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박균호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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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시작하기 전에 강유원 님의 '책 읽기의 끝과 시작'이라는 책을 읽는 중이었다.

사실 강유원 님의 그 책을 들였을 때는 그냥 뿌듯하기만 하였지, 읽어낼 자신은 없었다.

그동안 강유원 님의 다른 책들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을 뿐이고~--;

단단한 그의 책들은 난공불락이었다.

쪼개지지 않고 응집력이 강했다.

그런 그의 책들을 읽는건 쪼개지지 않는걸 쪼는 석공의 작업이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진입장벽에 대한 염려는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다는걸 깨닫게 되었다.

 

거의 다 처음 보는 책들이었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고,

모름지기 서평이란 이렇게 써야 한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좋아도 너무 너무 좋아서 thumbs up으론 부족해서,

주변 사람들의 엄지 손가락을 빌려다가,

가능하다면 엄지발가락이라도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 책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이 새로나온걸 알게 되었다.

모든 책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분류를 하라면 리뷰나 서평집을 좋아하는 내겐 빼놓을 수 없는 리스트였고,

거기다가 박균호 님이라면 내가 애정하고 신뢰하는 작가이다.

 

이 책은 그동안의 리뷰집이나 서평집이랑은 맥락을 달리하는데,

책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겪는 우여곡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뒷얘기가 등장하기도 하고,

나도 그 중의 한사람이지만, 장서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난 그리 적극적인 장서가는 아니고,

 읽는 속도가 들이는 속도에 한참 못 미칠 뿐이라고 자위하고 싶다.)

소장 가치가 높은 고서들에 공을 들이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책 속에서 직접 접하니 감개무량했다.

이토록 지적인 책일기이고 책읽기라니~!

 

흥미로운 꼭지가 여럿 있었는데,

잃어버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4번이 미시마 유키오의 '봄눈'이라는 것과,

출간된 적도 없는 것이 절판된 배경에 대해서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추리가 타당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화집'이라고 하여 내가 좋아하는 이옥이 등장하는 것도 좋았고,

독특한 제책방식을 설명하고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어 좋았다.

그런 자료를 제공해준 사람도,

그런 자료를 갈무리하여 책에 실어낸 정성도 놀랍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진들이 귀한 자료 같아서 모처럼 눈이 호사를 누렸다.

 

편집자들의 고충을 얘기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12구짜리 멀티탭이라는 표현도 재밌었지만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나열한 부분은 웃펐다.

옛날에 내가 치료했던 편집자는 그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사람이었는데,

정작 본인은 자기 목에 빨대를 꽂고 피를 빨린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었다.

 

책을 좋아하고, 책에 대한 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충분히 재밌게 읽을만 하다.

애쓰셨다.

 

 

책의 곳곳에서 오타가 발견되어 신경 쓰였다.

다른건 차치하고라도 사람 이름의 미묘한 오타는 시정되어야 한다.

판에 쇄를 더하도록 대박나셔서 바로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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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1-01-30 06:33   좋아요 8 | URL
아..나무꾼님 정말 고맙습니다. 언젠가 책 사진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는 불만을 이 책으로는 만족시켜드려서 개인적으로 참 뿌듯해요. 이 책에서는 자료 사진에 많은 신경을 써서 독자들이 눈 호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 책을 낸 출판사가 국문학 관련해서 2천권 가까이 낸 출판사이고 사장님이 국문학 자료 덕후여서 상당 부분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듭 감사드려요. 주말 잘 보내셔요.

2021-01-30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1-29 17:55   좋아요 6 | URL
양철나무꾼 님 글은 언제, 어떤 글을 읽어도 기분좋은 ‘잔잔한’ 느낌입니다. 왜 일까, 궁금해지는 한주 마지막 날입니다. 주말에 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

양철나무꾼 2021-01-30 08:47   좋아요 3 | URL
‘기분 좋은 잔잔한‘이란 표현이 좋아서 저도 좀 생각해 봤는데,
뭐 별다른건 없고... 아마도... 님이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인듯 합니다.
덕분에 하루를 기분좋게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쉽싸리 2021-01-30 14:48   좋아요 3 | URL
목차 보니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많네요. 바둑얘기도 있고요...
소명출판...오타 많다하시니 의외? 네요. ^^

2021-01-30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1-01-30 21:48   좋아요 3 | URL
양철님,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양철님의 추천이라면 믿고 사볼수 있겠네요.
소개해주신 내용을 보니 저도 궁금한 것이 많네요.

