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겸손이냐 자만이냐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또는 책을 보다가 또는 빈둥거리다가 내 서재(블로그)에 들어와 방문자 수를 보는 순간, 그 수가 유난히 적다고 느껴져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 때가 있다. 이럴 때 급하게 써서 글을 올리는 버릇이 있다. 이때 만족스런 글을 올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이번엔 시시한 글을 올리지만 다음엔 시시하지 않은 글을 올려야지.’ 하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건 내가 겸손해서가 아니라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인 것임을 깨닫는다. 그러니까 나는 겸손한 사람이 아니라 자만한 사람이다. 글을 올릴 적마다 ‘나는 이 글보다 잘 쓸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자만이 깔려 있는 것이므로.
그런데 내가 내 글에 대해 시시한 글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나를 겸손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오해를 받는 것은 다행인 건가? 자만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아서 다행인 건가?
2. 방문자 수와 무플
어떤 때 밤 12시 넘어 들어가 보면 방문자가 나 혼자 1명인 적이 있다. 크하하하하~~~. 순간 창피한 생각이 들지만 웃고 만다.
어느 알라디너가 창피한 마음으로 무플 페이퍼를 견딘다고 해서 웃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내가 쓴 글이 무플 페이퍼가 되었을 때 창피해질 때가 있었네. 그러다가 누군가가 첫 댓글을 써 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스스로 창피함을 감수하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3. 가을 풍경과 함께 시작된 나의 현대무용
운동을 싫어했다. 지금도 생각나는데 고등학교 시절에 체육 시간이 싫었다. 그렇다고 체육 점수가 낮은 건 아니었다. 몸이 가벼운 편에 속하기 때문에 몸이 무거운 친구들에 비해 달리기를 잘했던 것 같다. 다만 몸을 움직이는 놀이가 재미없었다. 지금도 운동을 싫어하는데 운동에 관심은 많다. 운동을 꼭 해야 하는 걸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운동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첫째는 건강을 위해서이고, 둘째는 뱃살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고, 셋째는 활력을 얻기 위해서다.
요즘 운동을 위해 ‘헬스와 요가 중 무엇에 등록할 것인가?’ 하고 고민했는데 마침내 등록했다. 헬스도 요가도 아니고 ‘현대무용’이다. 내가 현대무용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다는 것. 수업을 받고 나서 현대무용에 완전히 반해 버렸다. 팝송에 맞춰 뛰기도 하고, 나미 가수의 ‘영원한 친구’라는 노래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일하기 싫은 날도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벌었다.’와 ‘일을 즐기다 보니 돈이 따르더라.’의 차이.
‘운동하기 싫은 날도 열심히 운동하며 건강을 챙겼다.’와 ‘운동을 즐기다 보니 건강이 따르더라.’의 차이.
내가 현대무용의 수업을 받고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운동을 즐기다 보니 건강이 따르더라.’라는 게 될 것 같은 확신 때문이다. 주 2회 수업을 받기로 했는데 수업 시간이 기다려지기 때문이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참고 해야 했던 재미없는 헬스도 아니고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참고 해야 했던 재미없는 요가도 아니고 그 시간을 설레며 기다리게 되는 운동을 찾았다는 이 기쁨을 오늘 여기에 적어 둔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석달이 아니라 꾸준히 이 운동을 하게 되기를...
(이런 책을 사 보고 싶은데 알라딘에 등록된 리뷰가 없는 게 아쉽네.)
이 학원에 다닌 지 8개월이 되었다는 어느 40대 주부는 공중에서 멋지게 한 바퀴를 도는 동작으로 나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나도 도전 도전 도전! 하겠다. 공중에서 멋지게 한 바퀴를 돌고 말겠다고 굳게 결심하였다.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기초부터 열심히 배워야 하겠다. 열심히 배우리라.
나의 현대무용 도전은 10월의 가을 풍경과 함께 시작되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021/pimg_7179641831508383.jpg)
가을꽃이 있는 가을 풍경
추가 :
(여러분의 댓글을 보고 관심 있는 분이 계시는 것 같아 추가로 씀.)
저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현대무용을 배우고 있는데 규모가 큰 어느 학원은 입시반, 기초반, 취미반, 주부반 등으로 시간을 달리하여 가르치고 있더군요.
현대무용은 책을 많이 보는 분들이나 컴퓨터 사용이 많은 분들처럼 고정된 자세로 있는 시간이 많고 운동이 부족한 분들에게 좋습니다. 특히 자세 교정, 척추 교정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저처럼 디스크 환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현대무용을 배우면서 ‘테니스엘보’를 앓고 있는 팔이 호전됨을 느꼈어요.
인터넷 검색으로 안 사실 하나 소개. 탤런트 한가인은 일주일에 2~3회 현대무용 트레이닝을 받아 군살 없는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현대무용을 배워 보니깐 땀이 비오듯 쫙 흘러서 보람이 느껴지더라고요. 재미도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뱃살을 빼고 싶거나 균형 있는 몸매를 갖고 싶은 분들에게 현대무용을 적극 추천합니다.
(10월 21일 점심시간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