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책 - 전쟁의 신 왕양명의 기이한 생애
둥핑 지음, 이준식 옮김 / 글항아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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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책 슬럼프는 책으로 푸는 게 최고다. 지난달이래 주식공부와 너튜브 솔로 캠핑 시청에 미쳐서 책을 멀리했다. 아니 이러저러한 책들을 시작하기는 했는데 한 권도 다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졸라의 <패주>,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 그리고 키로가의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까지.

 

바로 그 순간, 역시 너튜버 별별역사라는 분이 제작한 왕양명 선생에 대한 콘텐츠를 시청했다. 원전은 중국의 둥핑 교수라는 분이 저술했다는 왕양명 평전인 <칼과 책>이었다. 부제는 무려 전쟁의 신이었다. 아니 왕양명 선생이 내가 아는 그 지행합일과 양명학을 개창한 중국의 사상가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전쟁의 신이라고? 이런 궁금증은 책을 살 시간도 없이 나를 도서관으로 인도했다. 마침 우리 집 근처 도서관에 <칼과 책>이 비치되어 있어 다행이었다.

 

왕양명 선생의 아명은 왕운 그리고 그의 조부는 그의 이름을 훗날 수인으로 개명해주었다. 양명은 선생의 호였다. 전설에 가까운 그의 출생 이야기는 차치하자. 참 평전은 과거에 급제해서 관료로 활동하던 그가 태형을 맞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명나라 연간에 태형 즉 곤장은 참혹한 형벌이었다. 잘못 맞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 그런 위험한 형벌이기도 했다. 그는 명나라 4대 암군 중의 하나로 꼽히는 황제 정덕제의 주변에서 농간을 일삼는 환관 무리들을 배격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환관들의 모함을 받아 그런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된 것이다.

 

그렇게 극적인 장면으로 시작된 평전을 소년 왕양명이 12세 때 글공부를 하는 이유를 직격한다. 중국 관료제가 절정에 달했던 명나라 시절 입신양명의 첩경은 바로 과거에 응시해서 급제하는 것이었다. 누구나 비용이 많이 드는 과거 공부를 할 수는 없었다.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야 했고, 노동에서 해방된 이들만이 과거 공부에 전념할 수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소년 왕수인은 럭키 가이였던 셈이다. 어쨌든 다른 이들이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 공부한다는 이유를 들었을 때, 전형적인 삐딱선이었던 소년 왕수인은 다른 답변을 내놓는다. 그가 공부하는 이유는 바로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서였다. 놀랍지 않은가? 12세 소년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말이다. 어쨌든 이런 선언을 하는 순간, 훗날 왕수인의 운명을 결정지어 버렸다.

 

문에 집중하는 다른 소년들과 달리 15세 소년 왕수인은 그들과는 다른 결을 보여주었다. 변경 지방으로 가출해서, 한 달여를 지내면서 명나라의 국경을 위협하던 유목민족에 대한 실상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무언가를 알아도 이것은 현실을 보지 않고 실천에 나서지 않는다면 소용없다는 그의 지론인 지행합일을 위한 첫 걸음이 아니었을까? 이런 실용적인 접근방식은 미래에 전쟁의 신이 되는 그의 캐릭터 형성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17세에는 아버지의 지인이었던 제씨 집안의 처자와 결혼하게 된다. 하나의 에피소드로는 결혼식 날, 식장에서 사라져 도인과 대담을 나누면서 도교 철학에 빠지기도 했다고 한다. 어쨌든 향시에 합격하고 세 번의 회사에 도전한 끝에 왕수인은 결국 관료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의기에 넘치는 삼십대 청년이자 말단 관리였던 왕수인은 황제의 주변에서 주군의 시야를 흐리는 환관들의 문제점을 호소하는 상소문을 날린다.

 

환관들의 역습으로 40대의 곤장을 맞고 벽지 용장으로 귀양성 좌천을 맞이하게 된 왕수인. 그의 적인 환관들은 자객을 파견해서 귀양길의 왕수인을 처치하려고 한다. 나중에 명나라 멸망의 단초를 제공한 환관들의 횡포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였는지 여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용장에서 보낸 만 2년간의 유배생활에 가까운 시절은 젊은 날의 왕수인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둥핑 교수가 추적하는 양명 선생의 삶은 어쩌면 성인이 되기 위한 그의 삶이라는 여정에 대한 찬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십대에 이미 지인과 대나무 관찰을 통해 나와 나를 둘러싼 사물들의 관계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시도했던 양명 선생은 용장오도라는 표현대로 벽지 용장에서 깊은 성찰을 하게 된다.

 

지식인들의 문제가 무엇인가? 분명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그 앎, 지식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어쩌면 인간의 본성의 문제일 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아는 것을 바탕으로 선행 대신 그 반대되는 악행과 치부 혹은 자신만을 위한 일에 사용한다면 그게 양명 선생이 추구했던 성인의 도와 부합하지는 않을 것이다. 양명 선생은 자신의 생애를 통해 아는 것보다 그 앎을 바탕으로 해서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자신의 행동을 보여주었다.

