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지 않는 자들의 죽음 세트 - 전2권 다크 시크릿 3
미카엘 요르트.한스 로센펠트 지음, 홍이정 옮김 / 가치창조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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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추리, 미스터리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는 탓에 스릴러물은 웬만하면 재미있게 읽는 편이다. 읽고나면 무서워서 한동안 뒤를 자꾸만 돌아보게 했던 책도 있었고, 범인을 맞췄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책도 있었지만 추리라고 하기에는 범인의 윤곽이 너무 쉽게 나오는 시시한 책도 있었다. 흥미 위주의 책도 있었지만 현 사회문제를 대두시킨 내용도 있었고 의외로 감동을 주는 내용들도 있었다. 긴장감으로 인해 심장 쫄깃해지는 이런 장르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요즘은 《CSI 라스베가스》시리즈를 시즌1부터 정주행하고 있다. 과학수사대가 증거를 수집하고 포착하고 범인을 추리하는 내용에 흠뻑 빠져있는 중이다.

 

그러던 중 수사물이라는 점이 눈길을 끄는 가치창조 《다크 시크릿》시리즈 《아무도 찾지 않는 자들의 죽음》1,2권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미카엘 요르트, 한스 로센펠트 두 명의 작가가 함께 쓴 수사물로 독일 공영방송 ZDF에서 지능 범죄 수사물로 방영된 바 있다고 한다. 저자 미카엘 요르트는 스웨덴의 프로듀서,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로 헤닝 만켈의 소설을 영화화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쓴 것으로 유명하며, 한스 로센펠트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인기 진행자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두 명의 시나리오 작가가 쓴 소설이니만큼 역동적인 느낌이나 묘사적인 부분에서 영상미가 더해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큰 기대탓인지 지루한 면도 있고, 긴장감이 부족한 부분도 있어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이 소설에서 두 작가가 건네는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스웨덴은 유럽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나라 중 하나이지만 난민 수용으로 인해 사회 갈등이 커지자 반이민정서가 급격히 확산되는 2015년 '난민 전쟁'을 겪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한다. 두 작가 미카엘 요르트, 한스 로센펠트는 아프가니스탄 출신들의 등장인물을 내세워 이 책을 통해 난민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다. 이 인물들의 공간적 배경은 스웨덴의 린게뷔 지역으로 이 지역은 이민지가 많이 사는 곳, 실업률이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두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난민 문제를 그저 실종과 살인이라는 비극으로만 묘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의 실종사건을 파헤치던 경관의 참담한 죽음을 통해 인간이 포기하면 안 되는 자유와 민주 같은 보편적 가치를 그려냄으로써 가치들을 향한 인간의 의지, 좌절과 고뇌를 소설 속 이야기로 형상화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첫 시작은 파트리시아 웰톤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은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살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남자를 살해했으나 예상치 못하게 그 곳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친구 마리아의 쉰 살 생일을 맞아 카린은 프옐 도보 여행을 선물했다. 여행 중에 폭우가 내리고 안타깝게도 목적지를 착각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되는데 설상가상 카린은 비탈에서 추락하게 된다. 흙과 진흙과 돌과 뒤범벅 되어 비탈을 타고 굴러떨어졌으나 다행이 별 탈이 없었지만 진흙 사이에서 해골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2011년 말쯤 두 아이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이곳 스웨덴으로 온 쉬베카 칸은 지진이 삼켜버린 것처럼 사라진 남편 하미드를 몇년 째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남편을 찾기 위해 국가 기관, 언론사 등에 제보를 했고, 그 중 한 방송국의 레나르트 스트리드라는 리포터가 남편의 실종사건을 관심을 가져주었다.

 

이렇게 이 소설은 살인사건과 실종 사건이라는 두 사건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산속에서 시신 여섯 구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토르켈은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을 꾸려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는데, 신원파악을 위한 수사방식이나 현장에서 증거를 찾아내는 장면은 요즘 즐겨보는 CSI를 보는 듯 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두 사건 모두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데,  살해된 사람들을 찾는 이가 없다는 것과 신원을 알 수 있는 증거 확보가 어려웠으며, 아프가니스탄인의 실종 관련 데이터는 경찰본부 내에서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아프가니스탄인의 실종을 쫓던 저널리스트는 교통사고로 위장되어 죽음을 당하게 된다.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의 수사로 사건이 조금씩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고 살인사건과 실종사건 두 개의 사건에 대한 퍼즐이 맞춰진다. 하지만 이 두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국가 기관과 CIA에서는 그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침묵하는 자가 바로 범인이다!

