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실험 원정대 - 실험으로 풀어 보는 21가지 수수께끼
이자벨 마퇴 외 지음, 로랑 오두앵 외 그림, 이주희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7년 4월
절판


사실 실험이라는 것이 간단한 것도 많음에도 쉽게 마음먹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간단하더라도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그냥 잊혀지고 만다.
어떤 때는 집에 없는 한 가지 준비물을 핑계 삼으면서...

그러나 이 책은 주변에서 쉽게 그리고 대부분이 집에 항상 있는 것을 가지고 실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 준비물 핑계는 댈 수 없겠다.

내용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험을 골자로 하고 있고 설명을 지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말풍선을 이용하여 흥미를 끌게 되어 있다.

아이에게 여기 있는 실험을 하자고 했더니 무척 좋아하며 종이 발판 만드는 걸 하자고 한다.
뭐 어려운 것도 아닌데... 인심 한번 써보기로 했다.

우선 준비물은 종이와 상자 그리고 셀로판 테이프가 필요하다.

열심히 종이를 말아서 테이프로 붙인다.
이때 상자 위로 나오는 종이가 10센티미터를 넘으면 안된다고 한다.
종이는 이면지를 활용했다. 그런데 종이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
만약 새종이를 썼더라면 괜한 낭비할 뻔했다. 휴~ 다행이다.
이렇게 준비완료!!
주의할 점은 종이를 느슨하게 채우면 안되고 빡빡하게 채워야 한다.
그래야 힘을 받을 수 있으니까.

상자 위에 하드커버 책을 얹고 올라서면 종이의 힘과 힘의 분산에 대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정말 올라가도 되느냐고 몇 번을 묻더니 천천히 올라가 보았다.
이정도 쯤이야...

거실에서 계속 탄성을 지르고 있으니까 남편도 궁금한지 나와보았다.
그러더니 자신도 올라가보겠단다. 그래서 부서지면 버린다는 심정으로 무게가 꽤 나가는 남편도 올라가보기로 했다. 역시 변화 없음.
아이들이 정말 신기해했다. 말로만 듣던 것을 눈으로 직접 보니 왜 안그럴까.

다음에는 촛불 실험을 하자고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실험을 하다보면 많은 것을 느끼겠다. 실험이 전부 85가지나 되니 여기있는 것만 해봐도 아이는 부쩍 성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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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며 공룡 접기 이야기하며 접기 4
올챙이 지음, 박소영 그림 / 아이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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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룡이다. 물론 여자 아이들도 좋아하긴 하지만 강도에 있어서는 남자 아이가 훨씬 세다. 어른들은 입에서 맴돌뿐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 공룡 이름들을 아이들은 잘도 주워담는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동물이기에 더 흥미롭고 신비한 것이겠지. 예전에 고성의 공룡 박물관과 공룡 발자국을 보며 신기해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진짜 공룡 발자국이 맞느냐며 몇 번을 다짐하듯 묻곤 했었다.

이 책은 공룡을 애완 동물로 키우려고 했던 레오의 경험담이 나오고 뒤에 공룡에 대한 정보가 나오며 나중에는 갖가지 공룡을 접는 방법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본문에 나왔던 공룡을 접을 수 있는 종이가 들어있다. 이 정도면 아이들이 흥분할 만하다. 그냥 단순한 색상의 색종이로 접는 것이 아니라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종이로 만드니 완성한 후에는 훨씬 멋있기도 하다. 마지막에 있는 색종이는 덤이라서 더 기분이 좋다. 이 공룡들을 모두 접어 놓고 전시해 놓으면 멋진 공룡 전시장이 되겠다.