양철나무꾼 2021-02-01 09:44   좋아요 1 | URL
크게 다치셨었단걸 얼마전에 알게 되어 깜짝 놀랐어요.
이제 많이 나아지셔서 다시 복귀하신다는 페이퍼를 읽으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여요.
큰 액땜 했다고 치자구요.
앞으론 좋은 일만 가득하실거라고 주문을 걸어봅니다~^^

2021-05-15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1-10-14 08:48   좋아요 2 | URL
벌써 가을이 되었어요.나무꾼님^^
잘 지내고 계실 거라고 안부 여쭙습니다.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바쁜 일 끝나시면 종종 글로나마 뵈었음 싶네요^^

양철나무꾼 2021-10-27 16:24   좋아요 1 | URL
지난주에 교외로 나갔었는데 먼산이 단풍으로 울긋불긋한 것이 가을이 그렇게 무르익더라구요.
가을은 어찌되었건 제겐 아플 수밖에 없는 계절인가봐요~--;
그닥 바쁜 일은 없는데도 눈도 귀도 비껴가네요.
안부 어쭤주셔서 고맙습니다. 님도 잘 계신거죠?^^

2021-12-16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1-01 00:16   좋아요 1 | URL
양철나무꾼님, 2022년 임인년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엔 항상 건강하고 좋은 날들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자』 곽상주 해제
김학목 옮김 / 학고방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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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곽상주 해제'를 드디어 다 읽었다.

설렁거리며 대충 한번 읽고 촘촘하게 다시 한번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던 '장자'와는 해석법이 다르다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뭐 이런 해석법도 있다...정도 였지, 뭐, 마음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었다.

 

왜 '곽상본'에 대해 힘주어 얘기하는지, '곽상본'의 번역이 왜 값진 것인지, 는 짐작에 맡기겠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주제넘게 언급하는 부분이 있을테고,

내겐 무지로 인해 건드리는 부분이, 누군가에겐 평생이나 전부일 수도 있는 문제라 조심스러워진다.

 

암튼 그렇게 두 차례 읽고도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뒤에 부록으로 나와 있는 '노자의 무위자연과 장자의 소요'라는 논문을 읽다가 문리가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자세를 고쳐 앉아 다시 읽었다.

 

사실 본문 읽으면서 내가 께름칙하였던 부분은 그거였다.

곽상본 이 책대로라면 '노자'를 지양하게 되고,

우리가 아는 공자도 일개 공자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노자의 무위자연과 장자의 소요'라는 논문을 보게 되면,

노자나 왕필의 마음 비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장자나 곽상은 노자나 왕필의 사상을 지양하고 있기 때문이다.(425쪽)

라는 구절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런 구절로 결론 맺는다.

장자의 소요는 분명히 노자의 모순을 극복함으로써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주는 현실적인 의미는 찾기 어렵다. ㆍㆍㆍㆍㆍ(431쪽)

 

내가 이 책을 읽고 큰 울림을 받은 것은 '노자의 무위자연'이나 '장자의 소요' 같은 사상적인 부분이 아니었다.

노자나 장자의 그것은 같지 않을지라도,

땅에 발 딛고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거울을 비추이며 살라는 의미로 읽히는 그 부분이었다. 

어느 누구도 노자, 장자를 얘기하며 '현실적인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집어낸 사람은 없었다.

 

그냥 이 책만 읽어도 좋지만,

끝부분에 부록으로 있는 '노자의 무위자연과 장자의 소요'라는 논문을 읽으면서 완성된 느낌을 받았었다.

좋다.

덕분에 잘 읽었다.

 

149쪽  8줄 애희는 여희의 오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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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5 08:59   좋아요 4 | URL
나무꾼님 제가 읽고 있는 장자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존재는 저것이 아닌 것이 없고 또 이것이 아닌것도 없다. 저것 자체로는 저것이 규명되지 않지만 이것으로 부터 보면 저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저것은 이것에서 생겨나고 이것 또한 저것에서 비롯된다고들 말한다. 이것이 ‘저것과 이것이 나란히 생겨난다‘는 학설이다 오로지 이러할 뿐이어서 삶이 생겨나면 죽음도 나란히 생겨나며 죽음이 생겨나면 삶도 나란히 생겨난다.]
삶은 죽음에서 비롯되고 죽음은 삶에 비롯된다는것은 삶에 죽음이 내포되어 있고 죽음에 삶이 내포된,,,
그렇게 삶과 죽음은 한몸을 이루고 있다는것
[땅에 발 딛고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거울을 비추이며 살라는 의미]
나무꾼님 글을 읽고 오늘 장자에 글을 다시 읽게 되네요. ^.^

