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속 건축 도시 속 건축 시리즈
김태일 지음 / 안그라픽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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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건축에 대한 책은 [제주 근대건축 산책]을 읽은 바 있다. [제주 근대건축 산책]은 제주도의 다양하고 특색있는 건축물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면서 제주도가 가진 건축 유산을 잘 설명하고 있다. 동문시장 건물, 테쉬폰, 제주대학교 본관 건물에 대한 기술이 기억에 남는다.

그럼에도 그 시대가 근현대 건축물에 제한되어 있었고 다양하게 다루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제주 속 건축]은 백과사전 식의 기술을 토대로 시대적 다양성 및 용도의 다양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백과사전식 구성이 갖지 못하는 깊이의 경우, 간결한 서술로써 어느 정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양한 건축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의 사용이 초심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며, 저자 자신의 선호가 드러나는 지점에서는 이를 간결하게 드러냄으로써 글이 자칫 밋밋하게 갈 수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의 특장점에 주목하면서, 장단점의 균형을 맞추느라 흐트러지기 쉬운 간결함을 잘 지켜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저자가 생각할 때 의미있는 건축물은 간결하고 핵심적인 설명으로, 더 의미있는 건축물은 선호가 드러나는 표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좋은 시도라고 보며, 일개 독자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독서가 되었다.

더 나아가, 권두에는 추천사를 대신하여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 언어에 대한 간결하고 힘있는 글이 자리잡고 있어 책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거칠게 표현하면, 권두의 글 만으로도 이 책은 일독의 가치가 있다.

앞서 언급한 [제주 근대건축 산책]과 함께 읽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여러 요소에 대한 비전문적인 책들이 범람하면서 제주의 인기에 편승하는 옅은 수를 쓰는 상황에서, 이 책은 제주가 가진 건축 자산에 대해 간결하고 다양한 기술을 통해 독자의 견문을 넓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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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권두에 여러 제주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제주의 주목할 점을 안내하고 있어 이채롭고 의미있다. 그런데 21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지금은 이 ‘올레’를 거리에서 마당으로 이어진 좁은 길로만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저자가 이 부분을 보고도 아래와 같이 집필하였다면 각주로 설명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옥’의 티.

올레는 거리에서 집으로 연결된 긴 골목이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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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실에서 배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공공성에 기대어 모든 교실 구성원에게 배움의 기쁨과 즐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배움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학교와 교실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가.

학교에서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그 평가는 결국 배움의 체화를 확인하고자 하는 방법일 때 의미와 가치가 있다. 배움에 기댄 평가라면 배움의 주체로부터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할테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평가를 계획하여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을 이야기 할 수록, 배움의 본질적 효용인 개인의 성장과 만족, 더 큰 도전을 가로막을 뿐이다. 무엇을 위한 공정함인가.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공정함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공정성이 학교의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과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학교가 추구해야 할 것은 평가의 공정성을 넘어선 배움의 공공성이다. (중략) 교사가 딛고 선 곳은 공공성의 영역이다. 공공성이란 본질적으로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모두를 위한 것‘이고, 사유화되지 않기에 모두를 이롭게 한다. 학교가 담보하는 평가의 공정성이라는 것도 결국 배움의 공공성에 기대어 성립한다. 그래서 길 잃은 미래를 맞이한 2020년의 학교에게 가장 절실한 질문은 결국 배움의 본질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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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직업놀이 - 꿈과 자존감을 키우는 행복한 학급 운영
이수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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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사가 가진 교실 철학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교실에 잘 적응한 어린이들이 아닌, 소심한, 이기적인, 공격성향이 있어 트러블이 자주 일어나는, 자신감 없는, 빠르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교육이 힘든 지점이 바로 이 것이다. 교사는, 잘 해 내는 어린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그 뒤 편 그늘진 곳에 서 있는 어린이들이 자꾸 눈에 밟히는 이들이다. 그래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는.

그런 철학 아래에서, 저자는 교실 속 직업놀이를 통해 이를 구현해내고 있다. 사실 방법은 부차적인 지점일지도 모른다. 핵심은, 우리의 교실은 어떠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방식으로든지의) 실행일테니.

자신의 교실 철학을 실현해나가는 탁월한 방법에 박수를 보내면서, 두 가지 정도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교과 교육과정과 연계해야 할 듯 한데, 과연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에 이 활동을 통해 도달케 할 수 있을까. 그게 어렵다면 창위적 채험활동 시간을 다 털어내면 될텐데, 범교과영역 또는 7대 안전 영역과 관련된 필수적 활동이 이미 창체 시간을 꽉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는 이런 활동을 위한 시수를 확보할 수 있을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교과 배움을 설계하면서 이 거대하면서 기나긴 역할놀이의 사회자 역할을 지치지 않고 수행할 수 있을까?

물론, 해 보지 않고 가지는 의문이라 조심스럽지만, 해 보지 않은 이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 장기간의 프로젝트에 쉽게 뛰어들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미 많은 시간이 주제통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토대로 두 마리 토끼 - 어린이들 모두를 교실의 주인공으로 만들면서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 이상으로도 도달할 수 있도록 - 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6학년 담임을 해 왔고 또 할 입장에서, 특히 일인일역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면서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책은 2022년도의 교실살이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이를 어떻게 우리 교실에 구현할지를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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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뇌다
디크 스왑 지음, 신순림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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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모든 것이 이미 태어나기 전, 엄마의 자궁 속에서 결정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태어난 후, 환경의 영향에 따라 경로가 약간씩은 달라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예컨대, 성 정체성은 선천적이므로, 태어난 후의 조치나 처방으로 바꿀 수 없고, 태어난 후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되는 것도 아닌.

이 이야기인즉슨, 결국 사람의 사람됨을 결정하는 것은 뇌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이 책의 제목인 [우리는 우리 뇌다]는, 뇌가 우리의 일부분이 아닌, 뇌가 나라는 뜻이다. 나의 모든 것은 뇌가 결정한다.

이 책은 많은 사례와 예시를 통해 왜 뇌가 사람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이 드러내는 현상과 질환이 뇌에 의한 것임을 이야기하다가, 도덕, 종교, 자유의지 등등등 형이상학적인 이야기까지 옮아가고 있다.

모든 형이상학적인 것을 유물론적인 것으로 끌어내리는 듯 싶다가도, 한 편으로는 뇌가 하는 일이 그런 것인가 솔깃하게 되기도 한다. 어쨌든, 뇌과학이 뇌의 중요함 만큼이나 점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여러모로 한 번 쯤 읽어볼만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술적이라기보다는, 에세이 쪽에 조금 더 방점이 찍혀 있지만, 소소한 이야기들이 글쎄… 전문가의 경험과 학문적 바운더리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의 소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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