한때는 종이접기가 아이들 뇌발달에 좋다고 모두다 따로 교육을 시키기도 했었다. 그 열기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무엇보다 엄마나 아빠와 자기가 접는 것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종이접기를 한다면 학원으로 보내서 완성품만 보고 한마디 이야기 해주는 것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 그야말로 알 먹고 꿩 먹고다. 아이가 종이접는 방법을 배워서 좋고 사이도 좋아지고 덤으로 공룡에 대한 지식도 얻고 말이다.물론 설명대로 접는다 해도 쉽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종이가 단색으로 이루어져 어느 면이 접힌 것이고 어느 부분이 들어간 것인지 모르는 것과 달리 이것은 색과 모양이 있어서 훨씬 편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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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된 아이 - 제1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작품집 책읽는 가족 55
김기정 외 지음, 유기훈.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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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푸른책들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상 시상식 전에 하는 세미나에 가서 한 가지 느낀 바가 있다. 바로 단편동화에 대한 생각이다. 어느 분이 수요가 많은 단편동화들만 자꾸 펴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단편동화를 무시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는 그런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문득 나를 돌아보니 나 또한 단편동화보다는 장편동화를 더 좋아하고 높게 평가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단편동화는 역량이 부족한 작가가 쓰는 것이라던가 장편을 쓰기 위한 연습 정도라는 편견이 은근히 자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여기에 실린 단편들이 색다르게 보였고 의미있게 다가왔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그동안 여러 곳에 발표되었던 것을 심사해서 7편만을 선정한 것이라고 한다. 대개 이제 막 작가 생활을 시작한 분들이라 낯선 이름이 많았다. 그럼에도 글들은 재미있었고 때론 묵직한 무언가를 느끼게 해 주었다. 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까해서 학교 가기를 두려워 하는 아이 이야기와 밥도 굶을 정도로 궁색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래서 오빠가 남의 돈을 빼앗는데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정당화 시키는 아이, 특정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의 위치에 있는 아이 등 어른들이 자신의 아이에게만은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 암울한 현실을 풍자한 이야기에서부터 비록 발달장애가 있지만 천진난만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천타 이야기까지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재미있다.

요즘 실업문제와 이혼문제 때문에 가정이 해체되는 일이 잦다고 한다. 게다가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 때문에 그 불똥은 아이들에게도 튄다. 날로 심각해지기만 할 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왕따 문제 등 사회에는 아이들이 못 보았으면 하는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어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 주변에 튼튼한 울타리를 쳐놓고 감시한다. 옆에서 일어나는 일도 애써 외면하면서... 그러나 과연 그것이 옳은 해결책일까, 그 길이 최선의 방법일까. 아이들에게 오직 예쁜 것만 보여주고 좋은 것만 넣어준다고 해서 아이들 마음이 곱고 예쁘고 남을 배려하게 될까. 글쎄... 오히려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은 아닐런지. 그러기에 앞부분에 나오는 <견우랑 나랑>과 <수선된 아이>가 내겐 더 마음으로 다가왔다. 그것이 현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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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날 동화 보물창고 7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배정희 옮김, 원유미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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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마리 노르덴의 <잔소리 없는 날>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많은 기대를 품고 읽었다. 그 책을 읽고 아이보다 내가 더 감동받고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더니 아이가 대뜸 이거 <그 애는 멍청하지 않아> 아니냐고 한다. 사실 그 책은 읽지 않았기에 알수가 없어서 책꽂이에서 꺼내 비교해 보았더니 정말 같은 책이다. 예전에는 온누리라는 출판사에서 펴냈는데 이제는 보물창고에서 펴내기로 했나보다. 자세한 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그런 재미있는 책이 계속 어린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흔히 외동으로 자라는 아이들은 한때 동생을 무척 바라다가 어느 정도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지고 모든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 하는 것의 매력을 차츰 알게 되면 더 이상 동생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물론 간혹 보면 커서도 동생 타령을 해서 급기야 늦둥이로 낳는 경우를 보긴 했지만 말이다. 필립도 흔한 경우에 속하는 아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좋아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동생 미리암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입양이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낮 동안만 잠시 돌봐주는 건데도 그렇게 거부감을 느끼다니... 역시 아홉 살짜리 아이답다.

