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미호 방송 PD 되다 직업체험동화 3
신승철 지음, 이승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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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린이들이 동화를 통해 미리 직업을 체험해 봄으로써 다양한 직업을 알고 꿈과 열정을 키우고 진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기획된 <직업체험동화> 시리즈는 각 직업의 진정한 의미를 통해 어린이들의 꿈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외교관, 선생님에 이어 방송 PD, 방송 기자, 아나운서에 대해 직업 체험 박물관인 드림 판타지를 통해 주인공의 가상 체험을 통해 보여줍니다.

 

 

 

아픈 할머니와 동화작가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미호는 장래 희망에 대한 숙제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은 미호에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 무엇인지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말씀하십니다. 사실 미호에게는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은 꿈이 있습니다. 놀림거리가 될까 봐 차마 입을 열지 못했던 것 뿐이지요. 아빠는 미호와 함께 최첨단 IT 설비로 마든 세계 최초의 직업 체험 박물관인 드림 판타지에 도착합니다. 전 세계에 있는 2만 3000개의 직업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미호는 체험에 앞서 그동안 꼭꼭 숨겨두었던 자신의 꿈을 이야기 합니다. 돌아가신 엄마가 아나운서였던 미호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이제 미호는 PD,기자, 아나운서를 순서대로 체험하게 됩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총괄하는 방송 PD가 된 미호는 희망 콘서트라는 주제로 연말에 특집으로 방송할 프로그램을 짜야합니다. 가상 체험을 통해 미호는 PD라는 직업에 대해 보람을 느끼게 되지요.

이후 미호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들을 방송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송 기자를 체험하게 됩니다. 이번 체험에서 미호는 짧게 자른 머리에 낡은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되어 체험하게 됩니다.

기자가 된 미호는 신나라 동물원에서 도망친 호랑이에 대해 취재를 하게 되는데, 특종을 잡기는 하지만 미호는 기자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지요.

미호의 세 번째 직업 체험은 바로 방송을 통해서 각종 정보를 전달하거나 뉴스, 오락, 스포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나운서입니다.

 

미호는 세 가지 직업 체험을 통해서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확신을 얻게 되고,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이해하게 되지요.

"호순이가 동물원을 탈출한 것을 그대로 보도하면 사실이지만, 호순이가 새끼를 잃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도망갔다는 얘기까지 보도한다면 그건 진실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자나 아나운서는 사실보다는 진실을 보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어요." (본문 141p)

 

 

 

요즘 연예인, 방송관련 직종이 아이들이 되고 싶은 꿈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 화려해보이고, 많은 팬으로부터 환호를 받는 그들의 모습이 멋있어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임무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어야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꿈을 구체적으로 꿀 수 있지요. 이 작품은 미호의 가상 체험을 통해 단순히 직업의 특성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직업의 의미와 임무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냄으로써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지금 원하는 직업과 맞는 것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하나의 챕터가 끝날 때마다 [궁금해요]를 통해서 각 직업마다 어떤 과정, 어떤 방법을 거쳐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느 대학과 학과를 가야 하는지, 어떻게 선발이 되는지, 어떤 직급과 종류가 있는지, 어떤 점을 갖추어야 하는지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직업에 대해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게 도와주지요.

 

 

 

아이들은 다양한 꿈을 꿉니다. 미호가 꿈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 했을 때, 아빠는 미호의 꿈에 관심을 갖고 꿈을 지지해주었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의 꿈에 관심을 기울이고, 용기를 북돋아줄 때 아이들은 그 꿈에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작품은 꿈을 꾸는 아이와 그 꿈을 지지해주는 부모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막연하게 꿈을 떠올릴 때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꿈을 말하는 것이 뿌끄러웠지만, 직접 체험해 보니, 이제 꿈과 목표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본문 142p)

이 책은 미호처럼 아이들이 책을 통해 가상 체험을 해봄으로써 꿈과 목표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큰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출처: '소심한 미호 방송 PD 되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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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 톡 꼬마 철학자 3
실비 보시에 지음, 배형은 옮김,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그림, 성태용 감수 / 톡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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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8살이었던 작년, 갑작스레 죽음에 대해 물어봅니다. 죽으면 천당이나 지옥에 가게 되는 것인지, 사람은 왜 사는 것인지, 죽으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인지 등등 철학적인 질문을 쏟아냅니다. 아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접해본 적이 없는 아이는 죽음에 대해 궁금한 가 봅니다. 간혹 뉴스를 통해 자살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되면 '그 용기로 살면 되지' 라며 9살짜리가 짐짓 어른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아직은 어린 9살이라고만 여겼는데, 삶과 죽음에 대해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고 있었나 봅니다.