 

놀이를 좋아하던 황제 정덕제 주후조는 환관 유근의 꼬임에 빠져 표방이라는 기묘한 놀이공간을 만들고, 정사는 제쳐두고 오로지 자신의 환락만을 추구했다. 이런 상태에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명나라 각처에서는 반란이 횡행하고 도적 떼가 창궐했다. 이제 전쟁의 신이 나설 차례가 됐다. 양명 선생은 자신의 관리로서의 첫 임무인 묘지 조성에서부터 군사훈련을 하지 않았던가.

 

엉망진창이던 조정에서는 그래도 사람 보는 눈이 있었는지 강학에 열중하던 양명 선생을 첨도어사로 삼아 당시 강서지역을 휩쓸던 도적 떼 토벌의 명을 내린다. 도적 떼들이 얼마나 창궐하고 있었는지 관군이 당해낼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양명 선생은 도적 떼 토벌을 하면서 보다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우선 파견된 병사들의 기강부터 세우는 일을 개시했다. 기존의 토병이나 낭병의 폐해는 도적 떼와 다를 게 없었기 때문에 관군 위주의 토벌작전을 구사했다. 그리고 주변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적 떼에 무리에 합류하게 된 민간인들에 대해서는 사면을 약속했다. 국리민복이야말로 지방 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지행합일의 대가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에 전쟁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신속하고 정확한 군사행동으로 각지에서 횡행하는 도적들을 일소했다. 토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 사후처리였다. 다시 도적들이 횡행하지 못하도록 중앙의 행정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새로운 주현을 설치하도록 조정에 건의해서 관철시켰다. 백성들의 안정을 도모하고, 경제활동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삶에서 성인이 되고자 했던 양명 선생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명나라에 이런 이들이 있어서 나라가 곧바로 망하지 않고 한 세기는 버틴 게 아니었을까.

 

강서지역에서 성과에 흡족한 조정은 양명 선생을 양광총독으로 임명해서 그 지역을 평정하는 임무를 잇달아 맡겼다. 전쟁의 신이나 치리의 달인답게 양명 선생은 자신의 임무를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고 완수해냈다. 저간에 벌어진 일련의 군사행동들에 대한 둥핑 교수의 이바구는 가히 삼국지연의나 수호전에 등장하는 영웅신화의 재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양명 선생 인생에서 전쟁의 신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최대 업적은 바로 영왕 주신호의 반란 진압이 아니었을까? 항렬로 치면 천자 주후조의 조부 뻘인 영왕 주신호는 지역에 할거하면서 사병을 모집하고, 역모의 꿈을 꾸고 있었다. 멍청이 황제 주후조를 대신해서 자신이 황제가 되지 말란 법이 있나? 게다가 자신도 역시 황족이니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명나라 조정도 아주 썩은 것은 아니어서 영왕의 이런 불순함을 파악한 일단의 신료들이 경고를 남발했지만, 영왕은 선수를 쳐서 병부상서 육완 같은 이들을 금품으로 매수해서 반란을 위한 시간을 버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드디어 반란의 깃발을 들었다. 문제는 우리의 양명 선생이었다. 영왕 측에서도 전쟁의 신 양명 선생의 존재감에 위기를 느껴 바로 그를 잡으려고 추격대를 파견하기도 했다. 양명 선생은 기지로 위기에서 벗어나 순리에 어긋나는 반기를 든 영왕 타도에 나선다. 사실 조정으로부터 정식으로 반군 진압의 명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소수의 민병대로 영왕의 십만 대병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사실 영왕 주신호는 반란 초기 상책인 북경이나 남경 점령에 나서지 않고 장간 인근의 안경 공략에 나섰다가 중앙 정부의 지원병을 기다리지 않고, 정예병만으로 자신의 근거지였던 남창 공략에 나선 양명 선생의 기습공격에 자멸해 버리고 말았다. 양명 선생은 전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동력과 적의 허를 찌르는 본거지 공격으로 영왕 주신호의 반란을 단 40여일 만에 진압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놀라운 전과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중앙의 멍청이 황제 정덕제였다. 그는 전쟁놀이 매니아였다. 영왕 주신호 토벌은 평소에도 진국공 대장군 주수라는 가칭으로 전쟁놀이에 매진하던 정덕제에게 자신의 위엄을 사해에 떨칠 수 있는 그런 절호의 기회였다. 문제는 우리의 양명 선생이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반군을 진압해 버리면서 대장군 주수가 활약한 기회를 빼앗아가 버렸다는 점이었다. 아무 의미가 없지만, 1만 명의 정예병을 추려서 이미 상황이 끝난 강남으로 정덕제는 친정에 나선다.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닌가 말이다. 게다가 북방의 군사들은 반란군보다 더 악랄하게 백성들에게 민폐를 끼쳤다. 왜 명나라 말기로 갈수록 백성들의 반란이 치열해지고, 결국 환관의 발호와 내우외환의 위기 가운데 이자성의 반군에게 숭정제의 명나라가 멸망해 버렸는지 알 수 있는 예고편이라고 해야 할까.

