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물방울의 힘이 아니라 바로 그 부단함이야. - P136

"맞아. 다윈은 신중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답을 구할 때까지 오랫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문제 제기는 중요하지만 대답은 급하지않다‘는 말처럼, 다윈은 이런 식으로 진정한 철학자들의 방법을 따랐지." - P136

그러다가 비글호를 타고 고향으로 되돌아온 지 꼭2년 뒤인 1838년 10월, 우연히 인구 문제 전문가 토머스 맬서스가 지은 작은 책 한 권을 얻게 되었지. 바로 『인구 원칙에 대한 소론(인구론)」이라는 책이야. 맬서스에게 이 책을 쓰게 한 사람은 피뢰침을 발명한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야. 프랭클린은 만일 자연계에 번식을 제한하는 요인이 없었다면 지구는 단 한 가지의 식물 종이나 동물 종만으로 뒤덮였을 거라고 지적했어. 그러나 지상에는 많은 생물 종이 있고 서로 번식을 견제하면서 균형을 유지한다고 했지. - P141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대답은 우리의 작디 작은 체세포 안에 들어 있는 거란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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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벡델의 그래픽 노블 2권 완독. 아버지에 대해 쓴 [펀 홈]과 어머니에 대해 쓴 [당신 엄마 맞어?]

두 책의 결이 많이 다르다.

펀 홈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회고하는 방식이고 어린 시절부터의 아버지 및 가족과의 관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성 정체성을 듣게 되고 작가 자신의 성 정체성도 깨닫고 확인하는 과정이 겹치고, 영문학교사였던 아버지가 좋아하던 책에 대한 내용과 아버지의 인생, 성격이 겹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게 읽혔다. 이 책을 읽고나면, 목차에 나오는(작가의 아버지가 좋아했던) 제임스 조이스의 [젋은 예술가의 초상[이나 알베르 까뮈의 [행복한 죽음]과 [시지프 신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와 [피츠제럴드 전기], 오스카 와일드의 [정직함의 중요성]에 심지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까지 모두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반면에, 두 번째 책은 펀 홈과 달리 아직 살아계신 - 계속 관계를 맺고 있는 - 어머니에 대해, 펀 홈을 쓰는 과정에서의 갈등, 작가 자신의 오랜 심리상담 과정과 도널드 위니캇, 프로이드, 자크 라캉 등 복잡하고 어려운 정신분석에 대한 책을 직접 섭렵하며 과거 및 현재의 어머니와 자신과의 관계, 동성연인과의 관계에 대해 분석하는 상당히 난해한 내용이 포함된 책이다. 이 책은 구성에서부터 쓰는 과정에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다. 나의 엄마에 대해 말하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대단한 작업이다.

두 번째 책에는 정신분석 책 외에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외, 실비아 플라즈의 [일기], 에이드리언 리치의 [피 빵 시], 베티 프리댄의 [여성의 신비] 등 여성작가 책이 연결되며 이 또한 위시리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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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9-16 14: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펀홈> 예전에 팟캐스트 책읽아웃에 소개되어 담아둔지 오래됐는데 아직 못 봤네요 ㅠ 그런데 두번째 책이 또 있군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햇살과함께 2021-09-16 14:37   좋아요 3 | URL
저도 벌새 김보라 감독님 편 듣고 벡델 테스트 첨 알았네요. 독서괭님 퀴어공부에 강추드려요~

붕붕툐툐 2021-09-17 0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요즘 집단 상담하며 가족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저도 담아요! 기대기대!!^^
 

여기도 도선생님 죄와 벌 추천~

내면의 필요과 절망에서 생겨나는 실존적 선택을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으로는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이 있어. 제목은 『죄와 벌』인데, 우리가 철학에 대해 모두 다루고 나면, 넌 그 소설을 꼭 읽어야 해. - P98

"맞아. 일반적으로 거대한 철학 체계의 시대는 헤겔과 함께 끝났다고말해. 헤겔 이후 철학은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어. 거대한 사변적인 체계 대신 이제 이른바 ‘실존철학‘이 등장하지, ‘행동철학‘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거야. 마르크스는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단지 세계를 해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활동을 시작했고 이 말이 철학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어." - P111

"맞아. 마르크스는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의 의식을 규정하지만 우리의 의식도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규정한다‘고 생각했어. ‘손‘과 ‘머리‘ 사이에 상호 관계가 있다고 할 수도 있지. 이런 식으로 인간의 의식은 인간이 하는 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단다." - P117

