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가 들려주는 미생물 이야기
아서 콘버그 지음, 이지윤 옮김, 애덤 알라니츠 그림, 로베르토 콜터 사진, 임정빈 감수 / 톡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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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판형에 시원시원한 그림, 그리고 짤막하면서도 설명하고자 하는 말이 다 들어있는 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책이다. 세균의 모습이 때로는 사진으로, 때로는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사진에 대한 설명도 뒤에 있어서 답답함이 풀렸다. 대개 이런 책에서는 현미경 사진이 무엇이라고만 나와 있지 이처럼 어떻게 찍는지, 어떻게 이런 색이 나오는지에 대한 설명은 별로 없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림 설명까지 나와있다. 

좋은 균과 나쁜 균을 설명하는 시도 재미있지만 책이 만들어진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럽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노벨상을 탈 정도라면 아이들에게 신경쓸 겨를도 없이 연구에만 매달렸을 것 같은데 아서 콘버그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자녀가 어릴 때 수업 들었던 내용에 상상력을 가미해 착한 괴물들인 좋은 세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단다. 아마 그런 영향 때문에 아들도 후에 과학자가 되었으며 노벨화학상을 받은 것 아닐까. 참 부럽다. 그리고 후에 손자 손녀들에게 미생물에 대한 시를 써서 들려준 것이 이렇게 책으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연일 신종플루 변종 바이러스가 나왔느니, 타미플루에 내성 바이러스가 나왔으니 어쩌니 하기 때문에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졌다. 물론 이 책에서 거기까지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자주 들었던 세균에 대해 알려준다. 장티푸스균이나 소아마비 바이러스처럼 나쁜 균 뿐만 아니라 맥주효모균이나 푸른곰팡이처럼 좋은 균에 대한 이야기도 해준다. 귀엽고 깜찍하고 때론 징그러운 그림과 시를 읽다 보면 그 균이 어떻게 생겼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라니 더 정겹게 느껴진다. 노벨생리의학상을 탄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손주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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