 

양명 선생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당시 강남 지방에서 벌어진 반란과 소요들은 평정되었다. 하지만, 선생을 눈엣가시처럼 여긴 조정에서는 선생에게 정당한 포상이나 작위 따위는 주지 않고 생색만 냈다. 그리고 젊어서부터 기침과 각혈로 병약한 선생이 여러 차례 사임을 요청했지만 정덕제와 그의 뒤를 이은 가경제는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선생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다가 선상에서 임종을 맞이했다.

 

어려서 교과서에서 많이 만났던 양명학과 지행합일의 선구자가 바로 왕수인 양명 선생이었다는 사실을 평전 <칼과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책의 제목이 지칭하는 책이 지식이라면, 칼은 행동과 실천이 아니었나 싶다. 양명 선생의 지행합일 사상은 훗날 우리나라의 실학자들과 일본 개화기의 인사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자신이 배우고 깨달은 도덕을 그저 탁상공론이 아닌 실천으로 옮겼고, 죽는 순간까지 성인이 되고자 했던 양명 선생의 평전에 경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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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0-09 14: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솔캠 너투브!!! 그거 중독성있지요. 책슬럼프를 책으로 해장하시고 다시 책술 마시시는 모습이 레삭매냐님이십니다.

레삭매냐 2021-10-09 16:17   좋아요 3 | URL
솔캠은 진정 신세계였습니다 -
진실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No talking !

지금은 오라시오 키로가의 단
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얄라알라 2021-10-09 16:38   좋아요 3 | URL
^^ 불멍^^
멍 때리기는 과연 현대인의 필수 해독제일까요?^^ 레샥매냐님 단편집 즐독하시며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21-10-09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시던 그 책이로군요. 본 것 같긴한데.제목이 근사해요!

레삭매냐 2021-10-09 19:21   좋아요 2 | URL
제가 개인적으로 역사적 인물을
다룬 평전을 또 좋아하는데...

아주 적절한 평전이 아니었나 싶
습니다.

인스타 평을 보니, 원제보다 부제
가 더 낫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페넬로페 2021-10-09 17: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왕양명선생은 역사시간에 들어본 적이 있는것 같은데 전쟁에 대해서도 뛰어나신 분이군요. 한때 저의 삶의 모토가 지행합일인데 지금 좀 느슨해진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1-10-09 19:23   좋아요 2 | URL
나이가 들어 책을 읽으면서 예전
에 무턱대고 외운 것들에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지행합일에 대해서도 수업시간
에 들어는 보았지만, 또 그 개창
자의 삶을 통해 들여다 보니
아주 머리에 쏙쏙 들어오더라
구요...

암기식 교육의 문제 -

대단하십니다. 저는 고저 성인의
흔적에 만족하는 것으로.

mini74 2021-10-09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글 읽으니 이 책 넘 재미있겠어요 ㅎㅎ 솔캠이 뭔지 모르는. 그래서 검색해 봤어요 ㅎㅎ

레삭매냐 2021-10-10 07:53   좋아요 1 | URL
너튜브에서 한 번 솔캠을 찾아
보세요. 아주 신세계가 펼쳐진
답니다 ㅋㅋ

바람돌이 2021-10-10 0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에서 이름만 아는 사람인데 그 삶은 진짜 흥미진진하네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왕창 깨집니다.

레삭매냐 2021-10-10 07:54   좋아요 0 | URL
저도 양명 선생에 대해 교과서에
들은 정보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평전을 읽고 나니 철학자나
사상가로만 알았던 인물이 다시
보이게 되더라구요.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이번에도 스웨덴 한림원은 한국 출판사들을 골탕 먹이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표된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탄자니아 난민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라고 한다. 그의 모국어는 스와힐리어인데, 영국으로 망명한 후에는 영어로 글을 썼다고 한다.

 

예상대로 국내에 출간된 그의 책은 한 권도 없었다.

이미 나온 책이 있었다면 노벨문학상 특수를 겨냥해서 신나게 판촉활동을 했겠지만, 이번에도 한국 출판사들은 보기 좋게 물을 먹은 셈이다. 과연 그의 판권은 가지고 있는 지나 모르겠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판권 가격이 치솟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게 아닐까.

 

발표가 나고 바로 서점 매대에 깔아야 그나마 약발이 설 텐데, 아쉽게도 그런 특수는 물건너가 버렸다. 이제 판권을 사서 부랴부랴 번역을 한다고 해도 노벨문학상 발표 시점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을 테니 말이다. 아마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나오지 싶다. 물론 그때쯤이면 사람들은 대선과 지방선거 같은 정치적 이슈들로 관심도 없겠지만.

 

아무튼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는 1987년 첫 소설인 <떠남의 기억> 이래 모두 열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그 중에 <낙원><바닷가>는 각각 부커상 숏리스트와 롱리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고 한다. ! 부커상은 건너 뛰고 바로 노벨문학상으로! 대단하다.

 

출간 후보작으로는 역시 부커상 약발인 <낙원><바닷가> 그리고 최근작인 <사후> 정도가 예상된다. 어쨌거나 번역서를 빨랑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궁금하니까.


