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 제발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1
엘리자베트 죌러 지음, 임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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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처투성이의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의 표지는 우리 사회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에 간혹 올라오는 집단 폭행에 대한 동영상을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과 동시에 내 아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이 아닐 것이다.
’집단 따돌림’’왕따’’집단 폭행’ 등은 이제 수위를 넘어서 범죄행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그들에게는 지금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 책은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 엘리자베스 쵤러는 피해자만을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도움을 청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든다. ’도와줘요, 엄마’를 마음속으로 밖에 외치지 못했던 니코의 심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문제에만 빠져있어 정작 그들의 도움의 손길을 보지 못한 어른들을 꼬집고 있다. 
읽는 내내 무섭다는 생각을 들게 했던 니코의 일기는, 결코 허상이 아닌 우리 현실의 일부분이라는 점이라 생각이 들었기에 더욱 마음을 졸이게 했다. 

나는 늘 두려웠어요. 두려움은 아침부터 내 목을 졸라요. 두려워하는 사람은 비웃음을 사지요. 
하루하루가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두렵게 해요...엄청나게...
  

니코가 엄마에게 남긴 유언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법정에 선 엄마, 그리고 피고인 케빈 레크슐테와 마티아스 말만 그리고 라파엘 쉰델을 통해서 니코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니코의 형 톰 그라스도르프가 컴퓨터에서 찾아낸 니코의 일기가 낭독 되어갔다.
지치고 침울하고 그리고 두렵게 만드는 일기였다.

"도와줘! 도와줘!" 꿈속에서도 비명을 지르는 니코는 정작 누구에게도 도와달라는 말을 할수 없었다. 엄마와 아빠의 별거가 엄마를 나약하게 했고, 설상가상 엄마의 해고는 엄마 스스로에게도 너무 벅찼다. 더욱이 엄마에게 말해봤자, 엄마는 누군가를 찾아가 모든 걸 고자질해서 문제를 더 악화시키게 할테니 말이다. 그것은 니코를 더 힘들게 할 뿐이였다.

끊임없이 맞아야했고, 상위권의 성적도 이제 바닥을 쳤으며, 오줌으로 뒤범벅이 된 변기에 머리를 처박혀야 했고, 그들의 협박에 물건도 훔쳐야했다. 이사를 하고 싶었고, 전학도 가고 싶었지만 현실은 니코의 바램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늘 다정했던 아빠는 베를린으로 떠난 뒤 통화하기도 힘들었고, 니코는 자신이 기댈 곳이 아무곳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니코의 달라진 모습을 왜 니코의 엄마는 좀더 자세히 알려고 들지 않았을까? 니코의 멍자국을 보면서도 넘어졌다는 니코의 말을 듣고 말았을까? 안타까운 부분이였다. 니코의 엄마는 아이들과 살아가야 할 하루하루가 벅찼고, 사랑했던 남편과의 별거와 직장에서의 해고로 힘들었다. 그것이 니코의 변해가는 과정을 느낄 수 없던 것이다. 그것이 변명이 될까? 니코는 좀더 달라진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속상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가슴이 아프다. 현실에 쫓아 바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어른들의 핑계가 아이들의 상처를 돌봐주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손을 내밀고 있는데도...

니코의 일기는 점점 변해가고 포악해져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피해자가 가지는 고통을 우리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하여 또다른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노력일지도 모른다. 그 생생함이 우리에게 스스로를 꾸짖게 하고 있다.
자살 충동을 느끼고, 그들에게 복수를 꿈꾸는 니코는 가해자가 된다. 

아동학대는 또다른 폭행을 낳는다고 한다. 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아이들은 공격성을 갖게 되고, 그것이 자신보다 약해보이는 다른 이에게 보여지게 된다. 라파엘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라파엘도 처음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도움을 들어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고, 그것이 라파엘에게 폭행으로 보여졌던 것이다. 그 역시도 피해자였다.

<도와줘, 제발>은 학교 폭력에 대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다. 폭행이 폭행으로 이어진 라파엘을 통해서 폭행의 희생자가 폭행의 주범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손을 내밀 곳이 없는 아이들의 현실과 폭력이 행해지는 교실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주변 인물들의 묵인이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섭다. 그러나 모두 읽어봐야 할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랑과 이해가 필요한 청소년들. 한 번도, 단 한번도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 세상을 증오하는 청소녀들. 그런 청소년들에게는 어쩌면 이 세상에 조흔 사람들도 많다는 말을 해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말을 듣고 박장대소할지도 모르니까.
그런 청소녀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 너무 늦기 전에 누군가 그들을 도와야 한다.
(본문 182p)

어른들의 무심함이 만들어 놓은 세상일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폭력이 만들어 놓은 세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어른들은 그들에게 손가락질한다. 그들을 보듬어줘야 할 시기에도....
니코는 인생 계획을 세워줄 헤르만과 가족들을 통해서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형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마음을 열지 못했던 니코는 상처로 울고 있는 형을 보면서 깨달아간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해야한다는 것과 가족이 있다는 것을...

