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껏 존재론적 쳇바퀴에서 탈출했는데,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에 붙으면서 다시 존재론적 사유 아래로 우리를 끌고 가는 것일까. 어쨌든.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데, 실은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고 이를 그저 따라가는 것 뿐이라면,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걸 아는 것 또한 정해진 순서를 따라 가는 과정일 뿐인데.

이 세상은 시뮬레이션인가, 롤-플레잉인가.

만약 우리의 현실이 시뮬레이션이라면, 이 현실에서 먹고 마시고 살아가는 나는 이 시뮬레이션의 플레이어 player 일까 아니면 NPC non-player character 일까?
플레이어라면 다행입니다. 여러 현실들을 시뮬레이션하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NPC중 하나라면, 현실은 한층 더 우울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선택은 나의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안에 정해놓은 파라미터나 코딩에 따른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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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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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수학과 달리 30여년 전의 것과 지금의 것이 확연하게
다르다. 뇌에 대한 지식도 그러하다. 이 책은 지난 세월동안 우리에게 친숙하게 자리잡은 뇌에 대한 지식이 어떻게 변하여 왔고 그래서 현재의 과학은 뇌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짧은 글 속에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다.

띠지의 말을 그리 주목하여 보지 않지만, 이 책의 띠지는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뇌에 관해 단 한 권을 읽는다면, 이 책을 읽어라. 여러 권을 읽겠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라.”

쉽게, 얼마든지 다시 잡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날 때 읽기 위해 가까이 둘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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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표현이 기억난다. 엠비티아이는 성격 검사가 아니라 선호 검사라는. 결국 내 본연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내 이상향을 보여준다고 봐야겠지. 특히 어줍잖은 간이 검사로 엠비티아이를 했다면, 그 결과는 ‘내가 되고 싶은 나’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맞지 않을까 싶다.

수년간의 증거에 따르면 MBTI는 그 검사가 주장하고 있는 것에 부응하지 못하며, 업무 성과를 일관되게 예측하지도 못한다. (중략) 검사 결과를 받아보면 왜 전부 사실처럼 느껴질까? 왜냐하면 그 검사들은 당신이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란 그 신념들을 요약해서 당신에게 돌려주는 것일 뿐이다. 그러면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와! 진짜 딱 맞네!"
핵심은 이것이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는 행동을 측정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맥락 안에서 그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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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쫌 하는 김토끼 씨의 초등 정치 수업 말랑말랑 요즘지식 2
지수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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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1, 2학기의 정치/일반사회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포지션이 모호하다. 교과용 도서의 내용과 크게 차별화도 되지 않으며, 깊이 있게 들어갈 만한 지점에서 더 들어가진 않는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이란 한계도 있다. 결국 다루는 내용의 양은 많지 않다.

차라리 초등 사회 교과용 도서를 기저에 놓고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어갈 부분에 힘을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정치철학자들이나 트롤리 딜레마에 대해 이렇게 간단하게 다룬다면… 많이 다룬다고 어려운 것이 아니고, 조금 다룬다고 쉬운 것도 아닌데, 이 책은 차별점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 오히려 힘을 빼는 바람에 교과용 도서의 내용 정도와 큰 차이가 안 나게 되어버렸다. 그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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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에 시 써 봤니? 국어 시간에 써 봤니?
구자행 지음 / 양철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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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1

지도 방법을 정형화하여 제시하진 않고, 저자의 지도 경험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을 짚어 제시하는 방식의 책이다. 시를 ‘가르쳐 본’ 경험이 일천하다면 별 울림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름의 커리큘럼을 가진 교사라면 이 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되짚으며 나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만한 책이다.

아니, 이 책은 교실에서 시를 배우고 써 보도록 하는 경험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교실에서 배웠었고, 배우도록 하고 있는 처지에, 시에 대한 경험이 얼마나 수동적이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 본다.

다양한 학생시가 소개되는 점도 의미있다. 물론, 그 수준에는 아쉬움도 있지만, 저자가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학생 습작을 도왔는지 실제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고, 그 와중에 적절한 시도 있어 수업 시간에 소개해 주기도 하였다.

시는 중요하다.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방법으로써, 시에 대한 이론적 접근보다,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게 훨씬 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독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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