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읽은 울라브 하우게 시인도 나오네~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데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죠.
"문학은 우리가 아닌, 우리의 것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 슬퍼할 능력을 길러줍니다."
수전 손택이 『문학은 자유다』에서 한 말입니다. - P79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시 「무등차(無等茶)」 중)가을이 외롭지 않게/ 차를 마신다"(시 다형(茶兄)」 중)

이렇게나 가을의 차를 사랑했던 사람,
그래서 자신의 호마저도 ‘다형‘으로 지었던 김현승 시인이죠.

이에 화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시인은 노래합니다.
"그게 옳아 좋은 시는
차향이 나야 해."

노르웨이 시인 울라브 하우게(Olav Hauge)의 시
「나는 시를 세 편 갖고 있네」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 P104

때로 나와의 거리 두기도 필요하죠.
슬픔이나 원망 같은 격한 감정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나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봐야 합니다.
그래야 쉽게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습니다.
가족이나 연인과의 단단하고 믿음직한 관계를 위해서도
오히려 거리는 필요합니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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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07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에 딱 읽기 좋은 에세이네요
표지 까지 예쁨 ^ㅅ^

햇살과함께 2021-10-07 09:14   좋아요 0 | URL
네~ 표지 색감이랑 심플한 디자인 너무 맘에 들어요~ 글도 너무 말랑말랑하지만은 않아서 좋네요^^
 

2달만에 끝냈다~! 다른 책으로 한눈을 너무 많이 팔아서 ㅎㅎ

잠시 한눈 팔고 5권도 고고!!

일종의 다정한 쾌활함이 섞여 있는 무시무시한 말들, 사람들은 형제 같았으나, 그들은 서로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큰 위험들은 그것들이 모르는 사람들의 우애를 뚜렷하게 드러내 놓는다는 그런 미점이다. - P483

게다가 양쪽에서 분노하며, 격렬하게, 똑같은 결심을 하고 있었다. 한쪽 사람들에게 전진함은 곧 죽는 것이었는데, 아무도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또 다른 쪽 사람들에게 계속남아 있음은 곧 죽는 것이었는데, 아무도 달아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 P516

그녀는 마리우스의 무릎 위에 다시 머리를 떨어뜨리고 눈을 감았다. 그는 이 가엾은 여자의 혼이 떠났다고 믿었다. 에포닌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그녀가 영원히 잠들었다고 마리우스가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는데 그 눈에는 죽음의 깊은 어둠이 나타나 있었으며, 그녀는 벌써 저승에서 오는 것 같은 부드러운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또, 말이에요, 마리우스 씨, 나는 당신을 좀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는 또 다시 미소를 지어 보려고 하다가 숨이 끊어졌다. - P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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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참상은 어머니가 동정하 청년의 참상은 처녀가 동정하지만, 늙은이의 참상은 아무도 동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모든 곤궁 중에서도 가장 싸늘한 것이다. 그렇지만 마뵈프 영감은 그의 어린아이 같은 명랑함을 전혀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의 눈이 책 위에 고정되었을 때면 어떤 생기를 띠었고, 세상에 한 부 밖에 없는 디오게네스 라에르투스의 책을 들여다 볼 때면 미소를 지었다. 유리를 끼운 그의 책장은 필수품을 제외하고 그가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가구였다.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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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고 대기하는 동안 읽은~ 이제 팔이 점점 뻐근해 온다…

새해 첫날이 되어도, 생일이나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또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도…..
더 이상은 설레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새로이 설레는 것들이
살면서 서너 개쯤은 늘 있었으면 합니다.
설렘이라는 감정만큼
살아 있다는 실감을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은 없으니까요.
그러니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설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 P17

기다리기 때문에 온다, 라고 표현하고,
기다림 때문에 온다, 라는 말은 완성됩니다.
봄이 오고, 눈이 오고,
시도 소금도, 살구꽃도 사람도…… 오는 것.
거기에서 여기로 와주는 것.
그러니까 그때 오는 건 그냥 오는 게 아닙니다.
정현종 시인도 그래서 「방문객」이란 시에서 썼나봅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한 사람의 일생이,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거라고요.
당신도 내게 그렇게 와주었군요. - P27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영어 수업 도중, 학생은 I love you를 이렇게 번역합니다.
그러자 영어 선생님이 정정해줍니다.

