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가장 사적인 공간이라면, 죽음은 가장 사적인 시간이다. 흔히들 ‘집에서 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이 문장 안에는 짐작보다 훨씬 다양한 맥락과 현실이 중첩돼 있다. 그 의미를 헤아려봄으로써 죽음의 미래를 가늠해보고자 했다. 병원이라는 공간이 장악한 ‘생물학적 죽음‘에 대한 담론을 ‘사회적 죽음‘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집은 더 많이 이야기되어야 한다. 집은 병원과 달리 죽음·질병·돌봄이 각기 다른 문제가 아닌 하나의 문제임을 폭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 P190

저 역시 의학적으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대화 중에 이분이 딸이랑 콘서트를 보고 왔다는 거예요. ‘아, 이거구나’ 했어요. 예전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한 번씩 콘서트장에 갈 수 있을 정도의 몸상태를 만들어보자. 저는 이게 의사가 환자의 존엄한 삶을 돕는 방법이고 실마리라고 생각해요. - P192

송 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가서 환자를 안심시켜주던데요." 저는 그 말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안심‘이라는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은 대단하고 뜻깊은 경험이기도 합니다. 의사가 "안심하세요"라고 말한다고 안심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안심이라는 건 지속적인 관계 맺음을 통해서만 가능한거죠. - P202

속으로는 여러 생각이 들지만 나무라지 않아요. ‘건강해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래요, 우리 뭐라도 한번 해보죠"라고 말해요. 단순히 못죽게 하는 것,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는 걸 인정하고, 그런 마음이 드는 게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같이 살펴봐요. - P205

콜센터에서 10년간 일을 했던 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콜센터 상담사는 흡연율이 높기로 유명한 직군입니다. 여러 콜센터에서 사내 흡연실을 구비해놓고 있고, 상담사들은 극심한 감정노동을 흡연으로 해소하게 됩니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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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놀이~~
어릴 때 많이 했는데 정확한 규칙은 생각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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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죽음은 좋은 돌봄으로부터’라는 말은 정치적으로,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다. - P154

누구나 의존의 기간을 거쳐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이 됩니다. 독립적이고 생산적인 인간조차 한때는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 성장했고, 죽기 전에도 누군가의 돌봄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누군가의 돌봄을 통해서 독립적인 인간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쉽게 간과해요. - P155

특히 간병 문제는 이른바 ‘좋은 죽음‘과 분리될 수 없는 이야기죠. 돌봄의 시장화 문제나 돌봄노동의 조건이 불평등하고도 연결돼 있습니다.

돌봄은 고단하게 계속 반복되는 일이기도 하고 돌봄 수혜자와 애착과 공감대가 이뤄지는 일이라 정량화가 어렵습니다. 시장의 잣대로 평가하기 쉽지 않기도 하고 할수도 없죠. 그렇다 보니 돌봄이 저평가됩니다. 고용주입장에서는 돌봄에 대해 제대로 보상할 동기가 없는 거죠.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은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불이익을 겪는 구조입니다. 맘고리즘* , 마미트랙(mommytrack)** 같은 말이 나오는 배경이죠. 저는 이걸 ‘돌봄의 구조적 부정의’라고 표현해요. - P157

맘고리즘: 맘(mom)과 알고리즘(Algorithm)의 합성어로, 여성의 생애주기별로 육아가 반복되면서 평생 육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의 현실을 표현한 신조어.
마미트랙: 육아 등을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되 승진이나 승급 기회는 적은 여성 양육자의 취업 형태.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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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길에 잠시 보려고 들렀어."
그의 허영심이 낭만적인 생각을 압도한 것이다. 성공한 조지가 말을 할 때마다, 그의 입에서 허세가 공기처럼 새어 나온다. 조지는 캐리의 사랑을 얻기 위해, 지난 1년간 달려왔다. 하여 마침내 성공을 얻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출세가 자신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버렸다. - P110

그래, 갈 테면 가라, 그는 생각했다. 4월은 흘러갔다. 이제 4월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이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건만 똑같은 사랑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분별 있는 일」, 『리츠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100~101쪽 - P113

그렇기에 소설은 질문한다. 취향과 계급이 바뀐 사람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상대를 동일하게 사랑할 수 있을까. - P113

So we beat on, boats aginst the current,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김욱동 옮김), 245쪽 - P128

볼티모어는 따뜻하고, 기분 좋은 곳입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볼티모어를 사랑하고 있어요. 이곳에는 여러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거리를 둘러보는 것도, 위대한 친척의 기념비를 보는 것도 좋고, 에드거 앨런 포가 이곳에 묻혀 있다는 점도, 수많은 조상들이 구시가지의 만灣을 따라 걸었다는 사실도 정겹습니다. 나는 이곳에 속해 있습니다. 고상하고, 따분하고, 예의 바른 이곳에 말이죠. 만약 몇 년 뒤에 젤다와 내가 이곳의 어느 오래된 묘지의 비석 아래 서로 안은 채 묻혀 있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을 겁니다. 그건 정말로 행복한 상상이고, 전혀 우울하지 않습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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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만이, 세상의 불편한 문제를 대담하게 문학적으로 대면했다. 그가 다룬 문학적 주제는 계급이다. - P14

근대사회까지의 계급 결정 요소는 토지, 자본, 교육이었다. 현대사회에서는 자본, 지식, 사회적 위치에 취향까지 더해졌다. 자본, 지식, 사회적 위치는 입신양명한다면 개인적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있다. 하지만 개천에서 용 나듯 성공한다 해도, 인생을 오로지 즐기는 대상으로 여기고 살아온 사람과의 취향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아니다. - P15

"처음에는 당신이 술을 마시고, 나중에는 술이 술을 마시고, 급기야 술이 당신을 마신다."
술이 피츠제럴드를 마신 시기가 있다면, 바로 이때부터였다. 그는 이제 술 때문에 불면증은 물론, 자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공황에 빠지는 야경증까지 겪게 됐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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