 

두 사건으로 구성되는 《아무도 찾지 않는 자들의 죽음》은 미스터리 범죄 사건 속에서 '난민 소외 문제'에 대한 문제를 숨겨놓았다. 얼마 전 시리아 난민에 관한 뉴스를 접했던 터라 이 책이 가지는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듯 하다. 반면 내용면에서는 초반부 다소 지루한 면도 있었고 긴장감 면에서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이미지출처: '아무도 찾지 않는 자들의 죽음'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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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9-0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면에서 헤닝 만켈은 참 다국적 문제를 잘 다룬 작가였다는걸 또 느끼게 해요.^^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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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의 부족으로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못하지만 동물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SBS <TV 동물농장>을 즐겨보곤한다. 이 프로에는 동물에 관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데, 이 동물들이 '생각'이 없다면 절대 하지못할 행동들을 하곤 한다. 오래 전 인간은 동물들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생각했으며 지능이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동물 연구가 지속되면서 그들이 고통을 느끼며, 도구를 사용할 줄 알고 돌고래, 침팬지 등과 같은 동물은 지능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들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까지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은 우리가 동물보다 훨씬 더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는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프란스 드 발은 동물들이 실제로 얼마나 똑똑한지,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능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과소평가했는지를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통해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 프란스 드 발은 네덜란드 출신의 동물행동학자이자 영장류학자로 2007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인에 포함되었으며, 2011년에는 『디스커버』가 선정한 (전 시대를 망라한) 위대한 과학자 47인 중 한 명으로 꼽힌 바 있다. 또한 그의 논문은 『사이언스』와 『네이처』, 『사이언티픽 아메리칸』뿐만 아니라 동물의 행동과 인지를 전문으로 다루는 여러 학술지에 실렸으며, 최근 그는 동물의 협력, 감정, 공감,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 진화에 관한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그가 이 책을 통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인데 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그렇다"이지만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에 대해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동물에게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동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 저자는 흥미진진한 연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동물의 지적 세계를 탐구하고 인간의 오만을 지적할 법한 이야기를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 담아내고 있다.

 

우리는 우리 종을 나머지 동물과 구별하는 특징이라고 생각했던 능력이 동물에게도 있음을 계속 반복해서 입증했다. 인간의 독특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하는 일의 복잡성을 엄청나게 과대평가했거나 다른 종의 능력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본문 421p)

 

 

이 책은 총 9장으로 나뉜다. 저자는 제1장 마법의 우물, 제2장 두 학파 이야기, 제3장 인지 물결, 제4장 말을 해봐, 제5장 만물의 척도, 제6장 사회성 기술, 제7장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제8장 거울과 병, 제9장 진화인지로 나누어 자기 결정을 후회하는 쥐부터 인간의 얼굴을 알아보는 문어, 뛰어난 기억력으로 인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침팬지 뿐만 아니라 문어, 말벌, 돌고래, 까마귀, 돌고래 등 책 전반에 걸쳐 개별적인 사례를 다루면서 동물들의 환경에 맞게 전문화된 모든 인지 능력이 특별함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일부 동물은 우리보다 앞섰을지도 모른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동물의 움직임을 예상하는 대신에 동물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고, 성경들은 우리의 자연 지배를 당연한 것으로 이야기했다. 오늘날의 동물인지 연구에서 극단적으로 다른 이 두가지 태도(사냥꾼의 태도와 농부의 태도)를 모두 볼 수 있다. 때로는 우리는 동물들이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원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을 거의 할 수 있는 상황 속으로 동물을 몰아넣는다. (본문 431p)

 

 

 

저자가 생생하게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은 경이로운 동물들의 능력을 보게 된다. 다소 어려운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으나 그동안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놀라운 능력을 통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듯 싶다. 이러한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하며 저자 프란스 드 발이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우리의 문제점은 바로 인간 중심주의적인 사고이다. 이에 저자는 동물 이해하는 방법은 자기 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타자 지향적, 즉 인간성을 만물의 척도로 내세우는 대신에, 우리는 다른 종들을 그들이 실제로 어떤 존재인가로 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치러머 책은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 바라본 동물에 대한 우리의 오만함을 깨닫게 한다.

