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느라 바빴거나 직업적인 일로 바빴거나 뭘 배우러 다니느라 바빴으니 한가롭게 산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음식은 간편하게 만드는 걸 좋아한다. 조리 시간이 아까워 가스레인지 위에 찌개 냄비를 올려놓고 찌개가 끓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동안은 시집이라도 읽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음식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먹성이 좋은 편도 아니니 부엌에서 일하는 시간을 즐기는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만약 남편이 내가 만든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내가 부엌에서 일하는 시간이 지금보다 더 짧았으리라. 그나마 남편이 집밥을 좋아하고 나 또한 집밥을 먹는 게 사 먹는 것보다 안심이 되었으니 반찬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하며 살 수 있었다.
그래도 어쩌다 한 번씩은 배가 고파 식욕이 생겨 음식을 즐겁게 만들고 맛있게 먹는 게 기분 전환이 되었다. 그러면 식욕이 고마웠다. 나를 도와주는 식욕 같아서였다. 특히 근심이 있거나 속상한 일로 마음이 편치 않을 때면 식욕이 당기는 게 참 좋았다.
마스다 미리도 다음과 같이 쓴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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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언제나 배는 어김없이 고팠다.
배고픔이 나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도와주었다는 생각이 든다.』(47쪽)
- 마스다 미리,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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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이들이 크고 나니 아이들이 식탁을 차리곤 한다. 아래 사진들이 아이들이 차린 음식들이다.
미고렝, 떡볶이, 에어 프라이어로 튀겨 낸 닭꼬치와 군만두 등을 우리 가족은 맛있게 먹었다.
추신)...................................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는
서니데이 님이 선물로 보내온 책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