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가까이 노란상상 그림책 39
마갈리 클라블레 지음, 임희근 옮김 / 노란상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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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상상 그림책 시리즈 39번재 이야기는 잎사귀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한 그림책 《내 마음 가까이》입니다. 이 그림책의 작가 마갈리 클라블레는 파스텔화와 아크릴화, 콜라주뿐만 아니라 그래픽 작업까지 넘나들며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가 겸 화가라고 하네요. 이 그림책은 색연필로 그린 듯 한데, 생동감이 넘칩니다. 마치 숲에 제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요. 또 하나의 힐링입니다. 길을 걸을 때, 차를 탈 때 우리가 늘 스쳐가는 것이 있다면 그 중 하나가 나무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거 같아요. 나무는 늘 그자리에서 학교 갈때,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지켜봐주고 사각사각 이야기를 건넸는데 말이죠.

 

 

 

아저씨가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새싹이 올라왔지요.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었고 조금씩 숲이 되어 갔어요. 아저씨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사랑을 듬뿍 주었고, 사랑으로 자란 나무들은 우산이 되어 아저씨를 지켜 주었어요. 아저씨는 나무 잎사귀들 아래서 편안함을 느꼈답니다. 마음 가까이에 늘 나무들이 있었지요. 나무들이 언제나 아저씨를 지켜보다 사각사각 속삭였답니다.

 

 

 

 

세월이 흘러 아저씨는 할아버지가 되었고, 피부도 나무껍질처럼 거칠어졌지요. 참나무는 할아버지보다 나이는 한참 더 어렸지만, 키는 훨씬 더 컸고, 할아버지의 추억과 비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요. 나무는 숲의 거인이지요.

 

 

 

할아버지는 손녀 루이즈에게 키 큰 나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려 주었고, 함께 발길 닿는 대로 걷기도 했어요. 할아버지는 루이즈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선물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씨앗들이 있었지요. 루이즈는 씨앗 한 톨을 강가에 심었습니다. 곧 라일락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게 될 거 같아요. 이제 나무들은 할아버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루이즈의 마음 가까이에 항상 함께 하겠지요?

 

 

 

책을 읽고나니 창문 밖에 나무들이 이제야 눈에 들어옵니다. 언제부터 그 자리에 나무가 있었는지 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무는 우리들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있었겠지요? 우리가 아무리 무심해도 나무는 항상 바스락 바스락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네요. 가끔은 학교 갈때, 친구를 만나러 갈때 늘 그 자리에 있는 나무를 한 번씩 봐주면 좋을 거 같네요. 잎사귀들의 소리에도 가끔은 귀기울여주면 더욱 좋겠지요? 요즘 미세먼지로 인해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의 극성으로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식물이 인기네요. 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 곁에서 늘 사각사각 속삭이는 나무가 주는 기쁨과 고마움을 느껴보기를 바래봅니다.

 

 

 

(이미지출처: '내 마음 가까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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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스위치를 켜라 - 아무리 까칠한 사람도 내 편으로 만드는 FBI 관계의 심리학
잭 셰이퍼.마빈 칼린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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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상대가 나에 대해 호감을 갖기를 원한다. 하지만 인관관계를 맺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상대가 나에 대해 호감을 갖고 관계를 지속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설상가상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를 맺는 일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직장 동료, 가족, 친구, 연인들과의 소통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 고민의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 이 고민을 해결해 줄 법한 눈에 띄는 책이 있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나를 어필하고, 원하는 것을 얻는 매력의 기술을 수록한 세종서적 《호감 스위치를 켜라》는 15년 동안 스파이 및 대테러 수사를 주도하고, 7년간 FBI 국가안보국 행동분석팀 행동분석관으로 활동했으며, 스파이 채용 기법을 개발하고 테러리스트를 심문하고 용원들에게 심문과 설득의 기법을 교육한 잭 셰이퍼가 FBI의 전략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하게 만드는 요령과 중요한 싸움터에서 승리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고 명쾌하게 설명한 책이다.

