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을 내 기억으로 두 번 읽었다. 내 기억이 맞는지 ‘독서 목록 노트’를 보니 ‘다시 읽음’으로 돼 있어서 두 번 읽은 게 맞구나 생각했다. 그 밑에 보니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도 씌어 있었다. <금각사>도 읽었던 것. 그런데 이 두 작품을 오래전에 ‘세계 문학 전집’으로 읽었고 지금은 갖고 있지 않다.

 

 

 

 

 

 

 

 

 

 

 

 

 

 

 

 

 

 

<사양>을 두 번 읽었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라는 건데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 쓸쓸한 분위기, 어머니와 딸이 나누는 대화 장면이 있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난다. <금각사>의 내용도 기억나지 않았는데 최근 팟캐스트로 들어서 내용을 알게 됐다. 

 

 

 

 

 

 

 

 

2.
내 기억으로 블레즈 파스칼의 <팡세>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도 읽었는데 이 두 작품도 역시 ‘세계 문학 전집’으로 읽었고 지금은 갖고 있지 않아 한 달 전에 구입해 놓았다. 다시 읽고 싶어서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용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면 독서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인가? 그건 아니겠지? 내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겠지?’

 

 

본문만 524쪽에 달하는 <팡세>를 보니 접혀 있는 곳이 있어서 두 개만 옮겨 본다. 이런 아포리즘을 좋아한다.

 

 

...............
악인들이 존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죽여야 하는가. 이것은 한쪽 대신 양쪽을 악인으로 만든다.(359쪽)

 

한 인간의 덕의 능력은 그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의 일상적 삶에 의해 측정되어야 한다.(360쪽)


-  블레즈 파스칼, <팡세>에서.
...............

 

 

 

1623년에 태어난 파스칼이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없던 시대에 이미 이런 생각을 해 냈다는 게 놀랍고 존경스럽다. 난 이런 사람을 천재라고 생각한다.

 

 

 

 

 

 

 

 

 

 

 

 

3.
분별력이 박살나서 산산조각으로 흩어져 버렸다는 것. 박살난 분별력을 조각조각 주워 모으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 이런 표현이 참 좋아서 여러 번 읽었다.

 

 

...............
 - 그런데 그러다가도 어느 한순간 미스 해비셤네 집 시절에 대한 어떤 기억이 저주스럽게도, 파괴적인 포탄처럼 문득 나를 덮쳤고, 그러면 내 분별력은 박살 나서 산산조각으로 흩어져 버렸다. 박살 난 분별력은 다시 조각조각 주워 모으는 데 긴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게다가 대개는 내가 그것들을 충분히 잘 주워 맞추기도 전에, 우연히 떠오른 어떤 한 생각 - 가령, 미스 해비셤이 아마도 결국에는 내 도제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나에게 큰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따위의 생각 - 으로  인해서 다시 사방팔방으로 박살 나 흩어져 버리곤 했다.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1>, 246쪽.
...............

 

 

 

 

 

 

 

 

 

 

 

 

 

 

 

 

 

 

 

 

 

 

 

 

 

 

4.
남편이 사무실 부근의 숲에서 밤을 주웠다며 어제 폰으로 보내 온 사진이다.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아무래도 칭찬 듣고 싶어서 밤을 찍어 보낸 것 같았기 때문.

 

 

밤을 쪄서 맛있게 먹었다. 벌레 먹은 밤이 없어서 좋았다.

 

 

 

 

 

 

 

 

5.
요즘 날씨가 무척 좋다.
이렇게 좋은 날에 실내에서 책만 본다는 것은
가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산책도 하고,
하늘을 보기도 하며 살자는 뜻에서
하늘 사진을 올린다.


 

 

 

 

 

 

 

 

 

 

(내가 쓰고 싶은) 태그 : 알맹이가 없는 껍데기 글을 쓰겠어. 글의 질보다 양에 집중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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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03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파랗군요! 이제 얼마 후면 가을이 사라지고
겨울 모드로 갈 거라고 생각하니까 슬퍼지려고 합니다.
올해가 가는 건 싫은데 빨리 가서 차라리 봄을 기다리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해요.ㅠ

페크pek0501 2018-10-03 16:11   좋아요 1 | URL
무슨 말씀이십니까? 흐흑~~(슬퍼서 내는 소리).
저는 2018년이 아주 조금씩 조금씩 가길 바랍니다. 해가 바뀌어서 한 살 더 먹는 것 싫사옵니다.
하루하루를 길~게 길~게 느끼며 살겠습니당... ㅋㅋㅋ

