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에 대하여 - 지금, 깊은 상실을 겪고 있는 당신에게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로 갑작스런 상실과 단절을 경험한 모두에게 전하는 아디치에 작가의 아버지 죽음에 대한 이야기. 분노와 부정, 거부로 시작하지만 애도로 나아가는. 그러나 모두 각자 다른 방식과 속도로 애도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3-04-30 0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 아디치에 책이 나왔구나....했는데 수필집이네요. 전 수필은 안 읽는 관계로. ㅎㅎ

햇살과함께 2023-04-30 18:29   좋아요 1 | URL
ㅎㅎ 전 아디치에 작가 수필 밖에 안 읽어봤는데 소설도 읽어봐야겠어요~!
 

누군가를 잃는 슬픔은 잔인한 종류의 배움이다. 우리는 애도가 얼마나 차분하지 않을수 있는지, 얼마나 분노로 가득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타인의 위로가 얼마나 겉치레처럼 들릴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슬픔이 얼마나 말과 관련된 것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과 말로 표현하려 애쓰는 것인지 알게 된다. 옆구리가 왜이렇게 쑤시고 아픈가? 너무 울어서 그렇단다. 울 때도 근육을 쓰는지 몰랐다. 마음이 아플 줄은 알았지만 몸까지 아플 줄은 몰랐다. 입맛이 - P14

참을 수 없이 쓰다. 맛없는 식사를 하고 나서 이닦기를 깜빡한 것처럼. 가슴에는 무겁고 끔찍한 돌이 얹힌 것 같다. 몸속이 영원히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심장은 ㅡ 내 진짜심장 말이다, 여기에 비유적 의미는 하나도 없다. — 내게서 달아나고 있다. 내 몸과는 별개의 존재가 되어 나와는 맞지 않는 박자로 너무빨리 뛰고 있다. 정신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몸도 고통스럽다. 아프기도 하고 힘이 하나도 없다. 살, 근육, 장기들이 모두 멈췄다. 어떤자세를 취해도 편하지가 않다. 몇 주째 속이 울렁거린다. 불길한 예감 때문에 긴장되고 딱딱하다. 누군가가 또 죽을 거라는, 또 목숨을 잃을 거라는 확신이 가시지 않는다. 어느 날 아침에 평소보다 일찍 오케이 오빠한테서 전화가 오자 나는 생각한다. 그냥 말해. 빨리 말해 줘. 또 누가 죽었어. 엄마야? - P15

문자가 쏟아져 들어온다. 나는 그것을 안개너머로 보듯 바라본다. 이 문자는 누구에게 온것인가? "아버님의 별세를…………."으로 시작되는문자. 누구네 아버님 말인가? 언니가 자기 친구한테서 온 문자를 전달한다. 우리 아버지가 업적에 비해 너무 겸손한 분이었다는 내용이다.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해서 휴대폰을 치워 버린다. 아버지는 겸손한 분이었던 게 아니라 겸손한 분이다. 사람들이 음그발루, 즉 조의를 표하기 위해 우리 집으로 줄지어 들어오는 영상을 보자 - P20

화면 속으로 손을 뻗어서 그 사람들을 우리 집거실에서 끄집어내고 싶다. 어머니는 벌써 차분한 과부의 자세로 거실 소파에 자리 잡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탁자가 어머니 앞에 장벽처럼 놓여 있다. 친구들과 친척들이 벌써부터 이래라저래라 떠들어 댄다. 현관문 옆에 방명록을 놓아야 한다고 해서 언니는 탁자에 씌울하얀 레이스 한 필을 사러 가고 오빠가 딱딱한표지가 달린 공책을 사 오자 곧 사람들이 허리를 숙이고 방명록을 적기 시작한다. 나는 생각한다. 다들 돌아가! 왜 당신들이 우리 집에 와서 그이상한 공책에 이름을 쓰고 있는 거야? 어떻게 감히 이걸 현실로 만들 수가 있어? 왠지 몰라도 선의를 가진 이 사람들은 공모자가 되고 만다. 나는 내가 음모론으로 달콤쌉쌀해진 공기를 들이마시는 걸 느낀다. 여든여덟 살이 넘은 사람들, 우리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따끔따끔한 분통함이 내 - P21

