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닥터 스트레인지 보는 동안 오랫만에 산미구엘과 독서.

남편은 에메렌츠에게 구애하지 말라는 농담을 건네며 이렇게 된 상황을 바꾸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시간 개념이 없고 모든 규정을 무시하기도 하지만 우리 집에서 온갖 집안일을 맡아 한다면, 그녀에게는 덧없이 지나가는 그림자가 어울린다고, 그녀는 단 한 잔의 커피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메렌츠는 이상적인 조력자였다. 만약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 나에게 전부가 아니고, 모든 사람과 정신적인 교류도 하기를 원한다면, 그렇다면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 P31
나는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말로 풀어낼 수도, 또는 앞서 일어난 일들의 전율을 전할 수도 없었다. 한입에 들이킨 음료 역시 그 효과가 남아 있었기에 깨고 나서야 내가 잠들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 P35
"너는 주인마님과는 원하는 대로 해도 좋아. 뛰어 엉킬 수도 있고, 얼굴이나 손을 핥을 수도 있어. 소파에선 마님 옆에서 잘 수도 있지. 주인마님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 다 참는 거야. 주인님은 물처럼 고요한데, 물 아래는 어떤지 모르니 물을 휘휘 젓지는 마. 얘야, 너는 여기서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주인님의 화를 돋우지 마. 강아지에게는 그 어떤 곳이라도 집 안에 있는 것이 좋은 거라면, 너에겐 좋은 보금자리가 있는 거잖아." - P63
경험은 나에게 절대 무언가에 대해 다그치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두려워하기에 말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 P85
저녁에 남편에게, 에메렌츠와 오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하자, 남편은 손을 가로저었다. 남편에 따르면, 모든 일과 모든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내가, 낯선 이의 삶의 일정 부분을 계속 감당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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