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이 떠들어대며 친절을 베푸는 것이 엘리너의 가슴을 종종 답답하게 만들었다면, 이 일에 대한 레이디 미들턴의 태평하고 예절 바른 무관심은 그녀에게 해방감을 주었다. 친지들 사이에서 적어도 한 사람만이라도 확실하게 아무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큰위안이었다. 호기심에 차서 세세한 부분을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동생의 건강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그런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었다.
어떤 자질이든 때로는 당시의 상황에 따라 본래의 가치이상으로 치켜세워지기도 하는 법이다. 때로 그녀는 쓸데없는 애도에 질릴 대로 질려서, 좋은 품성보다는 좋은 예절이 사람을 편하게 하는 데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였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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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가, 정월

메리앤 양 앞

방금 당신의 편지를 받았으며 편지를 주신 데 대해 저의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바입니다. 어젯밤의 저의 행동에 당신의 책망을 받아 마땅한 것이 혹 있었는지 차마 걱정스럽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해 드린 점이있다는 것에 너무나 당혹스러우며 전혀 제 본의가 아니었음을 말씀드리오니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데번셔에서 당신의 가족과 알고 지내던 것을 생각하면 늘 감사하고 - P238

기쁠 따름이며, 그것은 설혹 제가 무슨 실수나 오해를 저지르더라도 깨지지 않을 거라고 자위하는 바입니다. 당신의 가족 전부에 대한 제 존경은 정말 진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제가 느끼던 이상의, 혹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상의 어떤 믿음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면, 그런 존경을표현함에 있어 좀더 조심했어야 하지 않았나 자책하게 될것입니다. 더 이상을 의미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점은, 저의 사랑이 오래전부터 다른 곳에 가 있었고 이제 몇 주 지나지 않아서 이 언약이 실현될 것임을 아시면 충분히 이해되실 것입니다. 무척 섭섭하지만 저한테 영예스럽게도 보내주셨던 편지들을 돌려달라시는 명령에 복종하는 바이며, 아울러 저한테 그토록 고맙게도 베풀어주신 머리카락도 돌려드리는 바입니다.

당신의 가장 보잘것없는 종복
존 윌러비 드림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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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8-08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편지.. 정말 빡치는 부분이었죠... ^-^

햇살과함께 2024-08-08 09:06   좋아요 0 | URL
아 욕 나오는 편지. 맘이 변했으면 변했다고 할 것이지 비겁하게..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출근길에 읽은 부분에서 상종 못 할 개차반 임을 알게 되어 욕도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고요...
 


덥다 더워. 그래도 오늘이 입추라더니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저녁에는 가을 바람 냄새가 살짝 나는 듯 하다.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이번달 여성주의책은 주문한지 1주일 만에 도착. 재고가 없었나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 지난 달에 이어 한국어로 쓰인 책이라니 너무 좋다. 번역어가 아닌 우리말로 쓰인 책이 내용이 어렵더라도 문장이 매끄럽게 이해되어 읽기 좋다. 그만큼 번역이 어려운 거겠지. 이번 달도 읽어보자.

<라키비움J 블루> 오랜만에 발행된 그림책 잡지. 여름맞이 시원한 블루. 이번 호에는 어떤 멋진 그림책과 작가가 있을지 기대된다.

<일본 문화를 바라보는 창, 유키요에> 도쿄 여행가서 우키요에미술관을 가려고 했으나 마침 가는 일정에는 전시가 없는 휴관기간이라 아쉬운 대로 도쿄국립박물관의 유키요에관 위주로 관람했다. 그림액자를 사고 싶었으나 가격도 만만치 않고 집에 걸어둘 곳도 없어서 제일 유명한 후지산 머그컵과 파도 종이파일만 사고 돌아와서 우키요에 책 구매로 아쉬운 맘을 달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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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8-08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주부터 여성주의 책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전에 다른 책을 잔뜩 좀 읽어둬야 할텐데요.
어제 아침에는 그래도 좀 더위가 가셨나보다 했더니 낮에 뜨겁고 지금은 숫제 비가 퍼붓네요. 어쩔.. ㅋㅋㅋㅋㅋ
여름 잘 나봅시다!!

햇살과함께 2024-08-08 09:01   좋아요 1 | URL
저도 주말에 서론 좀 읽고 다음주부터 본격 시작하려고요.
우리말에 분량도 다른 책이 비해 얇아, 잠시동안 미친듯이 퍼붓는 비와 무더위로 지친 여름에 안성맞춤입니다.
역시 탁월한 선택!!