안에 넘쳐흐른다. 내 분노가, 내 공포가 두렵다. 그 안 어딘가에는 수치심도 있다. 나는 왜 이렇게 화나고 겁먹었는가? 잠드는 것이 두렵고, 잠에서 깨는 것이 두렵다. 내일이 두렵고 그 뒤의모든 내일들이 두렵다. 내 안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어떻게 평소처럼 집배원이 오고, 사람들이 나에게 강연을 요청하고, 휴대폰 화면에뉴스 알림이 뜰 수가 있는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어떻게 세상이 계속 돌아가고, 변함없이 숨을 들이쉬고 내쉴 수가 있나? 내 영혼은 영원히 산산조각 났는데. - P22

나는 조의를 표하는 사람들을 피해 다닌다. 친절한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지만 그 사실을 안다고 해서 상처를 덜 받지는 않는다.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단어인 "사망"은 어둡고 뒤틀린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버님의 사망에 대하여." 나는 "사망"을 혐오한다. "쉬고 계시다."는 위안이 되는 게 아니라 코웃음으로 시작해 결국 고통으로 끝난다. 아버지는 아바 집의 본인 방에서도 아주 잘 쉬고 있을 수 있었다. - P36

이보족 문화에는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도, 반발하는 것도 많지만 나는이보족 장례식의 축제 분위기가 싫은 것이 아니라 그 시점이 언제냐는 것이 문제다.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엄숙함을 원한다. 한 친구가 내 장편 소설의 한 구절을 보낸다. "애도는 사랑에 대한 찬미다. 진정한 슬픔을 느낄 수 - P78

있는 자는 진짜 사랑을 경험한 운 좋은 사람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내가 쓴 글을 읽는 것이이토록 고통스럽다니. - P79

행복은 유약함이 된다. 슬픔 앞에서 사람을 무방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여섯 남매 모두가 부모님에게 깊이 이해받고 사랑받았다고 느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각자 다른 방식으로 애도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애도한다."라는 말을 머리로 받아들이기는 쉬워도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는 훨씬 어렵다. 나는 그림자 속에 자신을 감춘 채 줌 회의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가족의 형태는 영원히 달라졌고 휴대폰 화면을 옆으로 밀었을 때 "아버지"라고 적힌 칸이 더 이상 없다는 것보다 더 가슴 아프게 그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은 없다. - P81

내가 변하길 원하는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이미 변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목소리가 내 글을 뚫고 나오고 있다. 내가 죽음을 얼마나 가깝게 느끼는지와 내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에 대한 아주 세밀하고 강한 인식이 가득 담긴 목소리. 새로운 급박함, 만연한 찰나성. 나는 이제 모든 것을 글로 써야 한다. 내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누가 알겠는가? 하루는 오케이 오빠가 이런 문자를 보낸다. "아버지의 건조한 유머, 아버지가 기분 좋을 때 웃긴 춤을 추 - P104

시던 것, 아버지가 내 뺨을 토닥이면서 ‘신경 쓰지 마.‘라고 하시던 게 그리워."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물론 나는 아버지가 우리 기분을 풀어주고 싶을 때 늘 "신경 쓰지 마."라고 했던 걸 기억하지만 오빠도 그걸 기억한다는 말을 들으니 새삼 진짜였구나 하고 느낀다. 슬픔의 지독한 성분 중에는 의심의 시작이 있다. 그러니까 아니, 이건 내 상상이 아니다. 그래, 아버지는 정말로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 P105

나는 지금 아버지에 대한 글을 과거시제로 쓰고 있지만 내가 아버지에 대한 글을 과거 시제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 P1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월 연극 보기 전에 오셀로 읽기.


오셀로의 극단적인 멍청함에 읽는 내내 화가 났다.

이야고가 모든 사람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잘 속이는 뛰어난(?)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증거도 없이 그렇게 쉽게 넘어갈 일인가.

한순간의 격한 사랑이 한순간의 격한 불신과 질투로 쉽게 변질되고 마는 것인가.

오셀로의 무어인으로서 내재된 컴플렉스, 전쟁과 풍파를 겪으며 형성된 그의 칼 같은 성격이 만들어낸 비극인가.


처음에 이야고의 부인인 에밀리아도 이야고와 한 패인가 의심했는데,,

에밀리아조차도 이야고의 악마 같은 정체를 잘 몰랐던 것인가.



박호산 배우가 오셀로로 나오는 회차를 예약했다.

이자람 배우가 에밀리아를 연기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3-04-29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박호산 배우의 오셀로, 이자람이 연기도 하는군요~ 나중에 관극 후기도 남겨 주세요!

