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민음 북클럽 책작년보다 한달 빠른. 이렇게 빠를 필요 없는데요?!그러고 보니 작년에 북클럽 신청한 [나는 고백한다] 3권 아직 못읽었네. 아주 두껍진 않지만 세 권이라 시작 마음먹기가 쉽지 않네.올해 읽자??4월에 산 책도 읽어야 하는데. 도서관 책 반납도 다가오는데. 뭐 어떻게 되겠지..해피 어린이날~!
붉게 빛나는 가넷을 마주 보며, 다시 한 번 나 자신이 부끄러워짐을 느낄 뿐이었다. 에메렌츠의 뒤를 쫓아갈까 하다가 비이성적인 수단으로, 규율 없이 드러나는 그녀의 고착된 성향을 바로잡아놔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붙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알고 있지만 그때에는 알지 못했다. 애정은 온화하고 규정된 틀에 맞게, 또한 분명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누구를 대신해서도 그 애정의 형태를 내가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 P118
식구들 닥터 스트레인지 보는 동안 오랫만에 산미구엘과 독서.
남편은 에메렌츠에게 구애하지 말라는 농담을 건네며 이렇게 된 상황을 바꾸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시간 개념이 없고 모든 규정을 무시하기도 하지만 우리 집에서 온갖 집안일을 맡아 한다면, 그녀에게는 덧없이 지나가는 그림자가 어울린다고, 그녀는 단 한 잔의 커피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메렌츠는 이상적인 조력자였다. 만약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 나에게 전부가 아니고, 모든 사람과 정신적인 교류도 하기를 원한다면, 그렇다면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 P31
나는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말로 풀어낼 수도, 또는 앞서 일어난 일들의 전율을 전할 수도 없었다. 한입에 들이킨 음료 역시 그 효과가 남아 있었기에 깨고 나서야 내가 잠들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 P35
"너는 주인마님과는 원하는 대로 해도 좋아. 뛰어 엉킬 수도 있고, 얼굴이나 손을 핥을 수도 있어. 소파에선 마님 옆에서 잘 수도 있지. 주인마님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 다 참는 거야. 주인님은 물처럼 고요한데, 물 아래는 어떤지 모르니 물을 휘휘 젓지는 마. 얘야, 너는 여기서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주인님의 화를 돋우지 마. 강아지에게는 그 어떤 곳이라도 집 안에 있는 것이 좋은 거라면, 너에겐 좋은 보금자리가 있는 거잖아." - P63
경험은 나에게 절대 무언가에 대해 다그치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두려워하기에 말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 P85
저녁에 남편에게, 에메렌츠와 오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하자, 남편은 손을 가로저었다. 남편에 따르면, 모든 일과 모든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내가, 낯선 이의 삶의 일정 부분을 계속 감당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P94
당혹스러운 일이다. 나는 종종 이러한 색채와 음의 연관 관계가 어렸을 때 받은 피아노 교육의 영향이 아닐까 의심하곤 했다. 사실 이건 착각이 아닐까? 학원 피아노 교재에서 그런 색을 반복적으로 썼던 걸 연상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뮤지코필리아』에 따르면 음과 색을 연결시키는 것은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 P43
피아노 연주는 피아노의 몸과 연주자의 몸과 공간의 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나는 사건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피아노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혼을 가지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 P53
재즈 피아노는 다른 악기와 결합하면서 리듬악기 겸 베이스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중음부에서 코드를 담당하다가 화려한 즉흥 솔로를 선보이기도 한다. 반면 클래식에서 피아노는 세세한 부분 모두 정해진 악보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기를 요구받는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 같은 파격이 아닌 한 클래식 피아노에서 키스 자렛의 ‘The Köln Concert 같은 음반이 나오기는 어렵다. - P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