양철나무꾼 2021-01-25 08:44   좋아요 3 | URL
저는 리뷰를 글 가는 대로 휘리릭 쓰는 경향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알아 먹지 못하는 불친절한 리뷰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님의 이 댓글로 리뷰 내용이 충실해지는 느낌이예요~^^

님의 완독을 응원하며 멋진 리뷰도 기대합니다~!^^

붕붕툐툐 2021-01-23 19:18   좋아요 3 | URL
저도 이제 장자 읽기 시작하는 장자 꼬꼬만데, 반가워용~ 이제 1페이지 시작 해놓고 다른 해석본 더 뭐 읽을까 고민 중~ㅋㅋ 부록을 읽으면 문리가 트인다 참고하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21-01-25 08:52   좋아요 3 | URL
사서삼경을 종류 별로 참 많이 읽기도 읽었지만.
내용을 따라 읽기도 버거워했었는데,
이 책을, 다시 말해 김학목 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새로운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만 하다라도 제일 앞 ‘옮긴이의 말‘에 이런 구절이 나오는데, 사고가 전환되는 새로움이었습니다.

˝붕의 비상을 도를 통한 것으로 오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마음을 비워 도를 통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능력을 가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님의 장자읽기를 응원하겠습니다~!^^

scott 2021-12-24 11:59   좋아요 1 | URL
양철 나무꾼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계신지요

가족 모두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
⠀()_/)
⠀(。ˆ꒳ˆ)⠀
ଫ/⌒づ🎁
 

며칠 전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깜.놀. 하고 말았다.

목소리는 내가 익히 아는 강신주의 목소린데, 얼굴은 낯설었다.

채널을 고정시키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강신주가 맞았다.

그 강신주가 맞는데 살은 빠지다 못해 야위어 있었고,

그동안 보지못했던 앉은 자세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진 인터넷신문 재인용)

 

강의 주제는 '코로나19 시대, 제대로 사랑하고 있나요?'였다는데,

관심 있는 분은 찾아보시는 걸로 하고, ㅋ~.

내가 충격을 받았던 부분은,

그동안의 강신주는 둥글둥글한 외모와는 달리 강의내용과 방식이 날카롭고 공격적이어서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그런 것이었는데,

이날 강의는 날카로워진 외모와는 달리 강의내용은 둥글둥글 위로의 빨간 약이었기 때문이다.

앉아서 진행하는 건 강의가 아니라 담화라는 내 선입견의 문제일수도 있으나,

예전엔 보지 못했던 진행 방식이어서 생경했다.

 

그의 상태를 다른 말로 바꾸어보자면 '병색이 완연하다'이다.

지금 텔레비전에 나와 강의를 진행하고,

밀린 책을 쓰고 할 상태가 아니다.

일단 자신의 건강을 돌보시고, 쾌차하시길 바란다.

 

(누군가는 자발적 다이어트라는 경우의 수를 배제하지 않던데...

또 한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구도나 수행을 위하여 정신을 명징하고 맑게 하기 위하여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인데,

그럴 경우엔 눈빛이 같이 맑아지지 않나~(,.))

 

건강을 염려하는 철학자가 한명 더 있는데, 바로 강유원이다.

제주도에서 요양을 하시고 회복중이시라는 얘기,

제주도 어디 도서관이었나(?) 강의 공지를 본 것도 같은데,

제주도여서 엄두를 못 냈던 기억이 있다.

 

 

 

 

 책 읽기의 끝과 시작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20년 4월

 

알라딘 마실을 다니다가 이 책을 만났고,

응원하는 의미로 이 책을 구입하였으나,

강유원이 말하는 독서의 의미로 이 책을 읽어낼 자신은 없다.

그저 나처럼 책을 옆에 두고 지식을 얻은 듯 뿌듯해 하는 사람도 있다 쯤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이에게는 책읽기가 아무런 목적이 없는 행위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 자체가 스스로 기특해서 책을 읽는 사람도 있고,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서나 기쁜 마음을 고조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쾌락적 독서는 읽기에서 시작하여 읽기에서 끝나므로,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이 읽은 내용 중에서 기억하는 것이 전혀 없다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저읽기'를 목적으로 한다면, 그저 읽는 것이 좋다. 그것에 대해 뭐라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책읽기의 본래 목적은 지식을 얻는 것이다.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 머리 속에 지식을 입력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논지가 자신의 생각 속으로 들어와 자신의 것처럼 구사되고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즉 자기화하는 것까지 의미한다.