 

『호감 스위치를 켜라』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거나, 현재의 관계를 유지 또는 더 발전시키고 싶거나, 잠깐의 만남이라도 유쾌하게 만들고 싶거나, 팁이나 보너스를 더 많이 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본문 13p)

 

이 책은 Chapter_01 관계의 공식, Chapter_02 당신은 이미 읽혔다, Chapter_03 관계의 시작, Chapter_04 끌어당김의 법칙, Chapter_05 언어의 온도, Chapter_06 신뢰의 비결, Chapter_07 사랑의 심리학, Chapter_08 익명의 시대, 네트워크 처세술로 나누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하는 비언어적 신호들, 무시한 듯 교모하게 연출된 심리 전략들, 결정적 순간에 효과를 발휘하는 공감의 언어들, 호감의 정도를 알아채고 발전시키는 실용적 도구들,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다양한 법칙들, 데이트 현장에서 가정, 식당, 직장, 온라인까지 '속고 속이는 사회'의 현명한 대처법까지 적을 친구로 만들고 나를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표정, 몸짓, 언어의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자주 눈을 마주치고, 눈썹을 올리고, 고개를 기울이고, 턱을 들었다. 모두 인간의 뇌에서 '친구 신호'로 해석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언어적 신호다. (본문 19p)

몸을 안쪽으로 기울이는 자세는 관계를 기꺼이 수용한다는 뜻이다. 대화 중인 사람들이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면 이미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됐다는 뜻이다. 안쪽으로 기울이는 자세는 미소 짓기와 끄덕이기와 고개를 기울이기와 속삭이기와 접촉하기 같은 친구 신호와 함께 두 사람 사이에 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본문 65p)

공감 어린 말은 대화의 초점을 상대에게 맞추고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공감 표현은 사람들이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게 만드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당신들이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당신과 대화할 때마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본문 110p)

 

《호감 스위치를 켜라》는 책 제목처럼 정말 호감이 가는 책이다. 다양한 에피소드와 최신 심리학 실험 결과 등과 함께 소개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놀라운 흡입력을 지닌다. 왜 어떤 사람은 타인의 관심을 끌고, 왜 어떤 사람은 기피되는가? 끌리는 사람은 뭐가 다르고, 관계를 유지 및 발전시키는 비결은 무엇인가? 상대의 무장을 순식간에 해제시키고 나를 믿게 만드는 명쾌하고 간단한 전략은? 등의 물음에 대한 답을 알고 싶다면 기꺼이 이 책을 추천한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며 관계의 폭은 넓어졌지만 외로운 사람은 늘어간다. 관계를 하는 방법은 쉽고 편해졌지만 실제 사람과 만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퇴화해버린 징후가 보인다. 인간관계능력도 근육과 같아서 쓰지 않으면 약해지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다가가고, 호감을 얻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직 FBI 수사관이 마음의 문을 꽉 닫은 스마이, 범죄자의 자백을 얻어내면서 익힌 비법을 일반인에게 적용해냈다. 어려운 수술을 잘하는 의사일수록 일반적 수술은 수월하게 해내듯이, 저자는 차근차근 상세하게 관계의 기술을 알려준다. 평소 대인 관계가 서툴다고 여겨온 사람들에게 권한다. 무작정 따라 해보라. -하지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통, 생각의 흐름』저자)

 

(이미지출처: '호감 스위치를 켜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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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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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맞춤 클래식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 41번째 이야기는 일본이 근대화를 내세웠던 메이지 시대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며 작품 속에서, 또 작품 밖에서 근대 지식인으로 고뇌하며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의 장편 소설 《도련님》입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이 셰익스피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0년에 <아사히 신문>에서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천 년 동안 가장 인기 있는 문학가'에 1위로 선정된 바 있는 백 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일본 최고의 작가로 우뚝 서 있는 작가입니다. 그가 됴코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뒤 마츠야마 중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한 경험은 이 책 《도련님》의 바탕이 되었다고 하네요.

 

《도련님》은 주인공 '나'가 서술해 나가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이야기이지만, 제목은 키요 할머니의 시선으로 붙여져 있습니다. 키요 할머니는 구시대의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여기서 '도련님'은 주인 아들을 높여 부르는 호칭입니다. 도련님인 '나'는 시시때때로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쟁이이지만 어릴 적부터 '나'와 함께 지낸 가정부인 키요 할머니는 '나'를 추켜세워줍니다. 늘 성격이 올곧고, 마음가짐이 좋다고 칭찬해주지요. 주인공 '나'에 대한 이러한 키요 할머니의 마음이 제목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고 보면 좋을 듯 싶네요.