가끔 뉴스를 통해서 극단적으로 치닫는 아이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쩌면 그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가 그것을 깨닫치 못하고 있는 것일 뿐...그들 역시 소중한 존재이다. 그것을 알려 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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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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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보급은 우리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빠른 뉴스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잇점을 가져왔다. 그러나, 사이버 스토킹, 악성댓글, 공개 비난 등 무시무시한 공포도 함께 몰고 왔다. 소위 ’집단 따돌림’이라 불리는 왕따는 이제 인터넷과 휴대폰 문자를 통해서 더욱 확산되어 가고 있고, 이는 자살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살인행위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상한 심리를 가지고 있다. 
나보다 잘난 사람에 대한 보복 심리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더 깍아내림으로써 나를 높이려는 심리를 소유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심리들은 잘 조절함으로써 대인관계가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지만, 사춘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것이 ’사이버 스토킹’ 혹은 ’집단 따돌림’을 극대화 시키는 요소로 작용되는 것은 아닐런지 잠시 생각해 본다.

너무 예뻐서, 뚱뚱해서, 가난해서, 공부를 잘해서, 공부를 못해서 등 말도 안되는 다양한 이유를 문제삼아, 한 사람을 집중 공략하고 이제는 인터넷과 문자 등으로 자신의 헛된 쾌감을 통해 한 사람을 짓밟는 이런 사태는 하루빨리 근절되어야 한다. 그것이 아직 미성숙한 사춘기의 아이들이라 해도 강한 법적인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그것이 피의자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심란했다. 피의자에게는 그저 ’장난’으로 시작한 일일지 모르나, 당하는 피해자에게는 결코 장난이 될 수 없는 사이버 스토킹. 겨우 열네 살인 스베트라나 올가 아이트마토바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단지 두려워하는 것 밖에는...

책은 스베트라나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기차 안에서 태어난 자신이 지금 있는 곳은 소아 청소년 정신과이며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병동이라고 설명한다. 창살이 없다면 누군가 기어 올라올까봐 무서운 그녀는 창밖에 있는 창살 덕분에 마음이 놓인다.

이런 병원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일찌감치 여기로 오는 건데........그 누구도 내게 못된 장난을 칠 수 없는 이 곳으로. (본문 15p)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베트라나는 장학금을 받고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소녀, 아울렛 매장에서 옷을 사 입고, 엄마 아빠와 행복하게 살며, 통학을 하고,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그녀는 전학 간 순간부터 따돌림을 당한다. 처음엔 빈정대는 것으로 시작한 따돌림은 나중엔 휴대폰 문자로, 그리고 인터넷 카페를 통한 집단 매도로까지 이어진다.

그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혼한 부모들은 자신들을 이 기숙 학교에 버렸다는 자괴감으로 힘들어하고 있었고, 같은 처지에 놓은 그들은 서로 똘똘뭉쳐져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스베트라나처럼 매도당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들의 놀이에 빠질 수 없었던 것이다. 가정의 불화가 그들에게 피해의식을 가져오게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들의 장난을 정당화 할 수 있을까?

"다른 아이들이 어떤 상황인지 잘 살펴봐. 우린 모두 깨진 가정에서 왔어. 나도 마찬가지야,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기숙 학교에 버려지는 거야. 알겠어? " (본문 118p)

스베트라나를 상대로한 그들의 사이버 스토킹은 그녀를 겉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그들과 함께이고 싶어서 살아남기 위해 옷과 화장품 등을 훔치기 시작했다. 스베트라나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그들 속에 속하고 싶어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는 것과 두려움 속에서 무수히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 밖에는...

나도 잘 알고 있다. 이런 말을 하는 내가 얼마나 어이없게 보일지......아마 정신 나간 아이라고 생각할 테지. 그 누구에게도 이해받기 힘든 얘기니까. 그런데 그게 바로 내가 실제로 겪은 일이었다. 내가 얼마나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았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본문 225p)

아들이 기차 창문 밖으로 던진 가방을 찾으러 기찻길에 간 아슬란이 철로에 누워 있는 스베트라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녀는 가족이 함께 코트다쥐르에 있는 꿈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집단 따돌임으로 인해서 목숨을 끊는 아이들에 대한 뉴스, 연예인이 악성 댓글로 상처받고 자살한 뉴스 등이 인터넷(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을 통해 접한다. 못된 장난에서 시작되었으나 죽음까지 몰고간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이 원한 장난의 결말이 죽음이 아니였을지라도 그들은 살인자가 된 것이다. 못된 장난이 불러 온 결과다.