 

 

 

경이로운 과학자가 쓴 경이로운 책. 많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프란스 드 발은 코끼리와 침팬지에서부터 무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동물들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형태의 생각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_에드워드 O. 윌슨, 하버드 대학 명예교수

 

(이미지출처: '동물의 생각에 대한 생각'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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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를 지키는 밤 마음이 자라는 나무 17
하네스 크루그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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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동물이지만 버젓이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동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문제는 그저 신기함에 구매한 멸종 위기의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의 교활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멸종 위기의 동물은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하지만, 인간의 안전이 아주 조금이라도 위협이 될 경우는 가차없이 목숨을 빼앗습니다. 물론 멸종 위기 보호와 인간의 안전 문제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은 동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여기 아주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떠돌이 늑대를 지키려는 소년의 외롭고도 용감한 동물권 투쟁기를 담은 푸른숲주니어 《늑대를 지키는 밤》이 그것이지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동물의 생존권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게 될 듯 합니다.

 

 

《늑대를 지키는 밤》은 주인공 빅터와 늑대가 화자가  됩니다. 늘 우리는 인간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우리에게 유리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늑대의 입장을 들어보게 되지요. 이러한 구성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잊고 있는지 깨닫게 될 듯 합니다. 폭풍우가 밀려오는 저녁, 늙은 너무밤나무의 뿌리가 송두리째 공중으로 솟구치면서 철조망이 바닥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우리 안에 있던 겁에 질린 늑대는 용기를 내어 일어났고 철조망 건너편 젖은 풀밭으로 뛰어내렸지요. 늑대는 광활함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바야흐로 늑대는 자유의 몸이 된 것이지요.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후 엄마와 빅터는 이 년 전쯤 이곳 중앙역길 임대 주택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빅터는 언제인가부터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즐겁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수족관 속 물고기처럼,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졌지요. 빅터는 차라리 혼자 있을 때가 마음이 더 편했어요. 그렇기에 빅터는 이미 오래전에 운행이 정지되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실컷 놀 수 있는 오래된 화물역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빅터는 폭풍우가 거세게 지나간 뒤이기에 화물역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 오늘도 화물역을 찾았다가 늑대와 마주쳤습니다. 늑대를 본 빅터는 온몸에 짜르르하게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지요. 하지만 늑대는 나타날 때 그랬던 것처럼 불쑥 사라버렸지요.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몇 주간 느꼈던 삶의 열망이 떠돌이를 다시 찾아왔다. 자유를 향한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말할 수 없이 커졌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밤, 나무 한 그루가 우리 위로 쓰러지자 늑대의 가장 큰 소망이 실현되었다. 그런데 다시 이렇게 쇠창살에 에워싸이고 말았다. 인간에게서 벗어날 길은 영영 없을 것만 같았다. 새 우리는 예전 것보다 넓기는 했지만 늑대를 가두는 우리인 건 마찬가지였다. (본문 44p)

 

늑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빅터는 얼마 후 화물역에서 아파보이는 늑대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학교가 끝나고 서둘러 빠져나가는 빅터를 쫓아온 친구들 때문에 늑대는 경찰과 수의사 손에 의해 사라지고 말지요. 나무 한 그루로 인해 가장 큰 소망이 실현되었던 늑대는 다시 쇠창살에 에워싸이게 된 것이지요. 늑대에게 떠돌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빅터는 늑대를 찾아나섰고  떠돌이가 야생 공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일 찾아갑니다. 사육사 콘드라 아저씨의 딸 클라라의 도움으로 임시 직원이 되어 일을 하게 되면서 빅터는 매일 떠돌이와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야생 공원에 있을 수 없는 떠돌이는 갈 곳이 없습니다. 야생 늑대라면 동물원에 보낼 수 없고, 도시에서 잡힐 걸 봐서는 사람 손을 탄 늑대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야생으로 돌아가기도 어렵기 때문이죠. 빅터는 이 넓디넓은 세상에 고작 늑대 한 마리가 머물 장소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던 중 빅터는 떠돌이가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방문했던 동물 보호소에서 늑대를 찾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지요. 그리고 그 사람이 떠돌이의 주인이었으며 그가 늑대를 학대했던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한 보호 동물인 늑대를 어떻게 구입하게 되었는지의 경위로 알게 되지요. 이제 빅터는 떠돌이를 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어린 빅터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기만 하네요. 결국 떠돌이는 안락사의 위기에 놓기에 됩니다.