 

'나'는 어릴 때부터 늘 말썽을 부렸지요. 친구의 조롱에 이층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새 칼을 자랑하기 위해 손가락을 실제로 긋는 등 온갖 말썽을 부려 아버지는 '나'를 구제 불능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키요 할머니는 언제나 '나'의 편입니다. 키요 할머니는 '나'가 떡하니 집을 지어 독립하면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해왔지요.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나'는 혼자가 되요. 키요는 '나'가 집을 살 때까지 조카 집에서 지내기로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나'는 섬마을 수학 교사로 부임하게 되지요. 이 소설의 시작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선생님이 된 나는 학교에서 각양각색의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자그마한 학교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으며 여기에서 독자들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게 됩니다.

 

속을 알 수 없는 교장 '너구리', 겉으로는 교양과 문화를 떠벌리지만 위선적이고 간교하기 짝이 없는 교감 '빨간 셔츠', 윗사람에게는 덮어놓고 아부부터 하는 미술 선생 '알랑쇠',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수학 선생 '돌풍', 한없이 예의 바르지만 얼굴이 하얗고 힘없어 보이는 영어 선생 '끝물', 골동품을 속여 팔려고 갖은 애를 다 쓰는 하숙집 주인 (본문 223, 224p)

 

《도련님》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은 거짓, 위선, 비겁하고 간교함의 인간들과 선한 의지를 지닌 '나', '돌풍'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키요 할머니가 알아봐주었던 '나'의 올곧은 마음가짐은 돌풍과 만나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권력자에 대항하여 통쾌한 복수를 해주는 비권력자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우리가 고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사실 악당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고자 하는 비겁하고 거짓과 위선을 가진 인간들일 뿐이지요. 그러나 정직, 인간다움이 점점 상실되어 가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나'는 마치 영웅처럼 보여집니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써는 그런 부정, 위선 속에서도 '나'와 같은 행동을 취하지 못하기에 -나 또한 비겁한 인간이기에- 더 정의로워 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뉴스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거짓, 위선, 부정이 난무한 권력자의 횡포에 힘들어했습니다. 이제는 정의가, 정직이 상식이 되는 나라가 되면 좋겠네요. 우리 주변에 '빨간 셔츠'와 같은 사람이 아닌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거짓에 당당한 '나'의 무모함이 통쾌한 이야기였습니다. 더불어 현진 국어 선생님의 꼼꼼하고 풍성한 해설로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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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기 무서워요! 괜찮아, 괜찮아 7
미나 뤼스타 지음, 오실 이르겐스 그림, 손화수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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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는 자신감이 넘쳐 발표도 척척,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은 반면, 작은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목소리가 점점 작아집니다. 누군가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건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낯설음,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제대로 인사를 못 건네는 걸 보면 엄마의 입장에서 속이 터집니다. 그런 아이에게 잔소리하기 일쑤였는데 이런 엄마의 잔소리가 아이에게 타인 앞에서 말하고 발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키워준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의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던 중 눈에 띄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아프고 상처받은 어린이의 마음을 토닥여 주고, 어른과 어린이가 가슴속에 담아 놓은 이야기를 꺼내서 더 많이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 시리즈 두레아이들의 <괜찮아, 괜찮아 시리즈> 일곱번째 이야기 《발표하기 무서워요!》는 친구들 앞에서 말하거나 발표하는 걸 두려워하는 주인공 알프레드를 통해 아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주인공을 통해서 자신을 보게 되고, 어떻게 하면 두려움에서 극복할 수 있을지 알아갈 수 있을 듯 싶어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 알프레드는 일이 빨리 되든 늦게 되면 언제나 긴장되고 걱정되었고, 길을 걸어갈 때도 넘어질까 봐 조마조마했으며, 춤을 추거나 전화 통화를 할 때도 긴장이 됩니다. 낯선 사람이 길을 물을 때면 길을 잘못 가르쳐 줄까 봐 걱정이었고, 버스를 혼자 탈 때도 겁이 났지요. 신호등의 빨간불과 두꺼운 담요, 폭죽도 무서웠고, 목이 꽉 조여 오는 스웨터를 입을 때도 걱정이었어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더 무서운 것은 친구들 앞에서 큰 소리로 발표하는 것이었어요. 알프레드는 긴장되거나 겁에 질리면 긴 앞머리 뒤로 숨었고, 꽤 자주 앞머리 뒤에 숨었어요. 긴 앞머리 뒤에 꼭꼭 숨어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으니까요.