1. 떠남의 기억 (Memory of Departure:1987)


동아프리카의 해변 지방을 무대로 한 구르나의 첫 소설이다. 전체주의 통치 아래 갈등하던 청년은 케냐에 사는 부유한 삼촌에게 보내진다. 가난의 무게와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 개인의 삶의 목적과 붕괴되는 전통사회를 그린 수작이다.


2. 순례자의 길 (Pilgrims Way:1988)


3. 도디 (Dottie:1990)


4. 낙원 (Paradise:1994) 부커상 숏리스트


1994년 부커상 숏리스트에 오른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 전의 동아프리카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12세 소년 유수프는 부유한 상인에게 도제 하인으로 넘겨진다. 유수프는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하는 여정을 통해 대자연과 다른 부족들 그리고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위협들을 이야기한다. 한 명의 예민한 소년과 전체 대륙에 대한 대자연의 자유와 순수의 상실을 그린 가슴 아린 명상이다.


5. 존경할만한 침묵 (Admiring Silence:1996)


화자는 1960년대 잔지바르를 탈출해서 영국에 도착한 익명의 남자다. 그는 영국 여인을 만나 가정을 이룬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에게 적대적인 인종차별과 싸우며, 그에게 타지에서 자신을 동화시키려는 노력이라는 자기혐오는 또다른 갈등의 원천이다. 구르나의 소설은 유쾌하면서도 신랄하다. 구르나 작가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정신적 괴로움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6. 바닷가 (By the Sea:2001) 부커상 롱리스트


잔지바르 출신 65세의 노인 살레 오마르는 무법천지 상태와 부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국으로 망명신청을 한다. <바닷가>는 영국 이민국 관리들의 무심한 잔혹함과 재정착하려는 노력들을 지지하는 디스토피아 스타일의 관료주의를 상세하게 묘사한다. 결국 살레는 바닷가 마을에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남자의 아들과 만난다. 살레와 그와의 우정은 가족사의 화해로 이어진다. 살레가 우정을 통해 궁극적 도피처를 발견하고, 공유된 경험으로 만들어진 망명이 형성되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7. 탈주 (Desertion:2005)


이 소설에서는 두 개의 불운한 러브 스토리들이 뒤엉킨다. 1899, 영국 탐험가이자 반제국주의 노동자가 동아프리카 상인의 집에 머물게 되고, 그의 누이 레하나와 사랑에 빠지고, 이것은 스캔들을 일으킨다. 수십년이 지나, 한 잔지바르 출신 학자는 자기 가족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해서 자신의 형제가 레하나의 손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


8. 마지막 선물 (The Last Gift:2011)


9. 자갈 심장 (Gravel Heart:2017)


10. 사후 (Afterlives: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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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0-08 08:2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부커와 공쿠르 >>>>>>>> 노벨, 이라니까요! ㅋㅋㅋ

레삭매냐 2021-10-08 10:01   좋아요 3 | URL
부커 > 공쿠르 > 노벨

요런 순이러군요. 격렬하게 공감
하는 바입니다.

새파랑 2021-10-08 08: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작품이 상당히 많음에도 우리나라에 출판된적이 없다는게 신기하네요. 어느정도이길래 인지 읽어보고싶네요~!

레삭매냐 2021-10-08 10:02   좋아요 4 | URL
기사를 보니 교수님들도 모르실
정도라고 하니...

투자하는 셈 치고 이런 작가들
의 책들도 내주어야 하는데 -
이제 큰돈 들여서 판권 사려면
좀 아까울 듯 ㅋㅋ

페넬로페 2021-10-08 09: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발표듣고 바로 알라딘에 검색해봤는데 아예 없더군요.
약간의 허탈감이 들었어요.
우리나라 출판시장의 허점인지,
아니면 노벨상의 역습인지 잘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한권쯤은 이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레삭매냐 2021-10-08 10:03   좋아요 4 | URL
저는 갠적으로 노벨상의 역습
이자 국내 출판사들을 엿먹이려
는 스웨덴 한림원의 음모가... 쿨럭

그랬다고 합니다.

11번가에서 아마존 배송한다고
하던데 이 참에 한 번 원서를... 쿨럭

잠시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헛소리였습니다.

오거서 2021-10-08 0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이웃분들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이슈를 곁눈질 하면서도 구르나 번역서를 반기리라 예상해 봅니다 ^^;

레삭매냐 2021-10-08 10:05   좋아요 3 | URL
예리하신 지적이십니다.

알라딘의 책쟁이들은 대선과
지선의 와중에서도 또 새로운
책을 반기리라 굳게 믿슙니다.

stella.K 2021-10-08 10: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주요 출판사들 특히 문동이나 민음사
난리도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또 듣보작이냐, 판권을 구하네 마네 설왕설래가 많았겠죠.
덕분에 알라딘은 돈 굳지 않았나요? 수상자 맞추면 했는데 못 맞혔으니.ㅋ
그나마 원작이 영어라 다행이지 스와힐리어면 어디서 번역자를 구하겠냐고요.