그렇다면 책읽기를 자기화할 수 있게 잘 읽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내 대답은 이렇다. 자신이 읽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것을 전제하고 읽으면 된다는 것이다. (9~10쪽)

 

강유원이 말하는 독서의 의미로 이 책을 읽어낼 자신이 없다고 한 이유는,

1부 8점, 2부 5점, 3부 23점, 부록 '장미의 이름'다시읽기 1점 등 36~37점의 서평이 나오는데,

내가 읽은 책은 장미의 이름 1점이기 때문이다.

내게는 지긋지긋하게 떨치지 못 하는 병, '장서'의 욕심이 있어서,

읽지는 못했어도 소장하고 있는 책은 여러권 나와야 하는데,

가지고 있는 것은 고작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와 '역사란 무엇인가','장미의 이름' 정도이다.

 

암튼 자기만족을 위해 책을 읽는 내가,

요즘 강유원 식 책읽기에 가깝게 읽는 책은 '『장자』곽상주 해제'이다.

 

 

『장자』 곽상주 해제
 김학목 옮김 / 학고방 /

 2020년 11월

 

장자 책 내용이 실리고, 그 밑에 곽상주 해제가 실리고, 한번씩 김학목 님의 해설이 등장한다.

 

알라딘 프로필 상태인 '無可無不可'를 난 논어에 나오는 말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발견하다니 흥미로웠다.

장자 책 내용은 아니었고 곽상주 해제 부분이었지만,

그동안 난 無可無不可를 '중용'쯤으로 생각했던터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말 해석 부분만 옮겨보면 이렇다.

삶과 죽음의 변화는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사시의 운행과 같다. 그러므로 삶과 죽음의 정황이 다를지라도 각기 처해진 상황에 편안히 있는 것에서는 같다. 지금 살아 있는 자는 삶을 삶이라고 이제 막 스스로 말하고, 죽은 자는 삶을 죽음이라고 이제 막 스스로 말하니, 삶은 없는 것이다. 살아있는 자는 죽음을 죽음이라고 이제 막 스스로 말하지만 죽은 자는 죽음을 삶이라고 이제 막 스스로 말하니, 죽음은 없는 것이다. 삶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가함도 없고 불가함도 없기 때문에 유가와 묵가의 논변을 내가 같다고 할 수가 없지만, 각기 그 구분을 없애 하나로 여기게 되면 내가 다르다고 할 수가 없다.(91쪽)

 

이 책을 읽으면서 붕과 곤에 대한 색다른 해석에 한번 놀라고,

위 부분에서 한번 더 발상의 전환을 경험했다.

 

강신주로 시작해서 이 책을 떠올린건,

강신주가 장자를 좋아하는 걸 잘 알고 있고,

내가 노자와 장자를 시작한게 강신주를 통해서 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강신주도 그렇고, 강유원도 그렇고, 김학목 님도 그렇고,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기신 후 좋은 책들을 많이 내주셔서 읽는 즐거움을 누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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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1-05 13:00   좋아요 6 | URL
강신주 선생님 사진 보아도 설명없었으면 못알아보겠는데요. 빨리 좋아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가 시작되고 며칠 지났어요.
올해는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양철나무꾼 2021-01-06 08:57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이제 웬만한 일에 잘 놀라지않는 제가 깜.놀.한걸 보면 말예요.
새해네요.
서니데이님도 아프지 마시고,
운수대통 행복만땅인 하루하루되세요~^^

붕붕툐툐 2021-01-05 13:14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좋은 글 쓰시는 분들이 두루두루 건강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작가들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양철나무꾼 2021-01-06 09:00   좋아요 2 | URL
붕붕툐툐 님도, 알라디너들도, 글쓰시는 많은 분들도, 모두 다 건강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1-01-05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6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21-01-05 13:43   좋아요 2 | URL
다들 건강하셔야 할텐데...

양철나무꾼 2021-01-06 09:07   좋아요 2 | URL
우리 모두 건강해야 할텐데 말예요,
비연 님도, 저도요~^^


쎄인트saint 2021-01-05 13:54   좋아요 3 | URL
평안하시지요?
2021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몸 건강, 마음 평안하소서.

그러네요....강신주...뺀살이 아니라 빠진 살인데..
오죽하면 Cancer 아닌가? 하는 말이 돌 정도로...

