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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야생동물 병원입니다
최협 지음, 김영준 감수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보는데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다. 다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는데도 이건 단순히 생각해서 쓴 책이 아니라 직접 경험했던 일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처럼 감정이 느껴질 리가 없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직접 철원에 있는 야생동물 보호 기관을 찾아가 그곳에서 두어 달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어쩐지. 그림 하나하나, 글 한 줄 한 줄이 생생하더라니. 집에서 키우는 동물이 아파도 답답한데 사람과 교류도 없는 야생동물이 아프면 얼마나 답답할까. 아프다고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도 아니니 아픈 동물들을 직접 찾아다녀야 할 것 아닌가. 단순히 아픈 것이라면 그나마도 나을 것이다. 사람으로 인해 다치고 병든 모습을 볼 때 얼마나 안타까울까. 보는 나도 안타깝다.
황조롱이 깃을 이식하는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이렇게 이식해 준 황조롱이가 이제는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고 있겠지.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일은 단순히 그들을 치료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먹이도 시기에 맞춰 필요한 양만큼 줘야 하고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도 해줘야 하는 등 대충 넘길 일이 하나도 없다. 그날그날의 상태는 물론이고 먹은 양까지 꼼꼼하게 기록해놓아야 한다니 보통 정성이 아니다.
책을 읽다 야생동물을 위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에서 한참 눈길이 멈췄다. 애완동물을 버리지 않는 것부터 산에서 큰 소리치지 않는 것 등 당연한 것 같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이다. 그나마 요즘은 산에서 야호를 외치는 사람이 줄어들긴 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산에 가면 으레 야호를 외쳐야만 하는 것처럼 여기저기서 들렸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야생동물을 위한 병원이 별로 없다고 한다. 심지어는 야생동물을 구조하러 다니는 사람을 보고 별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단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로서 그들에게 주는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게다가 야생동물이 대부분 인간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이잖은가. 우리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야생동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들이 나중에는 야생동물 보호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런 책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