 

 

월요일,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동물 이름을 적은 종이를 나눠주었고, 동물을 주제로 글짓기를 한 뒤에 금요일에 한 사람씩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할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알프레드의 심장은 쿵쾅쿵쾅 세차게 뛰기 시작했어요. 앞머리를 내려 보아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알프레드는 선생님이 내려 놓은 종이에 어떤 동물이 적혀 있는지 펼쳐 볼 용기도 나지 않았어요. 종이에 대해선 잊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던 알프레드는 하루 종일 가슴이 울렁거려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지요. 잘 시간이 되어서 바닥에 팽개쳐 둔 책가방이 눈에 들어왔고, 구겨진 종이에는 '대왕고래'라고 적혀 있었지요. 대왕고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알프레드는 엄마, 아빠, 누나에게 물어보았고 무언가 더 적어야만 할 듯 싶었지요. 아빠가 인터넷으로 대왕고래를 찾아 주었고 알프레드는 날마다 대왕고래에 대해 조금씩 찾아보았어요.

 

 

 

마침내 금요일, 알프레드는 눈을 뜨자마자 갑자기 긴장되어서 견딜 수 없었어요. 알프레드의 발표 순서는 끝에서 두 번째. 차례가 오려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알프레드는 점점 더 긴장되기 시작했어요. 자기가 제일 발표를 못할 거라는 생각에 괜히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지요. 눈 깜짝할 새에 알프레드의 차례가 되었고, 알프레드는 친구들과 선생들을 쳐다본 뒤 앞머리를 내려 눈을 가렸습니다. 숨을 깊이 들이쉬고 눈을 감은 알프레드는 대왕고래를 상상해보았지요. 대왕고래가 가끔 아주아주 먼 길을 혼자 헤어쳐 가는 일은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긴장되는 일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우물쭈물 말을 시작했던 알프레드는 조금씩 용기가 솟아났고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어느새 알프레드는 앞에 있는 친구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대왕고래만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발표를 마치자 선생님은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고, 친구들도 크게 박수를 쳐 주었어요. 마침내 알프레드는 해냈던 거에요.

 

 

 

발표는 늘 긴장되는 일이에요.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모아진 상태에서 말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우리는 학교에서, 사회에서 많은 발표를 해야합니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 발표에 대한 무서움과 두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알프레드는 대왕고래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하게 됩니다. 발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 발표 내용에 대한 집중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그럼 자신을 향한 시선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답니다. 알프레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발표하기 무서워요!》는 이렇듯 독자 어린이들의 마음을 토닥여주고,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용기를 주는 그림책이랍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일이 두렵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보면 어떨까요?

 

(이미지출처: '발표하기 무서워요'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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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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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커가면서 '대화'를 한다는 게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부모라는 권위로 '안 돼' '하지마'라는 말은 어릴 때 컨트롤이 되었으나 이런 말이 나중에 아이와의 대화를 더 어렵게 한 듯 싶다. 이 말은 아이에게 상처가 되었고 부모와의 대화를 거부하게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은 아이와의 대화가 조심스러워진다. 이제 제법 커버린 아이들에게 말이 잘 먹히지 않는데다 '안 돼' 와 같은 강압적인 말만 해왔던 터라 이제는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을지도 잘 모르겠다. 그런 탓에 사실 아이들과의 대화법에 관한 육아서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했었다. 여전히 아이들과의 대화를 어려워하는 엄마인지라 부제가 눈길을 끄는 책이 있어 서둘러 읽어보게 되었다. 바로 아이를 대화로 초대하는 204가지 부모 공감 대화법이란 부제로 대한민국 부모들의 말 주치의 정윤경 교수와 4명의 심리상담 전문가가 다양한 사례를 모아 만든 부모와 아이를 위한 공감 대화 사전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다.