[책 읽기의 끝과 시작]에 대한 글은 제이야기 하시는줄 알고..깜놀~ㅎ
이 책 ..제 서가에서 한 1년간 점잖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엔 읽어주려 합니다.

날이 많이 차지네요.
환자 케어하시느라 자칫 본인 몸 소흘히하지 마시고 건강하셔요.
(저도 병원에 근무중인지라...저한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무탈하신 하루 되시길요~~^^

양철나무꾼 2021-01-06 09:15   좋아요 3 | URL
쎄인트 님 덕담 덕에 한뼘은 더 평안해진 느낌이예요, 감사합니다.

그쵸?
님이 보시기에도 뺀살이 아니라 빠진 살이죠?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 수 없지만,
건강을 염려해서 그리한 것이니...노여워 하진 않으실거라 믿고 싶습니다.

올해도 좋은 책 소개와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잘잘라 2021-01-05 14:06   좋아요 3 | URL
양철나무꾼님!!!!! ^____________^
오랜만에, 너무 좋아서, 그냥 한번 불러봤어요.

양철나무꾼 2021-01-06 09:17   좋아요 3 | URL
잘잘라 님~!!!!!!^____________^
부비 부비~((___))
와락~((______))

저도, 너무 좋아서. 부비부비, 와락, 얼싸안고싶어졌습니다~^^

붕붕툐툐 2021-01-06 10:51   좋아요 2 | URL
여기서들 이러시면.... 제가 너무 부럽습니다....어흑~~

바람돌이 2021-01-05 14:06   좋아요 3 | URL
어 진짜 걱정스러울정도로 야위셨네요. 건강하셔야 할텐데.... 양철나무꾼님도 새해에 건강하시고 건강복 듬뿍 받으세요.

양철나무꾼 2021-01-06 09:21   좋아요 2 | URL
그쵸?
걱정스러울 정도로 야위신 것 맞죠?
누군가는 자발적 다이어트일수도 있다며,
제 수선스러움에 신중을 기하던데,
건강을 염려해서 그리한 것이니...노여워 하진 않으실거라 믿고 싶습니다~--;

바람돌이 님도,
복 많이,행복 듬뿍 받으세요~^^

scott 2021-01-05 14:20   좋아요 3 | URL
[죽음은 없는 것이다. 삶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가함도 없고 불가함도 없기 때문에 유가와 묵가의 논변을 내가 같다고 할 수가 없지만, 각기 그 구분을 없애 하나로 여기게 되면 내가 다르다고 할 수가 없다]
이구절 여러번 읽어봅니다.
다들 건강하셔야하는데 걱정스러울정도로 너무 너무 야위셨네요.
양철나무꾼님도 새해 건강 각별히 챙기시고 신축년 한해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양철나무꾼 2021-01-06 09:29   좋아요 2 | URL
저도 여러번 곱씹은 구절이예요~^^

세대 차 나는 발언일수도 있는데,
옛날 박철순이라는 유명한 야구선수가 있었는데, 아프셔서 은퇴하실때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집칸 수 줄이며 살아야 한다고...
저도 그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어린 나이였는데 말예요.

저분들이야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로 여유로운 분들이겠지만,
아프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님도 몸도 마음도 아프지 마세요~^^

찔레꽃 2021-01-05 14:57   좋아요 3 | URL
제가 봐도 병색이 완연해 보이네요. 양철나무꾼님 조언을 귀담아 들으셔야 할텐데...

양철나무꾼 2021-01-06 09:35   좋아요 1 | URL
님이 보셔도 병색이 완연해 보이지요?^^

ㅎ,ㅎ...제가 조언할 깜냥은 절대 아니고,
그냥 남은 제자백가 시리즈가 얼른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다가~.

올한해, 찔레꽃 님과 댁네 두루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하늘바람 2021-01-05 16:36   좋아요 2 | URL
양철나무꾼님
저도 강신주님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모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철나무꾼 2021-01-06 09:40   좋아요 2 | URL
하늘바람 님, 오래간만입니다.
제가 마음이 너무 궁핍하여 안부조차 여쭙지 못했네요.
남매 많이 컸겠어요?^^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을거예요~!!!!!^^

rushfire 2021-01-05 16:52   좋아요 3 | URL
저도 티뷔 보다 강신주님 보고 놀라
그분의 건강을 폰으로 검색했습니다.
부디 오래 건강하시길...

