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 - 과학교사 김추령의 기후위기 이야기
김추령 지음 / 빨간소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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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주장하는 글을 받아보면, 주장에 대한 근거를 첫째는, 둘째는, 하면서 열 몇 가지나 달아오는 경우들이 있다. 지면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통 근거를 설명하는 깊이는 떨어지는 편이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을 준다. 지구가 닥친 위기를 되먹임과 급변점으로 시작하는 것은 좋았으나, 이후 나오는 이야기는 되먹임과 급변점을 충분하게 뒷받침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후 위기를 드러내는 사례의 나열이 아니다. 위기가 도래하니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면서 자가용 타는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비행기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횟수도 절반으로 줄이며 채식 위주의 식단을 늘려가기 위래 전교 학생회의를 조직하고 의결해 매뉴를 변경해야 한다는, 쉽게 고개를 끄덕거리기 어렵거나 당장에 실천하기 쉽잖은 대안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저자가 예시한대로, 왜 프레온 가스의 사용이 그렇게나 쉽게 모든 나라에 의해 받아들여졌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기후 위기를 실감하여 행동을 고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확실한 사례 하나에 집중하던지, 우리 삶의 형태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는 하나를 제한하던지 해야한다. 사실, 저자가 든 백과사전 식의 사례와 예시도, 확실한 하나는 아니잖은가.

결국 이 책이 주는 아쉬움은, 이미 이런 류의 담론은 계속 있어왔다는 것이고, 이 이상으로 나아간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책은 최신간이기도 하고.

다만, 기후 위기의 예시나 사례로 언급되는 현상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이 책의 예시와 사례가 의미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발판으로, 더 깊은 담론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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