"그렇단다. 19세기 철학과 과학의 표제어들은 ‘자연‘, ‘환경‘, 역사’,
‘발전‘과 ‘성장‘이지. 마르크스는 인간의 의식은 단지 사회의 물질적 토대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어. 다윈은 인간이란 긴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임을 증명했고 프로이트의 잠재의식 연구는 인간의 행동이 종종 인간 본성에 내재한 특정한 ‘동물적 충동 혹은 본능에 따른 것임을 알려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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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이 독창적인 철학을 발전시켰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헤겔의 철학으로 묘사하려는 것은 무엇보다도 역사의 과정을 파악하는방법이야. 그래서 역사의 과정을 언급하지 않고는 헤겔에 관해 거의 얘기할 수 없지. 헤겔의 철학은 원래 존재의 가장 내면적인 본성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효과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준단다. - P68

"헤겔은 세계정신이 점점 더 커지는 자신의 의식을 향해 움직인다고 설명했어.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강의 너비가 점점 더 넓어지는 것처럼말이야. 헤겔에 따르면 역사는 세계정신이 서서히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에 눈뜨는 내용이야. 세계는 언제나 존재해왔지만 세계정신은 인류문화와 발전에 따라 그 본질을 점점 더 확실하게 의식하게 되었지." - P71

"그는 이 인식의 세 단계를 정립, 반정립, 종합이라고 했어. 데카르트의 합리주의를 정립이라고 할 경우, 흄의 경험주의를 반정립으로 내세울 수 있어.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유 방식 사이의 긴장이나 대립은 칸트의 종합으로 지양되었고, 칸트는 합리주의자들과 경험주의자들의 생각이 모두 부분적으로는 옳지만, 둘 다 중요한 문제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지적했어. 그렇지만 역사는 칸트에서 끝나지 않아. 칸트의 종합은새로이 정, 반, 합으로 나뉘는 ‘3단계의 생각의 사슬‘을 위한 출발점이 되었어. 종합은 또다시 정립이 되고, 반정립이 그 뒤를 따르기 때문이지." - P73

"헤겔식으로 말하자면 남자들은 하나의 정립을 내놓았어. 여성이 열등하다고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이유는 여성들이 이미 자기 권리를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어. 모두 같은 의견이라면 결론을 말할 필요가 없지. 그러나 여성이 점점 더 심하게 차별을 당할수록 반정립이나 부정도 점점 강해졌어." - P76

"그건 간단하게 대답할 수가 없어. 키르케고르는 인간의 본성이나 인간의 ‘본질‘을 보편타당하게 서술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실존이었지. 그리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실존을 책상에 앉아서 체험할 수 없어. 우리가 행동할 때, 그리고 특히 중요한 선택을 할때 우리 자신의 실존으로 행동하는 거야. 부처에 관한 이야기가 키르케고르의 생각을 설명해줄 수 있을 거야." - P93

"신앙은 특히 종교 문제를 다룰 때 중요해.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어. ‘내가 하느님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믿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이 신앙을 지키려면 내가 객관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7만 길의 물‘ 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도 믿음을 갖도록 늘 유의해야 한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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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와 액자 속의 액자 구조..

지하철에서 낭만주의 파트 분명 읽었는데 집에 와서 펼쳐보니 처음보는 것 같아. 새롭다:;;; 흑흑

독일의 작가 프리드리히 실러는 칸트의 사상을 계속 발전시켜서 예술가의 활동은 일종의 놀이이고, 놀이를 즐기는 사람만이 자유롭다고 했어. - P47

예술가는 일종의 세계를 창조하는 상상력을 지니고 있어. 예술적 무아지경에서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거야. 낭만주의 시대의 젊은 천재 중에서 시인 노발리스는 ‘세계는 꿈이 되고 꿈은 세계가 된다‘고 말했지. - P47

"그래. 게으름은 천재의 이상이고, 나태함은 낭만주의의 첫째 덕목이었어. 인생을 체험하거나 꿈이나 공상에 잠기는 것이 낭만주의자의 의무였달까. 일상적인 일들은 고리타분한 속물들이 돌봐야 한다는 거였지." - P48

"셀링은 자연은 볼 수 있는 정신이고, 정신은 볼 수 없는 자연‘이라고말했어. 우리는 곳곳에서 자연의 질서를 잡고 구조를 이루게 하는 정신을 감지하기 때문이라는 거지. 그는 물질을 일종의 정지 상태에 있는 지성으로 간주했으니까." - P51

버클리와 낭만주의자들에게 가능했다면 그들에게도 가능한 일이야.
어쩌면 소령도 힐데와 소령 자신을 다루고 있는 책 속의 환영일지도 모르지. 물론 그들 삶의 작은 부분인 우리도 그런 책 속의 환영일 테고."
"그럼 상황이 더 나빠지잖아요. 그럼 우리는 환영의 환영인 거예요?"
"전혀 다른 작가가 어딘가에서 딸에게 줄 책을 쓰고 있는 유엔군 소령알베르트 크나그에 관해 책을 쓰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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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no책읽기yes 2021-10-02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었던 소피의 세계를 잊고있다 다시 만나니 반가워요!

햇살과함께 2021-10-02 09:02   좋아요 0 | URL
저처럼 철알못들이 철학 시작하기로 좋네요~ 물론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