필립은 어쩔 수 없이 같이 지내게 된 미리암이 모든 게 마음에 안든다. 재미도 없는 병원놀이를 하자고 하는 것도 그렇고 건널목도 혼자 못 건너니 말이다. 그러나 미리암이 자신의 친구인 페터와 더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면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한다. 비록 자기는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싫다는 전형적인 놀부 심보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이중적인 감정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그림을 잘 그리고 만들기도 훨씬 잘 하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이제는 남이 아닌 동생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 사이사이에도 어떻게든 미리암의 나쁜 점을 찾고자 애쓰지만 결국 미리암의 장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미리암의 상처를 알고 난 후 미리암의 행동이 모두 이해되기 시작한다. 왜 횡단보도를 건널 때 그렇게 두려워했는지, 왜 자꾸 병원놀이에 집착하는지를 말이다. 이제 겨우 서로를 이해하고 동생으로 받아들였는데 하필이면 미리암을 잃어버린다. 정신없이 찾아다니는 필립을 보면 진짜 자기 동생을 찾아다니는 것 같다. 그래도 아이답게 경찰차를 타고 집에 가면서 좋아한다. 꼭 타보고 싶었던, 그리고 아무나 탈 수 없는 경찰차를 탄다는 사실 하나로... 그래서 특별한 날이 되고 만다. 미리암을 잃어버렸다 다시 찾아서가 아니라 경찰차를 타 봤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역시 아이들 마음을 잘 아는 작가의 마무리답다. 우리 둘째도 예전에 차가 고장나서 견인차를 탄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엄청 좋았다고 한다. 어른들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인데. 그런데 미리암이 필립이나 페터에게 오빠라고 하지 않고 이름을 부른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낯설었나보다. 이런 게 바로 문화적 차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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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옷 - 서울대 교수진이 내놓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이청준 지음, 한용욱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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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별 생각없이 읽었던 한국 단편문학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느꼈던 것들 중 하나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었다. 사실 읽을 당시에는 그다지 감동 받지도 않았고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도 없이 읽었던 것들인데 왜 나중에서야 느닷없이 그것들이 생각났을까. 아마도 그것을 읽을 당시에는 내 경험이 적었고 사고의 폭이 협소했으며 남의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이제 어느 정도 경험이라는 것도 해보고 다른 사람의 말도 들을 줄 아는 나이가 되자 그제서야 내 속에 들어있던 그 기억들이 밖으로 나왔던 것은 아닐런지... 그렇기에 책이라는 것은 당시에 아무것을 못 느낀다거나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해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당장 읽은 것에 대한 확인을 하거나 추궁하기보다 그저 마음속으로 느꼈겠거니 하고 한 발 물러서서 보게 되는 것 같다.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을 하나씩 하나씩 펴낸다는 취지로 나온 휴이넘 시리즈 중 이청준의 소설인 이 책은 공간적 배경으로 보나 시간적 배경으로 보나 내가 책 속으로 들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듯하다. 워낙 바다라는 곳과 멀리 살았고 전쟁이라는 것도 먼 남의 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임과 동시에 사상이라는 인간의 정치적 산물에서 벗어나 진정 동일한 인간으로서 서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묘한 심리적 변화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지간의 심리 전개는 미처 내가 예측할 겨를도 없이 전혀 내가 예측하지 않을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며 혹시 내가 이 책을 읽을 준비가 아직 안 된 것은 아닐까 자책하게 만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주인공 홍종선의 기억 속에 있는 학교 정체를 찾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왜 아들 동우는 거기에 그렇게 매달리는 것일까 의아했다. 그저 아버지가 다녔던 학교가 지금 없어졌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것이지 그 흔적을 찾아 그리 긴 여정을 떠날 필요가 있었을까. 그러나 거기에는 단순히 학교라는 물질적인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추억이 있으며 존재가치와 정체성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방진모 노인은 몇 십 년을 고이 간직한 피아노를 부숨으로써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하며 핸재를 잃어버린 시간으로 살지 않을 결심을 하는 것을 보며 내가 왜 그리 속이 시원한지 모르겠다. 어찌보면 겉으로 드러나는 갈등도 없고 누가 추궁하는 것도 아닌데 각 인물들은 자신 안에 갇혀서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길로 가고 있다. 그 모든 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은 황종선 씨의 아들이자 교사인 동우다. 이처럼 다 읽고나서도 당시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떠오르는 것을 보며 분명 나중 어느 순간에 문득 떠오를 것 같다. 그러나 중간에 들어 있는 삽화는 내용을 이해하게 해 주는 것도 아니었고 배경을 머릿속에 그리게 해 주지도 않는 등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특히 버꾸놀이 하는 장면이자 표지에 나와 있는 장구를 들고 있는 여자 그림은 왜 그리 어색하게 느껴졌을까. 버꾸놀이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아니라 관객을 의식한 듯한 모습은 그림에 빠져드는 것을 자꾸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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