삶이란, 단순히 숨을 쉬며 살아가는 것만을 의미할까요? 저는 아이에게 삶이란 단순히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임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려주어야 겠지요?

 

생활 속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궁금증들을 단순히 흘려보내지 않고, 다각도로 깊이 있게 생각하고 거침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며 입체적이고도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꼬마 철학자>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하게 여겼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수록한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입니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해 여러 각도로 살피면서 자연스레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갑니다.

 

 

 

이 작품은, 생명이 무엇인지, 살아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이며, 생물과 사물을 어떻게 구분하는지을 통해서 삶의 정의를 이끌어 냅니다. 그럼 살아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영양분을 섭취하고, 번식하는 모든 존재를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동물, 식물, 그리고 미생물까지도요. 하지만 살아 있는 것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미생물이든 태어나서 성장하고 언젠가는 죽게 됩니다.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이해하게 되면. 이제 사람의 삶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 있다는 증거로 접근하다보면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여러분이 직접 경험하고 알 수 있는 현실이에요.

숨을 쉬고, 심장이 뛰고, 음식을 먹고.....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안에서도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지요.

여러분의 감정, 생각, 느낌, 욕구, 기억 등 '내면세계' 또한 살아 있는 동안 계속 변한답니다. (본문 30p)

 

여기서 죽음에 대해 다각도로 보게 됩니다.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동물 친구, 먹기 위해 죽여야 하는 사실, 전쟁, 큰 사고, 자연재해 등 먼 곳에서 일어나는 죽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살펴보다보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게 됩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지요.

이렇게 삶과 죽음에 대해 알아가는 동안 삶의 소중함과 의미를 깨달아갑니다. 언젠가는 죽게 되지만, 인생은 충분히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여러분이 성장할수록 이런 죽음의 신비를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되겠지요. 그리고 다른 신비도 있답니다. 바로 인생은 아름답다는 사실이에요. 인생은 온 마음과 힘을 기울여 살아갈 가치가 있어요! (본문 68p)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삶, 죽음의 정의로부터 시작하여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삶은 살아가는 가치가 있음을 일깨웁니다. 하루하루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면서 삶은 더욱 풍성해집니다.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지요. 그러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정말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은 어린이들이 가지는 삶과 죽음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하여, 인간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습니다.

우울증, 좌절 등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하게 됩니다. 초등학생, 중학생의 자살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고통 속에서 오게 되지요. 삶과 죽음에 대한 정의가 올바르게 자리잡지 않는다면,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가 없겠지요.

우이 작품은 리 아이들에게 그 정의가 올바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우리의 '삶'은 단순히 숨을 쉬고, 움직이고 있기에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희망을 만들어가고, 꿈을 꾸고 노력할 때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아이의 질문에 두서없이 대답해주었던 일이 떠오릅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그림책>>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어 더 큰 의미를 가진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출처: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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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달린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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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자연 생태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자면, 인간들보다 더 열심히, 더 사랑하며 살아가는 동물의 모습을 통해 감명을 받는다. 사람보다 더 진한 모성애를 가진 동물들, 둥지를 틀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번씩 나뭇가지를 물어다 옮기는 새들, 알에서 태어나 바다로 가기 위해 작은 발걸음 옮기는 거북, 황제펭귄의 부성애 등 자연의 모습은 경이롭고, 신비로우며, 아름다웠다. 인간보다 하찮은 동물이라 생각했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조화를 이루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그들에게 배울 것은 훨씬 더 많았다. 늘 텔레비전을 통해서 느꼈던 이런 감동이 고스란히 글로 담겨진 <<하늘을 달린다>>는 새들을 통해서 그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생명의 탄생을 통해 인간이 살아가는 지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다. 그동안 보여지는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느껴왔다면 , 글 속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햇살의 간질임까지 다 받아내면서 빛과 바람의 흐름 속으로 빨려든다'(본문 10p) 등의 서정적 묘사는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제 스스로를 '하늘눈'이라 부르는 암컷 딱새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하늘이 살아 있는 거대한 눈이라 생각하고, 언젠가는 저 눈이 허락하는 깊이까지 날아가고 싶었으며,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품어주는 저 눈빛을 조금이라고 닮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하늘눈에게 사랑이 다가왔다. 번개부리는 하늘눈을 사랑했으며, 혼자 살아가기 위해 그 어떠한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설 준비가 되어 있는 번개부리와 하늘눈은 인간이 쓰다버린 벌통에 집을 짓고 알을 낳았다. 고양이 '악마의 발톱', 족제비 '교활한 목도리' 등의 위협으로부터 알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사투도 벌이며 그들의 보금자리를 지켜내지만, 비바람으로 집과 아이를 모두 잃은 하늘눈은 남편 번개부리마저 잃는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간직한 노을소리를 만나게 되고, 새로운 집을 짓고 알을 낳으면서 또 하나의 행복을 가꾸게 된다.

