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빛나는 순간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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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제목을 얼음이 깨지는 순간... 이라고 말했다,

뭐가 깨고 싶은 욕구에서일까... 아니면 얼음은 깨져야 한다는 강박때문일까?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얼음이란,,,

깨어진 그 날카로운 단면이 가장 빛난다는 사실을....

깨어져서 날이 서고 무언가 위협적인  그 날들이 빛아래서 쨍하고 빛나는 것

어쩌면 최후의 몸짓이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절박함에서 빛나는 것

봄이 오는 소리는 얼음이 깨지는 소리라고도 하는데

그 때  언제든 그대로 녹아버릴 수 밖에없는 순간

차라리 깨지고 말아버릴 그 순간 얼음은 빛난다,

 

지오와 석주..

누가 더 좋은지 유치하게 계속 생각한다,

전반부엔 자랑스러운 아들일 석주가 다가오다가

멋지고 분위기 있는 이름마저 어울리는 지오가 좋았다,

그러나 결국 선택을 책임질 줄 아는 석주의 성장이 뭉클하다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탓하든 그건 상관없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자기를 망가뜨려도 상관없지만

결국 그 모든 최후의 선택은 바로 내가 하는 것이다,

누구탓이라는 건 그 누군가의 뒤에 내가 숨겠다는 비겁함이다,

 

 

청소년에 대해 생각한다,

중2병이라는 15세에 대해 생각한다,

지랄맞은 에너지의 과다 방출이라거나 호르몬의 문제 뇌의 문제라며 규정되는 그들도 결국

책 제목처럼 "다른 눈송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제각각의 눈송이들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른 모습이고 다른 얼굴이고 다른 이들인데 사람들은

어른들은 자꾸 묶어버리려고 한다,

그게 편하니까

아이들의 선택에도 자꾸 끼어든다,

해봐서 안다고 할것만 하라고.. 아닌건 아니지 않냐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안 아닌 것을 하는 동안 배운게 없을까? 얻은 게 없을까?

이건 아니구나 하고 몸으로 익힌 걸 우리는 몸으로 막는다,

해봐야 아니라고....

그 아닌 걸 결국 석주는 몸으로 해봐서 안다,

그리고 아닌게 꼭 아닌 것만은 아니라고 알게 되고 자란다,

지오보다 키가 더 커지진않아도 어깨가 더 벌어지고 지오가 올려다 봐야할 만큼 커졌다,

물론 지오도 그만큼 꾸준히 성장한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모두가 제각각 다르다,

뭉뚱거리는 건 편리하지만  그들은 무시하는 일이다,

그들이 제각각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만들어 주는 일

언제든 선택을  경험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

그게 어른들의 몫이다,

 

좌절하고 열등감을 느끼고  초라하고 지워버리고 싶은 자신을 경험치로 축적할 수 있는 시간

그 순간 얼음이 깨어지고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들을 키우는 건 어떤 걸까도 생각한다...개인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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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려는 의도가 첨부터 있었던건 아니다
책정리를 해야겠단 생각을 했고
몇권을 들고 중고며장엘 갔고
정산을 받았는데 의외의 한권이 매입불가였고
이유가 책 앞표지와 첫장사이의 제본이 불량하다는거였고
그건 내가 책을 험하게 본 게 아니라 출판사의 문제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덜렁 한권이 남았고
넘 더워 나가기 싫어서 매장안을 어슬렁거렸고
그러다 갑자기 정말 의도치 않게
일은 일어났다.

돌멩이는 강가에 숨기고
나뭇가지는 숲에 숨기고
모래는 바닷가에 숨기고
몰래 주문한 택배 상자는 재활용 종이더미에 숨기고
시체는 전쟁터에 숨기듯
나는
책 한권을 서점에 숨겼다.

좋아하는 작가지만 작품은 그다지였고
이미 마음이 떠났지만 버리기는 싫고
내가 읽은 책 누군가 읽고 싶지않을까 하는
편명같은 마음에.............

근데 알라딘 중고매장!!!
팔 때는 줄이 3군데 이상 그어진걸 거의50%에 팔더니
같은 책을 매입은 못 한다 했다가
거기서 샀다는 말에 500원에 매입한단다
그러곤 다시 10배이상 택을 풑인다
이건 좀 그렇지 않나?



