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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손자병법 - 싸우지 않고 이기는 심리 전략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1월
평점 :
작명을 할때, 무조건 좋은 이름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에게 어울리는 이름이 그에게 좋은 이름이다. '심리학으로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이름은 너무도 좋왔다. 그러나, 책의 내용이 책이름의 무게를 따라가지 못했다.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손자병법을 새롭게 재구성한 책으로 기대했으나, 손자병법에 관한 해설에 심리학을 약간 언급한 정도의 책이다. 손자병법 원전을 공부하고, 손자병법에 관련된 책을 꾀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실망감이 크게 감도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키루스의 교육'이라는 책을 읽었다. '키루스의 교육'에서 제시되는 수많은 키루스의 말들이 사실은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내용과 흡사한 내용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중 한가지 예를 들겠다. 키루스는 자신이 거느린 장졸들과 자신의 동맹들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 특히 자신의 장졸들 중에서 가장 용감히 싸운 사람에게는 특히 많은 상을 내려주었다. 자신이 많은 것을 가지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금고를 만들고 금고를 지키기 위해서 창고를 짓고 병력을 배치하는 수고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것을 나눠줌으로서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제국의 모든 것이 키루스의 것이기에 신하들과 장졸들의 것은 키루스의 것이기도했다.
故車戰 得車十乘以上 賞其先得者 而更其施旗 車雜而來之 辛善而養之 是謂勝敵而益强(손자병법 작전편)
적의 물자를 빼앗으려면 물자를 상으로 주어야한다. 키루스는 부하들과 상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토론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자신의 식사에 중대를 초청한 것도 상을 주어 군대를 강화시키기 위해서였다. 키루스는 탁월한 전략가임을 손자병법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손자병법에는 학급의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가에 대한 조언도 있다.
厚而不能使 愛而不能令 亂而不能治 臂如驕子 不可用也-306쪽
후하게 대하면 시킬 수 없고 사랑하면 명령을 내릴 수 없으며, 혼란이 발생하여 다스릴 수 없다. 비유하자면 교만한 자식이되어 쓸모없어진다. 그렇다. 학생에게 너무 잘대해주면 학급일을 시킬 수 없다. 학기초에 홈베이스 청소를 맡은 한학생이 교실 청소지도를 하고 있는 나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나의 딸같아서 홈베이스에 갔더니 사물함 위에 올려져 있는 책을 내려달란다. 이를 내려주고 나서 과연 이것이 내가 잘한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여학생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담임 교사에게 요청만한다면 이 학생은 과연 자신이 맡은 일을 스스로하는 책임감을 언제 배울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랑으로 대하되 규율을 엄격하게 하라(엄율자양)는 손자의 원칙으로 학급을 운영했다. 학교의 교칙을 지켜야하며 자신이 맡은 일은 스스로 완수하도록지도했다. 손자병법은 우리 생활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지침을 지시하고 있었다.
손자병법은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 대한 안목을 넓혀주기까지한다.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백번싸워 백번 이기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선이다. 레이건이 1982년 소련붕괴작전(NSDD-66)에서 사용한 방법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최고의 승리였다. 원유를 4배 증산하여 유가를 30달러에서 7달러로 추락시켰다. 원유수출로 지탱하고 있던 소련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결국 소련은 무너졌다.
이러한 현상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무리하게 전쟁을 끌고 있다. 이제는 헤즈볼라에 까지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인구가 얼마되지 않는 이스라엘이 미국에 기대어 1년이상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도 마찬가지도 전쟁초기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국으로 남는 것을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려했다. 그러나, 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지원약속만 믿고 어이없게도 러시아 불곰과 전쟁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그 결과는 참담하다. 전투병력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전쟁을 이어가려해도 전쟁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선이이라는 손자의 격언을 따르지 않고 전쟁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이들 국가가 비록 승리하더라도 치유하기에는 너무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커다란 상처를 남길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손자병법을 읽었다. 그리고 대학에서 손자병법 원전을 읽었다. 그 후로도 손자병법을 해설한 책들을 탐독했다. 때로는 k-mooc에서 손자병법 강의를 들으며 손자병법의 심오한 뜻을 머릿속에 새기려했다.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손자병법을 읽으려는 나의 기대는 무너졌지만, 새롭게 손자병법과 열애의 시간을 보낸 것은 행복했다.
ps. 이책에 옥의 티도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조조는 삼국 통일의 위엄을 세울 수 있었다."-150쪽
중국 삼국통일은 조조가 이루지 못했다. 조조의 후손이 세운 위나라에서 우리지도 못했다.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에 의해서 삼국통일이 이뤄진다. 바로 진나라가 촉을 멸망시키는데 역사적 사실에서 오류가 있어 허술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