하늘눈과 노을소리는 인간이 사는 마을 주택의 우체통에 집을 짓고 알을 낳으면서, 인간과 고양이 악마의 발톱으로 위협을 받게 되지만, 노을소리의 지혜로 잘 헤쳐나간다.

 

"그 누구도 우리의 집을 해코지할 수는 없어. 인간들도 할 수 없어. 저 괴물도 할 수 없어. 비바람도 할 수 없어...." (본문 173p)

 

하늘눈의 생애는 단순히 다큐멘터리처럼 새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 아니라, 치열한 생태계 속에서 끊임없는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하는 삶과 죽음이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내는 새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해야 할 것이다. 그 삶에는 사랑과 있으며, 아기를 위해 목숨을 거는 모성애가 있으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있다.

 

'때로는 냉정하게 참아내는 것이, 몸을 던지면서 싸우는 것보다 더 현명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 몸을 던져 싸운 것만이 치열한 게 아니야. 바로 그거야.' (본문 203p)

 

혼자가 아니라 둘이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이들의 모습, 알을 낳는 하늘눈을 향한 번개부리와 노을소리를 통해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의 생태계는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려는 동물들의 탄생과 죽음 속에서 이루어진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듯이, 다른 새의 집을 빼앗기도 하고, 다른 새나 알을 잡아먹기도 하는, 삶과 죽음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은 이 순조로워야 할 삶과 죽음의 생태계를 뒤흔들어놓는다.

자연 속의 새와 동물들이 주인공이 된 이 이야기 속에 인간은 단역일 뿐이다. 그러나 아주 짧은 단역인 인간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로 등장한다. 자연은 인간이 주인공이 아닌 바로 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점, 그들이 만들어가는 생태계 속에서 인간은 침입자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인간의 마음이 언제 변할지 그건 몰라." (본문 145p)

 

하늘눈의 생애는 우리들에게 참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삶을 놓고 싶을 정도의 고통 속에서 다시 희망을 갖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모습,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걸로 싸우는 모성애,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위험 속에서 느끼는 삶의 소중함 등이 바로 그것이다.

"존재한다는 건 단순히 살아가는 게 아니라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어." (본문 154p)

 

<<하늘을 달린다>>는 하늘눈의 생애를 통해서 자연, 삶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삶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가,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자연이 가르쳐주는 지혜를 거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문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생생한 묘사, 서정적인 표현이 잔잔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된 작품,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들의 치열한 삶 속에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단조롭지 않았던 썩 괜찮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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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자 어디 갔을까?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2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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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는 대화의 단절, 소통의 부재로 인한 사회적 문제로 몸살이를 앓고 있습니다. 가족의 해체를 비롯하여 이웃간의 벽을 쌓아두고 있으며, 서로 자신의 이야기가 옳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부모와 자식, 권력자와 국민, 상사와 사원들 사이에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상처는 곪아가고 있지요. 진정한 소통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2011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그림책 TOP10'에 선정된 <<내 모자 어디 갔을까?>>는 짧은 그림책이지만 아주 강렬합니다. 특히 삽화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어 이야기를 더욱 강하게 전달해주고 있는데 그림만으로도 이야기의 주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자를 잃어버린 곰은 모자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만나는 친구들에게 묻습니다.


혹시 내 모자 못 봤니?
응, 못 봤어.
알았어. 어쨌든 고마워. (본문 中)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묻고 대답하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있는 이들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듯 보이지만, 그림을 잘 살펴보면 그들은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대화는 무엇일까요? 서로 얼굴과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일단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음 페이지를 넘겨봅니다.