햇살과함께 2023-04-29 12:41   좋아요 2 | URL
네^^ 다재다능한 이자람 배우! 기대됩니다~

Falstaff 2023-04-29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설마 이아고의 한 마디에 키프로스의 영웅 오셀로가 의심을 했겠습니까. 다만 연극의 특성 상 극의 속도감을 위해 중간 단계를 생략한 거겠지요. ㅎㅎㅎㅎ
의심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하려고 했다면 아마 연극이 2박 3일 정도 걸렸을 겁니다. 다 그래요.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자마자 곧바로 담 타 넘어 줄리엣의 베란다에서 사랑 고백을 하고, 죽기 살기로 사랑을 했잖습니까.
근데 오셀로 캐릭터가 속 터진다는 데는 백퍼, 이백퍼 동의 합니다. 바보 중의 바보 같습지요.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4-29 21:24   좋아요 2 | URL
이야고를 대천재라고 생각할 수 밖에요.
그래도 너무 속터지네요 상바보에요 ㅋㅋㅋ

페넬로페 2023-04-30 0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인물중에 이아고가 젤 사악하다고 하는데 저는 오셀로 읽으면서 이아고에 좀 빠졌었거든요 ㅎㅎ
그의 말이 일리가 있더라고요.
박호산 배우가 연기하는 오셀로 좋겠어요~~

햇살과함께 2023-04-30 18:36   좋아요 3 | URL
이야고가 가장 허점 없는 인물같긴 해요~ 주도면밀한 인간 ㅋㅋ
박호산 배우, 쓸빵에서 혀 짧은 소리랑 나의 아저씨에서 어리버리한 형만 봐서 오셀로 연기 어떨지 기대되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5-01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박호산 배우의 오셀로!
저도 어리버리 혀 짧은 아저씨가 먼저 떠올라...ㅋㅋㅋ
근데 왠지 오셀로 역할을 멋지게 소화할 것 같네요.
나중에 평도 꼭 듣고 싶어요^^

햇살과함께 2023-05-01 14:32   좋아요 2 | URL
ㅋㅋㅋ 어리버리도 잘 어울리지만 카리스마 역도 잘 어울리겠죠?
간단하게라도 평도 올려볼게요~!
 

Ch.9 Two More Empires, Two Rebellions

The Dutch East Indies

- In 1824 the two countries came to an agreement. The Dutch would promise never to attack Singapore, and they would give the British all of the Dutch ports and settlements in India. In return, the Dutch could have Sumatra as their own. But there was a catch: the Dutch had to allow the kingdom of Acheh, on the northern end of Sumatra, to stay independent. That way, Acheh would be like a “neutral zone” between the British in Singapore and the Dutch in Sumatra.
- In 1873 the Dutch invaded Ache with three thousand men. They didn‘t realize that the fighting would go on for more than thirty years.
- In 1903, the Dutch finally gained control over Acheh. But the long war had been so expensive that the Dutch government had been forced to spend all the money it had made from the East Indies.


The Sick Man of Europe
- The Russians had not given up the idea of attacking the Ottoman Empire, the “sick man of Europe”, again. In 1876, Russia got its chance.
- By January of 1878, the Ottoman forces had begun to crumble. By March, it was clear that Russia had won the war. Abdulhamid was forced to sign a treaty that would give Bulgaria its independence. Russia took part of Anatolia for itself. Under the treaty, the Ottoman Empire lost half of its territor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스데모나
난 그런 유의 여자는 없다고 생각해.

에밀리아
있어요, 수십 명이. 게다가 그들이 놀고 얻은
이 세상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이요.
하지만 전 아내들이 타락하게 되는 건
남편들 잘못이라 생각해요. 예를 들면 - P169

그들이 밤일을 소홀히 하면서
우리의 보물을 딴 여자 허벅지에 싼다든지
아니면 유치한 질투심을 터뜨리고
우릴 구속하거나 또는 우릴 때린다든지
악심 품고 용돈을 줄이면, 원 참,
우리도 성깔이 있잖아요. 덕도 좀 있지만
복수심도 좀 있잖아요. 남편들은 아내들도
자기들과 꼭 같은 감각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고요. 보고, 냄새 맡고
단 것과 신 것을 둘 다 맛보는
혓바닥을 가진 건 남편들과 같다고요.
남편들이 우리를 딴 여자와 바꿀 때
하는 짓이 무엇이죠? 재미 보는 건가요?
그렇게 생각해요. 그게 정으로 시작되요?
그렇다고 생각해요. 약하니까 실수해요?
그도 맞죠. 그럼 우린 정 없어요?
놀고픈 욕망도 약함도 남자처럼 없냐구요?
그러니까 그들은 우리한테 잘해야죠.
안 그러면 그들이 잘못으로 가르쳤기 때문에
우리가 잘못함을 알려주고 싶어요.