레삭매냐 2021-10-08 14:08   좋아요 3 | URL
아마 그것은 로또나 주식하는
기분이 아닐까요?

젭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작가
군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오길
바라는 맴, 말입니다.

램프의 요정은 날로먹기!!!
지적해 주신 대로 영어 작품이
라 그나마 좀 수월하게 나오지
않을까 추정해 봅니다.

coolcat329 2021-10-08 1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레삭매냐님 이 글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따가 찬찬히 읽겠습니다 ~^^

레삭매냐 2021-10-08 14:09   좋아요 2 | URL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부랴부랴
쓴 거라, 저도 날로먹기가... 쿨럭.

좀 더 보강을 해야 하지 않나 싶
습니다만.

막시무스 2021-10-08 11: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늦어도 좋으니 번역에 충실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즐건 하루되십시요!ㅎ

레삭매냐 2021-10-08 14:12   좋아요 2 | URL
따끈따끈할 때 만나야
동기부여가 되는데, 다 식은
다음에 책이 나오면...

충실한 번역, 기대해 봅니다!
오 해피 데이 ~~

mini74 2021-10-08 14: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출판계의 로또는 요번에 꽝인건가요 ㅎㅎ 이 분 첫 상이 노벨인거에 놀라고 정말 번역본이 하나도 없는 것에 또 난생 첨 듣는 작가 ! 그러고 보니 노벨상 받은 분들 저는 대부분 잘 모르는 분들이었던거 같아요 ~~

레삭매냐 2021-10-08 17:47   좋아요 1 | URL
21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거의 반세기만의 보상이라고나
할까요.

다시 한 번 세상은 넓고, 모르는
작가들은 부지기수이며 읽을
책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로또 꽝 인증 !!!
 


오늘 점심 메뉴는 수원 이목동 아궁이생선구이.


고등어구이와 갈치구이를 하나씩 시켜서 먹었다.

서브 메뉴인 감자조림과 오이무침이 아주 맛있어서

리필을 한 번 시켜서 먹었다.



그 다음에는 바로 옆에 있는 해우재로 향하면서

옆에 있던 캐빈유라는 커피숍에 들러, 라떼 한

잔을 시켰다.


생선을 먹고 나니 입가심하고 싶어서.

아궁이에서 혹시 수정과 통처럼 생긴 게 있어서

물으니 아니란다. 도깨비시장에서는 수정과를

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



카페에 사는 녀석인 것 같은데,

녀석의 이름은 왕초다.


어떻게 알았냐구? 바로 옆에 댕댕이

집처럼 보이는 게 하나 있는데 거기

에 왕초 하우스라고 적혀 있어서.


그 동네에는 야옹스들이 참 많더라.

야옹스 타운이던가.



야옹스 왕초네 집에서 나올 때

만난 티팟들 -


오래 전, 아삼 펄 차를 마셔 보

겠다고 티세트를 사서 한참 차

를 마시던 시절 생각이 나는구나.


뭐 그 땐 그랬지.




간만에 찾은 해우재는 코로나 4단계

실시로 사전 예약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좀 아쉽다.


전시관에 들어가면 재밌는 게 더 있

는데 말이지.


뭐 그래도 거닐면서 점심 먹는 것도

소화시키고 그랬다.





제주도 똥돼지도 재연되어 있었고...

레알 그랬단 말인가?



아 참 거리에 피었다 진 해바라기

씨앗도 몇 개 받았다.


그리고 보니 예전에 볶은 해바라기

씨를 먹던 생각이 난다. 비루 안주로

참 좋았더랬지. 짭짤하니 -

아 비루 생각이 나네 그래.


넘의 집 담장 안에 핀 들꽃 사진도

하나 찍어 봤다.



좀 더 위로 올라가 보니 <물레방아>

라는 이름의 식당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고기를 구우며 씹고 뜯고

있었다.


더 위로 가니 약수터라는 곳이 하나

더 있었고 -


주변에 밤나무가 없나 하고 둘러 보

니, 넘의 집 마당에 감이 하나둘 익

어 가고 있더라. 아 느닷없이 곶감

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이런 돌무덤도 종종 보이고.

탐험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니 이제 10월로 치닫는 9월에도

민들레가 다 피어 있더라. 철없는

녀석들 같으니라구.


내가 거의 확실하게 아는 들꽃 이름

중의 하나가 바로 민들레 아닌가.


냇가를 살펴 보니 물고기들이 제법

많더라.


그런데 그 녀석들은 겨울이 되면 다

어떻게 되는 걸까? 얼어 죽지나 않

는지 - 씨잘데기 없는 걱정이겠지.




이름 모를 들꽃이 또 피어 있어서 찰칵

하고 찍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왕송호수에 갔

는데 정말 차들이 많더라. 세상에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었다. 코로나 4단계에

확진자 삼천명 역대급 기록이 많나 싶

을 정도였다.


이렇게 위드 코로나로 가는구나.



* 그렇게 빡신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 보니, 아침까지만 해도 옥천에

가 있다고 하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스러운 샘의 <도시와 개들>

이 쿠쿵 도착해 있더라.