양철나무꾼 2021-01-06 09:43   좋아요 1 | URL
예전의 강신주 님 모습을 알던 분이라면,
텔레비전 모습 보고 누구나 화들짝 놀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분도 건강하셔야 할테고,
님도, 알라디너들도, 저도...두루 두루 건강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1-01-05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6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holic 2021-01-05 22:16   좋아요 2 | URL
저도 사진 보고 놀랐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얼른 건강을 되찾으시길...

양철나무꾼 2021-01-06 10:03   좋아요 2 | URL
사진만 봐도 놀랍다고들 하시는걸 보면,
자발적 다이어트의 결과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분들도 얼른 건강을 되찾으셨으면 좋겠고,
님도 올한해 건강하셔서 서재에 올려주시는 좋은 글들 많이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tintin2506 2021-01-09 19:10   좋아요 2 | URL
강신주 선생님 저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철학 3부작 쓰시느라 너무 무리하신 것 같다는.. 부디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합니다. 강유원 선생님은 미디어에서 잘 볼 수 없으니 몰랐는데 제주도로 요양가셨나 보군요.. 두 분 모두 올 해는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양철나무꾼 2021-01-14 14:30   좋아요 1 | URL
한동안 강신주 님을 향하여 소원했던게 이렇게 뽀록이 나는군요~--;
철학 3부작이라...전혀 몰랐습니다.
강유원 님도 최근인줄 알았는데, 벌써 1년전 강의공지네요.
제 기억력의 소박함을 탓할밖에요.

강신주 님도, 강유원 님도, 그리고 님도 그리고 저도...코로나 시대 잘 헤쳐나가자구요~^^

단발머리 2021-01-11 15:57   좋아요 2 | URL
저도 강신주님 이 강연 찾아서 보았는데 눈으로 보면서도 귀로 들으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네요. 일부러 빼신 게 아니라면 얼른 회복되셨으면 좋겠네요.

양철나무꾼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코로나로 집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답답하고 운동부족이라 살이 찌고 그러네요ㅠㅠ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댁내 두루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양철나무꾼 2021-01-14 14:41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님을 처음 알게 된게 강신주 님 리뷰인가 페이퍼에서 였는데 말예요.
님과 저를 이어주신 강신주 님이세요.

얼른 회복되셔서 좋은 책들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구입할 준비, 읽을 준비되어 있거든요.

겨울엔 운동부족이어서 살이 쫌 쪄주는게 미덕이지요.^^
살은 좀 쪄 확.찐.자가 되더라도 무사히 건너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21-01-29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텍트 시대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대화는 주로 카톡으로 이어진다.

가벼운 대화이고 가끔 선문답 같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간혹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박세당의 장자 읽기
 박세당 지음, 박헌순 옮김 /

 유리창 / 2012년 12월

 

 

예를 들자면 이런 상황이다.

 

'박세당의 장자읽기'라는 책을 얘기하다가,

(읽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갖고 있기만 할 뿐이니까.)

'남화경'의 뜻을 아느냐고 묻는다.

 

당나라 현종이 나오고,

그가 장자를 추앙하여 '남화진인'이라고 불렀고,

불경, 도덕경 처럼 남화경이 되었다고 아는 척을 하고 싶지만,

난 이 지식을 책을 통해 알게 된게 아니라 유튜브 최진석 님의 강의를 듣다가 우연히 알게 됐을 뿐이다.

 

 

 

 

 

 

 

 

 

『장자』 곽상주 해제
 김학목 옮김 / 학고방 /

 2020년 11월

 

 

 

김학목 님의 '『장자』곽상주 해제'를 권해주면서는,

붕의 뜻, 붕이 어떤 존재인가, 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나를 무시하는건가 싶어 짜증이 확 났었다.

 

비록 사람은 다르지만,

오강남과 김형효, 최진석(최진석이 말하는 노장은 김학목 님이 얘기하는 노자와 장자에서 많이 비껴간 것 같고, ㅋ~.),

결정적으로 내가 애정하는 강신주 님의 노자와 장자까지 좀 읽었던 터라,

'붕' 정도는 알고 있다고 착각했었다.

 

책의 처음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런 문장이 나온다.

좀 길지만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옮겨본다.