데스데모나
잘 자게, 잘 자. 신은 제게 내리소서,
악행 본떠 악행 않고 선행하는 습관을! - P170

에밀리아
맹세코, 절대 거짓말이 아니에요 여러분.
오, 이 살인한 멍충아, 당신 같은 바보에게
그 좋은 아내가 가당키나 해? - P192

그런데 오셀로의 사랑이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이야고의 사악한 계략도 주효하긴 하지만)그의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에 있다. 그의 사랑은 그 태동에서부터 허구와 실재의 결합이라는 잠재적 양극화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야고의 저 유명한 유혹 장면이 시작되기 전에도 이미 명백한 분열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 후에는 갖가지 이항 대립적인 요소들로 분화되면서 갈등은 깊어진다. 오셀로의 비극은 그가 사랑과 질투라는 양극 사이에서 사고와 감정이 분열되고 그 결과 고통을 겪을 줄만 알았지 양극을 동시에 받아들이거나 뛰어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 P201

4대 비극의 다른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셀로」에서 극적 공의 관점은 <비워내기>와 <극적 공의 카타르시스>를 통하여 구현된다. 비워내기란 셰익스피어가 사용하는 구성의 원리로서 극 안에서 상충하는 양극의 대립을 매 단계별로 일단 긍정하고 그 다음에 부정하는 과정을 통하여 극의 결말에서 모든 이항 대립적인요소들을 총체적으로 긍정한 다음 다시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총체적인 부정 다음에 찾아오는 것이 극적 공의 카타르시스이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독자나 관객이 이분법적인 갈등을 초월했을 때 느끼는 해방감이며 또한 사랑의 진실에 도달한 기쁨이기도 하다. - P202

〈저는 있는 그대로의 제가 아닙니다 I am not what I am〉, 이말은 이야고의 존재는 비존재라는 사실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그의 모든 사고와 감정은 비존재를 그 존재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말이다. 이 원리는 그와 관계되는 모든 이분법적인 대립, 특히 선과 악, 진실과 허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극중 인물 가운데서는 누구도 이런 이야고의 본질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가 자기 심장을 소매 끝에 내놓고/비둘기들이 파먹게 하는어리석은 일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므로 누구도 그의 진정한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으로는 간파할 수 없다. 그들에게그는 언제나 〈정직한 이야고이다. 오직 로데리고만이, 그것도극의 결말에서 이야고로부터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을 때에야 겨우 그것을 잠시 알아볼 뿐이다. - P206

이와 같이 오셀로에게 생각은, 특히 사랑에 관한 생각은 그의 극단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 구조, 사랑의 현실적인 조건들에 대한 무지, 그리고 그러한 약점을 꿰뚫어보고 이용하는 이야고의 간계와 연결될 때 이야고의 유혹의 기반이 되면서 동시에 오셀로 비극의 출발점이 된다. 더군다나 생각 없는 질투심은 불가능하며 질투심은 또한 온갖 의심과 망상의 원천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일단 발동된 오셀로의 생각이 그 끔찍한 결말인 데스데모나의 죽음을 향하여 악화일로의 확대 재생산을 되풀이한다는 사실은 더욱 비극적이다. - P218

그 방법이 바로 우리가 지금까 지따라온 비워내기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비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인물, 특히 오셀로가 보여주는 모든 이항 대립적인 요소들을 한쪽이 나타났을 때 일단 그것을 긍정하고, 다음에는 그 반대쪽을 등장시켜 그것과 대치시키거나 혼재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갈등하게 만든 다음, 그중 어느 한쪽이 우세하게 만드는방식으로 극을 진행시켰다. 이 변증법적 진행 과정에서 일관되게 지켜지는 원리는 부정이었다. 이 원리에 따라 우리는 비극의시작을 알리는 이야고와 로데리고의 사랑의 부정에서 출발하여사랑의 모든 긍정적인 요소가 총체적으로 부정되는 데스데모나의 죽음으로, 그것이 다시 총체적으로 부정되는 오셀로의 죽음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셀로의 사랑과 죽음의 의미가 부정되는 로도비코의 평가에 이르렀다. - P2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