서니데이 2018-10-03 1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밤껍질이 신상이라서 반짝반짝하는 느낌입니다. 예뻐요.
맛있을 것 같아요.
올해는 가을이 왜 이렇게 추운 느낌일까요.
페크님, 휴일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0-04 23:16   좋아요 1 | URL
정말 반짝반짝 하고 맛있는 밤이에요.
밤에 춥고 ... 오늘 낮엔 덥더라고요.
친정 이사 준비로 바쁘답니다. 이사 전후로 일주일이 후딱 갔으면 좋겠어요.ㅋ

날씨는 추워도 마음만은 따뜻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보슬비 2018-10-04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게 삶은밤을 퍼묵 퍼묵 하고 싶어요. 내일부터 맛있는 밤사냥 갑니다~~^^

페크pek0501 2018-10-04 23:17   좋아요 0 | URL
보슬비 님,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반갑습니다.
삶은 밤을 드리고 싶군요. 집에 많답니다. ㅋ

아, 밤사냥 가시는군요. 잘 다녀오세요. 듬뿍듬뿍...ㅋ
고맙습니다.
 

 

 


철학자나 심리학자가 말한 것이 옳다는 것을 소설에서 확인하는 즐거움을 몇 번 경험했다. 내가, 소설가는 이미 철학자이며 심리학자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그중 하나를 <위대한 유산 1>에서도 발견했다. 주인공 핍은 조의 집에서 묵는 것이 싫어서 여관에서 숙박하기로 결정한다. 그것에 대해 훗날 깨닫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해 놓고 그래야 하는 이유와 변명을 생각해 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
조의 집에 묵으면, 아무래도 폐가 될 거야, 내가 자고 갈 거라곤 기대하지 않을 거야, 내 잠자리가 준비되어 있지도 않을 거고, 또 미스 해비셤의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무르게 될 텐데, 그녀는 까다로운 사람이라 그걸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몰라, 등등으로 말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기꾼에 비하면 이 세상의 다른 사기꾼들은 모두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나는 바로 이런 핑계들로 나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분명히 이상한 일이었다. 다른 누군가가 만든 반 크라운짜리 가짜 돈을 내가 모르고 받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위조한 가짜 동전인 줄 분명히 알면서도 그걸 내가 진짜 돈으로 여긴다면!

 

어떤 친절한 낯선 사람이, 안전을 위해 내 지폐를 꼭꼭 잘 접어 주겠다는 핑계를 대고는 그 지폐를 슬쩍 빼낸 다음 가짜 종이돈을 나에게 건네주었다고 치자. 하지만 그런 날쌘 손재주는, 내가 만든 가짜 돈을 접어서 그걸 나 자신에게 진짜 지폐라고 속여 받게끔 하는 내 솜씨에 비하면 얼마나 하찮은 재주인가!

 

-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1>, 413~414쪽
...............

 

 

인간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이성적인 생각에 따라 결정하기보다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성적인 생각을 끌어댄다.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해 놓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자신이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한 뒤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생각해 낸다.’

 

 

나도 이런 경험을 많이 한다. 하나를 예를 들면 이렇다. 건강을 위해 커피를 하루에 한 잔만 마시다가 더 마시고 싶은 날은 이런 생각을 한다.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건강에 더 나쁠 거야. 그러니까 마시고 싶을 땐 마셔야 돼.’라고.

 

 

그냥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걸 참기 싫어서 마신다고 생각하면 될 것을.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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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0-03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금 생각해보고, 너무 마시고 싶으면 그냥 참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소한 것들도 참고 있으면 마음이 참는 것에 다 쓰이는 것 같아서요.
스트레스 없는 생활은 불가능하지만, 스트레스 줄이는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0-03 12:38   좋아요 1 | URL
마음이 참는 것에 다 쓰인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날씨가 요즘 참 좋죠? 산책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cyrus 2018-10-03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그 상황이 일어날 거라고 이미 예상(짐작)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러한 발언 또한 자신의 이성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속임수에요.