 

"떠돌이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어. 사람들이 죄를 저지른 거지. 너희도 알다시피 늑대는 멸종 위기 동물이야.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떠들어 댈때는 언제고, 간편하게 예외 조항을 끼워 넣고서 지금은 죽이겠다고 난리지? 젊고 건강한 늑대가 왜 죽어야 해? 정작 죄를 저지른 사람은 벌글만 내면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풀려나는데? 이건 옳지 않아. 난 너희가 떠돌이를 안락사시키는 걸 반대하는 일에 함께해 주면 좋겠어. 뭘 해야 할지는 아직 나도 잘 모르겠어. 편지를 쓰거나 시위를 하거나, 뭐 그런 것들을 할 수 있겠지." (본문 123p)

 

《늑대를 지키는 밤》에서는 빅터와 떠돌이 늑대가 서로 교감해가는 과정이 정말 따뜻하게 담겨져 있어요. 이 따뜻함 속에서 우리는 동물의 생존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간의 욕망, 이기심으로 인해 동물들의 생명은 너무도 쉽게 사라지고 있네요. 우리는 짧지만 강렬함을 주는 이 책을 통해서 동물의 생존권을 위한 노력은 보호하자는 법과 말이 아닌 진심을 담은 관심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큰 줄기 속에서 빅터가 성장해가는 과정도 참 감동적으로 그려진 책이었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이미지출처: '늑대를 지키는 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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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센스 4 - 남들과는 '아주 조금' 다른 그와 그녀의 로맨스!
겨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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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력 소녀>로 호평을 받은 작가 겨울이 쓴 《모럴센스》는 코미코에서 연재 중으로 SM 성향을 지닌 이들의 이야기랍니다. 작년 여름무렵 처음 1,2권을 접하고 오랜만에 3권을 읽어보게 되었네요. 처음 이런 성향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이 책이 제게 어떻게 다가올지 스스로에게도 의문이 들었는데 무거운 소재를 거부감없이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어 그저 다양한 사랑의 방식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여전히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다름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기에 이 책은 나와 다른 이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데 도움이 되어주었던 듯 해요.

 

 

연재 중인 총 21화를 묶어낸 1권에서는 남자 주인공 지후와 여자 주인공 지우가 돔(지배자)과 섭(피지배자)가 되는 과정을 담아내었고, 2권에서는 지후와 같은 성향을 지닌 모임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해요. 1권에서는 각기 등장했던 등장인물들이 2권에서는 그 관계가 엮이게 되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지후는 주인님으로써 섬겼던 지우에 대해 조금씩 여자로서의 감정을 느끼는 듯한 예언과 함께 아쉽게 2권이 마무리 됩니다. 이어 3권에서는 3개월간의 기한을 가졌었던 돔과 섭의 관계에 대해 지우가 앞으로도 계속 주인이 되어 주겠다고 하지요. 대신 지우는 자신이 고백했던 사실에 대해 잊어달라고 하는데, 지후는 그것에 대한 서운함을 느끼게 됩니다. 3권은 1,2권과 달리 SM성향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돔과 섭의 관계가 단순히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인 줄 알았는데 컬렉션이니 하드한 플레이니, 결박이니 하는 좀더 디테일한 내용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섭인 지후는 주인님인 지우를 여자로써 좋아하게 된 것에 대한 혼란을 느끼는데 그러던 중 지우의 맞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예상할 수 있었듯이 지후는 지우의 맞선을 몰래 따라갔네요. 하지만 그곳에서 지우의 엄마를 우연히 만나 합석까지 하게 되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물론 지우의 맞선은 지후와 어머님으로 인해 다행스럽게도 잘 마무리가 되었네요. 지우에 대한 마음에 혼란을 느낀 지후는 결국 지우에게 좋아한다는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이들은 연인이자 DS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지우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지후의 고민과 행동들이 재미있게 수록되었네요. 그러던 중 지후는 지우를 상대로 돔이 되어보고자 합니다. 지우는 조건을 통해 지후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지요. 4권에서는 이렇듯 지후와 지우가 연인으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어요. 그리고 지후가 카페를 통해서만 알았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겉으로 들어나면서 다양한 재미도 보여주고 있네요. 문제는 3권에서부터 자꾸 거슬렸던 마케팅부의 이한이 지우에게 마음을 두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 인물이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는군요.