근데 와 이리 두껍노 기래.



오늘 다 진 해바라기에서 받아온

씨앗이다.


이걸 바로 심으면 싹이 나나?

궁금하다. 예전에 마리골드 씨앗

발아는 실패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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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9-25 2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흐미! 생선구이가 쏘주를 부르는데요!ㅎ

레삭매냐 2021-09-25 21:26   좋아요 4 | URL
크하~ 생선구이에 쏘주라 -
상상만 해도 츄릅 -

페넬로페 2021-09-25 2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을의 낭만이 뚝뚝 떨어지는 듯 해요.
노릇하게 구워진 생선도 먹음직스럽네요.
해우제를 검색해보니 어린이 체험관이군요^^
주말마다 레삭매냐님은 참 다정하고도 성실한 아빠인것 같습니다.
코로나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다 다른것 같아요.
어떤분은 너무 조심하고
또 어떤분은 그냥 일상처럼 대하고요^^

레삭매냐 2021-09-25 21:27   좋아요 4 | URL
그러니깐요 *^^*

목요일날 버스 타고 출근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버스에 타신
어르신이 턱스크를 하셨다고 버럭
소리를 지르시더라구요...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
다.

서니데이 2021-09-25 2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해바라기 씨 구하셨군요.
오래되어서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오래되지 않은 씨앗을 심었더니, 잘 자랐던 것 같아요.
나중에 예쁜 꽃 피면 좋겠습니다.
레삭매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1-09-25 21:30   좋아요 4 | URL
일단 솜에 물을 적셔서 발아
부터 성공한 다음에 시도해
볼까요?

주워온 도로리도 그렇게 해
보고 싶네요. 일단 솜부터 사
는 것으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이 되시길.

mini74 2021-09-25 2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바라기 씨앗 심었는데 잘 자란 기억이 있어요. 싹이 난 감자가 있어서 화분에 심었더니 방울토마토만한 감자를 수확한 적도ㅎㅎ 꽃들이 예뻐요. 요사책이 많이 두껍군요 ㅠㅠㅠ

레삭매냐 2021-09-25 21:40   좋아요 3 | URL
저는 콩에 싹이 나서 화분에
심었는데 망했습니다. 타고 올라
갈 무언가를 대주었어야 했는데
무지한 탓에 그만...

아직 싹도 나지 않은 해바라기
는 너무 커질까봐 걱정이네요 ㅋ

아 감자! 감자에 싹이 나서 -
ㅋㅋㅋ 그랬다고 합니다.

청아 2021-09-25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뻐서 찾아보니 ‘우선국‘이란 이름의 꽃이네요ㅎㅎ

레삭매냐 2021-09-25 21:42   좋아요 3 | URL
오오 이름이 우선국이었군요.
감사합니다 -

다른 이름으로는 아스터,
북아메리카 원산 국화꽃이라
고 하네요.

쑥부쟁이하고도 닮았다고 하고요.

그레이스 2021-09-26 01:15   좋아요 3 | URL
아스타가 더 익숙하죠?
국화과 참취속에 속하는 다년생 초화류들은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

레삭매냐 2021-09-26 12:33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아 그 녀석들이 다 비스무레
한 과였군요.

어쩐지 닮았다 했더니만.
감사합니다.

scott 2021-09-26 0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궁이 생선 가게 옆을 지키는 고양이가 아닌

카페 터줏대감 고양이 왕초!

(=ↀωↀ=)✧

레삭매냐 2021-09-26 12:32   좋아요 2 | URL
아 - 생선 가게가 있어서
냥이들이 득시글했는 지도
모르겠네요. 뭐라도 얻어
먹을 게 있나 해서 ^^

이모티콘 짱입니다.

붕붕툐툐 2021-09-26 0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건 메모 잘 해놨다가 따라가야지~ 비루하게 비루가 당기네요~ㅋㅋㅋㅋㅋ(아재 개그는 혼자 웃어야 제맛!ㅋㅋ)

레삭매냐 2021-09-26 12:32   좋아요 1 | URL
오홋 비루하게 비루가 땡긴다
라... 제가 어제 그랬습니다.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갈까 하
다 참았습니다. 뭐 그러 거죠.

stella.K 2021-10-06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요즘에 왜 안 보이시는 겁니까?
이렇게 멋진 사진을 남겨놓고 벌써 며칠쨉니까?
어여 돌아오소서.^^

레삭매냐 2021-10-08 10:06   좋아요 1 | URL
극도의 독서 슬럼프로 그간
책 한 권 읽지 못하고 있다가
어제 둥핑 교수님의 왕양명
평전으로 극적으로 부활했습니다.

게다가 노벨문학상도 발표됐구요
아임 백!!!
 


연휴 내내 기다리던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 마침내 도착.


그야말로 미친 듯이 읽고 있다.

나에게 하루라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오롯하게 이 책 읽는데 쓰고 싶다.


아마 그럴 리는 절대 없겠지만.


책 읽을 자유와 조용한 공간 그리고

낙낙한 시간을 보장하라, 보장하라.