스베트라나가 사이버 스토킹을 당하면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가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격양되어가는 그녀의 감정 묘사에 따라 나 역시도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화를 내고 있었다. 그녀의 아픔이 내게 전달되어진 듯 나 역시도 슬프고 안타까워했다.
엄마에게 혹은 선생님에게 자신의 슬픔을 내보였다면 그녀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았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우리 주위에 스베트라나가 있을지도 모른다. 좀더 관심있게 둘러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곁에는 자신의 편이 되어줄 누군가의 손길을 절실히 원하고 있기 때문에....

못된 장난은 결코 장난이라 칭할 수 없다. 그것은 살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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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의 친구 찾기 - 꿈꾸는 나무 27
앨리슨 바틀렛 그림, 로리 러먼 글, 강현희 옮김 / 삼성출판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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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꿈꾸는 나무] 시리즈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해보았다. [곧은 나무]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2003년 출간되었으니, 꽤 오래된 책인 듯 싶은데, 삽화와 내용이 요즈음 출간되는 책 못지 않다.

우리는 간혹 가까이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모르는 경우가 있으며, 가까이에 있어서 소홀한 경우가 있다.
<<찰리의 친구 찾기>>는 늘 곁에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친구에 대한 의미를 알아가는 그림책으로, 이제 곧 친구를 알게 되는 유아의 아이들에게 적당한 그림책이라 생각된다.

찰리는 큰 도시에서 살고 싶어하는 시골 강아지로, 어느 날 밝고 씩씩한 친구를 구한다는 광고를 냈다.
기다리던 편지들이 도착하였고, 찰리는 태어나던 날부터 자신을 돌봐 주었던 친구 진이와 함께 좋은 친구를 찾을 수 있도록 편지를 꼼꼼히 살폈다.
그리곤 밤이 되면, 진이와 지붕에 올라가서 밤하늘의 별을 세기도 하고, 낮에 읽는 재미있던 편지 이야기를 하며, 카드 놀이를 하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찰리에게 도착한 편지 한통은 찰리가 원하던 친구였다. 그 소식을 들은 진이가 힘이 없는 이유를 몰랐던 찰리는 떠나기전에 다시한번 자신이 원하던 친구가 맞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곧,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가 옆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편지는 계속 왔지만, 찰리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흰 줄무늬가 있는 빨간 바지를 입어야 해."
"키는 130cm 정도여야 해."
"공놀이를 좋아해야 해."  

 

늘 우리곁에 있기에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들은 참 많다. 가족, 행복, 공기, 물, 친구 등등등....
고개를 돌렸을 때, 나를 지켜봐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듯 싶다. 

(사진출처: ’찰리의 친구 찾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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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가 정승 판서가 되었다네 - 제3권 홍성찬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풍물화 기행 3
원동은 지음, 홍성찬 그림 / 재미마주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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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찬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풍물화 기행> 시리즈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삽화가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진 것이 특징적인 듯 싶다.
그린이 홍성찬 할아버지는 제1세대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우리 옛 조상들의 생활과 풍속·문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또 고증에 충실하게 재현해낼 수 있는 유일한 현존 작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옛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을 엿보는 기회를 갖지만, 이렇게 사실적인 삽화를 통해서 그림과 함께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싶다.
유아단계의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도 그닥 부담없는 글밥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초등학생의 사회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오줌싸개가 정승 판서가 되었다네>>편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의례 즉, 일생의례 혹은 통과의례에 대해 멋진 삽화로 만나 볼 수 있다.

삼신할머니의 점지를 받고 태어난 아이가 돌쟁이가 되고, 어쩌다가 실수로 오줌을 싼 아이에게는 머리에 키를 씌우고 쪽박을 들려서 이웃집으로 소금 동냥을 보내기도 한다.
좀 자라면 옛날 초,중등 과정의 한문 교육기관인 학당,사숙,학방에서 교육을 받으며 천자문,동몽선습,격몽요걸,명심보감,사서오경 등을 배우게 된다.
상투를 틀고 갓을 씌우는 관례와 쪽을 찌어 비녀를 꽂는 계례를 치뤄서 비로소 어른이 되는 성년의식을 치루며, 대장부는 세상에 이름을 드날리고 벼슬길이 열리는 과거 시험을 보기도 한다.
여성들은 현모양처가 되는 것을 꿈으로 생각했으며, 절구질과 맷돌 돌리기 그리고 길쌈과 바느질을 하며, 집안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 책은 이렇게 일생 동안 겪게 되는 의례를 통해서 조상들의 일생을 보여준다. 더불어 일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계절에 따른 다양한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어 그 시대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즐겁다.
신방 엿보기, 신랑 매달고 발바닥 때리기, 봉선화 물들이기, 소금 동냥 등 그 시절의 재미있는 풍습은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 재미있고 정겹다. 