"‘달이 아름답네요‘ 정도로 옮겨두게. 그걸로도 전해질 걸세."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에 얽힌 유명한 일화라고 하죠.

"달이 아름답네요."
이 표현은 그 후에, 사랑을 고백하는 낭만적인 대사로
일상에서도 많이 쓰이게 됐다고 합니다.
후타바테이 시메이라는 동시대 작가는
같은 말을 ‘죽어도 좋아‘라고 번역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 P32

사리를 분별해 판단하는 힘이 생기는 걸 ‘철들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뜻도 있다네요.
철, 그러니까 계절이 바뀌는 것에 마음이 흔들릴 때면
철이 든 거라고요.
계절이 마음속으로 들어오면 그때부터 철이 드는 거라는 말이겠죠.

그래서 철부지, 말 그대로 철을 모르던 시절엔
계절이 바뀌는 것에도 별 감흥이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철이 든다는 건, 어른의 세계로 편입한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것이죠. - P40

"Love, and be silent."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명하라는 리어왕 앞에서
코딜리어는 이렇게 혼잣말을 합니다.
사랑하고, 침묵할 뿐. - P44

행성의 궤도는 보통 타원형을 이룬다고 알고 있죠.
그런데 엄밀하게 타원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는 태양의 인력만을 생각하지만
다른 행성으로부터도 힘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행성의 궤도가 다른 천체의 힘에 의해
정상적인 타원에서 어긋나는 것을 ‘섭동‘이라고 합니다. - P46

어느 날 내 인생에 들어와서
내 삶의 항로를 변경하고, 궤도를 수정하게 만든 사랑이 있습니다.
관계를 맺고 사는 모든 인연들이
사실은 다 조금씩 서로 끌어당기면서 섭동하고 있는 셈이지요.
별과 별, 사람과 사람만 그럴까요.
오늘 내가 읽는 책은 내게 어떤 섭동을 일으키게 될까요.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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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신간 소개로 강렬한 표지의 이 책을 접하고, 어느 퀴어 작가가 에세이를 썼나 보다 했고, “이반지하”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였으나, “퀴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어느 여행지의 서점에서 보이면 픽하기로.

그 이후 책읽아웃 삼천포책방에서 김하나 작가의 책 소개로 드디어 “이반지하”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고, 김하나 작가의 추천에 따라 책을 읽기 전, 영혼의 노숙자 117화와 이후 정규 코너인 월간 이반지하 5호를 통해 말 그대로 “영접”하게 되고,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이반지하”라는 예술하는 퀴어 생존 여성 노동자이자 유머리스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현대미술가로, 음반을 낸 가수로, 퍼포먼스 활동가로, 애니매이션 감독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이나, 그 예술활동을 하며 생존하기 위하여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로 살아가는, 그럼에도 천재적인 농담을 구사하는 유머리스트. 그러므로 단순히 “퀴어”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에서도 그랬듯 “퀴어”만을 위한 얘기가 아니지만 여기를 살고 있는 “퀴어”한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우울증의 원인인 트라우마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록산 게이의 “헝거”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생각난다. 그 사건 또는 그 당시를 쉽게 말하지 못하고 계속 주변을 맴돌며, 나아갔다 후퇴하고 다시 주변을 맴돌고,, 그러므로 트라우마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뭐라 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캐릭터인 “이반지하”의 매력은 팟캐스트나 유튜브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길. 알라딘티비에서 김하나 작가가 진행한 “저자만남”코너 영상도 추천!
작가님이 시나리오를 쓴 퀴어 가족 시트콤 “으랏파파”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나에겐 엄청난 장문(?)의 리뷰가, “이반지하”님이 말하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구독료의 하나로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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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0-05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궁금했어요. 저도 삼천포책방에서 소개 들었습니다^^ 김하나작가님이 북토크도 하셨더라구요.

햇살과함께 2021-10-05 15:13   좋아요 2 | URL
네~ 두분 케미가 좋더라구요

붕붕툐툐 2021-10-05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삼천포책방 저도 들어봐야겠어요! 소개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 2021-10-05 19:11   좋아요 1 | URL
얼마전에 슬프게도 김하나 작가님이 그만두셨어요;; 그치만 3년치 방송 있으니 들어보세요~

독서괭 2021-10-05 19:11   좋아요 2 | URL
햇살님도 팬이셨군요. 저 3년 동안 열심히 들었는데 너무 슬펐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