독서괭 2024-08-08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번역서 읽다가 잘 쓴 한국어 읽으면 눈이 번쩍!^^
 

엘리너는 그것이 그의 필체임을 알았다. 이제 더는 의심할 수 없었다. 세밀화는 구태여 의심하자면 우연히 얻은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에드워드가 준 선물이 아닐 수도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확실한 약혼 상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로, 달리 있을 수가없었다. 잠시긴 하지만, 그녀는 거의 쓰러질 뻔하였다. 억장이 무너지면서 서 있을 수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힘을 짜낼 수밖에 없었고, 꿋꿋하게 버티며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 했다. 바로 뜻대로 되어 일단은 완전히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서로 편지를 쓰는 것만이." 하고, 그 편지를 주머니에 다시 집어넣으면서 루시가 말했다. "그렇게 오래 떨어져있으면서 우리가 누리는 유일한 위안이지요. 그래요, 전그래도 그이의 그림이 있으니 한 가지 위안이 더 있는 셈이지요. 그러나 불쌍한 에드워드한테는 그것조차 없다고요. 제 초상만 있다면 마음이 편해질 거라고 하던데. 전번에 그이가 롱스테이플에 있을 때, 제 머리카락을 끼운 반지를 주었지요. 그게 좀 위안은 되지만 초상화만큼은 하겠느냐고 그러더라고요. 그이를 만났을 때, 혹 반지를 보셨을 수도 있을 텐데."
"봤습니다."엘리너는 말했다. 침착한 목소리였지만, 그 이면에는 그녀가 이전에 느꼈던 어떤 것보다도 더한 격한고통이 감추어져 있었다. 마음이 상하고 충격을 받고 혼란에 빠졌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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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와 메리앤

그러나 물려주긴 했어도 상속의 가치를 반은 없애버리는 조건을 달았던 것이다. 대시우드씨는 본인이나 아들이 아니라 아내와 딸들을 위해서 영지를 원했던 것인데, 아들과 네 살짜리 손자한테 그 재산이 묶여버리는 바람에 그에게 가장 소중하며 부양이 가장 필요했던 아내와 딸들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게 되었다. 그 재산을 담보로 차용도 일절 할 수 없었고, 값나가는 숲도 처분할 자격이 없었다. 재산은 통째로 손자아이의 것으로 묶인 것이다. 이 아이는 자기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때때로 노어랜드를 방문하여 종증조할아버지의 사랑을 담뿍얻었더랬다. 두세 살짜리 애들이라면 으레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발휘했던 것인데, 이를테면 혀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혀짤배기 소리를 한다거나,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거나, 깜찍한 장난을 쳐댄다거나, 엄청나게 시끄럽게 군다거나 하는 것으로, 이 노신사가 여러 해에 걸쳐서 조카며느리와그 딸들에게서 받아온 그 모든 정성을 무색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야박하게 굴 생각은 아니어서, 이 세 손녀딸들에 대한 사랑의 표시로 각각 천 파운드씩을 남겨주었다. - P11

"그렇게 생각한다고 봐요. 저희 아버지만 해도 부인이두 분이었는데, 그런 아버지는 어쩌라고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몇 년 지나면 상식과 관찰에 제대로 토대를 두고 생각을 정리하겠지요. 그때는 쟤 생각을 정의하고정당화하기가 지금보다는 더 쉬워지지 않을까 해요. 본인만 빼놓고 누가 보아도 말이지요."
"그렇게 되기 십상이겠지요." 하고 그가 대꾸했다. "그렇지만 젊은 시절의 편견에는 무언가 사랑스러운 것이 있어서 그걸 포기해 버리고 좀더 일반적인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는 합니다."
"그 점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는데요." 하고 엘리너가 말했다. "메리앤의 것과 같은 감정에는 불편한 점들이 수반되거든요. 세상에 대한 열정과 무지가 주는 온갖 매력도그걸 보상할 수 없어요. 쟤는 체질상 예의범절을 깡그리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전 그건 안 좋다고 봐요.
세상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이 내가 쟤한테 기대하는 바랍니다. 그게 가장 도움이 될 거예요."
잠시 뜸을 들이다가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그 대화를 다시 시작했다.
"동생분은 두 번째 사랑에 반대하면서 아무런 구별을 두지 않습니까? 이를테면 누구한테나 똑같이 잘못인 건가요? 상대방이 변심한다거나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첫 번째 선택에서 좌절을 겪은 경우에도 남은 생애를 살면서 사랑을하면 안 된다는 건가요?"
"아이, 전들 재 속마음을 속속들이 다 알 순 없지요.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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