책은 너무 재밌다. 영화를 미리 봐서

그런지 기대감이 폭증한다.


책등이 찍힌 건 마치 내 살이 찝힌

것처럼 그렇게 속이 상한다.


아니 배송하시는 기사분은 왜 그런

거임. 부디 책을 소중히 다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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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3 17: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새책 헌책처럼보내 줌

레삭매냐 2021-09-23 17:55   좋아요 3 | URL
아니... 램프의 요정은 아이고
K문고에서 주문했습니다.

한달 동안 열심으로 쌓은
포인트를 써먹으려구요. 하 -

오거서 2021-09-23 20:36   좋아요 3 | URL
scott 님 정말요? 알라딘 서점에 몹시 심기가 불편한 분 여기 추가요 ^^;

잠자냥 2021-09-23 17: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맴찢 찍힘인데요??

레삭매냐 2021-09-23 17:55   좋아요 4 | URL
어케 해보려고 했는데
안되더라구요.

뭐 그냥 읽기 시작했답니다.
밑줄 좍좍 그어 가면서 말이
죠.

역시 영화보다 책이 훨씬
더 낫네요. 오리지널리티를
이래서 따라갈 수 없는가
봅니다.

새파랑 2021-09-23 17: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받으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책등 찍혀도 책이 왔으니 용서를 ^^

레삭매냐 2021-09-23 19:03   좋아요 3 | URL
그라문요...

일단 책이 온 것에 만족
하렵니다.

벌써 110쪽이나 읽었답니다.

독서괭 2021-09-23 18: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으악 떡하니 찍혀 있네요 ㅜㅜ 어떨 땐 회원 직배송 중고로 받은 최상제품이 새책보다 깨끗하게 오기도..
그래도 그렇게 재미있다니! 즐거운 독서 하세요^^

레삭매냐 2021-09-23 19:04   좋아요 2 | URL
저도 자주 직배송 중고책
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
깜딱 놀랄 때가 많답니다.

이건 거의 뭐 새책이더라
구요. 넵, 감사합니다 !

mini74 2021-09-23 18: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침 발라도 안되겠는데요 ㅠㅠ 반창고라도 ㅠ

레삭매냐 2021-09-23 19:05   좋아요 3 | URL
제가 예전에 책 반창고랍시고
독일에서 판다는 비싼 테이프
사서 한 번 반창고질을 해보았
으나... 캐망했습니다.

안 하느니만 못하다더라는.
그냥 안고 갈랍니다.

blanca 2021-09-23 19: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우, 제가 다 속상하네요. 저도 요 근래 받은 것 모서리가 다 뭉툭해져 와서 어찌나 속상하던지...아, 그런데 이 책 궁금하네요!

레삭매냐 2021-09-23 19:06   좋아요 3 | URL
책은 가히 놀랄 정도로
재밌습니다.

그전에 영화를 봐둔 덕분
이랄까요.

책이 상하니 그렇게 속상
할 수가 없네요...

서니데이 2021-09-23 2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다리던 책이 상태가 좋지 않아 속상하셨겠어요.
새 책을 샀는데도 책이 구겨지거나 모서리가 찍힌 책이 올 때가 있어요.
요즘 조금 더 자주 그런 것 같아서, 신경쓰여요.
레삭매냐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레삭매냐 2021-09-24 11:11   좋아요 2 | URL
네 감사합니다.

연휴가 언제 갔는지 모르게
그렇게 지나가 버렸네요.

책은 뭐 그냥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coolcat329 2021-09-23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라비아 책은 레삭매냐님 추천으로 <경멸> 읽었어요. 부부가 짜증났지만 그 조차도 재미가 있었네요 ㅎ
이 책도 레삭님 리뷰 기대합니다.

레삭매냐 2021-09-24 11:12   좋아요 2 | URL
알베르토 모라비아 작가의
책들은 모두 영화화되었나
봅니다.

<경멸> <순응주의자> 그리고
<권태>까지 대단하네요.

다른 책들의 출간도 기대해 봅니다.
 


연휴 동안에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를 기대했건만...

 

지나가 버린 일은 잊자. 대신 영화를 봤고, 그 다음에는 <경멸>을 읽고 나서 장정해둔 <권태>가 생각났다. 그게 벌써 지난 3월이었던 것 같은데...

 

왠지 35세의 부잣집 도련님 디노의 행태가 마뜩치 않았던 모양이다. 디노의 어머니는 준갑부에 해당하시는 분으로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투기꾼으로 묘사된다. 그것도 자신의 아들의 입을 빌어.

 

여튼 디노는 실패한 화가로 지난 10년 동안, 그림을 그린답시고 떠나 있다가 안락하고 무엇보다 돈이 화수분처럼 솟아오르는 어머니의 집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자신의 생일날 어머니의 집을 찾아온 디노는 전직 가정교사 출신 가정부인 리타와 불장난에 가까운... 예상 외로 아무 일이 없었다.