비겁하지만....
이건 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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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 (완전판) -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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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만 땅!!!!!


살인자의 기억법
가장 객관적이라고 믿는 서술이 실은 가장 주관적이고 편견이 가득한 서술이기도 하다
글이란 개인적 고백적인 성격을 어쩔 수 없다.
객관적이고 사무적인 글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쓴이는 무의식적으로 자기 글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우쭐 해한다.
그 자부심이 틈을 만들고 그 틈이 증거를 남긴다
세상 모든 글에는 내가 있다

가장 고전적이면서 동시에 뒤통수를 쎄게 맞게 한 추리다
그 시절 다소 폐쇄적인 환경에서 여사는 어떻게 이런 글을 썼을까? 모두가 그녀의 상상럭과 창의력이었을까?
나라면 3대 추리소설에 이것도 넣고싶다
다시 읽어보니 제임스 세퍼드의 자의식과 안달복달 찾기란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완벽한 살인자의 기억과 서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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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추리물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래리 라는 한 남자의 인생의 조각들을 맞추어나가는 기나긴 시간의 수사와 조망으로 보면 추리라고 억지를 부리겠다,

 

읽는 내내 "앵무새 죽이기'가 생각이 났다,

혼자 오래오래 오해를 받으며  공포의 대상 괴물이 되어 집안에 갇혀있던 주인공의 이웃 아저씨가 생각이 났고

어쩌면 가장 통상적으로 오해받고 왕따를 당하고 괴물로 취급받는 사람이 미시시피의 흑인이 아니고 백인이라는 것 그리고 그 문제 앞에서 침묵했고 결국은 해결의 실마리를 내어준 사람이 흑인이라는 점...

 

타인의 시선들

어떤 소문들 의심들이 처음엔 하나하나 미세한 먼지들이었겠지만

그것들이 몰려다니면서 뭉쳐지고 커지면  보이지 않는 벽장속의 괴물 하나 만들어 내는 건 일도 아니다,

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책임 질 필요가 없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나랴...

그 말만 철석같이 믿으면서 일단 한 번 수상하다고 여기기 시작하면 수상할 수 있는 이유를 수십가지를 댈 수 있고 거기에 맞춰 모든 행동이 말들이 이상하고 수상한 괴물의 그것이 되어버린다,

그것이 폭력이다,

우리는 누구나 쉽게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타인을 괴물이라고 믿는 순간 그는 혹은 그녀는 괴물이 된다,

그리고 그 대상은 나일 수도 있다,

 

내가 눈을 감아버리는 일

내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누군가의 의견에 동조해버리는 일

잘 짜인 계획에 모든걸 끼워넣으려는 행동들

누군가를 눈치보게 만드는 일 나의 그림자를 돌아보지 않는 일 그리고 남에게 투사하는 일

그래서 누군가 음지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

선량한 마음을 이용하는 일

거기서 외로움이 나오고 삐뚤어진 영웅숭배가 나오고  분노가 쌓이고

그리고 우리 이웃에 괴물이 숨어있다,

 

 

인쇄의 문제인지 교정을 제대로 안 한 것인지... 오자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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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추리물인지 그냥 소설인지는 모르겠지만....

탐정이 나오는 걸로 추리로 생각하기로 하자

 

사실 꽤 전에 사두었는데 읽다가 내벼러두었다가 여름에 추리소설 읽기로 하고 함께 읽었다,

쉽게 읽힌다,

사실 김중혁 작가의 작품은 "뭐라도 되겠지"라는 산문집이 전부이고 빨간 책방에서 방송을 들은게 전부이다,

"뭐라도 되겠지"를 읽으면서 킬킬거리다가도 뒷목이 서늘해지기도 하면서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은 기억이 난다. 잘 쓴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참 진심으로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빨간 책방을 열심히 들으면서 수능 일타강사처럼 정리, 분석, 요약이 완벽한 이동진 옆에서 어눌하지만 제 할말을 다 하는 김중혁의 목소리를 듣는 게 좋았다,

참기름 바른 것마냥 매끈매끈하게 흘러가는 이동진 옆에서 정리되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말을  느리고 허술하게 하는 그가 좋았다. 내가 책을 읽고 느꼇던 것들 그런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그는 특유의 느리고 어눌한 말로 잘 정리해줬다,