페크pek0501 2018-10-03 16: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렇게 보이면 훌륭해 보여서 좋은가 봅니다.
자신이 자신을 속인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에 백 원을 걸겠습니다.ㅋ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10-03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합리화가 강한 모습~ㅋ

페크pek0501 2018-10-03 16:13   좋아요 1 | URL
인간은 자기합리화의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8-10-03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마 전까지 석잔을 마시다 두 잔으로 줄였어요.
나이 드니까 뼈와 잠을 생각해서.
올해들어 잠을 푹 못 자는 날이 많아지더라구요.
그래도 가끔 석잔 마실 때가 있죠.
그럴 땐 디카페인으로다.ㅋㅋ
디카페인 커피가 어디 커피겠습니까?
이것처럼 확실한 자기 합리화가 또 있겠습니까?ㅋㅋ

페크pek0501 2018-10-03 16:17   좋아요 1 | URL
디카페인은 맛이 없더군요. 의식해서 그런지 맛이 다르더라고요.
그냥 마시고 싶을 땐 두 잔까지는 허용하는 걸로... 사실 오늘은 두 잔이 많은 것 같아 한 잔 반 마셨습니다. 반 잔을 버림으로써 한 잔 반만 마시는 거죠.

스텔라 님이 두 잔으로 줄이신 건 잘한 것 같습니다.
책과만 보내지 말고 가을을 즐기시길...
고맙습니다.
 

 



1.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예전에 아주 재밌게 읽었다. 웃었을 만큼 재밌는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담겨 있다. 그래서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가 이런 소설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전집은 다 사도 좋으리라. 

 

 

 

 

 

 

 

 

 

 

 

 

 

 

 

 

 

 

 

 

 


2.
고통으로부터 느끼는 쾌락을 경험할 때가 있다. 발레를 배우는 시간에 누워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데 꽤 많이 해야 해서 땀을 흘리면서 고통스러워 끙끙대며 억지로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묘한 쾌감이 있어서 그 시간이 싫지 않다. 왜 그럴까?

 

 

이렇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운동을 한다는 건 건강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고통스러울 때 느끼는 쾌감일까?

 

 

 

 

 

 

3.
앞으로 학생들을 로봇이 가르쳐서 교사, 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작가, 라는 직업도 로봇이 대신 한다는 걸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난다. 설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아니겠지, 나 죽고 난 다음이겠지, 이런 생각을 했다. 무인 자동차도 나오는 마당에 뭐는 안 나오겠나 싶다. 만약 무인 버스가 대중화한다면 버스 운전기사들은 실직을 하겠지. 그런 세상이라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실직을 하는 경우가 많겠다. 그 세상은 과연 지금보다 나을지 의문이다.

 

 

어쨌든 과학의 발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 과학의 발전을 멈추어야 한다고 사람들 모두가 동의할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가질 수 있는 명성과 부와 권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4.
재산가 부모한테 효도하는 자식이 드문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부모 덕에 풍족하게 사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돈 벌기 힘든 걸 배우기보다 먼저 돈 쓰는 것부터 배우는 게 문제일까. 

 

 

늙어 가는 자기 부모를 측은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효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부자인 부모들은 자식이 측은하게 바라보기 어려워서 효도하는 자식이 드문 게 아닐까.

 

 

내 생각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해 봤다.

 

 

 

 

 

 

5.

우리 세대는 자식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은 부모가 될 확률이 클 것 같다. 장수 시대이니 90세나 95세까지 살아서 자식에게 의지하게 될 것 같아서다.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적으로도 의지하게 될 것 같다. “얘야, 내가 심심하다. 좀 놀러 오너라.”라고 자식에게 말하는 부모가 있을 것이다. “얘야, 병원 좀 같이 가 줘. 약 타러 가야 하는데 혼자 못 가겠어.”라고 할지도 모른다. 자식은 그런 부모로부터 독립해 살고 싶을 것이다. 예전 사춘기 때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었던 것처럼.

 

 

이런 생각을 하니 씁쓸하다.

 

 

 

 

 

 

6.
간성도 있다는 걸 알았다.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독일이 간성인들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했다고 한다.

 

 

푸코뿐만 아니라 옛 외국 작가들 중에 게이가 많았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인간의 특징을 알 것 같다. 보통 사람들보다 더 넓은 세계에서 인간을 본다고 할 수 있으니까.

 

 

문제는 조금이라도 특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그들이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할 것 같다.

 

 

 

 

 

 

7.
작은애한테 말했다. 필사해서 노트 한 권을 다 채우면 십만 원 주겠다고. 요즘 책을 열심히 보고 있어서 그런 제안을 했다. 맘에 드는 문장만 뽑아 쓰는 것이고 문단과 문단 사이를 두 줄을 띄고 써도 좋다고 했다. 얇은 노트로 정했으니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문장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알게 하려고 그런 제안을 했다.