 

흔히 노자와 장자를 노장으로 함께 부르는데, 그 이유는 노자나 장자 모두 마음 비움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자는 분별력 곧 지적능력을 인위의 출발로 부정하면서 소박함을 강조했고, 장자는 분별력을 사람의 자연스러운 속성으로 일단 인정하지만, 그것을 가지고는 시비를 벗어날 수 없으니 그것을 넘어설 것을 다시 역설한다. 「소요유逍遙遊」에서 붕의 비상에 대해 사람이 도를 통해 날아오르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도를 통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 태풍이 휘몰아칠 때 지적 능력이 뛰어난 영웅이 세상을 평정하기 위해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이 때에 숲 속의 작은 새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붕이 숲속의 작은 새를 하찮게 보고, 작은 새들이 붕을 선망하면서 비아냥거리는 것은 사람들이 모두 유대有待 곧 무엇엔가 의지하고 있는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서로 갈등하는 것이다.

  붕의 비상을 도를 통한 것으로 오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마음을 비워 도를 통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능력을 갖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노장 철학에서 마음을 비워 도를 통하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고, 또 비록 도를 통해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될지라도 그렇게 세상이 놀라 주목하게 비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주목하게 되면 그들도 그렇게 되기 위해 지적능력을 온통 그것에 집중하느라고 절대로 미음을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노자나 장자가 계속 강조하는 것으로 마음을 비우면 다스림마저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이고, 또 마음을 비우면 마음을 비운 것마저도 잊게 되어 그 어느 것에도 의지하는 것이 없으니 무대無待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면, 노자와 장자를 읽어도 그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게 되니 유념하길 바란다.(5~6쪽)

 

이 책을 읽은 후에야 '붕'을 물은 이유를 알았지만 마음의 상처 이미 입은 후이다.

 

예전에는 책을 읽으면 어떻게든 삶을 변화시키는 것까지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뭔가를 '하려니까', 즉 일부러 변화시키려고 하니까 불안하고 안달이 나는거라,

친구는 이런 내게 '어른이 별게 아냐. 놓으면 어른여ㅋ'라고 하는데,

놓는건 어디 쉬운일인가.

일단 인정을 하고 받아들여야 붙잡을 수도, 놓을 수도 있는게 아닌가.

그러고 보면 과거의 나는 인간 '관계'에 집착했던 것 같다.

그동안의 블로그명이 '안전 거리 확보'였던 것만 봐도그렇다.

 

이젠 책을 그냥 읽는다.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든 바뀌어도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읽는다.

붕이어도, 숲속의 작은 새여도 그만이 아닐까.

지금의 블로그 명은 '無可無不可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건,

'왕필과 곽상의 유대有待와 무대無待',

'ㆍㆍㆍㆍㆍㆍ유有ㆍ무無,의 경계가 사라진 玄의 경지에서 나오는 행위'라는 표현이었다.

찬찬히 읽고 의미를 되새겨봐야겠다.

 

이 책을 권해준 친구는 '곽상주 해제'라는데 의미를 부여하던데,

난 '곽상주 해제'라는 무게의 경중을 실감할 깜냥이 아니라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마음을 비우고, 그 마음을 비운것까지 잊어버리게 되는 그런 날이 올 수나 있을까...따위를 미련하게 가늠해본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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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12-09 18:06   좋아요 3 | URL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진석 교수님이 노자가 아니라 장자 전공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교수님께서 장자를 직접 집필해주시면 참 좋겠는데 하는데 기대만 언제나 해 봅니다!ㅎ

2020-12-10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9 20:12   좋아요 5 | URL
정치 문제 다음으로 철학을 주제로 한 대화가 싸움 나기 제일 쉬워요. 철학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 자리에 모이면 진지한 토론을 원하지만, 실상 그렇지 못해요. 상대방보다 지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든 관철하려고 해요. 철학 책뿐만 아니라 무슨 분야의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면 대화하는 사람들 간의 의견 차가 드러나는 상황이 올 때 있어요. 독서 모임을 하다 보면 그런 일이 생겨요.

양철나무꾼 2020-12-10 08:48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저만 하더라도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서 토론이 낯설거든요.
의견 차가 있을 경우, 그게 거절이나 지적인 열등감이라고 느껴져서 맘 상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말예요.
하지만 대화, 토론을 끝내고 조용히 돌이켜보면 그 뜻을 깨닫게 되어 화들짝 놀라곤 합니다.
대화,토론의 묘미는 어떻게든 자극을 받게 되어 깨닫게 된다는데 있는것 같아요.
맘 상하고 좌절하기만 하면 참 괴로울 것 같아요~^^