 

부모는 말하기에 앞서 아이가 지금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먼저 파악한 뒤, 내 아이의 기질에 맞춰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동기 부여가 되고 적절한 발달을 돕는 말로 대화를 열어야 한다. 부모의 말은 아이를 다듬고 키우는 큰 힘을 발휘하는 한편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본문 5p)

 

 

 

저자 정윤경은 다양한 육아책의 저자이자, EBS 교육프로그램 '생방송 부모', '마더쇼크', '퍼펙트 베이비' 등에 출연해 자녀교육에 고민의 많은 부모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이의 발달을 이해하고 자존감과 동기부여를 해주는 이론적 측면보다는 부모가 당장 상황별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좀 더 실용적인 팁을 주고자 하고 있기에 대화의 어려움을 느끼는 나를 비롯한 상당수의 부모에게 유용한 책이 될 듯 싶다. 저자는 아이에게 말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하고 말하기를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자신에게 해당되는 사례를 읽으면서 부모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계기로, 아이의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해주고 보듬어주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이 책은 Chapter 1. 2~5세(유아기) 아이를 위한 부모 공감 대화, Chapter 2. 6~10세(아동기) 아이를 위한 부모 공감 대화, Chapter 3. 11~15세(청소년기)아이를 위한 부모 공감 대화로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생활 습관 편, 애착 형성 편, 공공 예절 편, 정서 편, 사회성 편, 문제 행동 편, 성교육 편, 사회성·학교생활 편, 가족과의 트러블 편, 자존감·자기 효능감 편, 학교·교우 관계편 등으로 세분화하여 실질적인 사례를 통한 대화법을 수록하고 있다. 또한  Chapter 4. 양육을 위한 부부 공감 대화를 통해 양육을 위한 부부간의 대화법을 수록했다.

 

 

 

유아기는 자기 개념이 생기고 말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시작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요구하고 얻을 수 있는지를 하나씩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기 조절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달시켜야 할 때인 것이다. 반면 아이들의 사고 능력과 정서 조절 능력의 발달은 여전히 부족하고 어른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들의 갈등과 위기는 부모에게는 아이들의 자기 조절이나 정서적 유능성을 가르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임을 인지해야 하는 것이다.

 

 

 

 

아동기는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규칙과 규범들을 구체적으로 배워야 하는 시기이다. 아이들이 세상을 알아가도록 안전한 경험의 길을 열어주어야 하며, 옳은 것과 그른 것을 확실하게 아는 시기이므로 잘잘못을 정확히 짚어주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배움과 훈련의 과정에서 아이들은 좌절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데 부모는 아이에게 성취 압박을 주거나 남과 비교하는 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되며, 부모는 아이가 배우기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해 올바르게 칭찬해 새로운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동기화해줘야 한다고 한다. 실패의 과정에서도 칭찬할 것을 찾아 아이의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것이 아동기 부모의 숙제임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어른과 아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방황하는 시기로 부모에게 어른으로 대접 받기를 바라지만 자신이 원할 때는 아이처럼 도움 받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인다. 청소년기 아이를 둔 부모는 체벌이나 권위적인 방식으로는 아이를 통제하지도 못하며 바람직하지 않기에 소통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 시기의 부모와 아이의 진심 어린 대화는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경험이 되기에 지금 당장 말의 효력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마음속에 남은 부모의 말은 아이의 삶에 자극이 되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계속 품안에서 통제하고 싶겠지만 아동기의 방법과는 그만 작별해야 하며, 아이가 원할 때는 언제라도 부모가 준비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처럼 각각의 시기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 아이들이기에 그 대화방법도 달라진다. 이에 이 책은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따른 올바른 대화법을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어 실질적인 효용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해오지 못했던 대화법이기에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수 있으나 노력의 값어치를 분명 가지고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는 책이다. 사례별로 되어 있기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 있어도 좋을 듯 싶다. 같은 말이라도 조금은 다르게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대화!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로 시작할 수 있을 듯 싶다.

 

(이미지출처: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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