이동진의 말이 밑줄긋고 정리하며 듣기 좋았다면 김중혁의 말은 잠시 펜을 놓고 긴장을 풀고 편하게 그래그래... 하며 듣기 좋았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이 허술해서 그의 말투가 더 가까웠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은.... 잘 썼다고는 못하겠지만 잘 읽혔고 나름 재미있다,

서울 어딘가에는 있을 거 같은 악어마을과 악어빌딩의 냄새가 책을 읽는 내내 코앞에서 맴돈다,

먼지 쌓인 책에서 나는 냄새같기도 하고  환기가 잘 되지 않은 헌책방에서 막 김치찌게로 점심을 먹은 후 들어선 느낌 같은 냄새가 내내 났다.

딜리터.. 라는 생소한 직업을 함께하는 탐정 구동치의 이야기는 매끄럽지는 않지만 나름 흡입력이 있고 일단 시간이 아주 많은 이유로 잡고 끝까지 잘 읽었다,

 

구동치...

그가 김중혁이랑 많이 닮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알지 못하지만  팟방에서 듣고 할 때 보면 실없는 농담도 잘하고  상대의 말을 허술하게 그러나 예리하게 받아치는 모습이랑 속을 잘 드러내지 않아보이는 어수룩하면서도 묘하게 능청스러운 모습이 구동치다,

구동치의 대사에 그의 목소리랑 톤을 입히면 딱이다,

말꼬리 잡기 엉뚱하게 풀어나가기 등등

상처입지 않게 꽁꽁 싸매고  조금 건드려져도 괜찮을 부분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보여주면서 정작 중요한 패는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눙치는 태도는 어쩌면 작가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싶다,

냉정하고 치밀하고 누구에게도 정을 주려고 하지 않지만 어쩌면 누군가에게 가장 위로 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사람이 구동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사건이라는게 결국 테블릿에 들어있는 난잡한 동영상이라는 게 참 허탈하고 어이없지만

그래서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뀌는 건 하나도 없고 구동치만 조금 자기를 돌아보고 변할 뿐이다,

악어동네는 여전히 재개발로 웅성대고 말이 많아질테고 사람들은 여전히 움켜쥐고 있는 무언가를 언젠가는 들키고 싶지 않아하며 살아갈 것이다,

 

나는 죽기전 무엇을 지우고 싶을까?

2년전 아버지를 보내고 생각했다. 살면서 이제 조금씩 정리하고 지울 때가 되었다고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이성적이고 생각이 바를 40대중반이 지나면 조금씩 삶을 정리하고 소유를 줄여나가야지 싶었다,

그렇게 마음먹어도 잘 되지 않고 늘 물건은 늘어가고 욕심은 깊어가지만 말이다...

 

 

소설속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서윤이 아버지의 하드를 찾아가며 아버지를 추억할 것들이 사라졌음을 분해하는 대목과

구동치가 아버지가 입던 것과 비슷한 스타일의 잠바를 입으며 느끼는 감정과

마지막 오슬로까지  마지막 작업에서 아버지가 순순히 가족사진을 내어주는 장면에서

나도 아버지 생각을 했다,

언제 마지막일지 모르는게 인간이다 라는 소설과 전혀 상관이 없는 생각이 들면서 뭉클했다,

아까 서재를 돌아다니다 이웃분의 글을 보고 생각이 또 울컥했던건지 모르겟지만....

이상하게 예상치 못하게 이 책의 말미가 아버지의 추억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그렇다,

다음주면 두번째 아버지 기일인데....

늘 잊고 분주하게 삶을 살아가면서도 한순간 멍하게 기억이 나고 아파지는 순간이 아직도 있다,

그럴 때 아직도 많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마음밖에 없다는 게 슬프다....

책은... 그런건 아닌데...

 

덧붙여 작가는 여자를 싫어하거나 모르거나 어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인게 분명하다,

팟케스트에서도 언급한거 같은데 등장하는 여자들이 모두가 평면적이고 단순하고 그리고 어서 빨리 그리고 말하고 퇴장시키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여자없이 남자들만 등장시키는게 더 났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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