아뿔사, 이번에 만난 개구리와의 대화도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 채 묻고, 대답합니다. 곰은 '알았어. 어쨌든 고마워.'라는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가 무미건조한 느낌이 드네요.




이번에 곰은 토끼를 만납니다. 곰과 토끼 역시 다른 곳을 보고 대화를 나눕니다.

왜 나한테 물어보니? 난 본 적 없어. 어디서도 모자를 본 적 없어. 내가 모자를 훔쳤겠니? 나한테 더 이상 물어보지 마. (본문 中)

곰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다른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이제 독자는 답답함을 느낍니다. 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곰은 계속 다른 동물 친구들을 만나고 묻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대화를 잘 나누고 있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서로의 눈을 마주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지친 곰이 바닥에 눕습니다. 그 모습을 본 사슴이 다가와 이유를 묻지요.
드디어 사슴과 곰은 서로 눈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눕니다. 사슴과의 대화 속에서 곰은 드디어 모자를 봤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토끼와의 만남 속에 그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은 대화는 하지 않지만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사슴과의 대화를 통해서 이제 이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곰이 만나 묻고 대답하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대화'라기 보다는 그저 일방적인 말을 건넨 것 뿐이었습니다. 바로 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화의 단절의 예가 될 수 있겠네요.

처음에 곰이 토끼를 만났을 때, 토끼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면, 토끼의 눈을 바라봤다면 모자는 금방 찾을 수 있었겠지요? 진정한 대화는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반응하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 모자 어디 갔을까?>>는 짧은 대화와 그림으로 이 모든 것을 표현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소통의 부재에 대한 걱정도, 진정한 대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사설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대화가 무엇인가가 아주 강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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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둑!
탕무니우 글.그림, 서정애 옮김 / 계수나무 / 2012년 7월
절판


서울은 연이은 폭염으로 찌는듯한 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단비라도 내려주면 이 더위가 가실 듯 한데, 얄밉게도 햇빛은 더욱 강하게 내리쬐기만 하네요. 얼마 전 무더위가 계속 되는 중에 서울에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 비가 어찌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무더위으로 인한 갈증 탓에 시원한 물만 찾게 되네요. 창가에 놓아둔 화분도 갈증으로 바짝 말라있는 탓에 물을 뿌려주었습니다. 산에 사는 식물, 동물들은 얼마나 목이 마를까요? 시원하게 비가 내려주었으면 싶은 여름날입니다.

시원한 비는 내리지 않지만, 시원함을 주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바로 <<후두둑>>입니다. 의성어로 된 제목이 시원한 느낌을 주네요.


똑, 똑, 또도독, 뚜두둑...........
가랑비가 내립니다. 산골짜기를 타고 흘러 내린 빗물은 흐르고 흘러 메마른 풀밭에 닿았지요.


후루룩, 후루룩,

커다란 코끼리들이 제일 먼저 물을 마시러 왔어요. 뒤이어 사나운 사자들이 물을 마시러 왔고, 그 뒤로 뚱뚱보 하마들도 물을 마시러 왔네요.


쿵쾅! 쿵쾅! 쿵쾅!

수많은 영양 떼들도 물을 마시러 몰려왔습니다.
너도나도 물을 마시다보니 웅덩이가 작아져버렸네요.


느림보 거북이는 한참 후에야 웅덩이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올챙이도 물을 마셔야 한다네요.
그래서 공정하게 가위,바위,보로 물 마실 순위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거북이 이겼어요. 거북과 올챙이의 희비가 교차할 때,


우르릉, 쾅쾅! 우르릉, 쾅쾅!
후두둑!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가 내려 웅덩이가 다시 커졌네요. 이제는 올챙이도 물을 마실 수 있겠지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비는 정말 소중한 자연입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후두둑>>에서는 다양한 의성어를 통해서 비가 내리는 자연을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비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또 하나 배울 것은 바로 자연의 순리지요. 생태계의 질서에 따라 순서대로 물을 마시는 모습을 통해서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豊子愷 아동 및 청소년 부문 최우수 그림동화 수상작 <<후두둑>>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 물의 소중함과 더불어 자연의 이치를 통해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양한 의성어가 수록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운 여름 후두둑 떨어지는 비소리는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네요.

(사진출처: '후두둑'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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