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난의 경험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챙겨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된 지 3년째다. 밖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도 불편한데 집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했다. 작은애가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번엔 큰애가 코로나 확진자가 되어 나를 애먹이더니 이번엔 작은애였다.
코로나의 감염을 막기 위해 작은애의 방에 밥을 따로 넣어 주는 건 물론이고 나머지 식구들도 각자 따로 식사를 해야 하므로 일이 많았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따라붙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닌데 뭐.’ 하는 생각으로 버티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고난의 경험이 있다는 건 중요했다.
그다음엔 나였다. 내가 코로나 확진자가 되었다. 이번엔 ‘애들도 겪었는데 뭐.’ 하는 생각으로 버티어 나갈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를 집에서 처음 겪는 게 아니어서 겁나지 않았다. 역시 고난의 경험이 있다는 건 중요했다. 애들도 나도 증상이 심하지 않고 목이 조금 아플 뿐이어서 다행이었다. 이제 모두 건강을 되찾았다.
아예 남편도 나처럼 코로나에 걸리는 게 나을 듯도 싶었다. 가족이 동시에 다 코로나에 걸린 친구가 있다. 딸네 식구들과 같이 사는 친구인데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일곱 명이 한꺼번에 코로나에 걸려 격리시킬 필요 없이 함께 약을 먹고 함께 회복되어 마음이 편했다고 한다.
보통 때는 시간이 빨리 가는 게 아쉬웠는데 코로나에 걸리고 나니 시간이 빨리 가길 바랐다. 시간이 어느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흐른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줄이야....
2.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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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미 행복한 것처럼 행동하면 정말 행복해질 것이다. 심리학자이며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행동이 감정에 따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 행동과 감정은 병행한다. 따라서 우리 의지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있는 행동을 조절함으로써 우리는 의지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있지 않은 감정을 간접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유쾌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기분을 유쾌하게 만드는 최상의 방법은 유쾌한 마음을 갖고 이미 유쾌해진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다.”(124쪽)
- 데일 카네기,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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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삶의 조건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자기 마음에 달려 있다는 이 식상한 말은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리는 있다. 기분이 좋아서 웃기도 하지만 웃고 나니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내용이 형식을 좌우할 때가 있지만 형식이 내용을 좌우할 때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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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만 알아서
대법원 판사가 어느 날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
친구는 돈을 빌려 주면서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차용 증서를 쓰고 증인을 세워 서명해 주게.”
“아니, 자네 날 못 믿겠다는 건가? 난 오랫동안 법을 연구하고, 법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일세.”
“바로 그 점이 염려되는 걸세. 자넨 법을 연구하고만 있어서 마음에 법이 가득하네. 그래서 빚 같은 건 쉽게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지.”(49쪽)
- <탈무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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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1 ⇨ 큰 돈을 빌려 줄 땐 아무리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도 차용 증서를 받아 놓는 게 필요하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어 착한 사람도 상황이 나빠지면 돌변하여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생각2 ⇨ 법을 잘 아는 사람에게 돈을 꿔 주는 것은 위험하다. 그는 죄를 짓고도 법망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잘 알 테니까. 그러므로 차용 증서를 받아 놓아야 한다.
생각3 ⇨ 돈을 꿔 주면서 차용 증서를 받아 놓지 않으면 돈을 꾸었다는 사실을 상대가 잊을까 봐 마음이 불안해질 수 있고 또 상대가 잊은 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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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앓았더니 기운을 내라고 산양산삼이 선물로 들어왔다.
그걸 일주일 동안 먹어 기운을 얻고 나서 글을 써야겠다.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