 

 

 

 

3권에서는 1,2권과 달리 DS관계가 단순히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인 줄 알았던 관계에서 컬렉션이니 하드한 플레이니, 결박이니 하는 좀더 디테일한 내용들이 나와 조금은 당혹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우가 지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너무도 예쁘게 다가왔었지요. 그런 탓인지 4권은 'SM성향을 가진 로맨스'라는 것에 한정을 두고 보는 것이 아니라 여타의 로맨스와 다름없이 보게 된 듯 해요. 그저 서로에게 마음을 조금씩 빼앗기는 과정들이 예쁜 내용이었답니다.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 그것이 전부였던 거 같아요. 사랑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조금은 서툴지만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네요. 지후와 지우처럼 말이죠.《모럴센스》는 현재 CJ영화사 투자 배급이 확정디어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영화에서는 어떻게 이 둘의 예쁨이 표현될지 정말 너무 궁금해집니다.

 

 

 

(이미지출처: '모럴센스 3,4'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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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울어도 되는 밤
헨 킴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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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하루를 보내고 맞이하는 밤은 혼자만의 시간이며, 혼자만의 공간이 되어주는 듯 합니다. 실컷 울수도 있고, 음악에 맞춰 실컷 몸을 흔들어 댄다해도 상관없지요. 나를 위로해주는 시원한 맥주 한잔도, 뜨끈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도 밤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힘들었던 하루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지지요. 그런 탓인지《실컷 울어도 되는 밤》이라는 책 제목에서부터 공감되어 얼른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밤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표지색이 검은색이겠거니 했는데, 모든 삽화가 화이트와 블랙으로 그려져 있네요. 밤과 어울리는 심플한 삽화 그리고 몽환적이 느낌의 삽화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마치 미술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작가 헨 킴은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듯 올린 그림만으로 화제가 되어 현재 60만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으며 시각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애플TV의 loupe art 코너에 선정된 일러스트레이터이며 뉴욕, 샌프란시스코, 스페인에 있는 이미지 에이전트의 소속 작가로 삼성 갤럭시, 아모레 퍼시픽, 카카오톡 등 국내 기업 프로모션은 물론 유니세프, we work, 다니엘 웰링턴, TED 등 해외 단체에서도 러브콜 받고 있는, 현재 가장 핫한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합니다. 이 책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은 그의 첫 아트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그가 지금껏 그린 그림 중 가장 인기를 얻었던 150여점을 선발하였고 스스로에 대한 위로인 '밤이 되길 기다렸어', 관계와 사랑에 대한 ' 너와나', 꿈으로의 매혹적인 여행을 담은 'good night', 일상에 여유를 주는 위트 있는 상상 ' sunday mood' 이렇게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몽환적으로, 때로는 기묘하게 다가오는 그림은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헨 킴의 삽화에는 얼굴이 표현되지 않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표정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재미있는 상상이 되는 듯 해요. 무엇보다 이 그림과 짧은 멘트가 주는 가장 큰 힘은 위로인 듯 합니다. 일상에서 받은 상처를 다독이고, 외로움을 달래주지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실컷 울어도 좋을 책입니다. 한 줄의 짧은 멘트에서도, 상상력이 담긴 하나의 그림에서도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네요. 가장 역량 있는 젊은 작가를 선정하는 대림미술관 구슬모아당구장 프로젝트에 개인 전시를 진행 중(7/29~10/1)이라고 하니 왠지 한 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또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집니다. 꽃이나 선인장, 자물쇠, 테이프, 물감, 가위, 칼 등의 사물 등으로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작가 헨 킴, 그가 주는 기묘한 그림에 푹 빠져들게 되네요.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은 지치고 힘든 일상, 책 한 권으로 큰 위로를 받아볼 수 있기에 꼭 읽어보기를 권해봅니다.

(이미지출처: '실컷 울어도 되는 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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