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태은이는 엄마 아빠랑 함께가 아닌 혼자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 여의도에 갔다.

태은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원불교에서 하는 원광어린이집인데 얼마전부터 일요일 어린이 법회에 나오라고 했었다.

나는 아이에게 종교를 강요하는 게 아닌가 싶어 그닥 내키지 않았는데

다도선생님이(어린이집에서 다도 수업과 마음 공부를 한다) 꼭 나오라고 했다며 간단다.

막상 보내보니 재미있게 놀고 밥도 어울려 먹고 언니 오빠들과 놀이터도 가고 어울려 놀며 아주 좋아라 한다. 아니 아주 집에 안 오려 한다.

그게 그럴 것이 겨울부터 내내 내가 몸이 안좋아 전혀 놀아주지 않았으니 집에 있는 건 심심하고 고역이었으리라.

어제도 2시반에 데리러 가니 싫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태은이가 그린 그림만 구경하고 둘러보며 가자고 졸라보았다.

어린이집에서 본 태은이가 그린 그림이다.

초록 우산을 쓴 아빠, 리본 우산을 쓴 태은이, 빨강 우산을 쓴 엄마와 알록달록 비를 맞으며 놀러가는 그림이란다. 다른 친구들은 가족이 주가 아닌 경우도 많은데 태은이 맘 속엔 늘 우리가족이 주인 것 같아 기쁘다.

도저히 아이를 중간에 데리고 올 수 없을 듯해  다시 집에 왔다가 친구 엄마가 데리고 온 시간이 5시 반. 막상 집에 오니 먹은 게 없는지 녹초가 되어 일요일 집에서 쉬자고 했었는데 그래도 꼭 간다고 한다.

아침 6시 40분부터 일어난 걸 기어이 한시간 더 재웠다.

오늘은 원불교 본당이라고 하는 흑석동에서 아이들 율동 발표가 있는데 엄마나 잘 하고 올게 한다.

아침 8시부터 준비해서 8시 반에 데려다 주고 어린이집 차를 타고 떠나는 걸 보며 내내 마음을 졸였는데 다도 선생님께서 계속 문자를 주신다.

공연 잘 마치고 여의도로 놀러가요.

밥은 먹었는지 밖은 추운데, 아직 감기가 심한데 등등

내 마음은 노심초사다.

생활습관이 여리고 느린 아이라 가는 내내 아빠 엄마 이름과 전화 번호 어린이집 이름, 집 주소를 외워보라하니

"엄마 그만 좀 해. 나 다 알거든"

해서 안심을 시켰지만 그러나 엄마 마음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다도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진,

(저 신발은 뽀로로 라이팅 운동화로 후애님 결혼 기념 이벤트에 당첨되어 보내주신 선물이다. 후애님 감사해요. 그리고 꽃님이네님 물려주신 꽃님이 옷으로 태은이 정말 예쁘게 입고 있어요.)

지난 여름까지 줄기차게 우리 가족이 자전거를 타고 갔던 여의도 공원이다. 익숙한 장소라 반가웠겠구나. 이제 자전거 타는 모습이 안정적이구나. 많이 컸네.

내가 너무 걱정했나 싶다.

보내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안 보냈으면 얼마나 지루했을까.

잘 놀고 돌아오겠지.

이따 씻기고 빨리 재워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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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4-0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하는 그 마음, 잘 알지요.
후애님은 결혼 이벤트로 저런 선물도 다주시고...
참 좋은 일이 있겠습니다.

stella.K 2012-04-0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있으면 어느새 커서 시집도 간다고 하겠지요?ㅎㅎ

프레이야 2012-04-0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 잘 자라고 있네요. 많이 컸어요. 그렇게 자라가는 과정 같아요.
엄마 마음은 알지만 노심초사 하지 말고 믿어주면 더 잘 자라지요.^^

울보 2012-04-09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의 마음 이해할것같아요 그래도 아이들은 참잘자주고 있지요,,ㅎㅎ
태은이가 정말 쑥쑥자라네요,,

마녀고양이 2012-04-1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하루를 보냈나보네요....
매번 사진마다 커가는 태은이, 예쁘네요.

하늘바람님두 걱정 많은 엄마세요,, ㅋㅋㅋㅋㅋㅋ, 저랑 똑같아요!