 

디노는 누가 봐도 성서에 등장하는 돌아온 탕자. 투기꾼 어머니는 그런 돌아온 탕자를 아낌없이 환영하고 생일선물로 최신식 승용차를 선물한다. 어머니가 후원해 주는 돈 덕분에 권태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인물인 디노는 자신의 어머니의 선물을 받으면 영영 그녀의 노예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돈 알레르기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을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벌이 재주가 없는 그가 어머니의 돈을 마다할 이유는 1도 없다. 이런 뻔뻔한 녀석 같으니라구.

 

자 이즘에서 주인공 디노의 가슴에 파문을 일게 만들 그런 팜므 파탈이 등장할 차례가 아닌가. 그녀의 이름은 체칠리아 리날디. 그는 옆집의 노화가 발레스트리에리네 집을 드나들던 그녀를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노화가는 17세 체칠리아의 일조 덕분에 65세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과 이별하게 되었다. 가만 보면 알베르토 모라비아 씨는 참 짖궂다는 생각이다.

 

발레스트리에리의 장례를 치른 날, 두 남녀는 마침내 조우하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그런 격정적 사랑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고 보니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사진의 왼편은 남주 디노고, 소녀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는 그런 매력을 지녔다고 작가가 묘사한 여성이 바로 오른편이 체칠리아인가. 남자의 이미지가 블루어 처리된 것을 보면, 권태에 시달리는 룸펜 인텔리겐차의 희미한 위상을 표현하고자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체칠리아와 대면하게 된 디노는 거의 심문에 가까울 정도로 발레스트리에리와 체칠리아 사이를 파고든다. 2년 동안이나 계속된 그들의 관계는 기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노화가는 죽었고, 체칠리아는 디노라는 새로운 그리고 더 젊은 연인을 찾게 된 걸까. 어머니의 부가 선사한 권태에 시달리던 디노는 체칠리아라는 권태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를 찾은 셈인가.

 

아직 모두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순응주의자>가 정치와 에로티시즘의 결합이라면 <권태>는 전자를 배제한 순수한 에로티시즘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싸이러스 브로에 따르면 <권태> 영화도 있다고 하는데, <순응주의자>와는 달리 더 오래 전에 만들어지고 널리 알려진 작품이 아니라 그런지 수배할 수가 없었다.

 

돈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어머니의 돈을 거부하지 않는 디노의 모습은 철저하게 위선적이다. 돌아온 탕자는 계속해서 자신이 혐오해 마지 않는 속물 어머니에게 돈을 요구한다. 잔혹한 사디즘 극을 연출한 날, 체칠리아와 이별을 결심한 돌아온 탕자는 다시 어머니에게 돌아가 돈을 요구한다. 어린 연인에게 그럴싸한 선물을 하기 위해서다. 이 무능력하고 실패한 화가는 이별을 위한 선물조차 자신의 힘으로 마련할 수가 없는 그런 위인인 것이다.

 

40% 정도 읽었다. <순응주의자>가 도착하기 전에 마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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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9-22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른바 룸펜인건가요? 게다가 운이 억쎄게 좋네요ㅎㅎ 이 표지 찾아보니 영화 장면이예요. 예고편도 야해서 성인인증하고 봐야하더라구요.🤭

레삭매냐 2021-09-22 20:36   좋아요 2 | URL
소설이 아주 기냥...

네 그렇습니다.

빨랑 예고편 보러 가야겠네요.

새파랑 2021-09-22 11: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베르토 모라비아 책이라면 봐야 하는데 ㅋ 순수한 에로티시즘에 방점이라니 😆

레삭매냐 2021-09-22 20:35   좋아요 4 | URL
주인공 체칠리아가 남자들에게
마약처럼 다가 가듯이,
책도 그런 듯 합니다.

에로티시즘의 전개가 참...

그동안 필립 로스의 <죽어가
는 짐승>이 무척 야하다고 생
각했었는데 그 이상인 것 같
습니다.

새파랑 2021-09-22 21:06   좋아요 3 | URL
저 레삭매냐님 글보고 오늘 영등포 우주점가서 구매했습니다 ^^

레삭매냐 2021-09-22 21:52   좋아요 2 | URL
대단하십니다, 북헌터 인정!

cyrus 2021-09-22 1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가 국내에 개봉된 영화 <권태> 포스터에요. 역시 이 책을 가지고 계셨군요. ^^

레삭매냐 2021-09-22 20:36   좋아요 3 | URL
아 표지가 역시나 영화 포스터
였군요. 점점 영화에 대한 호기
심이 발동하네요.

책은 절판책이라 중고서점을
통해 수배해서 구했답니다.
알라딘에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서니데이 2021-09-22 2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열림원에서 나온 책이네요. 2005년이라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을 가지고 계신 거군요.
저는 처음 보지만, 유명한 책인가봅니다.
추석연휴가 오늘로 마지막날이예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레삭매냐 2021-09-22 21:56   좋아요 3 | URL
솔직히 말해서 절판된 걸 보면
그렇게 유명한 책은 아니지
싶습니다.

다만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 수배해서 구했네요.

네 명절이 그렇게 지나가 버렸
네요, 감사합니다.

집에 오는 데 보니 둥근 달이
휘영청 떴더라구요 아주 낮고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