옛 물건들 소개와 옛 모습이 살아숨쉬는 삽화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낱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우리 조상들을 만나보는 좋은 기회로 제공되고 있다.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시리즈는 농촌생활, 민속놀이,옛 풍물, 민속 명절을 다루고 있다고 하니, 다른 책도 접해봐야 할 듯 싶다. 초등학생들의 사회 과목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독자 어린들이 우리 조상의 지혜와 슬기를 이해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정확한 고증을 거쳐서 되살린 그림들이 퍽 마음에 드는 책이다.
  

   
  
 

(사진출처: ’오줌싸개가 정승 판서가 되었다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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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비전 - 목표를 이루는 힘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16
임정진 지음, 양은아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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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는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시리즈는, 지루하고 따분한 혹은 엄마 잔소리와 같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또래 친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아이들이 겪는 비슷한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게 하는 자기계발서이다.
첫째, 둘째, 셋째...등의 순서를 내세워 어떻게 해야만 한다..라는 식의 주입식, 강조식의 자기계발서라면,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배운 좋은 습관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허나, 좋은 습관을 길러준다는 것이 좀처럼 쉽지가 않다. 내 아이를 위해 ~ 하지 말아라, ~ 안된다 등의 이야기는 위함이기보다는 아이들에게는 지겨운 잔소리일 뿐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스스로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독서는 그 중의 한 방편이 될 수 있기에, 좋은 [자기계발서]가 절실할 때이다.

참 재미있는 자기계발도서이다. 감동도 있고, 즐거움도 있는데다 교훈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어디있을까 싶다. 유치원을 다닐때는 하고 싶은 ’꿈’이 많았던 아이였지만, 초등 고학년이 될수록 꿈에 대한 생각이 점점 무감감해짐을 느꼈다.
아마 ’공부’가 우선시되는 요즘 교육현실 때문일 것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 꿈을 갖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기에는 아이들은 아직 어린 듯 하다.

여자아이들에게 인기 없는 맑음이는 노래 뒤에 흐르는 기타 반주의 기타리스트들을 보게 되고, 엄마 몰래 아빠와 함께 기타를 배우게 된다. 기타 연주를 찾아 듣고, 기타리스트들의 이야기를 찾아서 읽으면서 만화책 대신 악보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한편 공부를 잘하는 루다는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지만,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건 아니였다. 
루다와 맑음이는 글쓰기 교실 수업에서 내준 ’나의 꿈, 나의 미래’를 통해서 각자 자신의 꿈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각자의 꿈이 모여서 ’반짝이 반창고 밴드라는 뜻의 반반 밴드’라는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아이들은 아직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어쩌면 부모들이 원하는 꿈대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꿈은 자신이 생각해 보기도 전에 이미 결정나 있을지도 모르는 안타까움 속에 묻혀져 있을지도..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지침서는 아닐까 싶다. 현실에 쫓아가다보니, 아이들의 귀에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가장 절실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것이 아이들이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노력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길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위한 비전>>은 아이들에게 스스로가 하고 싶은 걸 찾아내는 법, 꿈을 찾고 그 목표를 향해서 노력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조언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으면서 심장 뛰는 일을 아직 해보지 않았다는 것에 아쉬운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들에게도 그저 현실을 쫓아가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었다.
공부의 노예가 되어가는 아이들의 축처진 어깨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지만 정작 아이들이 꿈을 찾아가는 법을 알려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우리 아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던가?
아이보다도 내가 더 먼저 깨달아야 할 부분을 맑음이 아빠를 통해서 조금 알아간다. 각자의 꿈은 스스로가 찾는 것이지, 부모가 결정해주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 을 잊지 말아야겠다.
딸아이가 심장 뛰는 일이 어떤 일인지 물어봐야겠다. 내 딸의 힘차고 밝은 미래를 위해서...

단호가 루다의 말을 환영해 주면서 환하게 웃었다. 맑음이는 기타를 상자에 넣으며 말했다.
"진짜 내 심장이 뛰네. 처음 알았어."
다른 친구들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정말 심장이 뛰었다.
(본문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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