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은 재미없다. 재미있는, 의미있는 연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학습은 시냅스 연접의 강도 변화에 기인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신경 세포들이 반복된 학습을 할수록 시냅스 연접은 더 강해진다. 이는 〈연습을 통해서 완벽해진다>는 말의 증거이기도 하다. 이것이 또한 기억을 이루는 토대다. 신경 세포들에 함유되어 있는 수많은 다양한 화학 전달 물질들이 여러 뇌 영역에 존재하는 시냅스 연접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학습, 기억, 사고, 그리고 망각을 가능하게한다. 그렇게 우리의 정신은 생겨나는 것이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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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지식 없는 시대에에 고정된(한정된) 시공간 아래에서 고정된 지식에 기반한 사고를 측정하는 시험이 가장 공정하다고 평가받은 까닭은 무엇일까?

교육은 바뀌(어야 하)는데 평가가 바뀌지 않는 것은 평가 이후의 삶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또 다른 동료와는 출제의 고충을 두고 대화하다가, "수능 문제 내는 사람들은 정말 부담스럽겠어요. 하지만 요즘은 기술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고, 너무 빨리 바뀌어서 고정된 지식이 없잖아요. 문항에 이의를 품는다면 정보를 검색해서 얼마든지 근거도 마련할 수 있고, 문제 제기도 즉각 할 수 있잖아요. 몇 십 년 전처럼 ‘이거 하나만 답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문항을 만드는 게 애초에 불가능한 것 아닐까요?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먼 힘을 쏟고 있는 거고?"라는 이야기를 했다(그리고 함께 힘이 빠졌다). - P10

공교육이 맡아야 할 바는 ‘전제 자체가 비뚤어진‘ 평가의 결과로 아이들을 줄세우는 일이 아니라, 그들에게 ‘살아가고 싶은‘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스스로 모색하게 하는 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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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지난한 작업이 쓸모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마저도 이 텍스트 안에서 읽힐 수 있을 듯 싶다. 문학은, 지극히 주관적인 방식으로 카테고라이제이션 되는 것.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문학을, 『베어울프(Beowulf : 영국 중세의 서사시-역주)에서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에 이르기까지 특정 종류의 글들이 보여주는 어떤 내재적인 성질 혹은 일단의 성질들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이 글에 ‘자신을 관련시키는’ 어떤 방식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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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삶은 이러한 비대칭성에 기인한 밀당 속에서 생성되어 명멸하는 일련의 관계로 점철된다. 내가 욕망치 않을지라도.

물론 우리는 우리가 우위에 선 비대칭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것이 바로 자기중심성이다.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리디아의 양치기 기게스의 이야기는 이와 같은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잘 보여준다. 자신의 몸은 투명하게 가린 채 타인을 볼 수 있는 반지, 이것은 스스로는 대상이되지 않으면서 남들을 지배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자기중심적 욕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우리는 투명인간이 되는 초능력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보다 특출한 능력이나 지위 따위를 통해 이러한 비대칭성을 구현코자 한다. 기게스의 우화가 함의하는 바처럼 만일 우리 모두가 이런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면,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욕망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의 자기중심성을 제한함으로써 대칭적인 관계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그나마 나을지 모른다.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다시피, 이 같은 계산과 대칭성으로는 휴전으로서의 평화나 상품으로서의 호의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타자와의 비대칭적 관계를 달리 수용하는길은 없을까?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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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지구 - 과학교사 김추령의 기후위기 이야기
김추령 지음 / 빨간소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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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주장하는 글을 받아보면, 주장에 대한 근거를 첫째는, 둘째는, 하면서 열 몇 가지나 달아오는 경우들이 있다. 지면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통 근거를 설명하는 깊이는 떨어지는 편이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을 준다. 지구가 닥친 위기를 되먹임과 급변점으로 시작하는 것은 좋았으나, 이후 나오는 이야기는 되먹임과 급변점을 충분하게 뒷받침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후 위기를 드러내는 사례의 나열이 아니다. 위기가 도래하니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면서 자가용 타는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비행기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횟수도 절반으로 줄이며 채식 위주의 식단을 늘려가기 위래 전교 학생회의를 조직하고 의결해 매뉴를 변경해야 한다는, 쉽게 고개를 끄덕거리기 어렵거나 당장에 실천하기 쉽잖은 대안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저자가 예시한대로, 왜 프레온 가스의 사용이 그렇게나 쉽게 모든 나라에 의해 받아들여졌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기후 위기를 실감하여 행동을 고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확실한 사례 하나에 집중하던지, 우리 삶의 형태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는 하나를 제한하던지 해야한다. 사실, 저자가 든 백과사전 식의 사례와 예시도, 확실한 하나는 아니잖은가.

결국 이 책이 주는 아쉬움은, 이미 이런 류의 담론은 계속 있어왔다는 것이고, 이 이상으로 나아간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책은 최신간이기도 하고.

다만, 기후 위기의 예시나 사례로 언급되는 현상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이 책의 예시와 사례가 의미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발판으로, 더 깊은 담론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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