독서모임도 꾸준히 하시고, 책도 꾸준히 읽으시고...참 멋지세요~^^

scott 2020-12-24 22:39   좋아요 4 | URL
양철 나무꾼님, 저에게 가장 먼저 친구 신청 하신분 ♥
항상 소심하게 눈팅@ㅅ@만하고 조용히 추천만 눌렀어요 ㅋㅋ
항상 이웃인 양철나무꾼님 행복 가득한 연휴 따스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양철 나무꾼님 방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가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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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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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양철나무꾼 2020-12-28 14:44   좋아요 3 | URL
전 그동안 100자평을 가볍게 생각했던 경향이 있는데,
님의 100자평들을 계기로 얼마든지 깊이 있고 의미있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매력적인 트리라니 전해주신 따뜻한 기운 잘 전달되었습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뉴이어~!^^

2020-12-31 0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5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8 0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8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은경의 톡톡 칼럼 - 블로거 페크의 생활칼럼집
피은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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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해서라면 무슨 책이든 읽는 잡식성 취향이었다.

읽을 책이 없으면 팜플렛이나 전단지 따위 글자만 있으면 주워 읽었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눈도 희미해지고 주의력도 산만해지면서 제일 먼저 걸러낸게 자기계발서였다.

그 다음은 수필이나 평론집 따위.

눈이 희미해지면서 에고가 강해져서 그런가 타인의 취향에 쉽게 공감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 책은 저자 페크 님이 보내주시겠다고 하셨어서 나온줄 알게 되었고,

이러저러 기회가 닿아 사서 읽게 되었다.

 

가끔 페크님의 알라딘 서재에 들러 글을 읽었던 터라 님의 글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고 있었다.

글을 생각나는 대로 휘리릭 쓰고 교정도 잘 안하는 나와는 다르게,

페크님의 글은 단단하다.

글은 단단하지만 사고는 유연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이게 칼럼의 힘이겠지만 대안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사고가 유연하다 함은 나로썬 생각해보지 못했던 소재인,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을까

질투하는 이유

결혼 전 숙지사항 일곱 가지

해서는 안 될 말

남이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차별과 편견은 당연한가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

 

따위에 대해서,

중년의 나로서는 소재라고 생각조차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칼럼을 써내셨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언어로써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은 물고기나 참새에 비해 훨씬 쉬워 보인다. 그러니 실제로 이성 관계에서 서로의 마음을 알기란 물고기나 참새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만큼이나 어려울 때가 있다. 자신은 상대에 대해서, 상대는 자신에 대해서 오판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는 일이 꼭 필요하다.(25쪽)

 

알라딘 서재 이곳은 많은 이웃들과 언어, 의미를 축소시켜 글로써 마음을 떠걸고 소통하는 곳이다.

저 내용은 '남녀간의 의사소통' 꼭지에 나왔으니 '이성 관계'로 표시되었을 뿐이고,

이성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자신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만약 대화에 있어서라면 얼굴표정이나 어조 따위로 말의 셩격을 가늠할 수 있다지만,

글에서는 군더더기로 자세한 설명을 붙이지 않는다면 마음은 물론이고 감정을 읽어내기도 어려울 때가 있다.

나이 차이가 나거나 학연, 지연 따위가 다르다 보면 불통은 더 공공연하다.

 

언젠가 나도 어떤 알라디너의 글에 댓글로 비슷한 실수를 한적이 있다.

나는 '글이 참 좋다'는 의미로 쓴 댓글이었는데,

'이 글이 좋은것입니까(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남~--;)' 하고 물음표 형식의 글에 물음표라는 문장부호 까지 붙여서 나의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볼썽사나운 문장이 되고 말았었다.

 

암튼,

그리하여,

칼럼은 수필과는 결이 좀 다른 것같다.

휘리릭 쓰고 교정조차 보지 않고 돌아서는 나로서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많은 시간과 형식을 따지다보니 글이 좀 딱딱해지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게 똑부러지는 문장을 만드는 힘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잘 읽었다.

건투를 빈다.

 

(나는 책 제목을 어떻게 뽑았느냐, 내용을 앉히는 방식이나 페이지의 도안 따위 편집에 관한 부분 까지를 책이라고 생각하는 고로,

책의 편집적인 부분이 내 기준으로 많이 아쉬워서 별 하나를 더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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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2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2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12-02 20:39   좋아요 3 | URL
양철마무꾼 님은 꼭 책을 내셔야 합니다.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 짧은 글에도 포스가 느껴집니다.

양철나무꾼 2020-12-04 09:06   좋아요 2 | URL
책을 낼 생각도 없고 그럴 깜냥도 아니지만,
칭찬처럼 느껴져 기분 좋은 것이 하루를 경쾌하게 시작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