 

 

 

 

 


8.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장면. 바람피우는 남편이 자기 아내를 맘에 들어 하는 딴 남자가 있든지 딴 남자를 만나든지 하면 심한 질투를 느끼는 것. 남편은 영원히 자기 것이라 여겼던 아내의 반란은 참기 힘든 모양이다. 가까이 있는 보석을 몰라보고 돌멩이로 아는 실수를 한 셈이다.

 

 

체호프의 단편 중에 그런 게 있다. 딴 남자와 바람피우던 아내가 나중에서야 자기의 남편이야말로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는 것. 그 깨달음이 너무 늦은 게 문제였다. 남편이 숨을 거두는 시간에 아내는 뼈저리게 느끼며 슬퍼한다. 남편이야말로 소중한 사람임을. <베짱이>라는 단편이다.

 

 

 

 

 

 

 

...........................................
이 글에는
제가 썼던 댓글을 조금 수정한 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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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9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9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30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9-29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지는 <마음>이 젤 좋았네요~
페크님 주말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8-09-29 23:26   좋아요 0 | URL
고양이로소이다, 를 팟캐스트로 들었는데 이것도 좋더라고요. 어떻게 고양이의 생각을 소설로 쓸 생각을 했는지 감탄 감탄... 게다가 면밀한 관찰에 감탄...

북프리쿠키 님도 좋은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09-29 2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천 입력완료!

페크pek0501 2018-09-29 23:27   좋아요 1 | URL
하하~~
너무 신뢰 받는 느낌이 드니 황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8-09-29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쁘고 필기감 좋은 펜과 쓰기 좋은 노트가 있으면 손글씨로 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엄마가 10만원 주신다면 오늘부터 당장 하고 싶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9-29 23:29   좋아요 1 | URL
한 가지 이득이 있답니다. 십만 원을 주는 대신 저는 딸이 고른 좋은 문장을 읽을 수 있지요. 그런 노트가 있다면 여러 번 읽겠습니다. 공부 삼아...
늘 고맙고 반갑습니다.
시험이 끝났으니 좋은 휴일을 보내세요.
 

 

 


문화칼럼 두 편이 한 매체에 게재되었습니다.

 


게재된 글의 제목 : <결과는 모르는 일>

                         <주부들이여! 희생자가 되지 말라>

 

 

 

 


<결과는 모르는 일>은 2018년 9월 27일에 게재되었습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yechongbon/221366214858

 

 

 

 


<주부들이여! 희생자가 되지 말라>는 2018년 7월 25일에 게재되었습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yechongbon/221326394327

 

 

 

 

 

 


.....................................
미세먼지가 많았던 날들을 겪었던 터라

 

청명한 날씨에 감사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좋은 시간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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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8-09-29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편의 담백하면서 깔끔한, 여운이 남는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내공이 깊으셔라~~~
저는 택시 타고 잔돈이 남으면 그냥 드려요.
기사님은 워낙 다양한 사람(돈 없다고 하는 진상 고객도 많을듯)을 만나서 그 정도는 좋아하실듯 하옵니다.ㅎㅎㅎ

페크pek0501 2018-09-29 14:53   좋아요 0 | URL
세실 님의 의견을 감사히 동의하며 접수합니다.
맞아요. 진상 고객이 있을 테니 (그 손해가 상쇄될) 잔돈 정도는 받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요즘 제가 이래요.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생각에 줏대가 없어용...
고맙습니다. 달콤한 휴일 잘 보내시길...


서니데이 2018-09-29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칼럼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18-09-29 23:30   좋아요 1 | URL
점점 제 바닥이 보이기 시작해서 두려워지고 있습니다.
자신감이란 놈을 좀 달고 살고 싶습니다. ㅋ
고맙습니다.
 

 


어떤 낱말을 듣고 떠올리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바다’라는 낱말을 떠올려 보자. 어떤 이는 피서, 즐거운 물놀이, 신나는 보트를 떠올릴 수 있지만 어떤 이는 거센 파도, 공포, 바다의 무서운 깊이를 떠올릴 수 있다. 전자는 바다를 즐거운 여행과 연결해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고, 후자는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한 사고와 연결해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낱말의 이미지가 다른데도 우리는 말을 할 때 서로 같은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여긴다. 이것이 누군가와 말을 할 때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듯하다.

 

 

‘모두들 추석을 즐겁게 보내십시오.’라는 글을 내가 6일 전에 서재에 올렸는데, 이 글을 받아들이는 게 사람에 따라 달랐을 것이다. 기혼 여성들은 ‘추석이 어떻게 즐거울 수 있어? 추석을 보내느니 회사에 출근하는 게 나아.’ 또는 ‘어차피 치를 추석이니까 잘 보내야겠지.’라고 받아들일 수 있고 기혼 남성들은 ‘여자들만 힘든 게 아니야 우리 남자들도 고단한 추석이라고.’ 또는 ‘회사를 가지 않아 추석 연휴가 좋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노총각들과 노처녀들은 친척들이 자기한테 언제 결혼하느냐고 묻지 않는 추석이길 바라며 내 글을 봤을지 모른다. 추석을 잘 지냈냐는 물음에도 역시 각자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각자 자기 처지에서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하며 사는 게 우리의 인생인 것 같다. 그러니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건 삶을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내가 아끼는 책 중 하나가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이 책에서 내 글과 관련한 글을 하나 골라 옮긴다.

 

 

 

...............
한 민족에게 선이라고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다른 민족에게는 웃음거리나 치욕으로 여겨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많은 것들이 여기서는 악이라고 불리고 저기서는 자줏빛 영광으로 장식됨을 보았다.
일찍이 그 어떤 이웃이 다른 이웃을 이해한 적은 결코 없었다. 한 민족의 영혼은 이웃 민족의 망상과 악의를 언제나 이상하게 여겼다.
민족은 저마다 가치의 표지판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98~99쪽.
...............

 

 

 

 

 

 

 

 

 

 

 

 

 

.......................<후기>.......................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오늘에야 글을 올릴 여유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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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9-27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전 겉으론 평온하게, 안에선 바쁘게
, 암튼 조용하게 보냈답니다^^*

페크pek0501 2018-09-27 13:15   좋아요 1 | URL
2박 3일 동안, 시댁에 충성하고 왔습니다. 아부도 떨면서요...ㅋ
그래야 제 맘이 편해서이니 인간은 어떻게 생각해도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이젠 바쁨을 뒤로 하고 편안한 휴식의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stella.K 2018-09-27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제가 언니의 그 글에 화답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엔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지라.
어쨌든 추석 잘 지내셨으리라 믿쑵니다.ㅋ

<짜라투스트라...>에 저런 말이 있었군요.
언젠가 말했던 것 같은데 저는 저 책을 사춘기 때 읽고
자라, 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알아 듣고 정말 졸면서 읽었습니다.
근데 언니가 애독하는 책이었군요.
이 나이쯤해서 읽으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겠지만
철학은 잼병에다 니체 아저씨는 좀 그렇고,
지금은 시간도 없으니 아무래도 이번 생은 더 이상 못 읽지 싶습니다.
그냥 이 페이퍼고 만족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8-09-28 13:14   좋아요 1 | URL
화답,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잘 잊어버려서...ㅋㅋ 우리 쌤쌤... ㅋㅋ

짜라투스트라~~ , 이 책을 저는 오래 전에 그러니까 결혼하기 전 몇 권짜리 전집으로 갖고 있었는데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몰라서 읽다가 말았어요. 그리고 그 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새로 장만한 거죠.
그런데 요즘 이 책을 펼쳐 보면 재밌어요. 공감 가는 문장도 만나게 되고 사유 깊은 문장도 만납니다. 마치 모래알에서 보석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봅니다. 저의 상상력을 키워 주는 책이랄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이 책에서 보게 되어 좋습니다. 니체는 정말 위대하단 생각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자라, 투스라ㅋ)

세실 2018-09-27 2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책을 아직 읽지 못했어요.
요즘 한 사람의 민원인에게 시달리면서 반성했습니다.
제가 무심코 웃는 소리가 비웃음으로 들릴 수 있더라구요.
지난 금요일 오전과 오늘의 기분 차이는 많이 크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편안한 추석명절 보냈답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겠지요...
괜히 넋두리. ㅎㅎㅎ

페크pek0501 2018-09-28 13:19   좋아요 0 | URL
저도 유명한 고전 중에 읽지 않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이 책보다 <니체의 말2>라는 책을 먼저 읽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 책을 먼저 읽고 니체에게 반했거든요.

민원인... 사람에게 시달리는 게 제일 고단하죠.
세실 님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현장에서 근무하니 나중에 글감이 다양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경험들을 재산으로 여기시면 아마 기분 상하는 일도 조금 상쇄되리라 봅니다. 파이팅!!!!!!!!!!

괜한 넋두리, 언제나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